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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7)
2019년 09월 19일 14시 48분  조회:1444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7)
 
 
 
 
 
여섯번째 노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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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루아얄의 왼편, 연못에서 멀지 않은 곳의 한 벤치로, 리볼리가에서 빠져나온 한 작자가 와서 앉았다. 그의 머리카락은 형클어졌고, 그의 옷차림은 길고 긴 궁핍의 부식작용을 드러냈다. 그는 뾰족한 나뭇조각으로 땅에 구멍을 파고는, 장심 오목한 곳을 흙으로 채웠다. 그는 이 식량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가, 황급히 내던졌다. 그는 다시 일어나서, 벤치에 머리를 박고는, 두 다리가 허공을 걷게 했다. 그런데, 이 곡예 장면은, 무게중심을 지배하는 중력의 법칙을 벗어나기에, 몸이 벤치 위로 육중하게 떨어지면서, 두 팔은 늘어지고, 얼굴 반쪽이 챙모자에 가려졌으며, 두 다리는 균형을 잡지 못해 점점 불안정해지는 상태에서 자갈밭을 때렸다. 그는 오랫동안 이 자세 그대로 있다. 북쪽 중앙 입구 가까이, 카페가 있는 원형 건물 앞에서, 우리의 주인공이 철책에 팔을 괴고 있다. 그의 시선은, 그 어떤 광경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정방형 표면을 훑고 달린다. 탐사를 마친 후, 두 눈이 그들 자신들을 향해 되돌아오는데, 그는 정원 한가운데에서, 벤치를 붙들고 비틀비틀 체조를 하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남자는 힘과 재주의 기적을 발휘하여, 그 벤취 위에서 제 자세를 고정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정의로운 이유에 복무케 하려고 가져온 최상의 의도라 한들 정신착란이라는 고장에 맞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그는 광인을 향하여 다가가, 친절하게 그를 도와 그의 품위를 정상적인 자세로 되돌려 놓고, 그에게 손을 내밀고, 그 옆에 앉았다. 그는 광기가 간헐적일 뿐이라는 것을 유념한다. 발작은 사라지자. 대화상대자는 모든 질문에 조리 있게 대답한다. 그 말들의 의미를 전할 필요가 있을까? 왜 인간들의 비참함을 담은 이절판을 어느 페이지가 되었건 신성모독적으로 열심히 다시 열어야 할까? 어느 것이든 더 풍부한 가르침을 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들에 들려줄 실제 사건이 하나도 없을 때라도, 나는 여러분들의 뇌에 옮겨 부을 만한 상상의 일화를 지어낼 것이다. 그런데 환자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 환자가 된 것이 아니며, 그가 보고하는 것들의 성실성은 독자의 우직함과 기적에 가깝도록 일치한다. <나의 아버지는 베르리가의 목수였지요. 세 마르그리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그 머리에 떨어지고, 카나리아의 부리가 그 안구의 축을 영원토록 쪼아먹기를! 그는 술에 취하는 것이 습관이었지요. 그 무렵 이 술집 저 술집의 목로를 찾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오면, 광포함이 거의 측량할 길이 없게 되어,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깨부쉈지요. 그러나 곧 친구들의 비난에 행실을 완전히 고쳐먹고, 과묵한 기질이 되더군요. 아무도, 심지어 우리 어머니도, 그에게 다가갈 수 없었답니다. 그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막는 그 의무라는 생각에 맞서 남몰래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겁니다. 나는 내 세 누이들을 위해 방울새 한 마리를 샀지요. 내가 방울새 한 마리를 산 것은 내 세 누이들을 위해서였지요. 