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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이 아줌마
2026년 06월 09일 15시 36분  조회:55  추천:0  작성자: 흑토의 사나이
며칠째 신결석으로 허리가 끊어질듯이 아파왔으나 나는 그런대로 참고 버티였다. 어쩌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참았다보느라면 결석이  밀려나와 자체로 배출할수도 있을것 같았다. 전에도 그런적이 있었으니깐 요행수를 바랐던것이다. 허나 나의 바람과는 반대로 결석은 나를 제대로 자지도 못하게 하면서 못살게도 굴었다. 때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때라 병원출입도 쉽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비뇨기과의사를 예약하고 위챗으로 진찰비를 지불해야 했다. 모든것이 폰 하나면 다 할수 있는 세상인데 편하기도 하지만 년로한 분들이 폰에 대해 잘 모르면 병보이기도 힘든 세월이였다.
내분비과의사의 제의에 따라 초성파검사를 마치니 결석의 위치와 크기를 알수 있었는데 의사는 입원하여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고향에서는 이것보다 더큰것도 쇄석하였는데 쇄석해달라고 사정하였더니 결석이 커서 쇄석할수 없는데 믿지 못하겠으면 쇄석실에 가서 의사와 직접 자문해보라는것이였다. 일루의 희망을 품고 쇄석실에 가서 의사와 자문했더니 답은 한가지여서 별수 없이 입원수속을 하게 되였다. 사실 고향에 있을 때도 신결석으로 신고했었는데 온춘쇄석병원에서는 큰 결석도 아무말없이 쇄석해주었던것이다.
입원수속은 마쳤으나 핵산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병실로 갈수 없어 집으로 갔다가 이튿날 아침 핵산검사결과가 나오면 병실로 갈수 있었다. 입원기간 절대로 병원을 들락거리지 못하며 가족에서 간호로 함께 오는걸   제창하지 않으며 만약 온다면 절대로 병동을 떠나서는 않된다는것이였다. 이튿날 한주일은 병원에 갇혀있어야 할것같아 간단히 짐을 챙겨가지고 갔더니 핵산검사결과가 정상이여서 결과보고서를 가지고 입원병동으로 갔다. 입원병동에 도착하니 연한 풀색옷을 입은 녀인이 나의 짐가방을 받아들면서 그렇듯 친절하고 사근사근하게 입원실로 안내해주고 침대보를 펴준다. 이불을 바로잡아준다 하면서 부산을 피우는것이였다.
녀인의 과분한 친절에 어정쩡해난 나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마치도 다른 세상에 온것 같은 기분이였다. 언제부터 병원이 이렇듯 살뜰봉사를 시작했단 말인가. 정리가 끝나자 여인은 지금 코로나때문에 환자가 병동을 나갈수 없으니 배달음식을 시키면 자기네가 대문에 가서 받아오고 환자의 더운 물도 제때에 떠다주며 여러면으로 손길이 필요할 때 자기들이 나설수 있다는것이였다. 그러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무료봉사냐고 넌짓이 묻자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이니 싸게 일당 30원만 받는다는것이였다. 나는 식사는 병원식당의걸로 하면 되고 네각을 펀펀하게 써서 도움이 그닥 필요치 않으니 고맙다고 단칼에 밀막아버렸다. 그러자 방금전까지도 그렇듯 과분한 친절을 베풀던 그녀의 얼굴이 금시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파릿해나기까지 하였다. 그녀는 나보고 이제 후회할것이라고 한마디 내뱉고는 휑하니 바람처럼 나가는것이였다.
내가 든 병실은 6인실이였는데 그중 머리가 하얀 로인이 있어 말을 나누게 되였다. 황씨성을 가진 늙은이는 전립선염으로 소변을 보기 어려워 나보다 몇시간전에 입원했는데 역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것이였다. 광동조주사람인데 부동산개발에 뛰여들어 돈을 좀 벌어서 집 여러채를 장만했으며 지금은 혜주에서 편안하게 살고있다고 하였다. 저녁에 로친과 자식들이 올것이라고 하면서 무척이나 기다리는 표정이였다.
