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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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비평]시와 인간의 바른 삶과의 조망/권혁률 댓글:  조회:987  추천:0  2018-08-30
   *비평*   시와 인간의 바른 삶과의 조망   권혁률(문학박사, 길림대 외국어학원 교수)   1.   문학은 인간의 삶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가? 환언한다면 문학은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춘추시대의 공자는 흥관군원(興觀郡怨)()으로 문학이 우리에게 미적 감상뿐만 아니라 사상을 풍부히 하고 바른 삶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는 데서 가지는 의의를 천명했다. 문학과 인간의 삶에 관하여 한 나라의 왕충(王充)은 보다 선명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던 바 즉, "위세용자, 백편무해; 부위용자, 일장무보(爲世用者, 百篇無害; 不爲用者, 一章無補)"(라고 했다. 근대에 이르러 백화문으로 문학혁명을 주장하고 나섰던 신문학의 선구자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열띤 관심을 보였다. 1917년 호적(胡適)은 에서 문학개량을 "8사(八事)"로부터 착수할 것을 주장했는데, 거기에 "언지유물(言之有物)"과 함께 "무병신음(無病呻吟)"에 대한 거절의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방자는 행동하는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문학이 인간과 그들의 삶에 본령을 두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고금중외 문학에 관한 이론들을 일별하여 본다면 예외 없이 문학은 반드시 인간과 그들의 삶과 연관을 맺어야 비로소 존재의 가치와 생명력을 확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은 시의 창작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시 역시 '인간을 모방'한 창작이라고 했을 때 서사시는 인류발전사의 한 기록이 될 것이고, 서정시의 경우 인간 정서의 한 표현형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문학은 어떠한 시각에서든지 인간의 삶과 이러저러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때로는 적극적인 역할을, 때로는 소극적인 심지어 부정적인 역할을 일으키기도 하게 된다. 다시 말한다면 문학은 창작자에 따라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인간의 현실적인 삶에 작용하는 형이상학적 존재이다.  문학과 인간의 삶에 관한 이러한 연원들을 살펴보는 것은 시인 김철호의 작품세계를 조명해보기 위한 예비 작업이 된다. 소설로 문단에 발들 들여놓고, 다시 시 창작으로 전환한 시인 김철호는 좀 특이한 케이스라고 해야겠다. 문인들 중 시로 등단하여 소설로 자신 창작세계의 최고 경지를 개척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시인 김철호는 그 정반대의 향방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시인에 대한 관심 또는 호기심의 기인(起因)은 자연 시인의 창작물 텍스트에 대한 정밀한 진단에서 찾아야 할 터이다.   2.   시인 김철호의 시작(詩作)은 겸손의 자세를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 이는 시인 작품집의 이름이 와 같은, 단지 표면적인 현상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 진정 작품이 자연스럽게 풍기고 있는 뉘앙스이다. 이는 동시에 정을 붙였던 시인에게 나타난  고유한 특성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시인의 동시마저도 단지 동시로만 취급하기 어려운 점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어의 사용과 같은 형식문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인은 동시에서도 어느 정도의 사회적 관심, 즉 인간의 삶에 대한 집요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의미로도 이해 가능하다.   1) "작아도/저놈이 엄마새란다"() 2)"해종일 똑딱똑딱/구술땀 똑똑… 와ㅡ 돌속에/멋진 소년이/있었댔구나"() 3)"구름이며/바람이며/다 가졌던 하늘/눈이며/비며/다 차지했던 하늘…다ㅡ버리고/가장    높은 하늘 되였다.() 4) 이 나무의 이슬…/이 산의 이슬을…/이 세상의 이슬…/다-아 모아보면/호수만한/큰 이슬 될거야!()   위의 몇 편의 동시는 동시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단지 동시에만 그치지 않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1)의 경우 소꿉놀이 장면을 상기시키는 시구인데 "엄마 새"가 "애기 새"를 먹여주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책임을 맡은 바이라면 모름지기 책임과 역할에 최선으로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2)의 경우는 "고생 끝에 낙"이라는 민족의 속담을 떠올리는 시구로서 오로지 진지한 노력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는 해독이 가능할 것이다. 3)의 경우 공리적인 욕심을 버리기만 하면 최고의 성공을 이룩할 수 있음을 예시하는 시구이다. 4)는 역시 또 하나의 속담 즉 "티끌모아 태산"과 연관을 지을 수 있는 시구로서, 어느 때나 전통적인 미덕의 하나인 절약정신 또는 단결정신에 대한 시인의 동시적 해석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입수한 시인의 동시작품의 양적 제한으로 그 전모를 살펴볼 수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위의 동시의 편린들에 흐르고 있는 시인의 깊은 시적 고민은 여전히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동시의 형식에 기대고 있지만 그것은 천진란만한 어린이들의 즐겨 읽을 수 있는 시어, 문구라는 의미 외에도, 성인들에게까지 일정한 삶에 관한 계시를 전달해주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더구나 개미조차 "그 하늘에선 하나의 태양이다"()는 1)의 "엄마새"와, "자신을 가장 낮춘 무리들이 모여서 가장 큰 힘 만든다"()는 모든 소유욕을 버리는 3)의 경우와 일맥상통하는 시인의 시적 상상의 세계로 귀납시켜야 하지 않을까. 요컨대, 시인은 창작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었던 동시에서 이미 보다 넓고 깊은 시적 상상의 세계에 대한 지향을 품고 있었던 것이었다. 환언한다면 동시의 세계가 시인 창작의 초심을 이끌어낸 수석(秀石)이고 창작세계의 터를 마련하는 주춧돌이었다면, 이제 우리는 시인의 성숙된 주옥의 작품세계를 조명할 필요가 있게 된 것이다.   3.   전술했던 바와 같이 시인의 작품에 대한 양적 입수의 제한 때문에 부과된 본고의 작업에는 일정한 애로가 없지 않는 실정이다. 하지만 감히 일엽지추(一葉知秋)의 판단이라도 서슴치 않으려는 본고는 진정 시인의 한정된 작품에 그만큼 깊은 감동을 얻었다는 데에 그 근거를 둔다. 김철호 작품에는 생명의 존엄에 대한 경외심이 유난히 돋보이고 있다. 앞에서 시인의 시작(詩作)은 겸손의 자세를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고 했던 바인데, 바로 동일한 맥락의 이해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세상이 얼마나 큰지 모르기에 무지막지한 떠벌이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겸손은 타자의 존경심을 자아내고, 경외는 타자의 존경심을 불러온다. 시인 김철호는 이 두 미덕을 모두 갖추고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생명의 모든 것을 존경시하면서 경외의 마음으로 생명의 모든 현상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 시인의 초심이라고 할 정도이다.   작은 생명이래도 그건 하늘보다 더 큰 숨 …(중략) 저기 기여가는 개미도 그 하늘아래선 하나의 태양이다 -의 일부분   저 큰 하늘보다 더 크게 눈빛 빼앗아 가는 노란 숨! -의 일부분    "개미"와 "나비"는 미물임에 틀림없다. 미물이지만 하나의 생명임에도 틀림없다. 시인은 바로 이러한 미물적인 존재도 하나하나의 생명이라는 점에서 배려하고 존경심을 인색하지 않는다. 그것은 개미 역시 "바다를 품"을 수 있고, "하늘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이 모두 "숨"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로서 "우리 하나의 숨으로/살고 있다는 걸" 과연 아직도 "모르고 있구나"라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무심하게 지나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이다. 미물조차도 생명체로서 주목하고 배려하는 시인의 초심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생명체에 대한 시인의 존경과 경외심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지옥의 덮개인 흰구름 딛고 두개의 태양이 떴다   피안(彼岸)을 향한 걸음은 언제나 시작 설마 천당을 고별한다 할지라도 태양은 구을러간다   우리 이렇게 걸어왔다 우리 이렇게 하늘 떴다   저기 기여가는 개미도 그 하늘에선 하나의 태양이다 - 전문   "저기 기여가는 개미도/그 하늘에선 하나의 태양이다", 이 시구는 시인의 두 작품에서 그대로 두 번 반복 사용되고 있다. 시인은 바로 자연계의 미물인 '개미'를 앞세우는 수법으로 실제로 만물의 주재자로 군림하다시피 한 인류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미물에 월등한 인간의 생명은 "자음과 모음이 섞이여야" 비로소 완정한 "삶"이 되는 바, 그 '무서운 힘'은 '남자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황홀한 궁전'에서 '대문을 닫아걸고' 은둔자로서 남자와 '힘과 힘의 만남 숨과 숨의 겨룸'() 속에서 온양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원초적인 생명력에 대한 시적 탐구라고할 수 있는 시인의 발상인데, 시인의 특유의 수사법에 의해 은유적이지만 과감하고 기발하며 참신한 시인의 작품세계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다. 생명의 존엄에 대한 존경과 경외감은 시인으로 하여금 모든 시적 상상력을 인간의 생명체 또는 삶과 연관을 짓고 있다.   수자를 처음 알았을 때,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는 초견()의 진리를 깨달았을 때의 경이로움의 소년, 전은 팬티속에 무서운 힘이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의 일부분   위의 인용에서처럼 시인은 생명체의 원초적인 힘에 주목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니다, 생리가 시작되었다/붉은 피줄 일어선다"(); "바람이 눈을 뜬다/파도가 잠을 깬다"(); "일몰은 죽음이 아니다/서서히 오는 탄생은 어둠/새로운 생명이 숨어있다"() 등 삶의 현장의 특징적인 생명현상들에 대한 집요한 주목으로써 생명에 대한 더 없는 경외의 마음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시인의 작품세계에 흔하게 보이는 의인화 수법의 인용 역시 인간의 삶에 대한 시인의 배려와 경외심, 그리고 모든 것들을 인간의 삶과 적극 연관시키려는 시적 상상력을 함께 보이는 것에 다름 아니다.   4.   생명을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시인이었기에 그에 대한 경외심을 가질 수 있었다. 시인 미당(未堂)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생명의 원동력을 일컬어 "을마나 크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라고 했다. 시인 김철호는 또 과연 생명에 대한 얼마나 커다란 고민을 갖고 있었기에 이토록 인간의 삶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삶에 대한 시인의 집착과 관심은 삶을 옹위하는 환경과 그 배경에 대한 주목으로 이어진다. 자연의 상관물에서 일부 미물들에 대한 시인의 주목이 인간이란 지존의 생명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시적 상상의 전략이었다면, 생명체 삶의 환경에 관련된 자연 상관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불(大佛)은 때투성이야 수수백년 때 한번 씻지 않았으니 와우, 냄새가 지독하구나 (중략)   눈을 찔러대는 누런 파도는 페를 싹 좀먹이고 있어 -의 일부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바다, 인파로 넘실거리는 사람의 바다, 인간 생존환경 일각의 모습이다. 인정으로 넘친다고 할 수는 있어도 아직 현대문명 또는 현대지성이 닿지 못하는 황막한 곳이다. 유구한 역사적 자산일지라도 인간의 현실적 삶에 기여할 수 없는 것은 단지 '지독한 냄새'만 풍겨 오염의 근원이 될 수밖에 없으며, 현대적 문명이 미치지 못하는 사막은 그대로 인간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현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악한 삶의 환경일지라도 삶에 대한 강렬한 애착과 욕망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동시에 보는 것은 "손을 뻗쳐 바다자락"을 잡아당기는 여인, 그러한 바다와 결투에서 결국 "바다가 찢어지면서 혈흔을"을 드러내도록 강인한 인간의 모습이다.   네명 악사들의 현악합주가 들린다… 이날에는 다이야몬드목걸이도 하나의 돌맹이에 불과했다… 그 민족은 바다였다. …피가 모여 먹물이 된 바다… 자신을 가장 낮춘 무리들이 모여 가장 큰 힘 만든다. 영원한 생명되였다. -   영화 의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한 장면이다. 죽음을 초개같이 여기며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는 악사들, 인간의 생명 앞에서는 하나의 돌맹이에 지나지 않는 다이야몬드, 바로 이러한 생명지존, 생명의 가치를 최상의 재부로 삼고 있는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기에, 바다는 "자연외의 것을 다 버린"() "금빛 찬란한 세상"을 지향하고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그래서 가장 순수미를 지닌 '민족의 바다'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냄새가 섞인 바다/그래서 바다의 냄새를 냄새라고만 할수 없다", 그것은 정녕 "서서히 오는 탄생", "새로운 생명이 숨어 있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희망의 소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의 현장으로서의 현실은 상처투성이고 괴로움 투성이다. "탈선한 렬차", "각도가 비뚤어진 명(明), "살점을 뜯는 바람", 이는 모두 "탄생은 아픈것이다"()는 진리를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따라서 시인은 "시는 덜미를 쥔채 쓰러져 운다/웃는다"고 부르짖는다. 희비가 엇가리는 삶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덜미를 잡힌 시, 그래서 그 시는 정녕 "쉽게 씌어지는 시"(윤동주)가 아닌 것이다. "내장이 텅 빈 잉어"()를 만들어내는 이 현실 속에서 시인은 자신 나름의 끈질긴 노력으로 "쉽게 씌어지지 않는 시"를 견인불발하게 써 나가고 있다. 왜냐, 바로 "하늘은 눈 뜨고 보고 있다"는 굳은 신념이 있기에,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의 가치, 시의 생명력이 들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인의 작품은 인간의 삶에 참여하고 참된 삶과 시적 조망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5.   문단에서 바야흐로 활약상을 보이는 중견 작가에 대한 평가는 신중을 기한다. 그것도 한정된 시편에, 공감을 자아낸다는 이유로 부과된 소임을 행해야 하는 본고는 그야말로 누란(累卵)의 위기를 찾아가고 있는 작업인 듯하다. 텍스트에 대한 해독은 여러 가지 이론,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본고는 한 독자의 나름대로의 일가견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인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무병신음'을 멀리하고 '언지유물'을 위해 대담한 판단을 하는 것으로서 맡은 바의 소임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자는 목적을 이루었다. 시인 김철호는 인간의 삶에 입각한 시적 상상력에 근거한 견인불발한 창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소설의 내면화에 보다 더 필요한 시간적 요소 때문에 시 창작에 임하였을 수도 있지만, 그는 시종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에 주목하고, 인간의 삶에 관한 시적 상상력을 과감하게 동원하고 있다. 원초적인 생명력의 시화(詩化), 삶에 대한 반동적인 요소들에 대한 비판에 더 비중을 증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이상에서 고찰한 바에 의하면 시인은 삶의 과정을 시의 창작으로 간주하는 정도의 집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도 과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쉽게 씌어지지 않는 시"임에 틀림없으니, 보다 확장되고 여유 있는 시공간의 확보에 기대를 걸어야 할 터이다. 시인의 새로운 정진과 건투를 빌면서 맺음말을 대신한다.   (“도라지” 2018년 제2기)  
21    [심사평]뛰어난 감각으로 건져올린 환상적인 세계(문삼석) 댓글:  조회:1357  추천:0  2016-08-03
제8회 세계동시문학상 심사평 뛰어난 감각으로 건져올린 환상적인 세계 문삼석(한국의 저명한 동시인, 한국아동문예가협회 이사장) 세계동시문학 해외부문 수상작으로 김철호시인의 "추운 날이면"외 4편 "포도", "보름달", "얼룩말", "코딱지 땜에"를 선정한다. 김철호의 동시들은 매우 감각적이다. 그의 삐여난 감각은  평범한 대상을 정감 넘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치환시키고 있다. 예컨대, 그의 시선으로 포착된 포도밭은 그냥 예사로운 포도밭이 아니다. 포도알 한알한알은 온통 까만 눈뿐인 까만 아이들로 바꾸어 독자들을  똘망똘망 바라보게 하고, 얼룩말은 하얗고 까만 줄들이 한없이 풀려나가는 신비한 동물로 다가서고 있다. 경비아저씨가 비추는 손전등은 어떠한가? 신비로운 하늘길을 더듬으면서 번쩍번쩍 구름사이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별아기들의 숨쉬는 하늘세상을 슬쩍슬쩍 비춰보기도 한다. 추운 날이면 입김도 수건 쓰고 나온다 호ㅡ호ㅡ 후ㅡ후ㅡ 하얀 수건 날리며 나불 바불 어디로 떠나간다 독자들로 하여금 어디론가 떠나가는 입김을 따라 한없는 상상의 날개를 펴게 만드는 솜씨가 일품이다. 남다른 감각으로 대상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시인의 역량은 높이 상찬되어야 할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축하와 함께 앞날의 대성을 기원한다. 2016년 6월 30일. 수상작품 추운 날이면 추운 날이면 입김도 하얀 수건 쓰고 나온다 호ㅡ호ㅡ 후ㅡ후ㅡ 하얀 수건 날리며 나불 나불 어디로 떠나간다 포도 눈, 까만 눈 또릿또릿 바라보는 숱한 눈 까만 눈뿐인 까만 아이 보름달 누가 커다란 손전들 들고 하늘길로 걸어간다 구름 사이 비춰보고 별무리 비춰보고 마을도 비춰보고 우리 학교도 비춰보고... 흔들흔들 번쩍번쩍 남 다 자는 밤 손전등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분 하하하... 경비원 아저씨구나! 코딱지 땜에 다투다가 보니 철구 볼에 코딱지가 붙어 있었다 웃으면 안되는데 웃으면 절대 안되는데 씩씩거리는 철구 볼에서 코딱지도 씩씩거렸다 더는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 철구도 씨익 웃었다 얼룩말 흰줄 풀어놓으면 대단히 길거야! 검은 줄도 그만큼 길겠지 뭐!
20    [심사평]새로운 시적이미지 창조(한석윤) 댓글:  조회:1806  추천:1  2016-01-21
새로운 시적이미지창조에 성공한 동시집 제1회 단군문학상 아동문학수상작품 《작은 하늘》심사평 한석윤 좋은 동시작품을 쓴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좋은 동시작품에는 동심과 시심이 고루 담겨있어야 하기때문이다. 아무리 동심이 찰랑거려도 시심이 담겨있지 못하면 시가 되지 못하고 아무리 시적향기가 차넘쳐도 동심을 떠나면 동시로 될수 없다. 김철호의 《작은 하늘》은 이 면에서 성공을 거둔 동시집으로, 당전 조선족동시단의 수준을 대표한다고 말할수 있다. 그의 동시들은 우선 시적소재나 시각이 동심적이다. 동심적시각에서 사물을 관찰하기에 그의 시적소재는 항상 엉뚱하고 앙증맞고 천진하고 순수한것들이여서 부담없이 따스하게 독자들한테 다가선다. 다음으로 그의 동시들은 시적발상이 단순하고 시적구성이 간결하고 시적정서가 명쾌하다. 단순성, 간결성, 명쾌성은 성인시와는 다른 동시의 독특한 특징이다. 그의 동시들은 이런 특점을 구비하고있기에 어린 독자들한테 빨리 다가갈수 있다. 그 다음으로 그의 동시들은 시적인 상징과 비유가 신선하고 앙증맞다. 시인은 어린이들의 리해능력과 류추능력을 떠나지 않는 전제하에 현대시의 유용한 수법들을 대담하게 도입하므로써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까지 공감할수 있는 새로운 시적이미지를 창조하는데 성공하고있다.
