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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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역사』2 (이승률11)
2007년 04월 21일 16시 54분  조회:2461  추천:123  작성자: 이승률

『희망의 역사』


이승률 연변과기대 대외 부총장


Ⅱ.

둘째 날, 3월 1일의 새 아침이 밝아왔다.

겐까이 로얄호텔의 창문으로 현해탄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맞는 3.1절 국경일의 아침햇살이 유난히 밝고 환하다.

하늘도 푸르고 현해탄의 물결도 푸르다. 덩달아 내 마음도 푸르러진다.

우리 일행들은 오전 중에 인근에 있는 「미션벨리 칸츄리클럽」으로 가서 라운딩을 했다. 신설된 지 얼마 안 되는 골프장으로 지형지세가 아름답고 난이도가 골고루 갖춰져 있어서 세련미가 돋보이는 골프장이었다.

나는 라운딩을 마치는 대로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미리 불러놓은 콜택시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 중심지에 있는 「니씨데쓰 그랜드호텔」로 달려갔다.

오후 4시에 이시이 요시타카(石井幸孝)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분은 나가사키현(縣) 출신으로서 큐슈지방 철도청 청장을 역임하셨으며, 정년퇴임 후에도 「후쿠오카 일한친선협회」의 회장으로 계시면서 한일간 FTA성사를 위한 민간경제협력 및 항만교류업무에 열중해 오신 국제통 지식인이시다.

작년 가을, 대전에 있는 「한국테크노마트(사)」의 김철우 이사장을 통해서 소개받은 뒤, 한국에 출장오셨을 때 서울에서 만나본 후 이번이 두 번째 상면하는 자리이다.(*참고로 김철우 이사장은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을 설립할 때 박태준 회장을 도와 기술담당 부사장을 지내셨던 분으로서,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동포 2세이다. 동경대 금속학과를 졸업하고 석․박사를 마친 후 재일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동경대 교수가 되신 제철분야의 석학이시다. 그는 포항제철을 퇴임하신 후 한국의 후학들을 위해 자비로 한국테크노마트라는 사단법인을 세워 일본의 선진기술을 한국에 이전, 육성, 지원하는 일과 함께, 대전에 있는 배재대학을 도와 한중일 3국간 환황해권 총장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닦으신 분이다)

그랜드호텔 커피숍에서 이시이 회장을 반갑게 만난 나는 (평소 버릇대로) 자리에 앉자마자 시간을 정해놓고 바로 본격적인 실무 상담에 들어갔다.

통역은 “후쿠오카 일한친선협회”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계시는 박용득 선생(재일조선인 3세)께서 맡아 주셨다. 이 분은 앞으로도 계속 본인과 이시이 회장 간에 진행될 민간교류업무의 통역 및 행정을 지원해주실 분이다.

나는 성급하게 이시이 회장에게 질문부터 던졌다. 한달 전에 일어로 번역해서 보내준 졸저 “동북아 연합의 꿈”에 대한 본인의 소견과 평가를 듣고자 하는 질문이다. 그는 비교적 차분하게 내 책에서 주장하는, 동북아시대의 국제협력모델 창출방안 즉 한중일 3국을 ‘한몸’으로 연결․입체화 시키는 상호주의 관계구조를 높이 평가했고, 또한 이 일을 잘 이루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인프라로서 한일간 해저터널 및 철도연계망을 확장해 나가는 일이 매우 긴요하다고 동의해주었다. 더불어 이시이 회장께서는 이와 같은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과 재정계획 및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북아 3국 간에 관련분야 인사들의 심도 깊은 교제와 토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례적인 포럼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을 내놓으셨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00년도에 「일본-네덜란드 교류 40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큐슈 철도공사가 중심이 되어 시행했던, 네덜란드 덴 하그로부터 중국 북경에 이르는 장거리 철도여행 행사를 각 국가 간 노선도를 직접 그려가면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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