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육아법
김 석 환
1.
두꺼비 중에는 돌연변이 암컷 두꺼비가 있다는데 물 속에 알을 낳아 두면 천적들에게 먹힐 까 봐 제 배 안에 품고 있다가 부화기가 가까워지면 구렁이 굴을 찾아가서 스스로 잡혀 먹혀 구렁이 몸 속 무덤으로 들어간다. 부화된 두꺼비 새끼들은 구렁이 배 속 요람에서 죽은 제 어미 몸은 물론 고단백질 구렁이 몸을 먹고 자라다가 구렁이가 껍질만 남으면 드디어 세상으로 나온다.
2.
남은 생보다 더 무거운 짐을 실은 리어카
구렁이처럼 구불구불 휘어진 가파른 골목길 끝
고물상으로 들어간다
-요 며칠 새엔 너무 짐을 많이 실어 타이어 터지겠슈
-내일 모레가 장가 못 간 막내아들 생일인디 ...미역 한 꼭지 쇠고기 한 근 값... 채울라고 꼭두새벽부터 나와 뒤지다 보니 ...
일찍 뜬 별 하나 두꺼비 걸음새로
노파의 발자국을 헤아리다
은빛 다림줄을 내린다
어느 이교도들의 사원
돔형 지붕 같이 둥글게 휜 노파의 등
한가운데 추를 맞추려
초롱초롱 눈을 닦으며
<이선의 시 읽기>
김석환의『두꺼비 육아법』은 이야기 구조의 ‘옴니버스 소설 기법’의 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뱀에게 자신의 몸을 투척하여 새끼가 파먹게 하여 살리는 어미 두꺼비의 ‘살신성인’의 정신과 파지를 줍는 노파의 생을 ‘두꺼비’의 생애에 비유하였다. 위의 시는 하이퍼시 기법과 일반시의 ‘사유’구조를 합성한 2개의 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이퍼시의 ‘링크’와 ‘모듈’ 구조와 ‘리좀’적 ‘사유의 확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위의 시를 하이퍼시의 ‘링크’기능에 대입하여 살펴보자.
하이퍼시의 ‘링크’기능을 적용하여 ‘1, 2’의 두 가지 이야기를 병렬기법으로 합성하였다. 2개의 독립된 ‘이야기’들은 독립적이고 등가적이다.
또한 ‘길다’라는 이미지를 ‘길’에 비유하여 ‘인생의 길’과 ‘링크’한다. 5개로 이루어진 각 연은 각각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다. ‘뱀의 긴 몸-구불구불 휘어진 가파른 골목길-두꺼비 걸음새의 별- 노파의 발자국-은빛 다림줄-돔형 지붕-노파의 휘어진 등- 추’ 등 ‘길 이미지’로 ‘링크’된다.
또한 ‘구렁이’를 중심어로 ‘둥글다’는 중심 이미지를 갖고 있다. ‘둥글다- 뱀의 길고 둥근 몸- 돔형 이교도 사원- 할머니 등’은 서로 이미지가 ‘링크’된다.
‘링크’ 기능은 하이퍼시의 ‘모듈’구조를 적용할 수 있다. ‘모듈’기능은 각각의 독립된 다른 이야기의 합성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의 시에서 보여주는 스토리와 이미지의 복잡하고 다양한 ‘확장성’은 하이퍼시의 ‘리좀’ 구조의 확장성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위의 시는 하이퍼성을 배제하더라도 스토리의 ‘다양성’과 사유의 ‘확장성’이라는 매력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시의 정의는 길어도 설명적이지 않다. 스토리는 압축된 소설구조를 가지고 있다. 진부하지 않고, 반전과 역설이 있다.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빨리 읽힌다. 표현은 상투적이지 않으며 신선하다. 중심어들은 어디서 들어본 단어와 이미지가 아니다. 시인이 처음으로 개발한 단어의 합성과 개성적인 문장표현을 갖고 있다. 스토리는 길어도 지루하지 않으며 탄력적이다. 특히 시는 재미있어야 한다. 좋은 시는 계속 읽고 싶고, 외우고 싶어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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