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번지 점프 / 김기덕
2018년 12월 25일 14시 31분  조회:753  추천:0  작성자: 강려
번지 점프
 
 
김기덕
 
 
 
추락하는 몸엔 끈이 있다
심연에 떨어졌다가도 솟구치는 용수철의 힘
부도 맞은 아버지와 낙엽 사이엔 상대성 끈이론이
작용한다
버티던 줄을 놓아버린 여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화
단으로 떨어졌고
화살들은 돌아올 수 없는 숲으로 날아갔다
놓아버림과 매달림 사이에서 열매들은 방황한다
성년의 통과의례처럼 추락하는 하루의 절벽,
꽃잎들도 비명을 지른다
줄을 매는 하늘과 줄을 푸는 땅 사이에 비처럼 금
을 긋는 유성들
별들은 날기 위해 벽을 넘어 사다리를 오른다
먹이를 움켜쥐려 급하강하는 독수리
낚시에 꿰어 요동하는 물고기
끈에 매달려 붕붕 울고 있는 요요
팽팽히 나를 잡은 끈들의 매듭은 굳게 손가락을 걸
고 있다
탯줄의 숨소리 흐르는 양수의 강물로 낙하하는 씨
앗들
끈이 풀린다
 
 
 
<이선의 시 읽기>
 
 
“하이퍼시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질문을 받아왔다. 김기덕의 「번지 점프」는 하이퍼시론에 입각하여 쓴 대표적인 작품이다. 하이퍼시의 중심 이론은 ‘모듈’과 ‘링크’와 ‘리좀’ 구조로 대표된다.
 
김기덕은 ‘끈’이라는 ‘사물’을 8연으로 이루어진 시에서, 각각의 다른 연과 ‘링크’시켰다. 그러나 각 연은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모듈’이라는 ‘소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확산적 ‘리좀’ 구조를 갖추고 있다.
 
김기덕이 발의한 <끈 이론>을 주목하여 보자.
1연: 번지 점프 끈- 용수철 끈- 아버지 추락의 끈
2연: 추락의 끈- 화살의 끈
3연: 열매의 끈
4연: 청춘의 끈, 낙화의 끈
5연: 유성우 끈
6연: 사냥으로 낙하하는 독수리 끈- 낚시에 매달린 물고기 끈- 끈에 매달린 요요
7연: 인생의 끈- 손가락 끈
8연: 탯줄 끈- 탄생 끈
 
위의 시는 8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생활과 동물, 식물의 여러 극한 생존과 소멸의 상황을 각 연은 독립적으로 주장한다. 작은 ‘단위조직’인 ‘모듈’은 서로 ‘링크’하며 ‘리좀’으로 확산된다. 소단위를 모아서 전체의 끈으로 묶는 방법이다.
 
각 연은 소단위 ‘모듈’인 각각 다른 ‘끈 이야기’를 나열형으로 평등하게 독립적으로 배치하였다. 그러나 각 연들은 독립적이며 개별적이지만, ‘끈’이라는 중심축을 중심으로 ‘제목’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 여러 상황의 각각 다른 이미지를 나열하며, 평행적이고 독립적인 전체를 이루고 있다. ‘리좀’ 그물망으로 확산시켜, 한 초점을 향하여 집합적으로 모여 있다.
 
위의 시 쓰기 방법론은 하이퍼 시론에서 주장하는 <무의미 시론>을 증거하고 있다. 1연을 빼버려도 시가 구성된다. 2연을 빼도 시가 구성된다. 3연을 빼도 시가 구성된다. 각각의 연들은, 내용이 독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시는 ‘사물’과 ‘객관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칫 감성과 정서, 감동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건조한 과학적인 미의식을 배제하여 문장이 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은 인간이 영원히 궁금해 하는 탐구의 과제다. 김기덕은 위의 시에서, 냉철한 과학적 시선으로 시를 분석적으로 제작하였지만 ‘생’과 ‘사’의 문제를 직시하며 직관적 사유로 하이퍼시의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켰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4 푸른 호랑이 이야기 / 이경림 2018-12-25 0 735
73 봄의 완성 / 정용화 2018-12-25 0 801
72 백치시인 / 이영식 2018-12-25 0 755
71 나와 나 / 김남조 2018-12-25 0 807
70 옛날 영화 제목 같은 / 이 승 하 2018-12-25 0 811
69 나는 물고기에게 말한다 / 정 호 승 2018-12-25 0 753
68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황 학 주 2018-12-25 0 780
67 시간은 / 김 규 화 2018-12-25 0 698
66 꽃들 / 김 명 인 2018-12-25 0 721
65 두꺼비 육아법 ​ ​​​ / 김 석 환 2018-12-25 0 736
64 번지 점프 / 김기덕 2018-12-25 0 753
63 은빛 멸치 / 우 애 자 2018-12-25 0 796
62 봄소식 / 최창순 2018-12-25 0 721
61 나무 속을 들여다보다 / 김필영 2018-12-25 0 774
60 白南準 2 / 양준호 2018-12-24 0 806
59 폐선(廢船) / 차윤옥 2018-12-24 0 806
58 곤드레 / 정연석 2018-12-24 0 837
57 일곱 겹의 입술 / 정지우鄭誌友 2018-12-24 0 761
56 물렁한 추억 / 정 연 덕 2018-12-24 0 809
55 골목 / 권혁수 2018-12-24 0 733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