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4)
첫번째 노래(14)
(14) 때로는 현상의 외관을 믿는 것이 논리적이라면, 이 첫번째 노래는 여기에서 끝난다. 아직은 자신의 리라를 시험하고 있을 뿐인 사람에게, 그 악기가 그리도 낯선 소리를 낸다고 엄혹하게 굴지 말라! 그렇지만 그대들이 스스로 공정하기를 바란다면, 불완전함 가운데 찍혀 있는 강한 흔적을 벌써 알아볼 것이다. 나로서는 너무 늦지 않은 기간 내에, 두번째 노래를 발표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 십구세기 말은 제격의 시인을 만나게 될 것이니(그러나, 처음에는 걸작으로부터 시작하기보다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야 할 것이다). 옛날에는 적대하던 두 인민이 이제 물질적 정신적 진보로 서로 능가하려고 애쓰고 있는 아메리카 연안의 라플라타 하구에서 그는 태어났다. 남부의 여왕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고 요염한 여자 몬테비데오가 거대한 강어귀의 은빛 물을 가로질러, 우정 어린 손을 서로 내밀고 있는 곳, 그러나 영원한 전쟁이 파괴의 왕국을 평원에 건설하고,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꺼이 수확한다. 잘 있게나, 늙은이. 만일 그대가 내 글을 읽었다면, 나를 생각하게. 자네, 젊은이, 결코 절망하지 말게, 자네의 반대의견이야 어찌됐건, 흡혈귀 가운데 친구가 한 사람 있지 않은가. 옴을 일으키는 옴벌레도 꼽는다면, 자네에게는 친구가 둘 있는 셈이야!
첫번째 노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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