19    [평론]시적상상ㅡ존재와 부재 사이에서(최삼룡) 댓글:  조회:1713  추천:2  2016-01-20
시적상상ㅡ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ㅡ김철호의 근작시 6수를 놓고 최 삼 룡 김철호의 근작시 6수는 시인의 상상력이라는 이 시미학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개념상에서 우리에게 계시해주는바가 많다. 주지하다시피 시적인 상상력은 시인의 시창조과정에서 발휘되는 창조력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관건적인 요소이다. 시창작이란 언어의 부호로서 예술적인 시형상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할수 있는데 이 과정에 무수한 존재와 부재의 변증관계가 번복되며 시적상상력은 바로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관건적인 작용을 논다. 다시 말하면 시적상상력은 창조주체의 시적창조력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할수 있다. 김철호의 근작시 6수 가운데네 바다를 시적대상으로 삼은 시가 가장 돋보인다. 바다란 지구우의 륙지를 둘러싼, 짠물이 괴여있는 크나큰 부분으로서 고금중외의 시에서 녀성, 혹은 미지의 상징으로도 되고, 광활함과 적막함을 표출하는 공간의 배경이 되기도 하며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이승과 저승이 하나가 되는 신화의 공간으로 상징되기도 하고, 거대하고 력동적이며 생명력이 넘치는 물로서 가변성과 생기 넘침, 싱싱한 활동력으로 이미지화되기도 한다. 그리고 바다앞에서 인간은 왕왕 자신의 왜소함과 본연적인 물음, 심연의 고독과 마주하게도 되고 또한 삶의 의지와 인고를 배우는 깨달음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고금중외에는 바다를 읊은 시가 많은데 바다를 자유의 원소라고 노래한 뿌쉬낀의 “바다에”와 바다를 뿔뿔이 달아나려는 도마뱀에 비유한 정지용의 시”바다·2” 그리고 바다를 푸른 띠를 두른 세계주의자라고 지칭한 조병화의 시 “바다”  등은 너무도 유명하여 필자에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시이미지로 살아있다. 키(箕)가 용납할수 없는것이 있었다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 이것은 시 “바다”의 첫 두 시구인데 여기서 시인은 바다를 키(箕)라고 하면서 그 키가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바다와키(箕)라는 어떤 공동성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가지 사물을 만나게 된다. 그아래에서 물결로 결어 만든 커다란 키가 까불린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들이 뭍으로 밀려나온다고 하였고 또 그아래에서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을 더러운 색, 찌꺼기라고 하였으며 나중에 제일 마지막 시구에서는 이렇게 바다는 “다른 세상이다” 라고 읊고있다. 이제 이 시에 그려진 바다를 우리가 다시 정리해보면 더러운 색깔이 없고 찌꺼기가 없는 파란 색깔만 있고 찌꺼기가 없고 알맹이만 있는 바다이다. 이처럼 이 시에서 바다는 세상에서 더러운 색깔과 오물과 찌꺼기를 까불여내는 키로 창조되였다. 여기서 필자가 힘주어 내세우고싶은것이 바로 존재와 부재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창조주체 즉 시인의 시적상상력이다. 편폭이 3천자로 제한된 이 단문에서 깊이 전개할수는 없지만 여기서 몇 마디 더 하고싶다. 상식적으로 바다는 객관적인 대자연으로서의 존재이고 키는 인간의 작은 로동도구로서의 존재이다. 다시말하면 바다에는 키가 부재하며 키에는 바다가 부재한다. 그러나 분명히 김철호의 시 “바다”에서 바다는 더러운 색과 찌꺼기를 까불이는 키로서 창조되였다. 다시말하면 바다에 부재하는 키에 바다가 존재하는 시적형상이 창조된것이다. 이 시적형상은 창조주체의 주관적인 창조물이면서 또 백지흑자로 그 탄생의 고고성을 울리면서 세상에 나타난후에는 완전히 독창적이고 완전히 신선하고 완전히 예술적이며 아울러 세상에 전대미문의 유일무이한 개관적인 존재로 된다. 이렇게 존재와 부재 사이를 넘나들면서 부재에서 존재를 찾아내고 존재에서 부재를 찾아내며 존재와 부재의 사이에서 어떤 공동성을 찾아내는 능력이 바로 창조주체의 상상력이다. 이 시에서 김철호씨는 바로 뭍으로 찌꺼기를 밀어내면서 끝없이 격랑을 일으키는 바다에서 곡식따위를 까불어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 키를 련상하면서 량자의 어떤 공동성을 찾아냈던것이다. 그러면서 시인은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더러운 색이 없고 파란색만 있고 쭉정이가 없고 알맹이만 있는 순수하고 풍만한 인간세상에 대한 상상을 펼치고있다. 이제 이 6수의 시를 잘 읽어보면 우리는 존재와 부재의 사이에서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인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시”파도”에서 시적인 상상력은 파도에서 곡절많은 인생과 굴함없는 생명의지를 찾아냈으며 시 “세월”에서 시적인 상상력은 바다에서 인생의 미미함과 허무함을 찾아냈으며 시 “빛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에서 시적인 상상력은 물푸레나무에서 인간의 처절한 생존경쟁을 찾아냈고 “칼과 물”에서 시적상상력은 칼과 물의 싸움에서 인간실존의 내적강인성을 찾아냈다. 물론 시인의 상상력에 천성적인 일면이 있다는것을 부인할수 없지만 그 천성적인 상상력은 시인의 부단한 감촉, 감지, 표상, 감각의 기초위에서 생성되고 성숙되는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특히 뿌쉬낀의 시적상상에 대한 명언 한마디가 련상되는데 그는”진정한 상상은 천재적인 지식을 요청한다”라고 하였다. 이 졸문에서 필자는 김철호의 시에서 시적발견을 놓고 담론하였는데 그밖에도 시인의 창조적인 상상력은 창작활동의 전부의 과정, 다시 말하면 시인이 생활과 인간에 대한 인식, 매 한수 시의 구상, 시적형상을 창조하는 매 하나의 작업과정에 관통관통되고있다는 점을 망각하여서는 안될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분석은 더 많은 편폭을 수요하므로 여기서 졸문을 이만 줄인다. 2016년 《장백산》 제1기    
18    [평론]경이로운 반전 그 여운에 젖어(심숙) 댓글:  조회:1614  추천:0  2015-12-15
촌평   경이로운 반전 그 여운에 젖어 -김철호시인 근작시 3수를 읽고 심숙 드라마는 반전으로 살아난다. 소설에서도 반전은 매우 중요하다. 시에서는 반전이 필요할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필요하다는것이다. 그렇다면 그토록 짧은 서정단시에서 반전이 가능할가?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는것이다. 이제 김철호시인의 근작시 3수를 같이 읽으며 서정단시에서 반전의 매력에 심취되여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시에서 반전은 사유의 비약이라고들 말한다. 폭포가 쏟아지는 장면을 은하수가 쏟아진다고 과장적으로 표현하는것 역시 이 사유의 비약에 다름아니다. 시 “바다”에서 시인은 바다를 푸른 잔디가 깔린 매립장으로 보고있다. 온갖 오물, 쓰레기들 절대대부분을 바다에 처넣는 인간들의 말세적행위를 고발하고있는것이다. 그 푸른 아우성속에서 새의 몸부림은 처절하면서도 비장하다. 그리고 그 새는 수많은 칼들에 난도질을 당하며 깃털을 수없이 날리고있다. 정의의 화신이라고 해도 크게 빗나가지 않는 새는 반대세력의 포위속에서도 퍼덕임을 계속한다. 비장하다못해 장엄하다. 여기까지 보면 이 시는 인간에 의해 오염되여가는 바다 및 자연생태를 지켜주자는 호소로 볼수 있겠다. 그러나 시인은 거침없는 사유의 비약으로 통념을 시원히 깨는 반전을 보여준다. “저 푸른 천을 장대에 매달면 푸른 기발이 될것이다/ 누가 저 기발을 들고 달리려는가” 푸른 바다를 푸른 천으로 보고 그것을 장대에 달아서 푸른 기발을 휘두르며 미래에로 달려간다는 이 시구는 독자들의 상상을 뛰여넘는 반전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있다. 이제껏 시인들이 온갖 사물들을 라렬하는식으로 쓴 시들은 결코 한두수에 그치지 않는다. 시 “우리들의 리력서” 역시 비금한 범주에 속하는 시이다. 그러나 이 시는 그 자체의 반전매력으로 다른 여타의 시들과 차별된다. 별, 별찌, 먼지, 물, 강, 바다, 태양, 돼지, 풀 등등등등 수많은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이 시는 자칫 장난처럼 보여질지도 모르지만 “사람”이라는 이미지에서 반전이 생긴다. 자연생태속의 수많은 이미지들 속에 박혀있는 사람은 지극히 자연스럽지만 또 유별난 존재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연계를 좋게도 나쁘게도 변하게 만들수 있는 변수인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리력서”는 결국 자연의 한 존재으로서의 인간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넌짓한 어드바이스라 할수 있겠다. 자연속에 자연스레 박혀있을 때는 인간도 자연이지만 주변 자연을 깎고 떼고 뭉개고 파괴할 때는 반자연적인 존재인것이 바로 인간인것이다. 시 “페허를 향하여”에서는 흰, 검은, 얼룩, 누런, 갈색 등 색색의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밝은 눈의 이 고양이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있지만 쥐를 잡아야 하는 고양이들이 닭을 노리고있는것이 이 시의 반전이라 할수 있겠다. “닭 한마리/ 커다란 고양이로 변한 닭 한마리/ 볏이 빨개 야옹 한다/ 튀해 고아먹을…// ㅋㅋㅋ/ ㅎㅎㅎ…” 아이러니하다.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개가 집을 지키지 않고, 양이 풀을 뜯지 않고, 소가 일을 하지 않고, 당나귀가 석마를 찧지 않는 등 이런 현상들이 어디 한두가지인가. 그러나 그런 현상들이 지속됨에 따라 세상은 페허를 향하게 되고 우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그런 변이된 세상을 떠안을수 밖에 없는것이다. 이 역시 우리 인간이 저지른 죄에 대한 인과보응이라 할수 있다. 모두어보면 김철호시인은 근작시에서 거침없는 반전으로 생태를 파괴하고 자연을 짓밟는 인간들을 고발하고있으며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면서 보다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가자는 호소를 담고있다. 중국조선족시단에 한때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생태시를 다시 화두로 떠올려준 김시인의 시적행보를 다같이 지켜볼 일이다.   흑룡강신문 2015년 11월 20일 제2면
비평/허인   사상과 령혼의 화려한 불꽃놀이, 그리고 점점 무르익어가는 김철호주의   시가 아프다. 우리 시대의 시가 이래저래 여러모로 너무나도 아프다. 그런데 이러한 병페적인 시들의 치유를 목적으로 근근히 짧디짧은 몇년사이 파격적인 화려한 변신을 륙속 꿈꿔왔고 또한 근래에 보기 드문 성과를 이룩한 시인이 있으니 그가 바로 김철호시인님이시다. 또한 김철호시인만큼 적극적으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해왔고 또한 그 거창한 행로에 걸맞게 주렁주렁한 성과를 이룩한 시인은 극히 드문줄로 안다. 시에서의 화려한 변신이나 파격적인 변화를 두고서 평론가들은 한단계 더 높여 흔히 도약, 혹은 비약이 크다거나 의경(意境)이 새롭다고 표현한다. 필자가 보건대 시의 핵심은 이제 더는 조촐한 이미지와 이미지즘의 강박적인 조합, 구조주의적인 서두, 발전, 내용, 결과 등 그 따분한 의경속에 있는것이 아니라 폭넓게 령혼과 사상, 더 나아가서는 확고한 리념과 개인주의(主義)적인 품격과 풍격, 관용과 포용에 있는듯 하다. 시체에 아무리 좋은 수의를 입혀봐야 결국 시체이듯이 시에서의 시인의 언행은 곧바로 그 시인의 풍격이 되기도 한다. 겉이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사상이 없는 시들은 결국 시체에 불과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 여기서 김철호시인님의 주옥같은 근작시 8수를 조심스레 살펴보며 가도록 하자.   포스트모더니스트의 글쓰기에 나타나는 창발적 경향의 한 특징   지금까지 우리의 시들은 단일성, 동일성의 원리에만 의존하여 구성되여 왔다. 현재의 시들도 대부분이 그러하다. 이를테면 꽃이면 꽃, 들이면 들, 별이면 별, 즉 대상, 주제, 내용, 정서 등등 모두가 동일성 원리에 의거하여 발상되여 왔었고 효과면에서도 지나치게 단일성을 강조해온것이다. 헌데 여기서 필자는 포스트모더니스트의 글쓰기에 나타나는 창발적 경향의 한 특징과 불쑥 맞닥뜨리게 되며 킨넬이 말했듯이 “계속해서 깊이깊이 파고들어가노라면 너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며 하나의 동물일것이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더욱 깊이있게 파고 들어가노라면 너는 아예 풀잎이거나 한그루의 나무일수도 있을것이다…”와 같이 심상(心相)시에서의 의식과 무의식을 훌쩍 뛰여넘어 너무나도 자연스레 자연과 결부시켜 새롭게 령혼과 사상을 탄생시키려 하는 하나의 개인주의 표현방식을 절감하게 되였다. 그렇다고 인간적인것을 굳이 무너뜨리려는것이 아니다. “해시계의 음특한 그림자가/몸을 뻗어 담장에 기여오른다”에서 쉽게 살펴볼수 있는것이 곧바로 한점의 오차도 용허치 않는 해시계의 작용이다. 시제가 “고궁”이고 보니 눈앞에 자연스레 펼쳐지는 첫번째 그림이 곧바로 이제는 해 질 무렵 높다란 담장을 슬금슬금 기여오르려고 아득바득 몸부림치는, 아직은 가물가물한 어느 조그마한 그늘의 작은 모습이다. 그 그늘이 있었기에 우리들 눈앞에 펼쳐진 고궁의 모습은 더욱 고색찬연한것이 아닐가싶다. 다음 “굵고 주름 깊은 고목이 나이테에 묶여 숨을 헐떡인다”에서 어느사이 “담장”에서 “고목”으로 모습이 뒤바뀐 고궁의 모습은 이제 아름찬 나이테에 저절로 숨이 차 헐떡이기도 한다. 허나 그 모습은 비참한 결과가 아니라 어딘가 긍지에 찬 모습이기도 하다. 이렇듯 거창하고 주렁진 성과들은 어디에서 오게 됐을가? “개미떼들이 백두봉을 지고왔다/개미떼들이 고비사막 날라왔다”에서와 “붉은 물결/붉은 구호”에서 눈여겨 살펴볼수 있다싶이 이 세상 한낱 미물인 개미떼들마저 어기영차 어김없이 이곳으로 지고온 그 백두봉과 고비사막에서 현란하게 눈이 부신 력사의 한 장면을 백문의 불여일견이라고 피부로 직접 부딪치고 엿볼수 있도록 시인은 배려심으로 설정해놓은듯 싶다. 이러한 배려심이  있었기에 “발자국에 고인 붉은 구토물의 납함/천년을 살아 피를 먹은 거인”에서 발자국에 고인 력사는 구토물마저 결국 붉은색일수밖에 없으며 또한 아우성도 아닌 이 세상의 납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더욱 뚜렷하게 상징시킨듯싶다. 그렇게 오랜 세월 밝고 조금 어눌한 그늘속에서 싱싱한 피를 꿀꺽꿀꺽 삼켜가며 배불리 먹고 천년을 살아온 “거인”이였기에 “쿵쿵쿵/쿵쿵쿵/걷는다//광장엔 황금의 금자탑이 있다//걷는다/쿵쿵쿵/쿵쿵쿵/만년후에도 살질 거인”이며, 또한 여기에서는 다선을 목적으로 단순한 한두개의 이미지나 이미지즘의 라렬이 아니라 특정된 한 사물에 공간과 시공(時空)을 아예 훌쩍 뛰여넘으려는 풍격, 품격, 인격, 그리고 사상, 력사, 언행, 령혼을 시인이 재치있는 솜씨로 아낌없이 투영시켜놓은듯싶다. 이 시는 사상과 령혼의 화려한 불꽃놀이, 그리고 점차 무르익어가는 김철호주의가 뚜렷이 한눈에 잘 엿보여 마치 한편의 방대한 시리즈를 읽는듯하여 저도 몰래 감탄을 련발하게 된다. 포스트모던시 가운데서 가장 많은 론의가 이루어졌던것이 곧바로 고백시이다. 뢰트기, 로월, 프라스, 섹스톤, 베리만 등이 모더니즘의 전통을 무너뜨렸던것은 브레슬린이 지적한대로 “예술이 인간적이기 위해서는 모더니즘의 상징적, 신화적, 추상적인 질서들을 추구하는 미학을 버려야 했기때문이다.” 김철호시인의 시는 자기 패러디적이고 자기 파괴적이라는 점에서 상징주의 시와는 확연히 중요한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 아래에서 감성과 리성, 의식과 무의식중의 발로에서 김철호시인은 어느 곳에 더욱 비중을 두었는지 우리 다 함께 “바다”, “설(雪)”, “일기”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시들의 공통점은 시인 자체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더욱 세심한 관찰을 통하여 조준이 된 랭철한 사유 끝에 명중이 된 가장 인간적인 즉 인격적인 근로한 사상을 부여시켜 그 공명감이 더욱 큰듯싶다. “바다”의 경우 “일몰은 죽음이 아니다/서서히 오는 탄생은 어둠/새로운 생명이 숨어있다”에서 시인은 어쩌면 예언에 가까운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인간의 지혜로운 자세로 포용의 자세를 멋진 모습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설”의 경우 “은혜같았던 초설(初雪) /뼈다귀가 생기고/살이 붙고/피가 돌고/하더니”에서도 슬그머니 인격화를 완성시켜 놓았으며 “일기”의 경우 “한자깊이의 땅속에서/녹쓴 철갑모들이/해볕 보기 싫다면서/삽질을 멈추라고 눈짓한다”로 인간 대 인간, 인격 대 인격이라는 사상으로 소통을 시도하려고 하는 지혜가 엿보이기도 한다. 이 시들은 한수한수가 모두 걸작이며 또한 이 세상 그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한점의 부끄럼없는 훌륭한 우수작품이 틀림없다.   삶 자체에 대한 우울한 반항과 기술복제적 인간에 대한 자각   이번에 발표된 김철호시인의 대부분 시들은 시에서의 새로운 문법을 라침판처럼 뚜렷하게 보여주는듯싶다. 여기서 필자는 간단히 문법이라고는 했지만 그것은 결코 단순히 문법의 범주로만 끝나는것이 아니다. 즉 리성보다는 본능, 질서보다는 충동,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찬연한 그 세계,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전통적인 시문법을 사정없이 파괴함으로써 시인이 노리는것은 과연 무엇일가? 시인은 시의 화자의 피줄에 와닿는 초감각적인 리성적인 세계에 의식과 무의식으로 피와 살, 령혼을 불어넣고 지혜롭게 노래하고있는듯싶다. 