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산에도 들에도 봄이 왔다. 여러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여 나는 봄이다. 내가 관찰해 본데 의하면 목본(木本)식물은 대체로 꽃이 먼저 피고 잎사귀가 나오는것과 잎사귀가 먼저 나오고 후에 꽃이 피는 것으로 나뉜다. 나는 꽃이 피는 봄이 좋다. 비록 화기(花期)가 짧더라도 말이다. 사꾸라꽃의 매력은 순간에 피였다 지는 미(美)라고도 하지 않는가.
내가 사평시 이통현 초피구에 위치한 계통학습기지(基地)에 온지도 꼭 한주일이되였다. 봉페식으로 운영되는 기지는 요구 또한 엄격하기로 이름 있다. 특수한 사유가 없이는 대문밖을 나갈 수도 없고 청가하기란 더욱 어림도 없다. 기지에 상점이 설치되여 있지만 술을 팔지 않는다.
이곳의 생활과 학습은 아주 규칙적이다. 번화한 도시의 사업터를 떠나서 고적한 산골에 들어와 학습하는것도 어찌보면 조직에서 하사한 향수라 하겠다.
간단한 생활일수록 사람들은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또 거기서 그 무엇을 발견하려 노력한다. 아침이면 나는 등산길에 오른다. 산에서는 이름모를 여러 종류의 새울음소리가 귀맛 좋게 들려 온다. 수업중간 휴식시간이면 호수가에 나와 물고기 떼가 노니는것을 볼수도 있다. 오후에는 기지의 오솔길을 걷는다.
갓싹이 올라온 잡초들은 푸른 잎사귀를 한껏 뽐낸다. 이곳 산과 들이 아직 옅은 록색을 보여주는 마당에 잡초들만이 대지에 활발한 생명을 자랑한다. 허리 굽혀 풀 한포기를 뽑아 손바닥에 올려 놓고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잎은 몇개가 나왔고 뿌리길이는 얼마나 되는지 그것이 궁금하여서다. 얼었던 자연은 점점 생기를 찿고 있고 절기(节气)는 바야흐로 변하고 있다.
우리는 골안에 있어도 현대문명 의 힘을 입어 세상 어디 소식도 다 잘 알아 보고 있다. 위챗의 막강한 힘이 지구덩이를 한개 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올세는 자기만 노력하면 세상끝 어디 소식이라도 알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하다.
꽃소식이 유난히 많다.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하겠다. 위챗에 오른 이름을 모를 여러가지 아름다운 꽃사진을 감상하노라면 마치 자기도 꽃속에 묻혀 있는듯 한 느낌이다. 우리 동사자들은 사꾸라꽃 볼려고 일본에 다녀 오기도 했다. 몇해전 우리 부부는 무한대학울안에 사꾸라가 유명하다고 하여 찿아 갔는데 시기를 놓혀 잠화(残花 )만을 감상하고 돌아 와야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렇듯 사람들은 꽃을 좋아 한다.
이쯤이면 연길장백로의 복숭아꽃이 만발해있을 것이다. 연분홍색의 복숭아꽃은 장백로를 환상의 거리로 변신시킨다. 차를 운전하고 그 속을 달리노라면 마음마저 즐겁고 행복해진다. 겨우내 컴컴하고 비좁아 보였던 차도(车道)는 환하고 넓게 변한 느낌이고 향기 풍기는 꽃길은 사람들을 기쁘게 한다.
연변으로 말하면 제일먼 저 피는 꽃이황화(黄花)다. 전에 예술극장울안에 많이 있었다. 다음으로 살구꽃이다. 우리 연변의 산들에는 개살구 나무가 많이 서식되여 있다. 수수하나 마음을 사로 잡는 꽃이다. 꽃피는 마을이라고 말할진대 내판단에는 그꽃이 바로 살구꽃이다. 살구나무는 마을에도 자리지만 산에는 더욱 많다. 살구꽃피는 계절이되면 산은 새하얗게 변한다. 마치 흰구름이 내려앉은것 같은 느낌이다. 살구나무는 꽃봉우리가 붉은색을 띠는 원인으로 어느정도의 분홍빛도 띠고있다.
내가 사는 고향은
꽃피는 마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살구꽃이 떨어 질때면 진달래꽃이 피여난다. 진달래는 연변의 주화(州花 )다.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꽃이다. 요지음 생활수준의 제고로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운전하여 꽃구경에 나서고 있다. 진달래가 붉게 피는 계절이면 산에는 꽃구경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하다. 연길동쪽에 위치한 하룡촌이라던가 성자산에는 진달래가 가득피여나고 있다. 엷은 꽃잎은 바람에 하느작이고 무더기로 피여난 진달래는 봄놀이에 나선 사람들을 반긴다.
다음으로 피여나는것이 배꽃이다. 룡정에는 아세아에서 제일큰 만무과원이 있다. 룡정정부에서는 배꽃절을 만들어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배꽃절이면 연출도 하고 음식거리도 만들어 룡정을 대내외에 홍보하기에 혼신을 다 한다. 즉 정부가 무대를 만들고 기업이 춤을 추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항목건설사업인 것이다. 남들은 유채꽃절이니 살구꽃절도 만들라니 우리라고 뒤져서야 될말인가.
꽃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식물 본체로 말할진대 꽃이 피는것은 대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이다. 비록 꽃이 피지않고 과일을 맺는 식물도 있지만 말이다. 꽃은 수분을 하여야 열매를 맺는다. 전에 집 화분에 딸기를 심은 적이 있었다. 잎도 푸르고 자람새도 좋다만 꽃이 피여도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하여 꽃에 수분을 하여주었더니 글쎄 딸기가 열리는 것이였다.
꽃이 있음으로 하여 식물은 대를 잇고 열매를 맺는다. 자연에 꽃이 있음으로 하여 꿀벌은 꿀을 채집 할 수 있고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달콤한 당분을 흡취 할 수 있다.
봄과 꽃은 련결되여 있다. 봄은 시작을 알리고 꽃은 열매를 련상시킨다. 사람들은 청춘을 꽃에 비유라기도 한다. 그만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청춘이기 때문이리라. 꽃이 있음으로하여 자연은 더욱 아름답고 꽃이 있음으로하여 사람들은 더욱 생활을 사랑하는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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