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白南準 2 / 양준호
2018년 12월 24일 20시 53분  조회:801  추천:0  작성자: 강려
白南準 2
 
 
 
양준호
 
 
 
내 눈에선가
 
먹TV에선가
 
소녀는 전단을 뿌리고 갔다
 
 
 
너는 꽃의 뿌리줄기에 대해서 사색해 보았니
 
 
 
사각형 속에선가
 
원주율 속에선가
 
어머니의 눈물 빨갛게 빛나는데……
 
 
 
아,
 
이 허무한
 
낮술 도미 안주라도 씹을까
 
 
 
내 눈에선가
 
먹TV에선가
 
소녀는 전단을 뿌리고 갔다
 
 
 
 
 
<이선의 시 읽기>
 
 
 
  엘리어트의 ‘잔인한 4월’은 한국 땅에 황사바람을 몰고 왔다. 대지는 4월의 젊은 피를 먹고 새로워져 간다. 어머니는 황폐한 대지를 눈물로 적신다. 땅은 새 기운을 얻어 식물을 키운다. 4월의 함성도 무성하게 자란다. 가을이 되어 쇠퇴하기 전에.
 
  자유와 희망을 위한 진혼곡은 독재에 항거한 젊은이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은 늘 자녀의 ‘독립’과 ‘자유’와 ‘희망’을 위하여 기꺼이 눈물이 되었다. 시는 어머니의 눈물에서 발아한다. 양준호의 시에서 ‘어머니’를 자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부재는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사각형 속에선가/ 원주율 속에선가/ 어머니의 눈물 빨갛게 빛나는데……(3연 1-3행)
 
 
 
  위의 시가 현재를 부정하며 시니컬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1연과 3연, 5연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에선가’라는 표현 때문이다. 미지정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화자의 심리상태의 복잡한 심경을 표출시킨다. 미래적이지만 확정적이지 않은 ‘―에선가’라는 중심어가 위의 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내 눈이 찍은 영상과 TV가 찍어서 내 보내는 영상이 모두 참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내 눈에선가/ 먹TV에선가/ 소녀는 전단을 뿌리고 갔다(1연 1-3행)’을 살펴보자.
 
 양준호의 시에서 암묵적으로 등장하는 ‘소녀’는 누구인가? 양준호는 여동생이 없다. 그가 내면으로 초대하는 ‘소녀’는 시인이 사랑하는 여자다. 영혼으로 초대하여 대화하고 싶은 여자일 것이다. 어머니의 부재 후 그의 시에는 ‘소녀’와 같은 비중으로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는 여자다. 인간관계를 분석하여 보면 두 가지로 분류된다. 내가 더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양준호의 시에서 보여주는 ‘소녀’가 뿌리는 ‘전단지’는 어떤 의미일까?  ‘―에선가’라는 1-2행은 전제부분이다.  미확정적이고 부정적이고 실제적이지 않다. 불확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에 ‘백남준’이라는 아티스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강렬하였다. 백남준의 시적 영상은 양준호의 시와 닮아 있다. ‘단어던지기’와 ‘이질적 단어의 결합’과 낯선 이미지들을 통합한 ‘낯설게하기’를 실현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다. 현재형으로 보여주는 영상은 현재가 아니다. 과거도 과거 그대로의 과거가 아니다. 미래도 미래 그대로의 미래가 아니다. 백남준이 보여주는 영상처럼 영준호의 시도 포스트모더니즘을 실현시켰다.
 
  위의 시에서 양준호는 ‘원주율’처럼 반복적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다. 어머니의 삶과 소녀의 전단지는 낯설면서도 친밀하다. 또한 확장적 해석이 가능하다. 4월에 읽으면 독재에 항거한 젊은이의 주검의 절규로, 가을에 읽으면 자연의 절규로.
 
 
 
  ‘뿌리줄기’처럼 강렬하게 전달되는 ‘낯선 이미지’에 독자들은 즐겁다. 니힐한 철학자의 독백처럼. 이미지들이 ‘어머니의 눈물’처럼 ‘빨갛게 빛(3행 3연)난다. 매마른 영혼들에게 피의 제전의식을 하는 대지처럼.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4 이선 시해설 모음 2021-10-28 0 1115
113 [스크랩] 윤유점 정기만 평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7 2019-12-19 0 1253
112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뜸들일 때의 밥 냄새처럼- 김선진 2019-12-19 0 1523
111 [스크랩] 가영심 시 평론/ 백리향 차향으로 빚은, 정서해소와 심리치료의 시- 이인선 /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4 2019-12-19 0 1451
110 [스크랩] 김인숙 시 평론/ 이선/ 한국문학신문 이인선의 힐링문학 산책 3 2019-12-19 0 1338
109 한국문학신문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2호/ 이인선 평론가 2019-12-19 0 1207
108 평론 연재: 이인선의 힐링 문학산책 1 인연설 / 문덕수 2019-12-19 0 1189
107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린, 미려한 이미지의 형상화와 재해석 / 이선(시인,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사무처장) 2019-02-01 0 1473
106 나의 하이퍼시 쓰기 / 이선 2019-02-01 0 1802
105 [스크랩] 박남희- 이제는/ 2015년 가온문학 여름호 발표/ 이선 평론 2018-12-28 0 1673
104 [스크랩] 가온문학 이선 평론- 이낙봉 2016년 여름호 2018-12-28 0 1752
103 [스크랩] 잃어버린 시인을 찾아서- 박항식 시인편/ 이선 / 가온문학 2016년 겨울호연재 2018-12-28 0 1685
102 2017년 가온문학 여름호/ 정성수- 사기꾼 이야기/ 평론 이선 2018-12-28 0 1624
101 <가온문학 평론 특집- 세자르 바예호의 시 세계 / 이선 2018-12-26 0 1729
100 날샘일기- 김정현/ 가온문학 봄호 2016년/ 이선 명시 읽기 2018-12-26 0 1679
99 민용태- 서울에 시집온 봉숭아/ 2016년 가을호/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8-12-26 0 1675
98 강기옥- 담쟁이 1/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선 평론/ 2015년 가을호 2018-12-26 0 1696
97 이선 평론/ 가온문학- 명시 읽기/ 이기철- 불행에게 이런 말을 2018-12-26 0 1703
96 이선 평론/ 심상운- 칠 놀이 또는 페인트통/ 2015년 가온문학 겨울호 <명시 읽기> 2018-12-26 0 1697
95 6 ․ 25 33 전봉건 2018-12-26 0 1513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