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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중독' 탈피 발상전환 필요하다
2007년 03월 08일 09시 43분  조회:6537  추천:118  작성자: 황유복

'돈 중독' 탈피 발상전환 필요하다

황유복

2006년 12월 31일 밤, 프랑스의 낭트시 사람들은 «한해가 끝나는건 무덤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것이고 그건 비극»이고 «우리는 늙어가는것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하면서«새해 반대 전선» 이라는 뜻의 «포나콩(FONACON)»이 주도한 «2007년 새해 저지»시위에 나섰다고 합니다.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들어진 가지에다가/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서 매여나 볼가»라는 노래가락과 같이 세월을 흘러가지 못하게 하고싶은 인간들의 심리는 동서고금이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인간들의 심정을 전혀 읽지 못하는가 봅니다. 때가 되면 그 언제나처럼 낡은 해는 가고 새해는 저절로 찾아오니 말입니다. 정해년 돼지해도 꿀꿀거리며 찾아왔습니다. 물론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에서 돼지가 상징하는 문화적기호가 «재부(財富)»인만큼 «돈(豚)의 해에 돈(金錢) 많이 버십시오.»라는 덕담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사실 돼지해와 관계없이 돈 많이 벌라는 말이 새해 덕담으로 된지는 오래되였습니다.

개혁개방이후 우리는 오직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는 하나의 신념을 갖고 열심히 뛰여왔고 그리고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중국에는 30개의 소수민족자치주가 있는데 그가운데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봉급수준이 가장 낮습니다. 하지만 개인저축은 가장 많고 소비수준도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사회는 지금 «재부바이러스»에 감염되여 있지 않나싶습니다. 돈을 버는 일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린 상태입니다. «남보다 더 많이 벌어 부자가 될수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는 생각에 집착해 돈을 더 많이 벌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하게 되고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동분서주하다보면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마저 상실해버린 상태가 됩니다. 그것은 분명히 돈 중독현상입니다. 돈 중독에 빠진 사람은 아무리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계속 금전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 돈을 벌기 위하여 우리가 버렸기때문에 지금 점점 사라져가고있는것들을 다시 불러봅니다.

우리 선대들의 피와 땀과 얼이 절어져있는 고향의 땅과 마을이 사라져가고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조선족일수 있게 했던 민족문화의 령토입니다. 우리의 후대가 계속 조선족일수 있게끔 우리 말과 글과 문화를 가르치던 학교들이 사라져가고있습니다. 56개 민족가운데서 가장 높은 리혼률을 자랑하면서 우리의 가정들이 해체되여가고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대를 이어가야 할 아기들이 줄어들고있습니다. 2006년 현재까지 10년동안 우리의 출산아기수는 60%나 줄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도시화», «세계화»라고 불렀습니다.

전통, 가치, 도덕, 문화, 인성… 삶의 소중한 가치들이 사라져가고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던 기쁨도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노을을 마주하고 조용히 마시던 차의 향기도 사라지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던 온정도 사라지고…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감도 퇴색하고있습니다. 그래서 돈을 쫓는 속도경쟁속에서 우리 개개인들은 초조하고 불안하고 초라해지고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진보», «발전»이라고 했습니다.

1979년 중국에서 개혁개방을 실시한후 우리는 28번째 새해를 맞이하게 되였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GNP수준으로 세계의 제4대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고 세계는 산업화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정보화사회에 아직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미래학의 대부»로 불리는 하와이대학 미래전략센터의 짐 데이토(Jim Deator)소장은 «정보화사회 다음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꿈의 사회)라는 해일이 밀려온다.»고 단언하고있습니다. 꿈과 이미지에 의해 움직인다고 하는 드림 소사이어티사회에서는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 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국가의 핵심경쟁력이 된다는것입니다. 경제발전만을 강조하던 중국도 지난해부터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을 두개의 날개로 정했고 창의(創意)산업을 부각시켜 «민족발전의 령혼»이라고 정의하고있습니다. 우리도 시대의 발전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지나간 한해를 돌이켜볼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수 있다는것이 새해의 문화적의의일것입니다. 우리 민족 구성원들도 새해를 맞이하여 «돈 중독»증을 탈피하고 참신한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 민족 경제와 사회의 발전을 이루어가기 위하여 우리는 조선족의 문화이고 중국문화의 한 부분이며 세계문화의 한 부분으로 우리 민족문화를 재창출해야 합니다. 문화는 단순히 인간의 정신적삶을 풍요롭게 할뿐만 아니라 오늘 이미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적 기간산업으로 등장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버려서는 안되는, 그러나 이미 버렸던 소중한것들을 다시 주어챙겨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독창적상상력과 창의적사고방식의 능력을 길러 미래에 대한 슬기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새해의 벽두에 «문학과예술»지의 지면을 빌려 우리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머리를 조아려 세배 드립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다 사랑과 행복과 희망이 깃든 새로운 꿈 꾸어보세요.

-«문학과예술»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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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박진관
날자:2007-03-09 00:15:08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미래사회가 정보화사회에서 꿈과 이미지의 시대로 넘어가신다는 짐 데이토의 말에 동감하구요. 자신만의 재화축적이 아닌 나눔의 문화가 하루빨리 중국에서도 정착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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