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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 기법과 데뻬이즈망 기법은 중요하다 / 이사라
2018년 10월 27일 18시 13분  조회:1036  추천:0  작성자: 강려
낯설게 하기 기법과 데뻬이즈망 기법은 중요하다
 
이사라 (시인, 서울산업대 문창과 교수)
 

  시 창작을 위해서 우리는 현대시를 되도록 많이 읽어야 하는 강독의 단계와 현대시의 이론을 습득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연상 작법을 통해 개개인의 상상력을 개발하는 시창작의 기초를 배운 후, 이제 본격적으로 시 창작 연습을 하게 된다.

  이미 강조된 바 있지만, 시어와 상상력의 중요성과 더불어 시 창작에 있어서 기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그 중 낯설게 하기 기법과 데뻬이즈망 기법은 시 창작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1. 낯설게 하기 기법의 중요성

  낯설게 하기 기법은 1920년~30년 사이에 러시아 비평계에서 생긴 하나의 비평 그룹이다. 이 명칭은 반대파들이 비난하기 위해 붙여준 것으로, 그들 스스로는 자칭 '형대론적 접근 morphology'이라고 하였다. 미국의 리챠즈I. A. Richards와 랜섬Lansom이 주축이 된 신비평 New Criticism과 전략적인 면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이 비평이 일어나게 된 배경으로 우리는 첫째로 전통적인 학문 분야로서의 문학, 즉 강단 비평에 대한 도전과 둘째로 역사, 사회, 철학에서 벗어난 문학 비평의 독자적인 이론 비평을 개척할 필요성, 그리고 셋째로 사회적 효율성과 도구로서의 문학에 대한 도전으로서 문학의 독자적 영역의 수립 등을 들 수 있다.

  러시아 포멀리즘Russia Formalism, 이들이 형성하고 있는 단체를 Opoiaw('시적 언어연구회'의 약자)라고 하는데, 시를 언어적으로 연구하는 그룹으로 두 개의 커다란 그룹으로 나뉠 수 있다. 그 하나가 페테르부르그의 포멀리스트들의 그룹으로, 대표 인물로는 빅터 슈클로브스키Victor Schklovsky, 레오 야쿠빈스키, 보리스 아이텐바움 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모스크바 언어그룹으로, 로만 야콥슨Roman Jakobson이 대표적 인물이다.

  낯설게 하기 기법은 러시아 형식주의자 슈클로브스키에 의해 강조된 개념이다. 그의 초창기 논문 '기교로서의 예술'(1916)에서 낯설게하기defamiliarization가 모든 예술의 주요 과제라고 하였는데, 이 기법은 대상을 낯설게 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게하고 그를 통해 의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자동화된 관습적 인식을 깨뜨리고, 행위의 기계적 습관을 파괴하여 새로운 경험의 세계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문학의 독특한 장치가 정신의 관습적 태도에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문학은 끊임없이 비일상화하는 낯선 언어들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며, 추상적 사고나 인식의 자동화나 선입견을 파괴하는 것이다. 낯설게하기는 오스트라레니Ostrarenie라고도 하는데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러시아말을 로마자화한 듯하다. 시와 일상어를 구분하는 척도인 이 기법은 비일상화하는 방법이다.

  단락이나 행의 구분, 연의 구분이 되어 있지 않는데, 우리는 생소한 파격적 형식(기호표현)과 내용(기호내용)에 적잖이 당황한다. 무언가 새롭게 사고하도록 만드는 언어의 창조가 돋보인다. 일상 언어, 규범문법의 파괴, 전통적 미적 규범의 파괴에서 낯설게 하기의 본질을 만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낯설게 하기는 소외 기법과 통하고,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모더니즘시의 몽따쥬 기법이다.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폭력적으로 결합시키는 몽따쥬 기법은 일종의 소외 기법이며 그 산물이다. 이는 데뻬이즈망과 개념을 공유한다.


  2. 데뻬이즈망 기법의 중요성

  데뻬이즈망depaysement은 이미지들의 느닷없는 결합으로 낯설게 하기, 소외 기법, 몽따쥬, 꼴라쥬, 자동기술법, 병치 등 여러 용어에 공통되는 개념이다. 비논리적 이미지의 결합방법인 데뻬이즈망은 본래 환경(혹은 나라, 습관)을 바꾼다는 뜻으로, 사물의 일상적인 장소나 의식적으로 보아 있어야 할 원래의 자리에서 전혀 뜻밖의 다른 장소에 옮겨져 사용함으로써, 경이감, 공포감, 기이함 등을 일으키게 하는 초현실주의 회화의 한 방법을 지칭하는 말이다.

  보통 데뻬이즈망된 이미지를 폭력적 이미지radical image라고 부르며, 일상적 의미를 넘어서 전연 연관성 없는 대상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이미지일 때를 말한다. 기상奇想conceit, 공상空想fancy과도 서로 연결된다. 두 연인 사이를 콤파스 다리에 비유한 17세기 형이상학파 시인 존던Jdhn Donne의 <고별의 노래A Valediction>를 예로 들 수 있다.

  만일 그들이 둘이라면 그들도 둘이겠네.
  마치 뻣뻣한 콤파스의 다리가 두 개이듯이
  너의 영혼, 고정된 다리는 움직일 것 같지 않지만
  다른 다리가 움직이면 따라서 움직여야 하네.

  다리 하나는 중심을 잡아
  다른 하나가 방황할 때는
  그 곳으로 기울여 주고 뒤따라가야 하네.
  또다시 돌아올 때는 똑바로 세워 줘야 하네.
  그대로 내게는 그와 같은 존재이네.
  나는 콤파스 다리처럼 비스듬히 달리네.
  그대의 꿋꿋함이 나로 하여금, 우리의 원을 그리고
  내가 출발한 곳에 다시 돌아오도록 해 주네.

  이와 같이 자동화된 사고를 거부하고서도 독특한 유추를 획득함으로서 우리는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연인과 콤파스라는 두 개의 이미지들이 훌륭하게 결합하게 새로운 충격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시에서는 이상의 시, 김춘수의 시에서 꼴라쥬, 몽따쥬 기법과 데뻬이즈망의 속성이 드러나는 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상 살펴본 바대로 현대시 창작에 있어서 낯설게 하기 기법과 데뻬이즈망 기법은 시의 개성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주는 시적 장치가 된다. 자신만이 독창적인 발상을 독창적으로 전개하고 완성하기 위한 최적의 기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사라 |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1년 문학사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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