누이들은 그 새를 새장 속에 가두어 문 위에 두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때마다 멈춰 서서, 새의 노랫소리를 듣고, 그 덧없는 우아함에 감탄하고, 그 오묘한 모습을 음미했다오. 아버지가 새장과 그 안에 든 것을 치워버리려고 지시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그것은 그 방울새가 그 모음 창법의 재능으로, 바람 같은 카바티나를 한 다발씩 그에게 던져 자기 인격을 모욕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지요. 그는 못에 걸린 새장을 떼러 갔는데, 분노에 눈이 멀어 의자에서 미끄러졌어요. 무릎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게 그 모험의 트로피였던거죠. 부어오른 부분을 대팻밥으로 몇 초 동안 누르고 나더니, 걷어올린 바지를 내리고, 눈살을 찌푸리고, 더욱더 조심스러운 태도로, 새장을 팔에 끼고 작업실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거기에서, 가족들의 애원과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우리는 집안의 수호령과도 같았던 이 새에게 크게 애착을 느꼈더랍니다) 아버지는 징을 박은 뒤꿈치로 그 버드나무 새장을 밟아 뭉겠지요. 그동한 대패 하나가, 그의 머리 주위를 빙빙 돌며 다른 목격자들이 거리를 좁히지 못하도록 하고요. 우연히도 그 불쌍한 것은 당장에 죽지 않았어요. 그 깃털 뭉치는 피 칠갑을 하고서도 여전히 살아 있더란 말입니다. 목수는 그 자리를 떠났지요. 문을 요란하게 닫고, 어머니와 나는 새의 생명을, 빠져나갈 채비가 다 되어 있는 그걸, 붙잡아보려고 애를 썼으나, 새는 최후의 순간에 이르렀고, 날개의 움직임이 시각에 들어오질 않아 단말마의 마지막 발작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었지요. 그러는 사이에, 세 마르그리트는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는, 서로 뜻을 맞추어 손을 잡았으며, 이 살아 있는 사슬은 층계 뒤쪽으로 가, 기름통을 몇 걸음 밀어놓은 뒤, 우리 개집 옆에 웅크리고 앉았지요. 어머니는 계속 애를 쓰며, 손가락 사이에 방울새를 쥐고 그 숨결을 덥혀보려 하고, 나는 미친듯이 가구와 집기에 몸을 부딪치며, 이 방 저 방으로 뛰어다니고 이따금씩, 누이들 중 하나가 불행한 새의 운명을 알려고 층계 밑으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슬픔과 함께 얼굴을 거두곤 했지요. 개는 제 집에서 나와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의 크기를 이해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그 보람 없는 위로의 혀로 세 마르그리트의 옷을 핥았고 방울새는 한순간밖에 살 시간이 없었지요. 내 누이들 중의 하나가, 이번에는 (제일 어린 누이였지요.) 빛이 희박해서 얻어진 어스름 속으로 머리를 내밀었지요. 누이는 어머니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새가 그 신경조직의 마지막 반응로 불꽃 한 번 튈 동안 고개를 들었다가 손가락 사이로 다시 떨어져, 끝내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막내누이는 그 소식을 제 언니들에게 알렸고요. 침묵이 작업실을 지배했지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라고는 깨진 새장의 조각들이 목재의 탄력성 덕분에 처음 조립되었을 때의 모습을 부분적으로 다시 회복하면서 단속적으로 삐걱거리는 소리밖에 없었지요. 세 마르그리트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그 얼굴은 선홍빛 신선함을 전혀 잃지 않았어요, 전혀--- 누이들은 단지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예요, 누이들은 개집 안으로까지 기어가서 밀짚 위에 나란히 눕고, 그러는 동안에 그 거사의 무기력한 목격자인 개는 누이들이 하는 짓을 놀라서 바라보고 있었고, 몇 번이나 어머니는 누이들을 불렀으나 누이들은 어떤 대답도 돌려보내지 않았어요. 조금 전의 요동했던 감정에 피곤해져서 잠을 자고 있겠지. 아마도! 어머니는 집안 이 구석 저 구석을 뒤졌으나 누이들을 찾지 못했지요. 어머니는 옷자락을 물어 당기는 개를 따라 개집 앞으로 갔어요. 