그러한 시니피앙들은 읽는이들 마음속의 커다란 흔들림과 함께, 어쩌면 뼈속까지 오싹오싹해날 정도의 크나큰 공명감과 함께 공감속의 그 짜릿짜릿한 전률들을 독자들에게 핫이슈로 선물하고있는듯싶다. 시니피앙이란 무엇인가? 소쉬르의 견해에 따르면 그것은 언어기호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즉 흔히 말하는 소리심상이나 기표이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개념, 혹은 기의)는 마치 동전의 앞뒤 관계처럼 짝을 이루면서 존재하는것이라고 해야 할것 같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서나 시인의 사상의식은 항상 미래지향적이였으며 드레시(漂亮, 幽雅)한 자신만의 독특한 시어들을 창출, 랜덤하고 더 나아가서는 세부묘사에서 드라이브코스(自駕游線路)를 스스로 구축해왔다. 더우기 새로운 언어조합속에서의 자률은 지극히 러브시(示好)한 이률배반속에서도 걸작(杰作)과 함께 항상 개혁이 동일시되여 왔었다는것을 누구나 쉬베 알수가 있다. 그리하여 그러한 미래지향적인 행보는 오늘도 조심스러울수밖에 없으며 또한 과감한 개혁의 리론과 그 기능을 불러오는 중요한 단서가 곧바로 시인의 더없이 정확한 의사전달로서 맨트(話語, 臺詞)가 필요없는 기획적인 자아도전과 저돌적인 돌파, 즉 새로운 시어창출과 함께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여러모로 독자들앞에서 검증받아야 하는 그런 데스트가 아닐가. 어쩌면 련작시의 서두이고 시작일지도 모르는 “설레임 1, 2”를 읽고나면 하이퍼시의 방향인 현실과 초월을 불쑥 머리속에 떠올리게 되며 데리다의 해체개념 가운데서 “모든 언어기호는 공간적대립과 시간적지연이라는 특성을 나타내기때문에 결국 현존이 아니라 흔적으로만 인식된다”는 그 말이 떠오른다. “설레임 1”의 “18층 빌딩에서/커다란 새 한마리가 뛰여내린다/콩크리트바닥과 만나 춤추는 피아노파편들” 중에서 “새”와 “피아노파편들”은 언어기호학적인 척도에서 살펴보면 마음의 흔적들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18층 빌딩”이라는 특정된 장소와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인격화를 완성하여 “명예란 공중루각이라고 소리친다”로 그 사상을 납함할수 있었던것 같다. 다음 “자판기우에서 혈흔들이 날뛴다/불바람이 어슬렁거린다/스마트폰이 사람들 얼굴을/뭉청뭉청 뜯어먹는다/머리 없는 그림자들이 활처럼 휘여졌다”에서 볼수 있는것은 그 어떤 외계인이나 괴물의 모습이 아니라 곧바로 과거와 현실을 외계인이나 괴물처럼 살아가는 인간들의 실제 모습들이며 결국 삶의 울타리는 너무 좁아 “검은 새, 흰새들이 서로를 찾아 부르짖고”로 부딪치고 부대끼며 가끔 아우성치더라도 흩어지면 죽고 모여야만 살수 있음을 설파한듯 하다. “설레임 2” 역시 같은 도리로 “찢어진 기와”를 “물구나무 선 미소”로 인격화하면서 진보적인 사상, 즉 “만족한 빛/도망친 숨…”으로부터 민족적인 색채가 다분한 “백두의 큰 잔으로/동해물 푹 떠 음부(音符)에 뿌렸다”를 견인해내였으며 “먼지 낀 먼지가 빛속으로 사라지다/우주를 삼킨 우주가 점속으로 들어가다”로 세상사는 새옹지마와 같은것이며 우주마저도 작다면 결국 한개 점에 불과한것이다는 시인의 높은 경지를 종교도 철학도 아닌 사상과 령혼으로 지혜롭게 드러낸듯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정석으로, 또한 기초로 하여 단단히 밟고 더욱 높이 올라서려고 하는 기획적인 발전이지 결코 지극히 이률배반적이지는 않다는것이다. 그럼 우리 함께 김철호시인은 링크와 내트워크구축으로 어떻게 이미지즘을 완성해 가고있는가를 더 살펴보기로 하자. “뇌출혈 1”의 경우 “기적소리 들린다”는 환각장애인들의 병적인 심호흡을 간결함의 극치, 즉 기적소리로 표현하여 그 묘미를 더해주고있으며 “환승/탈선한 렬차/시골에서 불던 바람 도시로 왔다”로 더이상 안전지대가 없음을 하이브리드로 집결시킨듯 하다. “눈빛이 깊다/투명한 사유는 더 려과될것 없다”에서 살펴볼수 있는것은 삶의 우수(優愁)이다. “뇌출현 2” 역시 기적소리가 한수의 시로 바뀌였을뿐 의식과 무의식만이 아닌 감각, 초감각적으로 령혼이 부르는대로 따라 읽노라면 리해하는데 별다른 장애가 없을줄로 알고있다. 한수의 시로부터 시작하여 바람, 바다, 암수, 콩크리트, 피아노, 할망구, “흰머리카락들이 강선이 되여/땡땡 소리친다/음악이 나봐라 얼굴 내밀었다가/너 죽는다 주먹질이다”, “석간신문이 벽돌장이 되여/웃는 얼굴에 가 박힌다” 등은 기막힌 표현들이며 결구에서 “독자는 한명도 없다” 역시 시제 뇌출혈과 미묘한 입맞춤을 하면서 싱싱한 사람이라면 마주서기가 아연해지도록 머쓱하게 하였다. 시행은 박자와 강약의 음절로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라 시인의 숨결로 이루어진다. 즉 주관과 객관의 구별이나 내면세계와 외면세계가 구분이 없는 세계에서 약동하는 생명의 이미지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무리하면서   이상으로 살펴본 김철호시인의 근작시 8수에서는 포스트모더니스트다운 시인의 더욱 적극적이고 더욱 화고해진 창작자세와 점점 맑은 령혼속에서 사상으로 무르익어가는 시인의 새로운 풍격, 품격, 그리고 아주 깔끔하게 새롭게 완성이 된 김철호주의의 피와 살, 얼과 넋이 하아얀 뼈짬으로 시퍼런 소금처럼 뚜렷이 보여줘 읽는이들로 하여금 더욱 감탄을 련발켜 하는듯싶다. 포스트모도니즘은 모더니즘을 부정하는것도 그렇다고 계승하는것도 아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비판한다는 모순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끝으로 김철호시인은 새로운 한해 더욱 큰 정진이 있으시길 기대해본다.   《도라지》2015년 제4기                        
16    [평론]기수(旗手)는 바람이 없으면 달려간다(허인) 댓글:  조회:1612  추천:5  2014-04-10
평론 기수(旗手)는 바람이 없으면 달려간다           ㅡ2014년 장백산 제2기  김철호시인의 근작시를 읽고                     허인               머리글   요즘 신문잡지를 펼쳐들면 심상찮게 자주 마주치는것이 아마도 김철호시인님의 주옥같은 시작품들인것 같다. 어찌보면 오늘날 줄거리가 없고 한낱 표백된 아픔마저 버젓이 상품이라는 브랜드 마크를 달고서 콩나물이나 숙취나물처럼 슈퍼에 나란히 진렬되는 그런 무병신음의 가짜시가 아니라 읽을수록 알맹이가 꽉 차서 마침내 읽는 이 혼자서는 그 모든것을 감당하고 만끽하기엔 너무 아름차고 또한 즐겁기도 한 ㅡ 그래서 누구라도 상관없이 독자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나누고싶은 심정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알건대 김철호시인님은 저명한 아동문학작가님이시다. 그런 그가 최근 들어 이 몇년사이 우리 조선족시단치고는 제일 먼저ㅡ 어쩌면 남들보다는 한발 앞서 파편문체와 포스트모더니즘을 깊이있게 연구를 끝마치고서 마침내 자신의 깔끔한 성미에 알맞게 개성있게 현대시를 쓰고 있는 그런 시인이 아닐가 필자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매번 김시인이 자신있게 내여놓는 한수 또 한수의 무게감이 있고 테마가 굵직한 시작품앞에서는 오래동안 외곬인생을 고집하면서 수십년째 시를 써온 허다한 시인들마저도 손발을 내밀기가 저어되여가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며 그 신비한 마력은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쭈욱 이어질것만 같다. 그럼 여기서 2014년 잡지 제2기에 실린 김철호시인님의 주옥같은 시 7수를 우리함께 손에 손잡고 잠간 즐거운 려행을 다녀와보자   링크와 네트워크구축으로 스스로 아름답고 좋은 시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조대, 어느 시대에서나ㅡ 시인의 사상의식은 항상 미래 지향적이였으며 또한 드레시(漂亮, 幽雅)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시어들을 창출,  랜덤하고도 더욱 디테일하게 드라이브코스(自驾游线路)를 스스로 구축해왔으며 더우기 새로운 언어조합속에서의 자률, 또한 지극히 러브 시(示好)한 이률배반속에서도 마스터피스(杰作)와 함께 항상 개혁이 동일시되여 왔었다는것을 누구나 쉽게 알수가 있다. 그리하여 그러한 미래 지향적인 행보는 오늘도 조심스러울수밖에 없으며 또한 과감한 개혁의 리론과 그 기능을 불러오는 중요한 단서가 곧바로 시인의 더없이 정확한 의사전달로써 길게 설명자면 멘트(话语, 台词)가 필요없는 기획적인 자아도전과 저돌적인 돌파, 즉 새로운 시어창출과 함께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여러모로 독자들앞에서 검증 받아야 하는 그런 데스트가 아닐가 필자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직 필자의 좁은 소견일지도 모르겠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을 정석으로, 또는 기초로 하여 단단히 밟고 더욱 높이 올라서려고 하는 기획적인 발전이지 결코 지극히 이률배반적이지는 않다는것이다. 그럼 우리 함께 김철호시인은 링크와 네트워크구축으로 어떻게 이미지즘을 완성해 가고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그건 흠결이 아니였다 이중로출도 아니였다 틀림없는 유령의 그림자였다   물앉는다 요즘 그녀는 자주 물앉는다 복도에서도 거리에서도 벌렁벌렁 물앉는다   회사청사를 어깨에 메였다 19층청사가 어깨를 누른다 벌렁 물앉는다 8촌사진은 하나의 세상이다 그속에 19층청사,그녀의 어깨… 그녀는 어떤 유령에게 업혀있었다 그녀가 어떤 유령을 업고 있었다   이승너머에 숨은 삶이 보였다 그곳으로 가는 문이 보였다   새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가서 죽는다고 했다   전문이다   이 시를 읽고나면 김철호시인님은 남달리 수판알을 튕겨가면서 계산적으로ㅡ 혹은 의도적로 독자들을 위한 배려심이 크다는 것을 인츰 알수가 있다. 란 우리 말로 직역하면 귀혼(鬼魂), 혹은 유령(幽灵)인데 ㅡ 즉 을 읽고나면 마치 산 사람이 허다한 스트레스, 콜플렉스, 혹은 무수한 폴더, 아건강(亚健康)에 짓눌리워 유령처럼 이 세상을 허우적거리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방불히 우리들 눈앞에 보이는듯이 그려놓고 있기때문이다. 첫련에서 과 이라는 단단한 부정뒤에 더욱 단단해져가는 긍정어 즉 /틀림없는 유령의 로출이였다/를 재치있게 등장시킨 이 시에서는 이미 전반 시적 흐름의 또렷한 륜곽을 벌써 독자들에게 명확히 잡아주고 있는 그런 특징이 있다. 그리하여 제 2련에서는 마침내 /물앉는다/요즘 그녀는 자주 물앉는다/복도에서도 거리에서도/벌렁벌렁 물앉는다/로 독자들에게 다시한번 암시의 태도를 슬쩍 더 보태주었으며 여기서부터 가 시적화두로 대두된 이 시의 흐름 즉 그 루트를ㅡ 의식과 무의식의 딸깍거리는 구두소리를 따라서 조심스레 걸어가노라면 더욱 큰 의식세계와 무의식세계의 이중구조속으로 독자들은 저도모르게 냉큼 빨려 들어가게 된다.   왜냐하면 뒤에 더욱 큰 이미지즘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제3련에서 /회사청사를 어깨에 메였다/19층청사가 어깨를 누른다/에서 볼수 있다싶이 새로운 이미지로 등장한 , 정확히 를 어깨에 메였고ㅡ또한 /어깨를 누르고 있기때문에/그녀는 벌렁 물앉는다/는것을 누구나 쉽게 알수가 있다. 다음 가상현실속(혹은 영정사진과도 같은)의 클로즈업된 또 다른 하나의 색다른 세계ㅡ 즉 /8촌사진은 하나의 세상이다/그속에 19층청사, 그녀의 어깨…/가 있고 여기에서 다시금 첫련에서부터 강한 힌트를 주었던 그 유령을 재치있게 재등장시키면서 /그녀는 어떤 유령에게 업혀있었다/그녀는 어떤 유령을 업고 있었다/면서 어딘가 19층청사를 소유하고 있음직한 정도면 그냥 보통 인물이 아닌듯한 어떤 녀인의 전쟁과도 같은 치렬한 삶의 한장면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의 본능적인 도전정신, 또는 그러한 삶의 애환을 반복구사법, 겹쳐 그리기기법을 동원하여 시어와 시어사이를 재치있게 링크(련결), 또는 의식과 무의식의 조용한 흐름을 통하여 자의도 타의도 아닌 늘쌍 객관적인 립장에서 시종여일하게 한폭ㅡ 또 한폭의 그림을 완성해왔음을 우리는 비로소 알수가 있다.   특히 제4련과 제5련에서는 한술을 더 떠서/이승너머에 숨은 삶이 보였다/그곳으로 가는 문이 보였다/새들은 보이지 않는곳에 가서 죽는다/고 했다/면서 결국 삶과 죽음의 사이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것이며 또한 종이 한장 차이일뿐ㅡ 어쩌면 죽음마저도 삶의 또다른 연장선일수도 있다는것과 현시대 삶의 치렬한 경쟁의식을 시인은 비관도 긍정도, 부정도 아닌 제3자의 립장에 서서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는 그런 양상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의 특징은 다선이 고리이기때문에 시인의 의식은 그 어떠한 관념에도 묶이지 않고 있으며 또한 시인은 연출자인 동시에 제작자이기때문에 읽을수록 호흡이 자유로운  그런 장점이 있는것 같다. 아무튼 김철호시인님의 은 오랜간만에 읽어볼수 있는 속이 꽉 차고 통통 잘 여문 좋은 시라고 필자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그럼 아래에 은유의 상징으로 이미지집성을  완성시킨 이라는 시 한수 더 보고 가자.   벽에 기대앉았는데 벽이 무너진다 벽체에 깔려 납죽해진 그를 잡아당긴다 납죽한 다리가 뽑혀나오고 납죽한 팔이 뽑혀나오고 납죽한 가슴, 배 ,머리는 그냥 벽체밑에 깔려있다 두렵지도 않은가보다 누군가 또 벽에 기대인다 벽이 쿵 무너진다 누가 또 벽에 기대인다 벽이 쿵 무너진다 누가 또 벽에 기대인다 벽이 쿵 무너진다 무너진 벽체에 그가 깔려있다 잊어졌던 그가 있다 나도 있다 납죽 깔려 납죽해져 있다   의 전문이다.   여기서 은 무엇을 의미할가? 필자가 보건대 그건  아마도 어디엔가에 자꾸 기대고싶어하는 인간의 나약한 요행심리와 껌딱지처럼 다닥다닥 심장에 와붙는 상표도 아닌 무정한 들을 은유적으로 상징한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첫련에서 /벽에 기대앉았는데 벽이 무너진다/로부터 시작하여 이 시는 줄곧 /벽이 쿵 무너진다/를 여러차례 반복해가면서 나역시도 피해자가 될수 있임을, 결국 이 세상 그 누구라도 자칫하면 똑같은 피해자가 될수 있음을 깔끔하고 간결하게 표현한것 같다. 조지p 란도의 《하이퍼텍스트3.0>> 말씀중에서의 한마디다. 댓글을 받아본 사람이면 아마 누구라도 쉽게 동감이 가는 그런 좋은시 라는 생각이 저절로 첨부되여가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술이란 한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기 위한 수단일수록 더욱 아름답다.   너는 왜 하늘 향해 누워있니? 너는 왜 땅을 보며 누워있니?   하늘엔 뭐가 있니? 별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밝은 별 하나 있다 그럼 땅엔 뭐가 있니? 별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은근한 별 하나 있다   하늘의 별과 땅의 별이 만나려고 무지개 통로로 마주 달려간다 너무 빨리 달리다보니 그만 서로 부딪쳐 산산조각난다   별의 파편 수많은 별이 되여 흩날린다 하늘과 땅 사이에 은하수가 펼쳐진다 별들의 원무가 시작된다   전문이다. 이 시는 브레인스토밍과도 같은 자문자답과 럭셔리한 역설로써 수많은 새로운 들의 탄생과정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있으며 더불어 우주의 진면목 즉 시인의 세계관을 독자들로 하여금 엿볼수 있게끔 하고 있는것 같다. 특히 제1련에서 /너는 왜 하늘을 향해 누워있니?/로부터 시작하여 와 가 서로 만나려고 마주 달려가다가 그만 부딪치면서 산산조각이 나며 드디여 별의 아름다운 원무를 연출자가 아닌 관중이 되여 희망으로 지켜보고 있는 작자의 성숙된 모습을 엿볼수가 있게끔 시야를 넓혀주고 있는상 싶다. 그럼 여기서 은 도대체 무엇일가? 그건 희망이래도 좋고 또한 미래라도 좋고 아무튼 독자가 선정하기 나름이니깐 구태여 더 길게 설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음 (秀吟)과 는 맥락을 같이하는 그런 파워플한 시라고 해도 아마도 무방할것 같다./정글엔 길이 없다/그러나 그녀는 그곳에 발을 내디뎠다/로부터 시작하여 제일 마지막 결구에서 볼수 있다싶이 /정글에 그녀의 길이 생겼다/로 마무리되였고 에서는 /이제는 녀자가 없는 그, 바다로 간다/로 멋지게 캐릭터를 시작하여 제1련 4행에서 다시금 자연스럽게 /수평선을 베고 누워있는 붉은 녀인/즉 언덕 ,혹은 사막을 떠올리게 하였으며 /그러나 이제는 녀자보다 높은 바다가 있다/그는, 바다는 실패를 모를것이라고 생각했다/로 인생행로의 이러저러한 고달픔과 또한 각근한 노력은 반드시 리상적인 결실을 맺기 마련이라는 작자의 독특한 진리를 이 두수의 시에서는 펼쳐 보이고 있는듯 싶다   남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 녀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   누에고치가 퍼렇게 익어 헐벗은 떡갈나무 그늘 잃은 큰 나무,뿌리 살아숨쉬는데 태양은 구름우에 숨어 찬 입김 뱉는구나   밤, 그 힘찬 몸부림 새벽, 그 벅찬 울부짖음 한낮, 그 거창한 춤…   파도는 저 거창한 바다를 만난다 파도는 높은 하늘을 만난다   절름발이 양잠인 50원에 황성옛터 잘 팔아먹고 누에고치줏는  계집들의 웃음소리 언덕 허무는데 대석하에 비낀 장수의 그림자파도따라 춤추누나 강물은 날 선 칼이 되여 력사를 두쪽으로 가르누나   태양은 언제나 동쪽에서 뜬것만이 아니다 별은 어두운 하늘에서만 반짝인것이 아니다 하늘 만리서 무지개 나래펴고 바람은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천리땅을 씻는구나   그러니 남자라고 생각해도 된다 녀자라고 생각해도 된다 힘과 힘의 만남 숨과 숨의 겨룸   푸른 누에 기여온다   전문이다. 다시 봐도 거대하게 느껴지는 아름찬 몸집, 제1련에서 단단한 부정과 함께ㅡ 정물화기법, 모자이크기법으로 씌여진 이 한수의 시가 갖는 함의는 참으로 방대하다는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럼 우리함께  이 한수의 시에서 링크(련결)와 네트워크(리좀)가 어떻게 이미지즘을 형성하고 있으며 또한 텍스트를 어떻게 조성해가고있는가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첫련에서 이미/ 남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녀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는 단단한 부정으로 시작된 이 시에서는 남자, 녀자, 누에고치, 떡갈나무, 그늘, 나무, 뿌리, 태양, 구름, 입김, 밤, 몸부림, 새벽, 울부짖음, 한낮, 거창한 춤, 파도,바다, 하늘, 절름발이, 양잠인, 황성옛터, 계집, 웃음소리, 대석하, 그림자, 강물, 칼, 력사, 동쪽, 별, 무지개, 바람, 손가락, 천리땅, 힘, 만남, 숨, 푸른 누에 등 40여개의 명사뒤에 접사 혹은 동사를 붙여 력사속의 을 현실속의 과 그 해학적인 50원, 그리고 로 조금은 익살스럽게 완성시킨 그런 느낌이 든다. 