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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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파도(리상각)
2009년 10월 29일 15시 36분  조회:1261  추천:22  작성자: 김철호
파도

리상각


높이높이 쌓아올리다
스스로 마구 무너뜨리다
죽기내기로 주먹을 쥐고 달리다
기슭에 부딪쳐 부서지다
목이 터져라 웨치다
자기 소리를 삼켜버리다

날개를 저었으나 날지 못하고
접었다 폈다 하다 팽개치고
푸른 기발 날리다 찢어버리고
주먹을 휘두르다 쓰러지고
칼날을 세웠으나 베지 못하고

달리다가 다시는 돌아서지 못한다
달리는것 같지만 제자리를 못 떠난다
소리소리 웨친 뒤끝에 남은게 뭐던가
내 삶의 파도여 가련한 발자취여
오늘도 만들고 마스고 솟구치다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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