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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해외 동시산책

허호석 동시바구니
2017년 02월 20일 19시 18분  조회:1287  추천:0  작성자: 강려

산골물(1)

 허 호 석    

     햇살이
     달그락 달그락
     가재를 잡는다.

 

     집게발까락에
     손가락 꼬집힌 햇살

 

     앗, 따가워!
     얼굴 빨그래진 해.

 

     웅덩이 고인 하늘 속
     돌 밑에는
     해가 하나씩 들어 있다.

 

     달그락 달그락
     산골물을 뒤지는 해.

 

 

산골물(2)

 허 호 석    

산산산
골골골
물물물
산골에서 도란도란 물 소리

 

산들이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바다에 내보내기 위하여

 

산산산
골골골
물물물
깔깔깔 산길에 나와 노는 물 소리

 

―아니, 공부는 하지 않고 떠드는 거야.
―지금은 쉬는 시간이란 말예요.

   산골물, 산골물, 산골물.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낮은 곳으로 흘러서 깊은 웅덩이에 들어와 파란 하늘을 담고, 열목어와 함께 춤을 춘다.
  산이 산골물에게 물같이 순하게, 바다같이 넓은 가슴으로 살아가라고 공부시킨다.
  산골물, 산골물, 산골물은 깔깔깔, 깔깔깔 떠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란다.
  물같이 순하게, 바다같이 넓게…….
  공부하다가 지금 쉬는 시간이란다.
 (김영순)
 

 

산골 학교

 허 호 석

 산골, 텅 빈 운동장에
 물소리만 나와 놀고 있다.

 

 삐걱삐걱 새어나오던
 풍금 소리는 창틀에 녹슬고
 아이들이 닦아 놓은 창엔
 거미줄 친 하늘이 끼워져 있다.

 

 아이들의 푸르던 지껄임을
 낙엽으로 날려 보내고
 허전한 바람 한 점
 빈 그네에 앉아
 옛 생각이 그립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해가
 홀로 산골을 서성이고 있다.

 

 

산새

허 호 석

                 네 소리로
                 산이 자고 깬다.

 

                 네 소리로
                 나무 나무 끝끝
                 구름이 머물고

 

                 외딴 곳에
                 산딸기가 익어간다.

 

                 네 소리로
                 산마을이 자고 깬다.

 

                 네 소리로 
                 빛깔 고운
                 산망개가 열리고

 

                 산빛 곱게
                 옹달샘이 맑아진다.

   산새소리는 언제 어느 때 들어도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그 산새소리에 따라서 모든 것이 움직이며 돌아가는 듯합니다. 산도,구름도, 산딸기도, 산마을도, 산망개도, 옹달샘도….
  산새도 자연의 일부이지요. 말은 없어도 질서있게 돌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새삼 느끼고 깨닫게끔 합니다.
 (허동인)
 

 

씨 뿌리기

 허 호 석    

   하얀 공책에
   씨 뿌리기를 한다.

 

   사각사각
   연필이 지나간
   까만 씨앗들이 놓인다.

 

   몽당연필이 또박또박
   작은 씨앗을 심는다.

 

   이 작은 밭 이랑마다
   꼭꼭 묻히는 꿈의 씨앗들.

 

   우리들은
   들판에는 햇살을 뿌리고
   밤하늘에는
   별을 뿌리고 다녔지.

   공책에 연필로 글을 쓰는 것을 작은 밭 이랑에 씨를 뿌린다고 한 발상, 이 얼마나 빼어난 절창인가. 그 참신함은 어떤가.
  하얀 공책과 작은 밭 이랑, 연필 자국과 꿈의 씨앗들, 우리는 이런 시를 염원한다. 이런 시를 읽고 있으면 마냥 즐겁다. 
(오순택)
 

 

아침 아이들

 허 호 석    

  거미줄은
  아침 이슬
  아기바람
  새소리까지 모두 걸었습니다.

 

  거미는 몇 번이나
  하늘을 내다봅니다.

 

  처마 끝 새 하늘이 걸렸습니다.
  부신 해가 철렁거렸습니다.

  발자국 소리도
  지껄임 소리도

 

  아이들은
  하늘을 도르르 말아
  해를 가져갔습니다.

 

  거미는 구멍 난 하늘을 다시 깁고
  온 마을은 햇살의 나라가 됩니다.

-1983. 9. <월간문학> 신인상 추천작

   이 동시의 제목은 '아침 아이들'이지만 시 속에 자리하고 있는 주제는 거미줄입니다.
  아침 햇살에 비치는 거미줄, 거기 영롱한 아침 이슬, 바람, 새소리까지 모두 걸릴 법합니다. 
  그런데 이 거미줄을 아침 길에 아이들이 걷어간 것입니다. 해까지 걸려 있는 거미줄을……. 
  거미는 그 자리에 다시 거미줄을 치겠지요.
  눈부신 아침 나절 내내, 거미줄에 새 하늘과 눈부신 해가 걸린다는 시인의 생각이 독특하지 않습니까?
 (?)

  아침 이슬도 걸려 있고, 아기바람도 걸려 있고, 새 소리도 걸려 있는 거미줄에 또 파란 하늘이 걸리고, 눈부신 해도 철렁거립니다.
  뿐만 아닙니다. 개구쟁이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 떠들썩한 지껄임도 모두 걸립니다.
  그런데 아차! 잠자리채를 만들려고 아이들이 거미줄을 도르르 말아 가 버렸습니다.
  거미가 다시 구멍을 깁습니다. 마을은 다시 햇살 나라가 됩니다.
 (신현득 유경환 문삼석)
 

 

이슬

 허 호 석    

  새벽 별들이
  풀섶에 내려와
  풀벌레 소리 베고 누워
  늦잠 들었다.

 

  선잠 깬 안개는
  언제 떠났나?

 

  아침 햇살의 등에
  가만가만
  업혀가는
  아기 별들의 꿈.

   풀섶에 맺혔다가 사라지는 이슬.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고운 이슬 방울은 풀밭에 내려와 늦잠이 든 새벽별인지도 모릅니다.
  아침해가 떠오르면 햇살의 등에 업혀서 다시 하늘 나라로 가 버리는 이슬 방울.
 (신현득 김종상)
 

 

 

바람

 허 호 석    

  •   그냥, 가만히 있질 못한다.

      지나가다
      옷깃을 슬쩍 들쳐보는
      개구쟁이.

     

     

      문틈으로 살짝 들어와
      색종이를 흐트러 놓는
      심술꾸러기.

     

     

      맨발로 산과 들을 쏘다니다
      보리밭을 장치는 장난꾸러기.

     

     

      풀물 배인 옷자락
      펄렁펄렁

     

     

      언제나 철이 들까.

 

 

     허 호 석(許琥錫)

1937년 7월 27일 ∼
본적 : 전라북도 진안군 상전면에서 태어남.
서울문리사범대학 국어과 졸업.
1978년 3월 『아동문예』에 동시 <노을>이 천료되고, 1983년 9월 『월간문학』 신인상에 동시 <아침 아이들>(1983. 9)이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함.
계몽사 아동문학상 동시 당선, 전북아동문학상(동시부문, 1984. 1) 수상.
동시집 : 하얀비(을지출판사, 1080. 1)
            산울림(아동문예사, 1984. 5)
            바람의 발자국(아동문예사, 1990. 5)
            햇살의 첫동네(아동문예사, 200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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