앞에서도 이미 말을 했지만 제 1련에서 단단한 부정어/남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녀자라고 생각해도 틀린다/로 시작된 이 시의 제일 마지막 결구에서는 /그러니 남자라고 생각해도 된다/ 녀자라고 생각해도 된다/로 다시금 재치있게 부정했던것들을 다시금 재긍정해가면서 /힘과 힘의 만남 숨과 숨의 겨룸/ 을/푸른 누에가 기여온다/는 자연현상으로 아이러니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모두 알수가 있듯이 시제가 이고보니 력사와 현실을 하나 또 하나의 참조물로 관조해가면서 객관적으로 이미지완성을 집대성시킨 한폭의 좋은 그림, 방대한 이미지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마지막 시인 (冬至)에서 /하늘에 /수만개의 달/뜨는 날/슬픈 이에겐 /너무너무 긴/기쁜이에게는/길어도 짧은/이런 표현은 참으로 특이하고 기발한 착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김철호시인님의 근작시들을 읽노라면 마치 화면이 깨끗한 고화질의 티비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다    마무리하면서   오래동안 우리 시단을 지배해온 단선구조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다선구조의 틀로, 어젯날 시인의 독백적인 서술을 객관적인 이미지로, 정적인 이미지를 또한 동적인 이미지로, 시의 주체에서 시인자체를 이미지의 편집자로 바꾸어보려는 김철호시인님의 개혁성(改革性)은 그야말로 놀라울만큼 계획적이고 또한 그 기초가 믿음직하게 단단한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이 시대의 개혁은 누가 뭐라해도 언제나 소수의 사람들이 앞장서기 마련이다. 그럼으로 하여 기수는 바람이 없으면 앞장서 달려 가야 하는것이 오늘날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그 기치가 더욱 선명하지 않을가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무튼 이번 2014년 제2기에 실린 김철호시인의 7수의 시작품은 마치 방대한 시리즈가 되여 거대한 이미지즘을 이루고 있는듯한 그런 느낌을 주며 또한 난해한듯하면서도 읽을수록 가슴에 와닿는 그런 공명감이 크고 한수 또 한수의 시가 꼭마치 통통 잘 여문 볍씨와도 같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미숙한 점이라면 지나치게 완전무결을 추구하는 느낌이 들며 또한 무엇을 강조하려고 하는데서 부피가 커져가는듯한 그런 양상이 더러 있는것 같다. 아무튼 새로운 한해 새로운 시점에서 김철호시인님이 더욱 좋은 성과를 이룩하여 가시길 심양에서 두손 모아 진심으로 축원해본다    2014년4월5일 심양에서 (이 평론 허창렬시인님의 홈에서 퍼왔습니다.)
15    [평론]김철호, 시의 새 지평에 서다(최삼룡) 댓글:  조회:1414  추천:5  2014-02-03
평론   김철호, 시의 새 지평에 서다 ㅡ“김철호미시시집”에 붙여   최삼룡   아동문학가인줄로만 알었던 김철호가 성인시의 새 지평선에 우뚝 선것은 참으로 예측밖이다. 근년에 그의 시는 눈부신 빛과 즐거운 소리와 독창적인 발상과 새로운 이미지로 시의 지평선을 달리며 우리 앞으로 떠오르고있으니 놀랍지 않은가. 이것은 “김철호미니시집”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다. 그런데 “김철호미니시집”의 시 6수는 모두 비교적 난해하다고 할수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는 난해하다는것이 결코 부정적인 결론이 아니다. 명확하고 명백하고 명랑한 시로 길들여졌으니까 아직도 우리들중에는 난해한 시를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독자가 있을뿐더러 편집인, 시인, 시평가, 교수들도 있다. 그러므로 김철호의 이 6수의 시와 같이 난해한 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오해를 피하고 불의를 덜 일으키기 위해 되도록이면 상세한 해석을 시도했지만 또 편폭이 제한되여있으니 제대로 되겠는지 모르겠다. 1. 시 6수를 차례로 읽어보자. 첫전째 시 “룰”,  “룰”이란 영어에서 “법칙”이란 뜻의 명사다. 이 시의 첫련 “작은 생명이래도/그건 하늘보다 더 큰 숨”은 난해하지 않게 이 시의 주제를 제시하고있다. 그것은 즉 작은 생명이래도 하늘과 평등하다는것이다. 시에서는 작은 생명은 하늘보다 더 큰 숨이라고 과장하였다. 아래에서 시골 어느 이름없는 나무끝에 매달린 재난이라 해도 “스나미”로 일어선다고 한발자국 더 내디디였다. 그런데 제목은 어떻게 되여 “룰”인가? 잘 생각해보면 여기서 말하려는것은 하늘은 작은 생명과 같이 놀아야 하며 일단 같이 놀자면 공정한 유희규칙이 있어야 한다는것이다. “하늘”이란 동양에서는 지고무상의 존재, 세상만물의 창조신인데 서양에서는 “하느님”, “조물주” 상제로 통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시에서는 생명의 절대적가치를 강조하였다. 두번째 시 “희나리”, “희나리”란 “채 마르지 아니한 장작”이라는 뜻의 우리 말이다. 인생의 중년에 들어선 시적화자는 깊은 성적고민에 빠졌다. 즉 마른 장작처럼 활활 타오르던것이 희나리처럼 되여버린것이다. 희한한 놀음에 들떠있던 소년으로부터 어느새 중년이 되여버린것이다. 총적으로 이 시에는 인생의 중대한 고민에 처한 시적화자의 성적고민과 더불어 생명재생의 꿈이 담겨져있다. 세번째 시 “희담(戱談)”, “희담”에서 시인은 감히 생명의 결과이며 생명의 연장인 죽음과 희담을 하고있다. 누군가 스위치를 눌러 빛이 다 꺼져저린 곳이다. 시적화자는 허공을 딛고 허공에 걸리고 우아래가 없는 세상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도 만나고 동네 아이들도 만난다. 이 시에서 흥미로운것은 시적화자가 있는 곳이 구경 천당인지 지옥인지 분명하지 않는것이며 심지어는 이승의 생활인지 저승의 생활인지도 분명하지 않다는것이다. 총적으로 이 시에서 시인은 생명과 죽음의 변증법적인 사고를 진행하면서 죽음과 희언(戱言)을 벌리고있다. 네번째 시 “12월 맨 마지막 날 일기”, 제목이 직접 알려주는바 섣달그믐날 밤 송구영신의 심정을 시화하고있다. 세말의 정서를 “생리가 끝났다/붉은 피가 멈췄다”라고 내성적으로 표현하고 그 아래에서 그믐밤의 정경으로 세말의 분위기를 나타낸후 마지막에는 다시 “생리가 시작되였다/붉은 피줄 일어선다”라는 시구로 일출의 새해아침을 그리고있다. 총적으로 이 시에서 송구영신, 신진대사 혹은 광명과 암흑의 교체는 대자연의 법칙임을 확신하면서 광명한 미래에 대한 굳은 믿음을 특색있게 읊조리였다. 다섯번째 시 “개미의 꿈”은 정말 난해한 시이다. 개미들이 감히 인간의 얼굴에 있는 일곱개의 구멍(눈 둘, 귀 둘, 코구멍 둘, 입 하나)을 탐사하고 천착하려는 꿈을 꾸고있으며 그 꿈을 이룩하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1련, 천착을 시작하기 전의 일곱 동굴에 대한 정보분석, 2련, 일곱 동굴을 천착하는 로동현장, 3련, 일곱개의 동굴에 가득 차있는것들, 그 중에는 “꿀”과 “금괴”같은 욕심을 불러일으키는것들도 있으며 “우수((雨水) ”, “바람”, “귀지”같은 장애를 조성하는것도 있다. 나중에 화자는 개미가 “바다를 품었다”, “하늘을 안았다”고 하면서 “개미”의 생각을 직토하는 시구 “씨ㅡ꿈이야 못 꾸겠니”로 시를 끝냈다. 이 시를 접할 때 “개미”를 “인간”으로 바꾸어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보면 이채로운 해독이 나올수도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인간만화경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가질수도 있잖을가 사료된다. 여섯번째 시 “장고지몽(長鼓之夢)”에서 시인은 장고소리를 들으면서 떠올리는 이미지들을 시로 정리하고있다. 처음에는 장고를 치는 녀인의 아름다움과 거룩함과 성스러움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이라고 확인하였으며 그 아래에서는 시원스러운 장고소리를 칼에 비기면서 비단을 베인다고, 간드러진 소리에 맺혔던 매듭이 풀린다고, 말의 효용소리, 소의 영각소리를 낸다고 상상한다. 제5련 “아리아리 아라리요 둥둥둥/아리아리 아라리요 둥둥둥”은 장고소리에서 힘차게 울려오는 백의민족의 심성을 돌출하게 부각하고 마지막 련에서는 첫련과 호응하면서 녀인의 가슴으로부터 울리기 시작한 선률이 아득한 강에 빠져 익사하는것으로 태양을 떠올렸다고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고있다. 여기에서 태양은 태양계의 알로서의 해가 아니라 사람들의 가슴에 떠오르는 희망과 광명의 상징으로서의 태양이다. 총적으로 이 시에서는 장고의 꿈을 통하여 장고를 대표하는 모든 민족음악, 나아가서 모든 민족문예의 소리와 빛과 향기와 힘, 감화력과 매력을 독창적으로 노래하였다. 2. 시 6수에서 낯설게 하기와 상관물창조. 이상 분석에서 보았지만 김철호의 6수의 시는 주제파악이 쉽지 않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가? 그 해답을 한마디로 말하면 김철호의 시는 방법과 수법 및 기교상에서 모더니즘시와 포스트모더니즘시의 영향을 많이 받고있기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이것들에 대해여 리론적으로 해명할수 없으므로 김철호 시 6수와 련계시켜 몇마디 더 하려고 한다. 서양시학에 데뻬이즈망(Depaysent)이라는 개념이 있다. 전혀 이질적인것들이 모여 새로운 창조적인것으로 재탄생되는것, 혹은 기존의 의미를 버리고 전혀 새로운 의미를, 지어는 변화를 시도하는것을 가리킨다. 시창작에서 낯설게 하기, 소외기법, 몽따쥬, 콜라쥬, 자동기술법, 병치조각내기, 폭력조합 등등 시적기교의 목적 혹은 결과는 결국 모두 시의 데뻬이즈망에 귀속된다고 할수 있다. “김철호미니시집”에서 우리는 데뻬이즈망수법과 기교를 많이 찾아볼수 있는데 여기서는 먼저 낯설게 하기를 보자. 낯설게 하기란 로씨야 형식주의의 핵심개념의 하나인데 스콜로프스키(shklovsky)가 처음으로 제기한 개념이다. 그에 의하면 지각이 인습화된 틀속에서 영위되는 일상의 삶은 본래의 의미를 잃기 쉬운데 예술은 바로 이러한 일상적인식의 틀을 깨고 낯설게 하는것으로 사물의 본래 모습을 회복심키려는것이다. 스콜로프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을 알려진 그대로가 아니라 지각되는대로 그에 감각을 부여하는것이다. 예술의 여러가지 기교는 사물을 낯설게 하고 형태를 어렵게 하고 이를 지각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한다. 지각과정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심리목적으로 가능한 연장시켜야 한다. 예술이란 한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로부터 알수 있는바 낯설게 하기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하여 일상화되여 친숙하거나 반복되여 참신하지 않는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생소하게 하여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하는 수법이다. 이제 김철호 시 6수에서 낯설게 하기의 례를 몇개 들어본다. 첫번째 시(“룰”) 2련의 “은빛 향기로운 세상”을 보면 시각적으로 감지하는 감각과 후각으로 감지하는 감각을 련계시킴으로서 공감각에 의한 낯설게 하기를 하였다. 4련의 “넓고 깊은 그물”은 문법을 고의적으로 파괴한 폭력조합으로 낯설게 하기를 하였다. 그물은 넓을수 있어도 깊을수는 없다. 문법적규칙대로 하면 “넓은 그물을 깊이 던져”로 되여야 할것인데 시인은 고의적으로 문법을 파괴하는것이다. 두번째 시(“희나리”) 3련에서 “고독이 떨고있다”는 시구도 “고독”이라는 단어와 “떨고있다”는 단어는 주술관계가 형성될수 없는것인데 폭력조합으로 낯설게 하기를 하고있다. 다섯번째 시(“개미의 꿈”)에서 “개미가 바다를 품었다/개미가 하늘을 안았다” 이것은 수사법으로 과장에 속하지만 바다와 개미의 비교, 하늘과 개미의 비교속에서 보면 이 시구는 절대적인 불가능을 시인의 상상으로 낯설게 하기를 한것이다. 여섯번째 시(“장고지몽”)에서 “살에 배인 색”, “소리보다 더 선들선들한 칼”, “비단 베이는 섹시한 가락”, “음(音)의 향기 깃을 꼬며 눕는다”, “매듭이 스르르 맥을 놓는다”, “아득한 강에 빠진 선률”, “즐거운 익사로 붉은 태양 받쳐든다” 등등 시구는 모두 언어의 폭력조합, 혹은 이미지의 폭력조합을 시도한 낯설게 하기이다. 이밖에도 6수의 시에는 현실과 상상을 뒤집고 시간의 전과 후를 전도시키고 원인과 결과를 혼돈시키고 천당과 지옥, 이승과 저승을 섞어놓는 수법으로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 곳이 많다. 다음 6수의 시에서의 상관물창조에 대하여 살펴보자. 객관적상관물창조의 개념은 엘리어트가 제일 처음 제기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정서를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은 객관적상관물을 발견하고 창조하는것이다. 문학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나 사상을 그대로 나타낼수 없다. 어떤 사물, 정황 또는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그것을 표현하여야 한다. 일상생활중의 개인감정은 시작품에 그대로 로출되는것이 아니라 시문과 관계있는 어떤 심상, 상징, 사건을 통하여 구현된다는것이다. 이제 이 6수의 시를 보면 김철호시인의 상관물창조에서의 뛰여난 시재를 보아낼수 있다. 우선 시의 제목들이 창조주체의 감정이나 가치관을 나타낼수 있는 상관물로 창조되였다. 례를 들면 중년남자의 성고민과 더불어 생명재생의 꿈을 나타내기 위하여 “희나리”라는 객관적상관물을 창조하였으며 소인, 범인, 속인의 소망을 나타내기 위하여 “개미의 꿈”이라는 객관적상관물을 창조하였으며 문학예술작품의 매력과 가치를 강조하기 위하여 “장고지몽”이라는 객관적상관물을 창조하였다. 6수의 시문중에는 객관적상관물이 아주 많다. 례를 들면 “희나리”에서의  “녹쓴 수도꼭지”, “웅크린 힘”, “젖은 팬티속에 무서운 힘”, “자음과 모음이 섞여야 완정한 글자”, “희한한 놀음”, “갑자기 사라지는 우주”, “시작만 있을뿐인 추락”, “개미의 꿈”에서의 “일곱개의 동굴”, “장고지몽”에서의 “높고 가까운 두 언덕” 등등인데 창조된 객관적상관물들의 시적내포에 대하여서는 독자들이 하나하나 음미해보기를 바란다. 3. 시의 새 지평에 선 김철호에게 박수. 낯설게 하기와 상관물창조외에 6수의 시에는 시적인 아이러니와 역설 그리고 해학 등 수법이 필자의 눈길을 끌고 태양, 하늘, 꿈, 바람, 숨 등 반복되는 이미지들이 입맛을 당기지만 편폭관계로 더 펼치지 않기로 한다. 총적으로 이 6수의 시는 난해하지만 해석이 가능하다. 이것은 시에 그래도 선명한 가치추구가 있기때문이다. 난해한것은 시의 창작방법과 기교에서 우리가 습관된 직토, 직설법이 아니라 낯설게 하기와 객관적상관물창조, 아이러니, 역설 등 현대적인 수법과 기교를 많이 쓰기때문이다. 이러한 수법과 기교는 결코 김철호의 발명이 아니며 이러한 수법과 기법에 대한 실험은 우리 시단의 많은 시인들이 견지하고있다. 단지 김철호의 작품활동을 회고해보면 최근의 시창작이 새로운 지평선에로 올라선 느낌을 준다는것이다. 김철호의 생활에 대한 심도파악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이 넘치고 자아에 대한 투시는 여유로우면서도 진솔하다. 김철호의 현대시에 대한 공부는 시 “개미의 꿈”의 개미처럼 부지런하고 끈질기다. 이제 김철호의 시도 “장고지몽”의 그 장고소리처럼 사람들의 마음의 하늘에 붉은 태양을 받쳐올리려는지, 기대해본다. 시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시창조의 새로운 지평선에 우뚝 선 김철호에게 박수를 보낸다.   2013넌 6월 10일 대련 소평도 림해원에서 2013년 제4기                            
ㅡ 제8회 “동심컵” 한중아동문학상 당선작 심사평   흔히 대할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용어를 특별하면서도 의미가 강한 비범한 언어로 변용시키는 역량이 바로 시인의 자질이며 역량일 것이다. 동시를 쓰는 시인들의 역량 또한 다르지 않다. 오히려 동시의 경우, 수용 독자들이 갖는 발달 단계적 한계로 인해 받게 되는 주제나 형식적인 제한점들을 고려한다면 그들에게 요구되는 기대역량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철호님의 “문과 벽” 외 4편은 매우 잘 정제된 작품들이다. 동시가 갖추어야할 요건들, 이를테면 주제의 단순성이나 형식의 간결성을 잘 구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층에 담고 있는 의미 또한 매우 감동적이다. 특히 일련의 작품들이 암시하고 있는 소통에의 갈구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회복 및 온 세상을 하나로 묶고자하는 범인류애적 지향을 담고 있어 시의 적절한 메시지라고 여겨진다. 김철호님의 뛰여난 역량에 대해 찬사를 드리면서, “문과 벽” 외 4편을 제8회 “동심컵”한중아동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고문 한국계몽아동문학회 회장   문삼석     부록.1 제8회 “동심컵” 한중아동문학상시상식 축사   동심은 빛이고 사랑입니다. 동심이라는 그 빛과  사랑은 곧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문이고 또한 길입니다. 그 심오한 진리를 아름다운 작품으로 빚어 우리에게 선물해주신 분이 바로 길철호 시인입니다. 김시인은 “닫으면 벽, 열면 문”이라고 했습니다. 벽은 사람들을 외롭게 하지만, 열린 문은 사람들 사이에 사랑의 다리를 놓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길로 뜬 커다란 그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서로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커다란 그물망이 세상이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그물망으로 얽혀진 우리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사랑과 빛이 서로 오갈 수 있는 커다란 “문”과 “길”을 만들어주신 김철호 시인에게 감사와 찬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상을 주관하고 시상하시는 데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연변조선족아동문학학회 김현순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고문 한국계몽아동문학회 회장   문삼석 부록.2 수상작 문과 벽 (외 4수) 김철호 닫으면 벽이 된다 우리 사이에도 문이 있다 벽이 있다 꼭 닫으면 벽 열면 문 할머니 골목길 걸으실 때 잛은 지팡이 키가 작다 우리만큼 쉬실 땐 언제나 맨땅에 텀벙 앉은 키 크다 우리 선만큼 력사공부 력사가 많은 사람 딛고 왔구나 그러니 력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디딤돌 진시황, 나폴레옹... 이런 큰 디딤돌도 있고 이름 없는 작은 디딤돌들도 있고... 우리도 디딤돌 되여 력사가 우릴 딛고 건너게 해야지 길 길의 친구는 길이다 가다보면 길이 쑥 나타나 친구해준다 길이 길과 손잡고 또 가다보면 다른 길 ㅡ나봐라! 얼굴 쑥 내민다 바다가 막혀 더는 길 없는가 했더니 바다에도 배길이 있고 산이 막혔구나 했더니 하늘 길 있구나 알고보니 세상은 길로 뜬 커다란 그물! 화가 해님도 서버렸다 파도도 서버렸다 숱한 메새들도 꼼짝달싹 못한다 소들도 말들도 움직이지 않는다 꼼짝말고 서있어! 했더니 다륻 딱 서버렸다
