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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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신세계 고백서》머리말
2012년 10월 05일 23시 18분  조회:3651  추천:16  작성자: 김문학
머리말 
 
 
우선 이 책에 대하여 몇 마디 설명하고 싶다. 이 책은 자유주의 지식인, 그리고 월경하는 지식인, 모든 이데올로기를 冷策적으로 관망, 또는 넘어서면서 살아가는 나 자신의 정신적 세계에 대한 고백서이다.

회화의 장르로 말하면 아마 섬세하고 리얼리한 유화나 소묘(素描) 보다도 만화, 또는 스케치(速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나의 내면세계, 나의 생활양식, 글쓰기로부터 독서, 역사관, 사상에 관한 개인의 정신사적인 작은 반추이다.

개중에는 내 사고속의 편견과 독단으로 충만 된 숙아 같은 것들도 드러내 놓고 있다.

나 자산의 벌거숭이 稞身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를 벗 길수 있는 자는 오직 나 자신뿐이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은 자연 중에서 가장 약한 갈대”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생각하는 갈대로서” “인간의 존엄은 사고에 있다고 갈파했다.

내가 내 자신 일수 있음을 지탱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아무래도 내 정신적 사고의 내면세계가 아닐까 한다. 나의 내면세계의 알몸을 벗겨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온 것에 나는 만열한다.


이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다. 서울에 있는 열성팬들은 내가 이 글을 쓴다는 말을 듣고 빨리 보고 싶다고 재촉이다. 마치 원고마감일을 지키지 않을까봐 작가에 대한 편집의 사랑어린 독촉같이.

이 보잘것없는 책을 흔쾌히 출간해 주시는 백암출판사의 정문식 사장님 배려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한국 출판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개 학자에 대한 사심 없는 물심양면의 성원에 감격한다. 한중일 국제 감각이 뛰어나신 정 사장님의 출판문화의식에 늘 공감하며, 이런 외우(畏友)가 무척 자랑스럽다.

나는 유연한 “草食動物”이라고 자신을 즐겨 비유한다. 그래서 사고방식이 다른 타자(他者)의 공격마저도 풀 먹는 소와 같이 수용해서는 서서히 저작하고 소화시켜 버린다. 지적 세계의 초원을 찾아 어디든지 달려가는 방랑의 소와 말이다.

思想하는 우마, 환언하여 “자기주장을 하는 자신”을 이야기함으로써 세상의 타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 모든 누구와는 다른 나 자신만의 사상, 방법, 주의를 이야기 하면서.

그러면서 이런 주의주장을 통해 他者와의 상호 이해, 인식을 기하며 더불어 살고 싶다. 나는 나에게는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욕하는 자 일지라도, 단지 나와 견해나 입장이 다른 他者로 간주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그러는 他者를 거울로 삼아 나 자신을 비추어 보련다.

이 책을 이 세상의 나를 사랑해주는 독자와 나를 비판하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낯선 유럽의 독자들에게 드린다.

세계를 살아가는 인식의 방법이나 인생의 의미에 조금이나마 일조가 되었다면 나는 다행으로 간주한다.
 


 
2011年 7月 5日
일본에서 金 文學 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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