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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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국제 아동절
2019년 06월 03일 09시 10분  조회:1105  추천:0  작성자: 한영철
  6. 1국제 아동절

      연변에서 아동절 로인절 부녀절은 명절중의 명절이다. 아동절이 되면 온 가족이 고운 명절옷차림을 하고 거리로 교외로 공원으로 모여 든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에는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가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하여 한나절씩 기다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손자손녀들을 한가지 놀이기구에라도 더 앉히려고 여러곳에 갈라져 줄을 서기도 한다. 허나 이게 무슨 대수겠는가. 덩달아 좋아진 어린이들은 이런저런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  부모님들도 기꺼히 받아 들인다. 웬간하면 놀이터 주인들 하는 말이  놀이터는 몇개의 명절기회만 잘 포착하면 한해 벌이를 다 한다고 하겠는가. 그중에 어린이들의 공헌이 가장 크다.

 
     아동절이 되면 제일 좋아하는것은 어린이들이다. 평소에 부모님들이 출근하는터로 어린이들이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공원놀이 하기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아동절이되면 아빠엄마는 물론 할아버지할머니 게다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동참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이로부터 우리민족이 얼마나 어린이를 중시하는가를 충분히 알수 있다. 멀리는 말고 장춘쯤해도 6. 1절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다. 우리민족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로인을 존중하며 례의를 지키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 왔다. 그러니 의례 6. 1절행사가 방대해지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를 한명 앞에 세우고 어른 대여섯명이 뒤 따르는 이색적인 풍경이 도처에서 보인다.
 
     우리가 어릴때에는 해마다 6. 1절이되면 공원운동장에서 전시적인 소학생행사가 있었다. 검렬도하고 집단문예공연도 있었다. 조건이 좋은 학교들에서는 꽃차도 선보였다. 어릴때는 그 꽃차가 그렇게도 멋지고 대단하게 보였다.  우리학교에서는 붉은기를 선두로 녀학생들의 대고(打鼓) 소고(小鼓)방진이 앞에서고 그뒤로를 남학생들의 붉은기 방진이 따랐다. 녀자애들은 소선대복에 파란치마를 남자애들은 소선대복에 곤색바지를 입었다.

     
     검렬의 선두에는 의례히 큰 학교들이 차지했고 우리 같은 촌학교들은 뒤쪽으로 밀려야 했다. 그런들 또 어떠하랴. 우리도 이행사에 참가하기 위하여 한달 넘게 준비를 해왔다.  로씨아 예술영화 "산촌의 녀교사"대사에서 나오듯이 "맨발바람에 보래불을 걷어 차며" 머리를 번쩍 들고 가슴을 쑥 내밀고 보무 당당하게 씩씩하게 걸었다.
 
     주석대 앞을 지날 때면 대고 소고대가 주석대를 바라보며 요란하게 북을 두드려 댄다. 그러면 검렬대오의 남학생들이 목청 높혀 "체육운동을 발전시켜 인민의건강체질을 증강시키자" 고함 지른다. 하늘을 진동하는 각종 구호소리가 공원의 상공에 울려 퍼진다. 6. 1절이 지나고 보면 너무 고함질러 목이쉰 아이들이 많았다.
 

 
  6. 1아동절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날씨다. 연변으로 말하면 6. 1절날 날씨가 좋을 때가 별로 없다. 우기(雨季)가 온것이다. 기껏 부풀어 오른 기분인데 비가 내리면 애들의 심정은 말이 아니다. 서리 맞은 풀마냥 기가 죽는다. 얼마나 학수고대 했던 날인데 . 그러니 비닐을 준비하는것은 필수다. 비가 안내리면 그날 기분 만점이다. 하늘은 푸르고 내마음 즐겁다.
 
    고정행사가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셔 곽밥을 먹는다. 그때는 형제들이 많을 때라 형님누나따라 나무 그늘진 곳을  찿아 앉는다. 16전짜리 사이다 한병만 있어도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엄마가 정성들여 싸준 정심밥에는 계란이 필수다. 정심을 배불리 먹고 나면 오후에 진행되는 여러가지 운동경기도 구경했다. 어쩌다 시내구경도 하고 끼쑥끼쑥 도시의 이구석 저구석 기웃 거려보기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출근하던 90년대 초반이였다. 그때도 마침 6. 1절을 맞이 하게 되였다. 나와 친구는 그때 결혼은 하였으나 모두 아이는 없었다. 남들은 어린이를 안고 혹은 손목 잡고 공원으로 놀려 가는데  우리는 멋 적었다. 하여 우리 두집에서도 곽밥에 반찬을 짊어지고 연길 프라하통하강변을 찿아가 들놀이 하기로 하였다. 아이가 없으면 6. 1명절 못 즐긴다는 법이 없지 않는가. 우리에게도 장차 어린이가 있을 것이다.
 
    그날 우리 두가정은 준비해간 음식에 맥주에 즐거운 명절을 보냈다.  식사뒤에는 자갈돌 뿌리기 돌팔매질도 하였다. 마치 세상이 다 우리의것 같았다. 그후 우리집에 어린이가 있은 후로 나는 애와같이 공원에 가본일이 몇번 없었다. 대체로 엄마와같이 놀려다닌것 같다.
 
    그러던 어느해 6. 1절이였다. 그때 우리아이는6. 1유치원에 다니녔다. 룡정동성용에 위치한 려명농민대학에 한국인 노부부가 터밭을 다루며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그들은 밭을 여러뙈기로 나누어 시내사람들한테 세를 주는데 평소관리도 해준다고 하였다. 지금은 이런방식이 많지만 그때만해도  아주 신선한 방식이였다.
 
    우리는 동북아여객운수소에서 뻐스를 타고 동성용에서 내리였다. 방금 꽂은 벼모가 바람에 하느작이고 개구리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논에 울려 퍼지였다.  노란색에 파란 무늬가 간 6. 1유치원 복장을 한 우리 아이는 너무도 좋아 퐁퐁 뛰였다. 벌레소리도 반갑고 새소리도 즐겁다.  돈두렁에 물이 흘러드는 소리마저 반갑다. 그날 우리는 농장참관을 마치고 개산툰으로 놀러갔다. 두만강에는 철다리와 공로다리가 놓여있었다. 같이 간 동서부부와 아들 우리집 식구까지 하여 그날 잊을 수 없는 6. 1절을 보내였다.


 
      지금은 전시적인 6. 1행사가 있는지 모른다. 아마 각 학교별로 행사하는 같다. 운동대회나 다른 행사로 대처하는 같은데 당년의 전시적인 집단행사가 그래도 재미 있고 기억에 남는다.
 
     금년의 6. 1절 날씨가 참 좋다. 애들도 부모님들도 즐거운 명절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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