13    [심사평]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하다(배부성) 댓글:  조회:1935  추천:38  2008-09-25
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하다 배부성[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 제3회 옹달샘 한중아동문학상 수상작품 심사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26일(2008년) 오후에 심사위원 전원이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사무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엄격하고 진지하게 작품에 대한 심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동시에는 김철호 선생 작품  “유리창”외 5편을, 소년소설에는 손룡호 선생 작품  “피의 호소”를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김철호 선생님 동시는 소재가 다 새롭고 따뜻합니다. 수상작품 가운데 특히  “유리창”, “산이 목욕하는 날”, “가랑잎”은 자연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에서만 쓸 수 있는 좋은 작품들입니다. “산이 목욕하는 날”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지은이의 자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안개 낀 날은 산이 목욕하는 날이다, 홀랑 벗은 몸 감추느라 김 피워 올리며 산이 목욕한다는 이 시적 발상이 참 놀랍습니다. 손룡호 선생님 소년소설  “피의 호소”는 같은 반 학교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는 웅수라는 한 소년의 슬픈 이야기입니다. 체구가 작고 연약한 웅수는 힘이 센 친구들한테 늘 괴롭힘을 당합니다. 얻어맞기도 하고 돈도 빼앗깁니다. 친구들은 웅수가 자신들 말을 듣지 않으면 담배불로 몸을 지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웅수는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여자친구까지 괴롭히려는 친구 하나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품속에 숨겨온 비수로 그의 목숨을 해쳐버리는 내용입니다. 이 소년소설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우리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상대가 나보다 약하다하여 그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교훈입니다. 끝으로 좋은 작품을 써주신 김철호, 손룡호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제3회 옹달샘 한중아동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김완기(위원장), 배부성, 강휘생, 서정일.  
12    [심사평]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동시(전성호) 댓글:  조회:1820  추천:40  2008-09-19
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동시 ㅡ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 심사평 전성호   2007년 7월 8일 오전 9시경,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최종 심사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진행되였다. 참가자 심사위원들로는 김호웅, 한석윤, 최문섭, 전성호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먼저 작자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번호만 적혀있는 7명 작가의 작품들을 두고 반복 열독하였다. 이 7명 작가의 작품은 해당 편집부에서 50여명 작가들이 보낸 작품들에서 초심을 거쳐 종심에 교부한 작품이다. 여기에는 2명 작가의 아동소설 2편이 있었고 2명 작가의 동화 2편이 있었으며 3명 시인의 동시 17수가 있었다. 종심을 끝내고 이들 작품의 작자들을 확인하였는데 아동소설을 보낸 이들로는 전춘식, 허두남이였고 동화를 보낸 이들로는 전광하, 리영철이였고 동시를 보낸 이들로는 최룡관, 김득만, 김철호였다. 이번에 종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모두 나름으로의 특징들이 있었고 비교적 우수한 작품들이였다. 허두남의 아동소설 《도시락에 담긴 사랑》에서 보면 나중에 도시락이 바뀐 사연이 알려지면서 가슴치는 짜릿한 감동이 있었고 전춘식의 아동소설 《오리오리 동동》에서 보면 이야기의 전개가 깜직하여 감칠맛이 있었으며 리영철의 동화 《괴상한 흡진기》는 상상이 기발하여 감탄을 자아냈고 전광하의 동화 《백조왕국의 이야기》는 동물특징에 의한 이야기의 펼침이 생동하였다. 동시에서 보면 최룡관의 동시 《아가》, 《땅거미》, 《봄은야》, 《톡톡톡》, 《볼우물》 등에는 엉뚱함이 있음과 더불어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고 김득만의 동시 《아지랑이 꿈》, 《아가구두》, 《들통났나봐》, 《구름배》, 《집수리》에는 새로운 발견이 있음과 더불어 알레고리수법의 능란한 사용으로 매력이 있었다. 우리 중국조선족 아동문학창작에서 동요동시창작에 비해 동화나 아동소설 등 산문분야의 창작이 좀 뒤지고있다고 인정한 우리 평심위원들은 저저마다 같은 상황이라면 산문 쪽을 밀어주려는 생각들을 가지고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공평성을 기해야 한다는 이 신성한 자대와 원칙 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었다. 결과 우리 평심위원들의 일치한 견해는 《작은 하늘》, 《오솔길》, 《산그늘.1》, 《석공》, 《바다에 가보니》 등 동시들을 보내온 김철호 동시에 《윤정석아동문학상》본상을 줘야한다는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결정이였다. 그 아쉬움은 해마다 단 한사람만 선정한다는 전제조건때문이였다. 김철호 동시에 대한 평심위원들의 공동한 견해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동시들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다가서지 못하여 잘 읽히지 않는것이 결점인데 비해 김철호의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바싹 다가서고있기에 아주 쉽게 읽힌다는 그것이고 김철호의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발을 붙여 창작되면서 동심적인 발상에 의한 엉뚱한 발견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엮어지고있다는 그것이다. 즉 쉽게 읽히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그것이다. 동시 《작은 하늘》에서 보면 비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동시를 엮었는데 시인은 아이들 손에 잡혀 비를 막으면서 펼쳐진 우산에 의한 하늘을 《작은 하늘》, 《저마끔》 가지고있는 《하늘》이라고 하여 이 동시는 쉽게 읽히면서도 재미있게 읽히고있다. 동시 《오솔길》에서 보면 시인이 설정한 오솔길이 시적화자가 산으로 갈 때에는 마을로 내려오고 시적화자가 마을로 돌아올 때에는 그 오솔길이 오히려 산으로 오른다고 하여 익살적인 구성으로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고 머리에 인상이 깊이 남겨지게 한다. 동시 《산그늘.1》에서 보면 시인은 산골해가 지면서 산이 만들어내는 그늘을 두고 그림을 보는듯이 엮었는데 그 필치는 간결하면서도 유모아적으로 이루어져 재미있다. 동시 《석공》에서 보면 별 볼 모양이 없던 돌덩이가 석공의 손에 의해 귀여운 소년의 형상으로 조각되는 과정을 엮었는데 아주 쉽게 읽힐수 있고 아주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동시지만 앞의 동시들과 마찬가지로 그 착상에는 새로운 발견이 깃들어있어 아주 쉽게 씌어진 동시는 아니라 인정된다. 생활에서 새로운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 동시인의 로고가 돋보인다. 동시 《바다에 가보니》에서 보면 많은 강이 모여 이룬 바다에 가보니 서정적주인공이 살고있는 고향의 시내물도 거기에 흘러들어 《파란 거울이 되》기도 하고 《흰 파도가 되》기도 하며 솔향기 배향기를 풍기고 웃음을 짓고 손짓을 하면서 반겨준다고 함으로써 고향에 대한 서정적주인공의 사랑의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는데 그러면서도 매우 읽기 쉽고 재미가 있었다. 이상 심사소감을 마치면서 이번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본상을 수상하게 된 김철호 시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더불어 이번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중국조선족 아동문학의 번영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상기 작가들과 기타 많은 작가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보낸다. 2007년 8월 5일 제1회 윤정석아동문학상시상식에서  
11    [평론]동심에 푹 젖은 시인(김응룡) 댓글:  조회:1820  추천:38  2008-09-18
동심에 푹 젖은 시인 김응룡 불혹의 나이에 혜성같이 우리 아동문학 동시단에 나타난 김철호군이 또 한묶음의 콩알같이 동글동글 영근 기름기 짜르르한 동시를 보내왔다. 교원생활도 해본적이 없고 더우기는 아동문학과 접촉해본적도 없는 김철호군이 어찌하여 불현듯 동시를 이처럼 잘 쓸수 있을가? 원천이 없는 강이 없고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다.   우연하 기회가 동시인을 만들었다   한시기 나는 김철호군과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에서 함께 편집사업을 한적이 있다. 그때 그는 이미 소설, 수필, 실화 등 문학작품을 많이 발표했고 또 연변대학 문학반까지 졸업했기에 높은 문학수양을 갖춘 작가였다. 하지만 아동문학은 그와 십만팔천리나 거리가 있었다. 더우기는 동시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이였다. 운명의 작간이라 할가 그는 돌연히 연변일보사의 가자로 자리를 옮겼다. 기자사업이란 세인들이 다 알다싶이 일년 365일 동분서주하는 직업이다. 그런 연고에서인지 그는 연변일보사에 임직한후 아주 드물게 문학작품을 썼다. 그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동시와 접촉했다고 말했다. 몇년전(1995년), 하루는 중국조선족소년보사의 아동문학편집을 담당하고있는 림금산씨가 갑자기 그한테 동시 몇수 써달라고 청탁했다는것이다. 그는 아이들처럼 약속을 어기면 반역자라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의 휴가를 리용해서 어린 시절의 동심을 찾아헤매이면서 동시 3수를 써서 월요일에 바쳤는데 뜻밖에도 아주 훌륭하다는 평판을 받았다고 했다. 그중의 한수인《봄잔치》는 행운스럽게도《백두아동문학상》(1996년)까지 받았다.   이 강산 오실 봄 파란 잎 애처녀   산너머 고개너머 캐득이는 아기웃음   아직은 채 안 영근 애기녀한테   애꿎은 바람총각 잔치하러 오신대   이상은 동시《봄잔치》의 전문이다. 이 동시가 동심이 팔딱팔딱 뛰고 너무너무 생동한것은 그가 아이들의 심령속에 들어가 아이들이 하고싶어하면서도 번질수 없는 언어를 끄집어낸것이다. 이를 테면《파란 앞 애처녀》, 《캐득이는 아기웃음》, 《채 안 영근 애기녀한테》, 《잔치하러 오신대》 등의 이쁜 언어조합은 아이들의 시각으로 보아야만이 아장아장 마음에 다가오는 봄을 비로소 잡아낼수 있는 금싸락같은 시어들이다. 아이들의 세계는 끝없고 엉뚱하고 기발하고 신선하고 참신하며 거짓이 없다. 이런 아이들의 심령속으로 들어가는것은 아주 힘들고 간고한 작업이다. 김철호의 동시재주가 갑자기 빛을 뿜은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의 성격을 보면 아이들처럼 생활속에서 모든것이 그처럼 단순하다. 쉽게 격동되고 쉽게 실망하고 쉽게 즐거워하고 쉽게 비애에 잠기고… 때문에 그는 복잡한것을 싫어하고 활기롭고 유쾌한것을 좋아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동심에 묻혀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어느곳, 어느 주택구역에서 살든지간에 그의 이웃집들의 아이들은 모두 그와 다정한 벗으로 되군 했다. 그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올 때는 마을의 아이들이《우야!》하고 그한테로 달려와 스스럼없이 어깨에 등에 가슴에 매달려 참새들처럼 재잘거렸다. 그는 이런 아이들이 싫을대신 언제나 한없는 즐거움을 느끼였다. 그는 아이들속에 들어가면 하루동안의 온갖 번뇌와 시름을 잊고 활락속에 잠기군 했다. 이런 생활속에서 그는 저도모르게 한발작한발작 아이들의 동심속으로 깊이 빠져들어갔고 따라서 아이들의 언어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챙겼다고 했다. 전국권선생은《시창작리론연구》라는 저서에서《생활속에서 소재, 주제에서 감정, 형상에서 언어까지 이러루한것은 다 장기적으로 육성하고 축적한것이 우연한 기회에 령감이 돌연히 몰려와 그것의 부추킴을 받아 머리속에 간직했던 재료들이 신속히 기묘하게 예술의 전일체로 된것이다》라고 썼다. 김철호의 경우가 바로 그런것이다. 아마 림금산씨가 그에게 동시를 써달라고 청탁하지 않았더라면 그가 아무리 많은 동시의 재부를 갖고있다고 해도 그것이 분출되여 해볕을 보기가 어려웠을것이다. 그는 림금산씨의 청탁을 받고 동시를 쓰면서 자기의 천부적재질을 놀랍게 발견한것이다. 특히 동시《봄잔치》가《백두아동문학상》을 받은것은 그에게 있어서 큰 충격으로 되였고 따라서 그것을 계기로 동시창작에 심혈을 몰붓게 되였을것이다.   김철호의 동시 특점   그의 동시의 특점은 강한 형상성에 있다. 어느 비가 오는 날 아침이였다. 그가 창문가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는데 갑자기 시야에 갖가지 색갈의 비옷을 입은 아이들, 갖가지 색갈의 우산을 든 아이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희희락락거리며 지나가고있는 모습이 안겨왔다. 그 행복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온몸이 찡해나는 감동의 전률을 받고 기발한 착상이 머리에 떠올라 단숨에 다음과 같은 동시를 썼다.;   노란 비옷 아이는 노란 꽃아이   빨간 우산 아이는 빨간 꽃아이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   ㅡ《꽃아이》전문   우리는 이 동시를 읊노라면 한폭의 동화가 아름다운 수채화속에서 반짝반짝 빛을 뿜는 감을 느끼게 된다. 그 수채화속에서 우리는 방글거리는 아이들의 얼굴과 비바람의 세례를 받으며 우썩우썩 커가는 그 애들의 모습 및 그 애들의 찬란한 미래를 보는듯하다. 이 동시에서《노란》, 《빨간》, 《꽃아이》 등 낟말들을 빼면 다른 언어가 극히 적다. 얼핏 보면 매우 따분한것 같지만 우리는 그런 감을 느낄대신 너무 황홀함에 어쩔수 없다… 자꾸 반복되는 낱말들이기는 하지만 마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자꾸 빨간, 파란색갈의 크레용을 덧칠해서 그 색갈, 그 동심이 뚜렷이 드러나듯이 이런 언어들이 반복도 역겨울대신 너무너무 감미로운것이다. 여기에 또 그의 다른 한수의 동시《도토리》가 있다.   도토리는 별라 갑옷속에 꼭 숨어 눈도 코도 다ㅡ아 감추고 빤질빤질한 엉뎅이만 뽈끈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뎅이 드러낸채 콜콜 늦잠자는 내 동생 같구나   이 동시의 핵이고 형상인것은《갑옷속에 꼭 숨어/눈도 코도/다 감추고/빤질빤질한/엉뎅이만 불끈》하는 시어들에 있다. 시인은 아마도 짜개바지 개구쟁이가 놀음에 지쳐 포동포동한 빨간 엉뎅이를 불끈 드러내놓고 너무 곤해 새우처럼 꼬부리고 자는 모습을 보고 불현듯 터실터실한 껍데기밖으로 불끈 엉뎅이를 내민 도토리를 련상하고 그것과 사랑스런 개구쟁이의 엉뎅이를 련계시켜 이 동시를 썼으리라는것을 어럽지 않게 생각하게 된다. 이런 형상창조는 아무나 다할수 있는것이 아니다. 다만 아이들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이 동심에 푹 젖었을 때만이 나타날수 있는것이다. 