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플라스티네이션 4 -조용한 증인 / 김해빈
2018년 12월 24일 18시 18분  조회:689  추천:0  작성자: 강려
플라스티네이션 4
 -조용한 증인
 
                                               김해빈
 
 빛을 삼켜버린 전시실 
 창백한 남자 그리고 나
 거리는 1m도 되지 않았다
 
 두근거리며 피를 내뿜던 심장과 날카롭던 시신경 그를 둘러싼 미세한 세포들
 모두가 한 발 건너 조용한 증인으로 섰다
 
 웃음이 빠져나간 텅 빈 두개골과 횡간막 사이
 남자의 목소리는 납덩이로 굳어있다
 어느 기억을 가리키는지 손끝은 하늘을 향하고
 중추신경과 말초신경마저 끊어버린 몸짓은 완전한 균형이다
 
 수만 번 손끝으로 요일과 날짜를 새던 그의 네트워크
 쏟아지는 정보를 찾아 시신경보다 빠른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는지도 몰라
 
 주검 앞에 껍질을 벗어 버린
 그의 선홍빛 근육에서 자유에너지가 불끈 솟구친다
 
 
 * 플라스티네이션: 인체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은 1977년 독일의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 박사에 의해서 처음 연구 개발되었다. 시체에서 수분과 지방을 깨끗이 제거하고 실리콘 고무 에폭시나 플라에스테르 합성수지 등을 주입해 통통하게 살아있는 듯 그 상태로 영구 보존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선의 시 읽기>
 
  김해빈의 시는 구조화에 집중하고 있다. 1-5연의 시들이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객관화되어 있다. 또한 연과 연의 ‘낯설게하기’에 주목하여 보자. ‘사물’과 ‘사실’ 사이에 객관화된 ‘상상력’이 내재되어 있다.
  화자인 ‘나’는 ‘1m 거리’(1연)방경 내에서 대치하고 있는 ‘플라스티네이션 남자’를 증언한다. 혹은 변명하고 싶은 것일까?
  시인의 무의식은 ‘창백한 남자’(1연 2행)의 현존했던 삶을 재생시켜 구조화하고 있다. 그 남자가 살아있을 때의 실재적인 몸- 피, 심장, 세포(2연), 두개골, 횡간막, 중추신경, 말초신경(3연), 시신경(4연), 껍질(살갗), 근육을 상상력은 재현한다.
  또한 그 남자의 생활도 복원해 본다.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는/ 손끝’(4연 1-2행)과 ‘자유에너지’(5연 1-2행)를 인지한다. 5연에서 화자인 ‘나’의 ‘플라스티네이션 남자’를 향한 욕망을 읽는다.
 
  주검 앞에 껍질을 벗어 버린
  그의 선홍빛 근육에서 자유에너지가 불끈 솟구친다’(5연 1-2행)
  
  과학이 재현한 인물, 즉 ‘대상’에 대한 관찰과 관심은 시의 본질이다. 또한 죽은 남자를 향한 연구와 분석은 시인의 ‘대상’을 향한 연민과 사랑이다. 여기에 ‘욕망’과 ‘욕구’를 결합하여 주면 ‘시적 에너지’가 증폭된다. 비록 ‘주검’으로 변한 인간, 무생물화하여 단지 ‘사물’인 인간도 관심을 받으면 ‘생명력’과 ‘에너지’를 갖고 힘을 얻는다.
  뼈대가 단단한 김해빈의 시를 읽으면 남성적 에너지가 느껴진다. 무리하지 않은 수사가 ‘현실’과 ‘현재성’을 강조하며, 생장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4 이선 시해설 모음 2021-10-28 0 1118
113 [스크랩] 윤유점 정기만 평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7 2019-12-19 0 1257
112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뜸들일 때의 밥 냄새처럼- 김선진 2019-12-19 0 1524
111 [스크랩] 가영심 시 평론/ 백리향 차향으로 빚은, 정서해소와 심리치료의 시- 이인선 /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4 2019-12-19 0 1456
110 [스크랩] 김인숙 시 평론/ 이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3 2019-12-19 0 1344
109 한국문학신문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2호/ 이인선 평론가 2019-12-19 0 1211
108 평론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1 인연설 / 문덕수 2019-12-19 0 1193
107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린, 미려한 이미지의 형상화와 재해석 / 이선(시인,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사무처장) 2019-02-01 0 1473
106 나의 하이퍼시 쓰기 / 이선 2019-02-01 0 1802
105 [스크랩] 박남희- 이제는/ 2015년 가온문학 여름호 발표/ 이선 평론 2018-12-28 0 1678
104 [스크랩] 가온문학 이선 평론- 이낙봉 2016년 여름호 2018-12-28 0 1756
103 [스크랩] 잃어버린 시인을 찾아서- 박항식 시인편/ 이선 / 가온문학 2016년 겨울호연재 2018-12-28 0 1689
102 2017년 가온문학 여름호/ 정성수- 사기꾼 이야기/ 평론 이선 2018-12-28 0 1629
101 <가온문학 평론 특집- 세자르 바예호의 시 세계 / 이선 2018-12-26 0 1734
100 날샘일기- 김정현/ 가온문학 봄호 2016년/ 이선 명시 읽기 2018-12-26 0 1683
99 민용태- 서울에 시집온 봉숭아/ 2016년 가을호/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8-12-26 0 1680
98 강기옥- 담쟁이 1/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5년 가을호 2018-12-26 0 1701
97 이선 평론/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기철- 불행에게 이런 말을 2018-12-26 0 1703
96 이선 평론/ 심상운- 칠 놀이 또는 페인트통/ 2015년 가온문학 겨울호 <명시 읽기> 2018-12-26 0 1701
95 6 ․ 25 33 전봉건 2018-12-26 0 1516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