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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물(1) 허 호 석
햇살이
집게발까락에
앗, 따가워!
웅덩이 고인 하늘 속
달그락 달그락 |
산골물(2) 허 호 석
산산산
산들이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산산산
―아니, 공부는 하지 않고 떠드는 거야. |
산골물, 산골물, 산골물. |
산골 학교 허 호 석
산골, 텅 빈 운동장에
삐걱삐걱 새어나오던
아이들의 푸르던 지껄임을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해가 |
산새 허 호 석
네 소리로
네 소리로
외딴 곳에
네 소리로
네 소리로
산빛 곱게 |
산새소리는 언제 어느 때 들어도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
씨 뿌리기 허 호 석
하얀 공책에
사각사각
몽당연필이 또박또박
이 작은 밭 이랑마다
우리들은 |
공책에 연필로 글을 쓰는 것을 작은 밭 이랑에 씨를 뿌린다고 한 발상, 이 얼마나 빼어난 절창인가. 그 참신함은 어떤가. |
아침 아이들 허 호 석
거미줄은
거미는 몇 번이나
처마 끝 새 하늘이 걸렸습니다.
발자국 소리도
아이들은
거미는 구멍 난 하늘을 다시 깁고 -1983. 9. <월간문학> 신인상 추천작 |
이 동시의 제목은 '아침 아이들'이지만 시 속에 자리하고 있는 주제는 거미줄입니다.
아침 이슬도 걸려 있고, 아기바람도 걸려 있고, 새 소리도 걸려 있는 거미줄에 또 파란 하늘이 걸리고, 눈부신 해도 철렁거립니다. |
이슬 허 호 석
새벽 별들이
선잠 깬 안개는
아침 햇살의 등에 |
풀섶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이슬. |
바람
허 호 석
그냥, 가만히 있질 못한다.
지나가다
옷깃을 슬쩍 들쳐보는
개구쟁이.
문틈으로 살짝 들어와
색종이를 흐트러 놓는
심술꾸러기.
맨발로 산과 들을 쏘다니다
보리밭을 장치는 장난꾸러기.
풀물 배인 옷자락
펄렁펄렁
언제나 철이 들까.
허 호 석(許琥錫)
1937년 7월 27일 ∼ |
파일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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