김철호의 동시의 다른 하나의 특징은 반복인듯하면서도 점층적인 승화에 있다.   ㅡ삐약삐약 병아리 울음소리는 친구 찾는 소리   ㅡ꿀꿀 꿀꿀이 웨침소리는 배고프다는 소리   ㅡ멍멍 강아지 짖는 소리는 심심하다는 소리   ㅡ음매음매 송아지 부름소리는 엄마없다는 소리   ㅡ응아응아 꽃순이 울음소리는 쉬ㅡ했다는 소리   이상은 동시《이기들의 말》이다. 이 동시에서《삐약삐약》, 《꿀꿀》, 《멍멍》, 《음매음매》 등 의성의태어들을 반복하다가 마지막에《응아응아》하는 아기의 의성의태어를 불쑥 끄집어내서 주제를 홀딱 발가놓았다. 뿐만아니라 련마다 두번씩《소리》를 반복해오다가 마지막에《쉬ㅡ했다는 소리》로 승화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김철호의 많은 동시에서 이런 수법을 읽을수 있다. 바로 이런데서 시인의 재질이 돋보인다. 한국의 한 동시인은 성인이 쓴 동시가 아이들이 쓴 동시처럼 엉뚱하고 쉬워야 아이들에게 잘 먹힐수 있다고 말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사실 김철호의 동시가 이런것이다. 그는 머리속의 추상이나 상상으로 동시를 쓰는것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어떤 경우에 부딪쳐 령감의 불꽃이 반짝 튕기는 순간을 포착하고 아이들 같이 단순한 생각으로 엉뚱한 동시를 써내는것이다.   아들애와 함께 키운 동시   김철호는 남의 집 아이들을 사랑할뿐만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자기 아들을 더없이 극진히 사랑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뛰여난 장끼를 보인 그의 아들애는 역시 개구쟁이였고 감정이 풍부한 애였다 장기간 어머니가 외국에 가 있은탓으로 그 애의 그림에는 자주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 고독한 마음이 내비치군 했다. 어느 을씨년스러운 날, 아들애는 창문에 마주서서 유리에 낀 뜬김에 그림을 그리고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시인은 아버지로서 마음이 뭉클해났다. 그래서 인차《비오는 날 창문에 마주서서》란 동시를 눈물을 머금고 썼다. 그의 아들애가 처음 그림을 배울 때 커다란 도화지에 가득 차게 한 머슴애을 대강 그려놓은것이 시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어딘지 모르게 짚이는데가 있어《괴로운 도화지》라는 동시를 써서 아들애를 깨우쳤다. 그뿐이 아니다. 《엄마 때리는 매》, 《친구》, 《그림속에 들어간 아이》, 《강아지》 등 많은 동시가 아들을 모델로 쓴 동시들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이름난 동시인들이 모두  자기 자식을 키우는 과정에서, 소학교 애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유명한 동시를 써냈다. 그들이 그렇게 할수 있은것은 두말할것 없이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동심세계로 깊이 빠져들어가야 한다는것을 말해준다. 김철호는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동시를 발표하기 시작해서 몇년사이에 350여수의 동시를 창작했다. 1999년에는 한해사이에 무려 50여수나 창작, 발표했다. 김철호는 자기 속심을 이렇게 터놓는다. 《나는 기자이다. 때문에 긴 소설을 쓸 시간적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작가인 내가 글을 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이것이 아마 작가의 사명감인것 같다. 늦게나마 동시창작에 재미를 붙인것은 나의 마음과 격에 맞는 일이다. 동시는 짧은 글이기에 창작할 때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않는다. 나는 오직 동시라는 이 쟝르를 뚫고나갈 예산이다.》 참으로 자아를 잘 찾은것 같다. 나는 그가 동시창작에 더욱 정진하여 보다 휘황한 성과를 안아오기를 바라마지않는다. 끝으로 한가지 짚고넘어갈것은 아직도 그의 어떤 동시는 성인의 시각으로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쓴것이 확연히 알리는것이다. 물론 한국의 많은 동시인들이 지금 아이들을 대상한 동시보다 성인을 대상해서 동시를 쓰고있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동시라 할 때는 어디까지나 아이들에게 읽히고 그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는것이다. 《연변문학》 2000년 6월호  
10    [평론]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 소감(전성호) 댓글:  조회:1622  추천:32  2008-09-18
김철호동시집 《꽃씨의 이야기》 소감 전성호 들어가는 말   최근 출판된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잘 읽었다. 주로 동년을 대상으로 하여 펼친 그의 이 동시집은 참으로 특징적이였고 매력적이였다. 여러 동시인들의 동시집들을 펼쳐놓고 보면 거기에는 정형동시도 있고 자유동시도 있으며 또 거의 모두가 감각동시도 쓰고 상징동시도 쓰며 철리동시도 쓴다. 그리고 그러한 동시들에는 거의 모두가 환상적인 성격도 깔려있고 이야기적인 성격도 깔려있으며 회화적이거나 동화적인 상상의 성격이 정도부동하게 깔려있다. 때문에 이러한것들을 가지고 동시를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삼을수는 있지만 한 동시인의 특징을 잡아쥔다는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본고는 다른 동신인들의 동시집과 비교를 하면서 주로 동시의 구성과《핵》(김철호동시의 경우, 매 편의 동심마다에 작자가 노린 점이 하나씩있는데 필자는 그것을 일러《핵》이라 명명하여 분석한다.)의 표출, 그리고 느낌 등 면에 걸쳐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의 특정을 나름으로 더듬어본다.   구성의 매력   게오르크 무카치는 작품의 구성혁식을 문학의 하나의 본질적인 문제로 간주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미적형상화의 핵심적, 조직형성적 중심을 이루는 특수자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인식론적고찰을 넘어서는 어떤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우리들에게 미적현실반영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때에 드러나는 예술작품으 구조와 미작반응의 고유성이야말로 그후에 이루어지는 좀더 구체적인 미학연구들의 대상을 이루는것이 당연하다.(게오르크 루카치, 《미학서설》. 실천문학사, 1987.4. 175페지.)   동시집《꽃씨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보면 첫눈에  잡히는것이 거의 모든 동시들이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는 그것이다. 동시집에 첫수로 수록된 동시《나비》 등은 각기 4행, 8음보씩밖에 안되는 짧고 깜찍한 동시들이다. 김철호의 동시들이 이처럼 짧고 깜찍하게 씌여질수 있었던 원인은 동년아이들의 사고특징에 맞게 은유거나 상징에 의한 단순해답의 방법을  도입하면서《A=B》의 공식을 취하고있는 등 구성들이 간결한데에 있다. 확실히 그러하다. 그의 많은 동시작품들이 그렇게 되고있다. 이를테면《나비=꽃》, 《공작새=부채》, 《도라지꽃=보라빛오각별》, 《호박꽃=벌이네 집》, 《이슬-구슬》, 《별찌=하늘꽃》 등등. 이러한 동시들은 거의 모두 한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은유, 혹은 상징하고있지만 또 거의 모두 아이들의 사고특징에 근거하여 공간구조상에서 수평적단순련결의 방법을 사용하고있다. 그리아여 전혀 난해하지 않고 오히려 깜찍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김철호의 이 동시집에서 그중 가장 길게 썼다는 동시들도 같은 동년을 대상으로 한 다른 동시인의 동시에 비하면 도두 짧고 깜찍하게 씌여졌다. 짧게 썼다하여 무조건 좋다는것이 아니고《A=B》식의 단순해답방법을 썼다 하여 무조건 잘됐다는것이 아니다. 그 뛰여난 함축력이 많은 시어들을  절약하게 하고있고 동시들을 깜찍하게 하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그속에는 서정시로서의 느낌과 말하고저 하는《핵》이 제대로 갖추어져있고 독자들에게 음미와 사색의 세계도 펼쳐보이고있다. 다 알수 있는 내용을 시시콜콜 늘여놓는것보다 훨씬 돋보이는 필치이다. 따라서 이 동시집의 머리시와 동시《하늘과 바다》 등은 공간구조상에서 비록 수직공간의 구성법을 채용하고있으나 대립보다는 융합을 추구하고있고 또 합리한 상상을 동반하고있는데 이것도 맑고 단순하고 깨끗한 동심에 겨냥한것으로서 작품들을 깜찍하게 하여주는 요소라 해야 하겠다. 서시에서 보면 하늘과 땅이 수직공간을 이루고있다. 이것은 대립항이고 불변항이다. 이 작품에서는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과 아이들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작자는 역시 불변항으로 될수 있는 별과 꽃과 아이들을 가변항으로 처리하여  별들에게는 하행지향성을 부여하여 꽃과 아이들이 부러워 땅으로 내려오는것으로, 꽃과 아이들에게는 상행지행성을 부여하여 별들이 부러워 하늘로 올라가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대립항을 융합되는 하나의 동합체로 만들었다. 동심에 맞는 구상이다. 동시《하늘과 바다》 역시 그러하다. 하늘과 바다를 볼 때 하나는 우에 있고 하나는 아래에 있으니 역시 수직공간을 이루는 요소들이고 대립항이면서도 불변항이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살고있고 바다에서는 고기들이 살고있다. 그런데 시인은 그들이 합칠수 있는 수평선이라는 매개항을 설정하고 그 매개항에서는 별과 고기들이 함께 사는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역시 융합된 하나의 동합체를 만들었다. 역시 동심에 맞는 구성이다. 아이들이 시각에서만 그렇게 보고 그렇게 생각할수 있는 묘한 착상이다. 김철호동시의 구성고찰에서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것은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을  시문에서 중복하지 않고 다만 은유적인 수법으로 그 이미지만을 창조하여 보여주고있다는 그것이다. 혹은 알레고리적수법으로 본래의 뜻을 숨기고있다는 그 독특한 기법이다. 동시 《나비》나《공작새》, 《도라지꽃》 등을 보면 시제에서 제시한 사물들이 시문에서는 완전히 배제되고 그 대신 나비를 그저《가지 없이도/노랗게 피고//뿌리 없이도/하얗게 핀다》고 하였고 공작새를《야ㅡ아/오빠야/빨리빨리/저ㅡ기/큰 부채》라고 하였으며 도라지꽃을 그저《빵ㅡ/터지면/보라빛오각별//산에 먼 산에/보라빛오각별》이라고만 하면서 시제에서 제시한 그 사물의 이름을 완전히 다른 사물로 대체하여버렸다. 《호박꽃》, 《친구》, 《작은 꿈》, 《시내물》, 《산골물》, 《가을하늘》, 《메아리》, 《단풍》, 《눈.2》 등 동시들이 모두 그렇게 되여있다. 그리하여 이러한 동시들은 음미할 여지를 가지게 하고 묘한 착상이라 느끼게 한다.   《핵》 제시의 매력   여느 시인들의  시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김철호의 동시들에도 모두 그 동시를 통하여 말하고저 하는《핵》들이 있다. 그런데 다른 동시인들의 동시들과 비교해볼 때 김철호 동시에서는 흔히 그《핵》들이 전반 시작풉을 통하여 암시되는것이 아니라 시문속에 명백히 제시되여있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A=B》의 공식중 그 해답부분이 일반적으로《핵》으로 된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 보면《하늘과 땅은 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것이 그러하고 동시《공작새》에서 보면 공작새는《큼 부채》라는것이 그러하며 동시《참새》에서 보면 참새는《작아도 조 놈이 엄마새》라는것이 그러하다. 이 동시집에서 이러한 례는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핵》들이 모두 아동들의 형상사고능력에 알맞게 이루어졌기에 생동하고 다정다감한감을 느끼게 된다. 김철호동시에서 보면 이러한《핵》들은 그것을 제시하는 방법에서도 자체의 특징을 이루면서 매력을 가진다. 물론 김철호의 동시들중 동요적성격을 가진《나비》, 《호박꽃》, 《이슬.2》 등에서 보면 그《핵》들이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들이기에 꼭 제시되여야 하는것인데 그것이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나타나고있다. 이를 테면《나비》에서 보면《나비는 꽃》이라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였고《호박꽃》에서도 보면《호박꽃은 벌이네 집》이라는《핵》이 1련과 2련을 통하여 거듭 강조되고있으며《이슬.2》에서도 보면《이슬은 구슬》이라는《핵》이 각 련마다 다른 색으로 변하면서 강조되고있다. 그리고 역시 동요적성격을 가진 동시《해님》, 《봄바람》, 《모두 절로》 등에서도 보면 그것이 비록 은유를 이룬 다른 대상물이 아니더라도 매개 련마다에 반복되여 제시되고있다. 동시《해님》에서 보면《해님은 얼굴이 빨갛다》는것이 첫련부터 강조되고있고 동시《봄바람》에서도《봄바람이 산과 들에 푸른 물을 들인다》는《핵》이 1련과 2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으며 동시《모두 절로》에서도 오이나 참외, 벼, 오얏나무 등이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이 각 련에 나뉘여 제시되고있다. 동요적성격을 가지지 않은 동시들인《도라지꽃》, 《고추》, 《이슬.3》, 《이슬.4》, 《작은 꿈》, 《오솔길》, 《산골물》, 《학교 가는 길》, 《겨울나무》, 《눈.2》 등에서도 작자가 주장하고저 하는 그《핵》들은 처음부터 명백히 제시되고있다. 이를 테면 동시《도라지꽃》에서는 도라지가《보라빛 오각별》이라는것이 첫련에서 제시되여 반복을 이루고있고 동시《고추》에서는 고추가《빨간 불덩이》라는것이 처음에 제시되고있으며 동시《이슬.3》이나《이슬.4》에서는 이슬이《겁쟁이》라거나《성미가 급하다》는것이 처음부터 제시되고있다. 또 동시《작은 꿈》이거나《오솔길》에서 보면 화자가《…집을 짓고싶다》거나《오솔길은 장난꾸러기》라는《핵》이 각 련마다에 체현되고있다. 산골물을 색상으로 나타낸 동시《산골물》이거나 농촌의 학생들은 걸어서 등교하고 도시의 학생들은 뻐스로 등교한다는 동시《학교가는 길》, 그리고 눈이나 참새떼가 겨울나무의 옷이 되여준다는 동시《겨울나무》, 쥐면 웃고 밟으면 운다는 동신《눈.2》의《핵》도 모두 그러하다. 김철호동시에서 더욱 가관인것은 그《핵》을 상술한바아 같이 앞에서 제시하지 않고 한동안 딴전을 부리면서 계기를 조성하다가 뒤에 가서 나타내는 그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철호동시의 하나의 특이한 매력이다. 이를테면 머리시에서의《핵》은 하늘의 별은 땅의 꽃과 아이들을 부러워하였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의 별을 부러워하다가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와 꽃과 아이가 되고 땅우의 꽃과 아이들도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는 등 과정에 대한 서술을 하다가 나주에 가서야《하늘과 땅은/별과 꽃과 아이의 나라》라는 그《핵》을 드러냈다. 동시《공작새》도 그러하다. 시인은 환성을 울리는 작중화자의 대화 마지막에《큰 부채》라는 작품의《핵》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 우리는 동시 《참새》, 《방울꽃》, 《참외》, 《꽃아이》, 《아기는 다 예뻐》, 《아가들의 말》, 《엄마와 매》, 《친구》, 《집》, 《별찌》, 《달》, 《뻐스》, 《천지물》, 《시내물》, 《가을 하늘》, 《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하늘과 바다》, 《메아리》, 《신호등》, 《꽃가게》 등 허다한 동시들을 례로 들수 있다.   노란 비옷 아이는 노란 꽃아이   빨간 우산 아이는 빨간 꽃아이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   이 동시는《꽃아이》의 전문이다. 이 동시에서  보다싶이 작자가 노린 《핵》은 《비오는 날 우리 모두 예쁜 꽃아이》라는것이다. 이 《핵》의 표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두개의 련을 배치하여 딴전을 부리면서 그 계기를 조성하였다.   송아지는 소의 아기 마아지는 말의 아기 강아지는 개의 아기 병아리는 닭의 아기 꽃순이는 아지미의 아기 아기는 다ㅡ아 예뻐   이 동시는《아기는 다 예뻐》의 전문이다. 보다싶이 이 동시에서의《핵》은《아기는 다ㅡ아 예뻐》이다. 이《핵》의 도출을 위하여 작자는 앞에 예쁨의 이미지를 동반하는 송아지, 망아지, 강아지, 병아리 등 동물들을 렬거하면서 잠간 딴전을 부렸다. 이밖에도 동시《아가들의 말》에서는 병아리, 꼴꼴이, 강아지, 송아지 등 동물들의 울음소리에 깃든 사연을 렬거하다가《…꽃순이 울음소리는 쉬ㅡ했다는 소리》라는《핵》을 도출해냈고 동시《친구》에서는 강아지는 병아리의 친구로 되고 송아지는 강아지의 친구로 됨을 렬거하다가 태식이는 송아지의 친구임을 도출해 냈으며 동시《집》에서는 텔레비, 랭장고, 컴퓨터, 서랍, 끌신, 노리개 등을 렬거하다가 나중에《엄마아빠 없으면 서먹서먹해지는 나의 집》이라는《핵》을 도출해냈다. 그렇다 하여 필자는 모든 동시들이 김철호의 동시들처럼 꼭《핵》을 시문에 명백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예술작품은 감추는것을 자기의 매력으로 하고있다. 감추면 감출수록 좋다고들 한다. 그리고 동시인들마다 모두 자기의 남다른 개성을 갖고있다. 또 남다른 창작기법을 가지고있다. 필자는 아무튼 이와 같은《핵》의 명백한 제시가 소년기이전의 아동들만을 자기 작품의 대상으로 하고있는 김철호동시집의 사나의 특징으로 되고 또 특수한 매력으로 되고있음을 지적할뿐이다.   시적느낌과 매력   시인들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느낌을 얻어오고 그 느낌을 시로 표현한다. 그 느낌은 경우에 따라서는 시의 주제로도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하였던 시의《핵》으로도 된다. 