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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동시 모음> '
2017년 02월 11일 13시 38분  조회:1078  추천:0  작성자: 강려
 
<동물 동시 모음> 박두순의 '다람쥐' 외 

+ 다람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그만 
도토리도

두 손으로 
받쳐들고 먹지요 
(박두순·아동문학가, 경북 봉화 출생)


+ 오리

오리 세 마리가
연못에 글 쓰러 간다.

오리는 글 쓰러 갈 때는
꼭 줄을 서 간다.

오리는 
참 착한 학생이다.
(오순택·아동문학가, 1942-)


+ 사슴

쫑긋, 귀를 세우고
먼 
시골학교의 
풍금 소리를 듣는다.
(손광세·아동문학가, 1945-)


+ 돼지 

고사 상에 오른 돼지가
웃고 있네

몸뚱이는
어디에다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돈 봉투 물려 주니까
입이 더 벌어지네
(곽해룡·아동문학가)


+ 쥐 

쥐는
쥐구멍에 살고
나머지 큰 집은
사람들에게 죄 빌려 줬대요

그래서
그 방값으로
쌀도 고기도 가져간대요
공짜는 없다지 뭐예요
(손동연·아동문학가, 1955-)


+ 미안해서

우리집 밭에서
몰래
배춧잎 뜯어먹다 들켰던
숙자네 닭들

미안해서
미안해서

왕겨 뿌린 밭고랑에
따뜻한 달걀 한 개
놓고 갔다.

숙자 불러내
말할까 말까?
(유미희·아동문학가, 충남 서산 출생)


+ 소·1 

보리짚 깔고
보리짚 덮고
보리처럼 잠을 잔다.

눈 꼭 감고 귀 오구리고
코로 숨쉬고

엄마 꿈꾼다.
아버지 꿈꾼다.

커다란 몸뚱이,
굵다란 네 다리.

- 아버지, 내 어깨가 이만치 튼튼해요.
가슴 쫙 펴고 자랑하고 싶은데
그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소는 보리짚 속에서 잠이 깨면
눈에 눈물이 쪼르르 흐른다.
(권정생·아동문학가, 1937-2007)


+ 소

소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매를 맞는다.
소는 무거운 짐을 나르는데
매를 맞는다.
소는 말도 잘 듣는데
매를 맞는다.
매 맞는 소를 보면
눈물이 나올라 한다.
우리 소가 아니라도
눈물이 난다. 
(윤동재·시인, 1958-)


+ 코끼리의 코 

코가 긴 코끼리 
생각도 코로 할까. 

주르르 코를 펼치면 
생각도 주르르 펼쳐지고 
도르르 말면 
생각도 도르르 말려지고 

생각이 건너가 
먹을 것도 가져오고 
생각이 뻗어가 
물을 퍼 샤워도 하고 

기다란 코로 하는 생각 
펼쳤다가 말았다가 
줄였다가 늘였다가 
마음대로겠지. 

맞아, 그게 자랑스러워 
팔락팔락 
바람을 부치며 
큰 부채 귀가 
박수를 치고. 
(박방희·아동문학가, 1946-)


+ 염소 

구름 동동 
하늘이 
물에 잠기면 

떨리는 음성으로 
노랠 부르고 

아이들이 놀러 오면 
웃겨 주려고 
수염 달고 
할아버지 흉낼 낸다. 

애써 기른 뿔 
받아 보고 싶어도 
강물과 
산과 
하늘과 해 
모든 게 평화롭기만 해 

결국 
뿔은 뒤로 구부려 
하나의 장식물로 
만들고 말았다.        
(엄기원·아동문학가, 1937-)


+ 개구멍을 빠져나가다

쥐똥나무 울타리에 난
개구멍을
도둑고양이처럼
살짝 빠져나가다 문득,

누군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한 번도
나무에 똥을 싼 적 없는 
쥐와
울타리에 구멍을 낸 적 없는
개와
도둑질을 한 적 없는
고양이가.
(신형건·아동문학가, 1965-)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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