어느덧 해가 지고 날이 뉘였뉘였 어두워지자 로인은 좀전보다 더 조바심을 치면서 병실을 들낙거렸다. 로친과 자식들을 많이 기다렸다. 밤 9시가 다 되여서야 50대 중반쯤 되여보이는 녀인이 나이는 있어도 허리가 곧은 로친을 모시고 병실로 들어섰다. 바로 황로인의 따님이 엄마를 모시고 왔던것이다. 둘씩이나 병동에 들어선걸 보고 내가 의아해하니 황로인의 따님은 그렇지 않아도 들여놓지 않아서 싸우면서 들어왔다고 하였다. 그녀는 두눈이 부리부리하고 이쁘게 생겼으며 성격 또한 아주 괄괄하고 시원시원하기에 나는 나름대로 속으로 덜덜이 아줌마라고 이름을 붙였다. 덜덜이 아줌마는 그날저녁 엄마를 남겨두고 열시가 넘어서야 돌아가면서 래일 오전 9시쯤에 오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며칠동안 여러가지 검사를 싫증이 나도록하고 점적주사를 반나절씩 맞아댔더니 끝내는 래일 수술을 받게 되였으니 준비하라는것이였다. 그때 마침 덜덜이 아줌마가 곁에 있었는데 래일 나의 수술시간에 맞춰 자기가 올테니 걱정말라는것이였다. 아직 수술전이였지만 그녀의 말에 갑자기 목이 꺽 메여오고 눈굽이 뜨거워났다.
이튿날 덜덜이 아줌마는 정말 말한대로 수술시간에 맞추어 병실에 들어섰다. 그녀는 성격이 괄괄하고 시원시원했기에 그녀가 병실에 들어서면 병실이 대뜸 흥성흥성해났다. 덜덜이 아줌마는 수술실문앞까지 따라오면서 미창수술이니(微创手术)이니 넘 걱정말라고 하면서 수술뒤호리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는것이였다. 나는 다시한번 눈굽이 젖어오는걸 겨우 참았다. 명색이 수술이다보니 반신마취를 하고 하게 되였는데 정신은 말똥하나 감각은 전혀 없었다. 약 반시간가량 지나서 수술의사가 비닐봉지에 담은 결석덩어리들을 보여주면서 수술이 끝났다는것이였다. 밀차에 실려 수술실밖을 나서니 덜덜이 아줌마가 벌써 수술실문앞에 와서 기다리고있었다. 내가 고맙다고 인사하니 수술후라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밀차를 밀고 곧바로 병실로 향하는것이였다.
척추에다 마취주사를 했기에 몇시간은 꼼짝 움직이지도 말아야 한다는것이였지만 마취가 안풀려 전혀 움직일수 없어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덜덜이 아줌마는 몇분에 한번씩 내 침대곁으로 와서는 점적주사에 이상이 없나 살펴보군 하는것이였다. 련속부절이 들이대는 점적주사로 소변통을 자주 갈아대야 했지만 덜덜이 아줌마는 얼굴도 찡그림없이 해주었다. 저녁늦게 집으로 가면서 자기 엄마한테 점적주사가 끝났으니 소변통을 한번쯤 바꿔대면 되니 수고해라고 부탁하고는 나보고 먹고싶은거 있음 어려워말고 말해라는것이였다. 원래 장국과 김치없이 못사는터인데  며칠동안 기름기많은 병원식당음식에 질려있으나 별수 없이 참고 견디는 중이였다. 나는 체면을 무릅쓰고 라면을 사다줄수 없는가고 청을 들었다. 그는 흔쾌히 대답하면서 집가는 길에 사가지고 갔다가 래일 점심에 가져오겠다고 하였다.
이튿날은 마취도 풀리고 움직여도 된다기에 살것만 같았다. 점심때가 다가오자 덜덜이 아줌마가 병실에 나타났는데 라면꾸레미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왔다. 그는 라면외에도 여러가지 짠지도 곁들여 사왔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돈이 얼마나 들었냐고 위챗으로 넘겨주겠으니 위챗 큐알코드를 스캔하자고하니 펄쩍 뛰는것이였다. 돈을 받자고 사온것이 아니라고, 환자가 먹고싶다는데 요만한것도 못해주겠냐고, 바꿔놓고 자기들이 먹고싶다면 내가 안사주겠냐고 두번다시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막무가내로 밀막아버리는것이였다.
그날점심 얼큰하고 시원한 라면에 쯥쯔부레하고 매운 짠지로 땀을 흘리면서 생일쇠듯이 먹고나니 내 생에 제일 맛있는 식사가 아닌가 싶었으며 덜덜이 아줌마가 한없이 고마웠다. 비록 민족이 다르고 일면식도 없었던 덜덜이 아줌마였지만 오랜 지기나 가족같은 정을 준 그 따뜻한 마음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있다. 뿐만아니라 그녀한테서 배운 삶의 도리는 내가 살아가는 길에서 등대로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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