서정시에서 이런 느낌을 산생시킬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은 시의 소재로 된다. 그러나 시란 결국은 느낌을 운문문체로 쓰는 문학인것이다. 동시의 경우에 으러서는 같은 사물이나 같은 현상에 대한 관찰이라 하더라도 그 관찰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느낌도 아이들의 느낌다와야 한다는 조건이 더 붙는다. 그리하여 동시를 일러 더 어려운 문체라 한다. 김철호의 상술한 동시집에서 보면 많은 경웅 그 해답부분이 직접적으로 시의《핵》이자 느낌으로 된다. 그리고 그 느낌이 또한 동심을 자극할만큼 생동하게 이루어지면서 매력을 갖고있다. 이제 그것을 더듬어보자.   《나비》ㅡ꽃, 《공작새》ㅡ큰 부채, 《도라지꽃》ㅡ보라빛 오각별, 《고추》ㅡ불덩이(맵다는 뜻), 《꽃아이》ㅡ비오는 날 예쁜 꽃, 《해님》ㅡ부끄러워, 미안해서 빨갛다, 《달》ㅡ겁나서 졸졸 따라다닌다, 《뻐스》ㅡ달리는 집, 《천지물》ㅡ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다, 《오솔길》ㅡ장난꾸러기, 《시내물》ㅡ이야기, 《산골물》ㅡ환경에 따라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희게 변색, 《개울물》ㅡ소리내여 쉴새없이 흐른다, 《봄바람》ㅡ산과 들을 푸르게 물들인다, 《가을하늘》ㅡ높고 푸르다, 《채소의 성미》ㅡ마늘은 성깔이 사납고 오이는 맘씨가 순하고 도마도는 속이 예쁘다, 《메아리》ㅡ심술꾸러기 내 동생 같다, 《꽃가게》ㅡ다 아름답다, 《눈.1, 눈.2》ㅡ웃고 운다.   보다싶이 꽃이라거나 부채, 오각별, 불덩이, 구슬 등 사물들과 노랗고 빨갛고 흰 색상들은 모두 아이들의 시각이나 촉각 등을 각별히 자극하여  나름으로의 부동한 정감을 불러일으킬수 있는것들이고 부끄러움, 미안함, 겁남 등도 아이들의 정감생활에서 항상 봉착하게 되는 감정들이며 사나움, 순함, 아름다움, 예쁨 드으이 관념들도 아이들이 생활에서 항상 감각하고 맞다드는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울음이나 웃음, 장남을 떠날수 없고 이야기 듣기를 떠날수 없는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시인이 자기의 동시들에서 보여준 이러한 느낌들은 모두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늠하면서 거기에 맞추어 이루어놓은것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동시《시내물》을 례들어보자   건너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가 다리목에서 만나 더 큰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거 큰 이야기 만들러 간다   보다싶이 시인은 시내물을 이야기로 상징하여 느끼고있다. 시내물이 밤낮없이 조잘거리면서 흐르는것을 한가닥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흘러오는것으로 형상화하였다. 또 인격화된 시내물이 화자가 가보지 못한 그 신비한 곳의 이야기를 싣고 달려온것으로 느낀다고 리해할수도 있다. 아무튼 외줄로 흐르던 시내물(이야기)이 다리목에서 만났으니 더 큰 시내물(이야기)은 이제 또 다른 시내물(이야기) 들과 만나 더큰 시내물(이야기)을 만들것도 사실이다. 이야기듣기를 즐기는 동심을 흠뻑 끌어당기는 착상이다. 동사《해님》을 살펴보기로 하자.   동산에 방긋 얼굴 내밀 때   부끄러워 빨갛게 빨갛게   서산에 냉큼 몸 숨길 땐   미안해서 빨갛게 빨갛게   분명 시인은 해님을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로 인격화하여 느끼고있다. 처음 친구들과 대면할 때 수집음을 잘 타는 소녀애들은 흔히 부끄러워한다. 그리하여 얼굴을 붉힌다. 하루종일 친구들하고 즐겁게 놀던 소녀애는 이젠 자기가 갈길이 따로 있기에 아쉽게 이이들과 작별해야 하면서 미안함을 느낀다. 그라하여 얼굴이 또 붉어진다. 이 동시는 바로 이것을 형상화한것이다. 이이들의 생활과 밀착된 생활적인 느낌이다. 동시《천지물》을 살펴보기로 하자.   파아란 천지물 폭포되여 쏟아질 땐 하아얀 물보라 된다   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얗나봐   보다싶이 시인은 장백산폭포의 흰 물줄기에 초점을 두고 천지물의 표면은 푸르지만 마음은 하얗다고 느끼고있다. 우리 민족의 심성을 짙게 내뱉고있는 느낌이지만 동심에도 잘 어울리는 시적표현이다. 이밖에《솔밭을 지날 때면》파랗되고《진달래산을 지날 때면》빨갛게 되고《마을앞 지날 때면》 하얗게 된다는 동시《산골물》의 느낌이거나 눈이 간지러워 웃고 아파서 운다는 동신《눈.2》 등의 개성적인 느낌들도 매우 기발하고 생신하고 매력적이다. 이리하여 김철호동시의 이러한 느낌들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느끼게 한다.   덧붙이는 말   물론 이처럼 김철호동시집《꽃씨의 이야기》는 그 구성으로부터《핵》의 제시, 느낌 등 면에서 매력을 가지게 하면서 적지 않은 성공작들을 배출하고있다. 그러면서 몇가지 아쉬운 점들도 동시에 내포하고있는듯 하다. 첫째, 동시《참새》, 《고추》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에서도 시문에서 시제를 반복하지 않는 수법을 도입함으로써 김철호동시다운 풍격을 더 살릴수 있었겠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음이 못내 아쉽다. 둘째, 동시《채소의 성미》, 《바람소리》 등을 비롯하여 부분적인 동시들은 이미 완성된 작품의 뒤꼬리에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붙였다는 느낌이다. 특히《바람소리》에서는 나중에《계절따라 색다른/바람 목소리/우리들과 다정히 속삭인다》고 하였는데《겨울이면/휙휙휙/차가운 목소리》라고 한 겨울바람도 다정하게 속삭이는것으로 아이들이 감각할수 있겠는지 의문스럽다.   《중국조선족아동문학작가작품론》(연변인민출판사 2007년)에서                                                                                                                                          
9    [평론]한국 동시와 연변 김철호의 동시(김관웅) 댓글:  조회:1892  추천:36  2008-09-18
[평론] 한국 동시와 연변 김철호의 동시 김관웅 성인시에 못지 않게 한국 동시도 중국조선족 동시창작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최룡관씨는《한국 명동시 감상시리즈》라는 글에서 한국의 김완기, 신현득, 김진태, 최춘애, 허동인, 오순택, 김희정, 리효선, 리건호, 서덕출, 김사림, 강현호, 리국재, 문삼석, 리석장, 김종영, 리동식, 정형택, 정춘자, 서효석, 리화주, 최장길, 김용웅, 우두섭, 최계락, 황애경, 정혜진, 김구연, 리은용, 리상문, 황베드로 등 수십명의 한국 동신인들의 명동시들을 중국조선족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그리고 한국의 단체나 개인들이 기증한 도서들에도 동시들이 상당수 포함되여있다. 이리하여 한국 동시는 중국조선족의 동시창작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되였는데 김철호의 사례 하나만 들기로 한다. 먼저 연변 김철호의 동시집《꽃씨의 이야기》(2002년)에 수록되여있는《시내물》을 보기로 하자.   건너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흘러온 이야기가 다리목에서 만나 더 큰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더 큰 이야기 만들어간다 ㅡ김철호《시내물》전문   (이 례문에서의《더 큰 이야기 만들어간다》는《더 큰 이야기 만들러 간다》이다. ㅡ김철호)   이 시는 김철호의 대표작중의 하나로 절찬을 받은 시였다. 김철호의 동시탐구호에서 많은 시우들이 입을 모아서 칭찬했던 시이다. 김철호의 시는 한국 박두순의《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의 마지막 련에서 그 어떤 힌트를 받지 않았는가 추측케 한다.   …… 건너 골짜기에서 실려온 이야기와 이웃 골짜기에서 걸어온 이야기가 내 몸의 푸른 대문을 활짝 열고 맑은 음성으로 걸어 들어온다. ㅡ박두순《말하는 비와 산과 하늘》의 일부   이 시련에서의 핵은 바로 “건너 골짜기에서 실려온 이야기와/이웃 골짜기에서 걸어온 이야기”이다. 김철호는 이 핵을 점철성금(点鐵成金)의 수법으로 슬쩍 에돌려서 교묘하게 부연하여 시를 만들어냈지 않았을가. 김철호씨의 동시《메아리》도 한국 동시의 핵을 빼어다가 점철성금의 수법으로 묘하게 에돌린 시가 아니겠는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미워 미워 하니 미워 미워 한다 나빠 나빠 하니 나빠 나빠 한다   한마디도 지려하지 않고 콕콕 쏘아대는 심술꾸러기 내 동생같구나 ㅡ김철호《메아리》전문   이 작품은 한국 박두순의 동시집《누군가 나를 지우개로 지우고있다》에 수록된《메아리》와 아주 류사하다.   산을 향해 사랑한다 소리치면 산의 가슴에 갸웃 귀대여보고 사랑한다! 산의 마음 전하는 메아리 ㅡ박두순《메아리 1》   산을 향해 미워한다 소리치면 산의 가슴에 갸웃 귀대여보고 미워한다! 산의 마음 전하는 메아리 ㅡ박두순《메아리 2》전문   박두순은 아이들에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이 시적인 주제를 메아리라는 이 청각적이미지에 담아서 표현했다. 김철호는 바로 이 주제에서 어떤 힌트를 받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김철호가 한국동시에서 힌트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실례를 하나 더 보기로 하자.   가지 없어도 노랗게 피고   뿌리 없어도 하얗게 핀다 ㅡ김철호《나비》전문 (이 례문에서의《가지 없어도》와《뿌리 없어도》는《가지 없이도》와《뿌리 없이도》이다. ㅡ김철호)   김철호가 모본(募本)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한국 선용의《동심시집》에 수록된《벚꽃》을 보기로 하자.   가지마다 날개를 파닥이는   나비 나비 흰나비   어제밤 놀러나왔다가 돌아가지 않는   별 별 하얀 별 ㅡ선용《벚꽃》   김철호는 “나비를 가지도 없고 뿌리도 없어도 피는 꽃”이라고 비유를 했다면 선용은 “벚꽃을 공중에서 나는 흰 나비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별”에 비교했는데, 이 두 시에서는 다만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서로 바꾸었을따름이다. 녀자는 꽃이라는것을 꽃은 녀자라고 바꾼것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시적인 주제에서 힌트를 받는것도 문학영향의 중요한 종류의 하나이다. 그 가장 전형적인 실례를 김철호동시집 “연필 숨쉬는 소리”에 실려있는 김철호의 련작동시《뿌리.1》과《뿌리.2》에서 찾아볼수 있다.   꽃이 아파하는걸 뿌리는 안다.   줄기가 괴로워하는걸 뿌리는 안다.   이파리가 고뿔에 걸린걸 뿌리는 안다.   열매가 벌레 먹는걸 뿌리는 안다.   깊은 땅속에서도 다 알고 속 태우며 헤매인다. ㅡ김철호《뿌리.1》전문     꽃들이 자기가 젤이라고 우줄렁 거릴 때 뿌리는 눈감아준다   줄기며 열매들이 제노라고 다툴 때에도 뿌리는 못들은체 한다.   씨앗이 떨어져 뿌리내리면 모든 사연 알겟는데 뭐   그래서 뿌리는 금시 모르는체 한다 ㅡ김철호 《뿌리.2》전문   우리는 김철호의 련작동시《뿌리.1》과《뿌리.2》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리해할수 있다. 즉 뿌리는 줄기가 자라게 하고 꽃이 피게 하고 열매가 맺히게 하는 생명의 근본이지만 언제나 숨어서 자기를 나타내지 않는  “숨은 영웅”이라는것이다. 이러한 시적인 주제를 우리는 한국시단의 최고어른이였던 구상의 시집《인류의 맹점에서》에 살려있는 련작시《뿌리頌.1》과《뿌리頌.2》에서 발견할수 있다. 아래에 구상으 련작시 원문을 그대로 옮긴다.   《뿌리頌.1》   구상   한겨울 아파트 뜰에 크고 작은 나무들이 빈 가지를 뻗치고 서있다   말할 나위도 없지만 저 해골처럼 뻣뻣하고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이 오늘의 생명을 유지하는것은 꽁꽁 얼어붙고 굳어버린 땅밑의 뿌리들이 살아있기때문이다.   만일 그 뿌리들이 말라죽고 얼어죽고 썩어버려서는 오는 봄부터의 새순도, 새잎도 새 가지와 새 꽃과 새 열매도 어찌 바랄수 있으랴   그리고 뿌리는 저런 땅위 계절의 조화와 그 번성속에서도 자신의 떡잎새나 마른 나무가지나 빙충이 꽃이나 쭉정이 열매를 탓하거나 아랑곳하지 않으며 락화나 락과나 락엽에도 미련 없이 오직 시간의 흐름을 묵묵히 기다린다.   또한 뿌리는 기둥이나 줄기의 권력과 같은 위력이나 위세, 무성한 잎새의 재물과 같은 풍요, 꽃의 영화나 열매의 공적과 보응에 집착하거나 탐함이 없이 실로 무심히 오직 자기 생명의 영위와 그 확충에 휴식을 모르는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오오, 뿌이릐 더할 나위 없는 숨은 공덕   우리 인간의 마음의 뿌리도 저 나무의 뿌리를 닮을진저 ㅡ구상《뿌리頌.1》전문     나는 아파트 봄 뜨락 등나무 밑 벤치에 앉아 서로가 함성을 지르듯 늘어서있는   느티, 은행, 벚, 매화, 목련, 오동, 포플러, 버들, 플라타너스, 자귀, 온사시, 개나리, 진달래, 철쭉, 라일락 나무들과 앞뒤 잔디밭에 제풀에 돋아있는 민들레, 제비꽃, 씀바귀, 물망초 냉이, 토끼풀, 돗나물, 질경이, 강아지풀들의 새순과 새잎, 새 꽃과 새 가지들을 바라보며   지난 三冬 내내 그 어둡고 차거운 땅밑에서 저 초목들의 목숨을 지탱해온 뿌리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뿌리들으 숨은 인고가 없었던들 저 초목들의 오늘의 소생이 어찌 있으며 그 뿌리들의 줄기찬 활동이 없다며 저초목들의 래일의 결실과 번식을 어찌 이루랴?   저렇듯 뿌리들은 隱者의 헌신과 공덕을 함께 지닌다 이제 나의 상념은 이 나라의 무궁화란 나무를 떠올린다.   이 나라 겨레중에서 그 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되려는 자 잎이나 꽃이나 열매가 도려는 자는 서로 다투어 많고 많으나 이 나무의 생명을 공급하는 땅밑의 뿌리가 도려는 이는 왜 이다지도 적단 말인가?   뿌리가 되자! 우리 나라의 꽃나무 무궁화의 뿌리가 되자!   저 땅위의 모든것은 계절마다 나고 죽고 스러지지만 그 뿌리는 조국의 운명과 더불어 언제나 함께하고 또 영워나리라. ㅡ구상《뿌리頌.1》전문   김철호의 시와 구상의 시는 편폭의 차이가 나고 동시와 성인시라는 구별이 있기는 하지만 시적인 주제는 동일하다. 성인시를 동시로 탈바꿈시키고 큰 편폭을 작게 축약시킨 전자의 노력은 충분히 긍정해주어야 하겠지만 후자의 힌트가 없었더라면 전자는 생겨날수 없었을것이라고 사료된다. 비유를 할것 같으면 품위있는 어른의 두루마기를 가위로 썩뚝썩뚝 베여서 아기의 꼬까옷을 만들어버렸다고나 할가. 그러므로 김철호의《뿌리.1》과《뿌리.2》가 구상의《뿌리송.1》, 《뿌리송.2》를 표절했다고는 못박을수 없으나 창의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칭찬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단언하는것은 적어도 김철호가 구상의 련작시《뿌리송》을 보았다는 사실적근거는 있기때문이다. 한국 동시책에서 힌트를 받았음직한 김철호의 동시《이슬.1》을 아래에 옮긴다.   이 나무의 이슬 다ㅡ아 모이면 참외만한 큰 이슬 될거야!   이 산의 이슬을 다ㅡ아 모아보면 집만한 큰 이슬 될거야!   이 세상의 이슬 다ㅡ아 모아보면 호수만한 큰 이슬 될거야! ㅡ김철호《이슬.1》전문   (이 례문에서의 《이 나무의 이슬/다ㅡ아 모이면》은《이 나무의 이슬/다ㅡ아 모아보면》이다. ㅡ김철호.)   김철호《이슬.1》은 유명한 영국 전래동시《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와 시적인 론리면에서 아주 류사하다.   온 세계의 바다가 하나의 바다라면 얼마나 큰 바다가 될가!   온 세계의 나무가 하나의 나무라면 얼마나 큰 나무가 될가!   온 세계의 도끼가 하나의 도끼라면 얼마나 큰 도끼가 될가!   온 세계의 사람이 하나의 사람이라면 얼마나 큰 사람이 될가!   그 커다란 사람이 그 커다란 도끼로 그 커다란 나무를 잘라   그 커다란 바다에 던지면 풍덩, 얼마나 큰 소리가 날가! ㅡ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전문   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는 2000년에 한국 청동거울출판사에 의해 출판된《신선득 시력 40년 동시선》에 실려있는데 연변에서 일찍 연길에 전해들어와서 적잖은 사람들의 손에서 옮아다니면서 널리 읽힌 책이다. 그러므로 김철호가 이 시집을 접했을 가능성은 아주 많다. 즉 영향관계의 설정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김철호의《이슬.1》과 영국 전래동요《만일 온 세계의 바다가…》는 그 시적인 착상이 완전히 같다. 즉 “동일한 물건을 한데 모이면 얼마나 커질까!”하는 어린애들의 천진란만한 상상이 착상의 근간으로 된것이다. 때문에 시적구조가 동일하다. 오로지 후자에서의 바다, 나무, 도끼, 사람이란 대상이 단순한 이슬이라는 하나의 대상으로 축약되였을뿐이다. 그리고 점진적인 시의 론리적인 전개도 량자가 완전히 비슷하다. 다르다면 후자에서는 “바다ㅡ나무ㅡ도끼ㅡ사람ㅡ바다ㅡ풍덩ㅡ큰 소리”라는 점진적인 형태를 취한데 반해 전자는 “나무ㅡ산ㅡ온 세상ㅡ호수만한 큰 이슬”이라는 론리적인 형태를 취했다. 이를 도작이나 완전한 표절로 볼 근거는 없지만 적어도 그 어떤 힌트에 의한 모방이거나 개작일 가능성은 충분하게 있는것이다. 김철호의 동시창작에 미친 한국 동시의 영향은 부지중 중국 송나라시기 황정견(黃庭堅)의 “점철성금(点鐵成金)”설을 련상케 한다. 혹자는 김철호의 이런 동시창작법을 모방 흑은 표절이라고 혹평하고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동시창작을 시작한지 고작 1ㅡ2년도 안되는 김철호에게 있어서 한국 동시의 구성, 주제, 언어표현수법 등에서 골자만 추려내서 나름대로 새롭게 동시를 만들어내는것은 곤경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책략이였을수도 있다.   (여기에서 김철호가《동시창작을 시작한지 고작 1ㅡ2년도 안되는》는 표현은 잘못된것이다. 나는1987년에《꽃동산》잡지에 첫 동시를 발표했고 동시로써 1996년에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ㅡ김철호.)   《문학과 예술》2007년 제2기《중한수교이후 중국조선족시문학에 끼친 한국시문학의 영향(3)》에서.  