여인은 몸을 굽혀 입구에 머리를 댔지요. 그 여인이 목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그 광경은, 어머니로서 느꼈을 공포에 대한 기분 나쁜 고장을 젖혀둔다해도, 내 정신의 계산에 따르면, 비통할 수밖에 없었지요. 내가 촛불을 켜서 어머니에게 드렸고, 그래서 세부 하나하나가 빠짐없이 드러났지요. 어머니는 밀짚에 덮여 있는 머리를 올된 무덤에서 거둬들이고, 말했지요; "세 마르그리트는 죽었다." 우리는 그 구멍에서 누이들을 끌어낼 수 없어서, 이 점이 중요한데, 누이들은 한 덩이로 꼭 끌어안고 있었거든요. 나는 개집을 부수려고 작업실로 망치를 찾으러 갔지요. 나는 당장 해체작업을 시작했고, 행인들이, 조금이라도 상상력이 있었다면, 우리 집에서는 쉴새없이 작업을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요. 어머니는 일이 지체되는 것을 못 견디고, 어쩔 수 없이 지체되기 마련이었지만, 널판을 긁다가 손톱을 부러뜨리고요. 마침내 보람 없는 해방작업은 끝나고, 개집은 깨져 사방으로 벌어지고, 우리는 잔해에서 목수의 딸들을 하나씩 하나씩 어렵게 풀어내서 밖으로 끌어냈지요. 어머니는 그 고장을 떠났습니다. 아버지를 다시보지 않았지요. 나로 말하면,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데, 세상의 자비심을 애걸하고 살지요. 내가 아는 것은 카나리아가 더는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자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혐오스러운 이론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 새로운 예에 지지를 보낸다. 마치 오래전에 술에 취했던 한 남자를 빌미로, 인류 전체를 비난할 권리가 있다는 듯이, 적어도 그가 자기 정신 속에 끌어들이려는 역설적인 고찰이 바로 이것이지만, 이 고찰이 심각한 경험에서 나오는 중요한 교훈을 정신에서 몰아낼 수는 없다. 그는 가장된 동정으로 광인을 위로하고 자신의 손수건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는 광인을 식당으로 데려가서, 둘이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한다, 그들은 고급 양복점으로 가서, 피보호자는 왕족같이 옷을 입는다. 그들은 생토노래가에 있는 대저택 수위실 문을 두드리고, 광인은 부유한 사층 아파트에 입주한다. 악당은 자기 지갑을 강제로 떠맡기고, 침대 밑의 요강을 들어 아곤의 머리에 올려놓는다. "나는 그대를 지성의 왕으로 대관(戴冠)하노라." 그는 미리 계획된 강세를 넣어 외쳤다. "작은 부름만 있어도 나는 달려갈 것이니, 내 금고에서 두 손 가득 꺼내어 쓰라. 육체도 혼도, 나는 너의 것이다. 밤이면 너는 석고관을 평소의 자리에 되돌려놓고, 허락을 받아서만 사용할 것이나, 낮에는, 여명이 도시를 비추자마자, 그 관을 권력의 상징으로 네 머리에 올려놓아라. 세 마르그리크가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날 것이니, 내가 너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자 광인은 모욕적인 악몽의 희생이라도 된 듯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슬픔으로 주름진 그의 얼굴에 행복의 선이 그어졌다. 그는 복종심으로 가득차서 보호자의 발끝에 무릎을 꿇었다. 관을 쓴 광인의 마음속에 감사하는 마음이 독처럼 스며들었도다! 그는 말하고자 하였으며 그의 혀는 멈췄다. 그는 몸을 앞으로 굽히다가, 타일 바닥에 넘어졌다. 청동 입술을 가진 자는 물러난다. 그의 목표는 무엇이었던가? 가장 하찮은 명령에도 복종할 만큼 순진한, 어떤 시련도 견디어낼 친구를 하나 얻는 것이다. 그 이상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없었으니, 우연이 그를 도운 것이다. 그가 찾아낸 자, 벤치에 누워 있던 자는 젊은 시절에 겪은 사건 이후, 선악을 더는 구분하지 못한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아곤, 바로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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