8    [인상기]동시인 김철호선생님(권중철) 댓글:  조회:2084  추천:47  2008-09-05
동시인 김철호선생님 권중철 《아동문학》애독자 여러분: 앞에서 동시인 김철호선생의 탱탱 여문 동시들을 읽고나니 그 선생님의 신상이 무척 궁금하지요? 그럼 아래에 그 궁금증을 확 풀어드리지요. 동시인 김철호선생님은 1951년 3월 14일(토끼띠) 길림성 룡정시 개산툰진에서 태여났답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독서)가 애호였던 김선생님은 문학서적이든 자연과학서적이든 상관없이 자기가 읽을수 있는 책이면 닥치는대로 다 읽었답니다. 하여 남에께서 책을 빌려보던 이야기와 남의 책을 훔쳐보던 이야기와 같은 깜찍한 이야기도 선생님에겐 있답니다. 1974년, 《10년동란》이 거의 마무리짓기 시작할 때 20대의 젊은 나이로 선생님은 동시가 아닌 수필과 소설을 들고 문단에 데뷔하였습니다. 그것도 아동작품이 아니라 성인수필과 성인소설을 가지고말입니다. 사실 그 시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문화환경도 엉망으로 파괴되여 있었답니다. 하여 신문잡지가 거의다 페간되다싶이 되고 예술작품이래야《3돌출》을 부르짖을 때여서 문학작품을 발표하거나 문단에 데뷔한다는것은 실로 수월한 일이 아니였답니다. 허나 선생님은 이런 환경속에서 문단에 데뷔하였답니다. 그때부터 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1995년까지 쭉 내리 20여년 성인작품만 써내려왔답니다. 그러던 선생님이 어떻게 되여 동시를 쓰게 되였고 또한 우리 문단에서 동시인으로 자리매김을 하여 독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였을가요? 궁금하죠? 동시인 김철호선생님이 동시를 쓰게 된것은 그 어떤 사명감이나 의식적인 시도가 아니였답니다. 그것은 완전히 우연한 일로 시작된것이랍니다. 1995년 어느날 연변일보사에 출근하는 선생님이 신문사에서 일을 보고있는데 중국조선족소년보사 문예부의 한분이 원고를 청탁하더랍니다. 소년보이니 성인작품이 아닌건 물론이고 그조차 선생님께서 대학시절에 숙제로 딱 한번밖에 써보지 못한 동시를 써달라는 청탁이였답니다. 성인작품만, 그것도 소설이나 수필 같은 작품만 써오던 선생님이여서 어려운 청탁이였지만 선생님은 개의치 않았답니다. 남들 같으면 대학시절에 숙제로 한번밖에 써보지 못했던 동시인지라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서 꼭 심혈을 기울이고 품을 들여 썼겠지만 선생님은 그러지 않았답니다. 선생님은 그저 내심에 잠재하고있던 동심을 그대로 시적감정과 융합시켜 썼답니다. 헌데 이것이 뭡니까? 생각밖에도 독자들의 반응이 퍽 좋았답니다. 그때로부터 선생님은 본격적으로 동시창작에 혼심을 쏟아왔는데 두편의 동시집을 펴내고도 많은 동시와 동요를 이 세상에 내놓았답니다. 그리고 그런 훌륭한 동요와 동시의 창작으로 명성높은 묵직묵직한 상도 많이 받고요. 그럼 동시인 김철호선생님은 어떻게 되여 훌륭한 동시들을 그렇게 많이 창작할수 있었을가요? 선생님과 접촉하면 다 알 일이지만 선생님은 동시창작에 천부적인 재질도 있겠지만 주요하게 선생님의 마음가짐새가 어린이들의 동심과 같은것입니다. 솔직하고 어리숙하고 의문이 많고 어리광스럽고… 우리 연변에서 제일 먼저 산악회에 참가하여 등산을 해온 선생님은 지금도 등산이라 하면 모든걸 뿌리치고 나선답니다. 그런 선생님과 함께 등산을 할라치면 참 재미나는 일들이 선생님으로 하여 일어난답니다. 불혹의 나이지만 언제나 열서너살 먹은 어린 소년처럼 열정이 넘쳐 등산팀의 제일 앞장에 서서 걷는 선생님… 그러다가도 유치한 어린애들처럼 장난기가 발작하면 어디론가 사라져서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 휘파람을 불어대며 자기의 위치를 알려주는 선생님… 등산길에서 주은 막대기로 애들처럼 가만히 서있는 팔뚝만한 나무들을 툭툭 치는 선생님… 뿌리가 썩어있는 죽은 강대나무를 한손으로 뿌리채로 번져놓고는 자기가 힘장사라고 유치원애들처럼 우쭐렁거리는 선생님,,, 누구도 오를 엄두를 못내는 벼랑을 담략 센 애들처럼 서슴없이 올라서 자기를 뽐낼줄 아는 선생님… 웬만한 꽃이나 나비를 봐도 아름답다고 애들처럼 감동하고 웬만한 층암절벽이나 산을 봐도 애들처럼 격동하는 선생님… 동시인 김철호선생님의 마음은 그대로 동심입니다. 그러기에 동시를 잘 씁니다. 필자가 어떻게 선생님을 그렇게 잘 아는가구요? 1987년 선생님이 연변대학 문학반을 졸업하고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에 배치받아서 제일 처음 편집한 원고가 필자의 방송소설원고이고 1990년 연변일보사 문예부로 직장을 옮겨서 제일 처음 편집한 원고가 역시 필자의 소설원고였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여서 선생님과 필자는 흉허물없는 사이랍니다. 자, 앞으로도 동시인 김철호선생님의 그 탱탱 여문 동시들을 많이 읽어주세요. 녜?   《아동문학》2005년 봄호      
7    [평론]시단에서 처음보는 표현주의의 좋은 작품(정몽호) 댓글:  조회:1781  추천:53  2008-09-05
시단에서 처음보는 표현주의의 좋은 작품 정몽호 마지막으로 수상작품중에서 구상이 아주 괴상한 시 한수를 말하겠다.   머리를 떼여버리고 거리로 나갔더니 웃는다 질질 따라다닌다   그런데 난 좋기만하다 작아진 키도 좋지만 들을것도 볼것도 모두 없으니 좋기만하다   그래서 여ㅡ엉 머리를 떼여버리기로 했다 머리 없는만큼 거뜬하고 시원할수가 없다   ㅡ김철호《어느 즐거운 날》전문   이 시를 읽은 다음에는 저도 모르게 카브카의 대표작《변형기》가 련상된다. 주인공 그리고리가 하루밤새에 갑충(딱정벌레)으로 변한다. 이것은 실로 황당하다. 그런데 구 무엇을 암시하는 상징성이 있다. 카프카는 환상, 황당, 상징 등 수법으로 사회의 암흑면을 비판했다. 김철호의《어느 즐거운 날》에서는 산 사람이 절로 머리를 떼여버린다. 그리고 거리를 나간다. 들을것도 볼것도 없으니 좋기만 하다. 머리 없는만큼 좋을수가 없다. 그래서 머리를 여ㅡ엉 떼여버린다. 이 역시 카프카처럼 환상, 황당, 상징 등 수법을 썼다. 이 시의 의향성은 현실의 암흑성을 비판한것이다. 카프카의《변형기》는 표현주의의 걸작이다. 김철호의《어느 즐거운 날》은 우리 시단에서 처음 보는 표현주의의 좋은 작품이다. 우리에게 창작사유의 큰 계발을 준다.   20회《두만강여울소리》시탐구회수상작 모음집《두만강은 흐른다》(민족출판사)에 발표한 정몽호선생의《시탐구의 흐름》에서.        
6    [평론] 움직이는 시 움직이는 그림(김룡운) 댓글:  조회:1711  추천:38  2008-09-05
움직이는 시 움직이는 그림 김룡운 ㅡ김철호의 동시세계 일별   1.       들어가기 앞서   순수와 맑음과 진선미가 아기자기 모여앉아 오손도손 향기로운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는 동심의 궁궐, 절대의 순수와 천진함과 지고무상의 아름다움이 찬연한 원광을 발산하는 곳. 하기에 성경에서도 동심을 갖춘 사람이 아니고서는 천국에 이를수 없다고 했으리라. 결국 동시창작이란 어린이들의 심령 저변에 깔려있는 순결과 진실과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재현하는 작업이 아니겠는가. 날이 갈수록 동심의 궁궐을 향해 전진하고있는 동시인들이 불어나 오늘 중국조선족동시단은 전대미문의 왕성기를 맞고있다. 동시대오의 증가, 동시의 대량산출이 이것을 명지하게 말해주고있다. 그러나 량적인 증대가 결코 질적인 발전과 등가를 이루는것은 아니란 엄숙한 시각으로 우리 동시단을 관조하면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시의 량에 비해 값가는 시들이 그리 많지 못하다는것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동시창작을 너무 쉽다고 여기는것이 요즈음의 페단의 하나가 아닐가고 생각해본다.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동시창작은 성인시창작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동시는 필경 시라는 외연의 하위개념으로서 시의 속성외에도 동시라는 하나의 내포를 더 가지기에 그만큼 의미방이 더 너르며 아울러 또 자체의 특정된 울타리를 가지고있다. 그러므로 문학일반, 시일반에 대한 총체적인 파악이 있는 전제하에서 동시창작을 운운해야 될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학이란 무엇인가 한는것을 기본상 장악한 기초에서 동시창작을 해야 할것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인시에 매달렸다가 자신이 없으면 동시쪽으로 방향판을 돌린다. 문학개념에 대한 오도된 상태에서 동시를 창작하니 훌륭한 동시가 산출될리 만무하다.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문학리론을 깊이있게 파고들지 않는다. 이런 경향은 부득불 기교의 미달을 낳게 된다. 그리하여 전설적인 기법으로 현상을 파렬하거나 모방하거나 그대로 재현하는 시들이 상당히 많으며 따라서 개성이 빼여진 작품들이 그리 많지 못하다. 그다음으로 동시에서의 철리성문제이다. 일부 시인들은 동시는 필경 그 상대가 어린이므로 너무 깊은 의미를 깔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동시에도 철리가 체현되여야 한다는것이다. 어린이들에게도 그들로서의 철리가 따로 있으며 오히려 그것은 성인에 비해 순진하고 유치하면서도 오묘하여 때로는 성인의 사유방식으로서는 종잡을수 없을 때가 있다. 그들의 철리는 흔히 무한한 상상과 과장과 추상속에 깃들어 자유분방하게 날아다니기때문이다. 그러므로 동시에 철리를 체현시키는것은 대단히 간고한 작업이 아닐수 없다. 이 무거운 과제가 지금 동시인들을 기다리고있다. 상술한 모든 문제를 극복하자면 동시에 일대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사실 동시뿐만아니라 성인시를 비롯해서 우리 중국조선족문학일반이 혁명을 해야 한다. 혁명을 하자면 전위의식을 앞세우고 사유의 갱신과 의식의 갱신을 하여야 한다. 이 면에서 한족문단은 우리의 본보기가 된다. 한족문단의 전위파들은 지금 한창 열을 올려 “감각환원”, “의식환원”, “언어환원”을 내용으로 하는  “창조환원”을 부르짖고있다. 우리는 이들을 따라배워야 한다. 그러나 단지 용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지런히 배우고 탐구를 하여야 하며 종합적사유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른바 종합적사유란 정치, 경제, 문화, 생명, 죽음, 종교, 철학에 대한 종합적사고를 일컬은다. 우리 동시단에는 종합적사유를 바탕으로 문학의 혁신을 꾀하고저 하는분들이 더러 있어 무척 기쁘기도 한데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이런분들이 아동문학의 키를 잡고 아동문학의 드넓은 대해를 질주하고있기에 아동문학의 앞길은 밝고 희망차다.   이 글에서 얘기하고저 하는 김철호시인도 동시단의 앞장에 서서 달리고있는 기둥시인의 한사람이다. 한때는 성인시를 쓰던 사람인데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동시에 미쳐나기 시작했고 그후 피타는 각고의 려정을 겪더니 오늘은 마침내 우리 동시단의 거물급시인중의 한사람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김철호시인은 동시를 어렵게 생각하고 쓰는 시인이며 탐구를 하면서 쓰는 시인이며 일정한 정도로 사유의 갱신과 의식의 혁명을 꾀하면서 쓰는 시인이다. 지금부터 김철호의 동시세계에로 들어가 구체적인 시들과 얼굴을 맞대보기로 한다.   2. 신선함과 맑음에 시원을 둔 시   김철호의 동시들을 읽어보면 신선하구나, 맑구나, 한폭의 싱싱한 수채화같구나 하는 생각을 털어버릴수 없다.   바람 솔솔 새 아침엔 해살도 새것   금빛 예쁜 새 해살 창문으로 쏙쏙   해님 방글 새 아침엔 이슬도 새것   은빛 고운 새 이슬 풀잎에서 돌돌   ㅡ “새 아침” 전문   새 생명의 탄생과 약동을 노래한 시란 모든 소란과 오욕이 배제된 세계, 유독 새 아침만이 광활한 우주에 덩실 솟아 싱그러움과 예쁨을 발산한다. 저 “금빛 예쁜 새 해살”, 저 “은빛 고운 새 이슬”, 그것들이 “창문으로 쏙쏙” 머리 들이밀기도 하고 “풀잎에서 돌돌” 구을기도 한다. 순수한 자연과 순수한 동심이 하나로 합쳐져 무한히 아름다운 경지를 한껏 펼쳐주면서 읽는이의 마음을 차분한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예쁜 새 해살”, “고운 새 이슬”, 그리고 더 나아가서 “새 아침”이 곧 어린이라고 생각해볼 때 이보다 더 큰 만족이 어디 또 있겠는가. 그리고 무슨 다른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숲속학교”는 구체적인 현장속에서 동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우리와 이야기 한다.   새들이 노래공부 한창일 때엔 꽃들도 얌전히 피여납니다 지지종종 도레미 지지종종 미화쏠 숲속은 도레미화 새들의 학교   다람이 산수공부 한창일 때엔 바람도 숨어서 구경합니다 또릿또릿 개암 하나 요리조리 개암 둘 숲속은 하나, 둘, 셋 다람이학교   ㅡ “숲속학교” 전문   시인은 숲을 인간세상으로 설정해놓고 그속에다 새들의 학교와 다람이학교를 세우고있다. 맑고 푸르고 시원한 숲속에 세워진 학교, 그 학교도 역시 숲속처럼 푸른 향기, 싱그러운 향기로 차넘치리라. 지지종종 유쾌한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있는 새들의 학교, 로동과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며 개암을 헤아리는 다람이학교, 세상의 모든 소란스러움과 비리, 강탈, 전쟁, 폭행이 없이 숲속과 그속에 있는 학교, 그리하여 그것은 평화와 신성함의 요람으로 되여 따라서 경건함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하기에 꽃들도 얌전히 피여나고 바람도 숨어서 구경한다. 한수 더 살펴보자.   구름산 구름산 움직이는 산 푸른 하늘 두둥실 움직이는 산 하얀 토끼 한마리 산에서 논다 하얀 범 한마리 산을 내린다   구름산 구름산 떠다니는 산 푸른 하늘 두둥실 떠다니는 산 하얀 사슴 한마리 산에서 뛴다 하얀 곰 한마리 산에 뒹군다   ㅡ “구름산” 전문   “구름산”은 강한 동작성과 함께 그 시원을 “하얀”에 두고있다. 토끼도 하얗고 범도 하얗고 사슴도 하얗고 곰도 하얗다. 하얀것들이 마음껏 뛰노는 하늘세계, 우리들의 마음도 금시 하얗게 물드는듯싶다. 우의 시들에서 살펴보았지만 김철호의 동시들은 그 시원(詩源)을 푸르름과 맑음과 하얀것에 두고있기때문에 만들어지고있는 시들이 신선하고 맑으며 푸른 향기로 넘치고있다.   3.     움직이는 시, 움직이는 그림   우수한 아동문학작가들은 언제나 동심과 함께 산다. 아니, 창작순간에는 곧바로 어린애로 되고만다. 김철호시인은 동심의 밖에서 서성거리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동심의 대문을 열고 그안에 들어가 동심과 함께 친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숨박곡질을 놀고 춤을 추고 노래 부르고 함께 뒹굴고 장난을 친다. 그리하여 그의 시는 움직이는 시로 되고있으며 한폭의 생생한 수채화로 그려진다. 어린이들의 가장 큰 특성의 하나가 동작성이 강한것이다. 그들은 웬간해서는 앉아있거나 누어있지 안고 자꾸 움직이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말 속담에 아이들과 장독은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김철호시인은 동심의 이러한 특점을 잘 포착하고있기에 그의 시들은 살아서 펄떡펄떡 뛴다.   산같은 구름도 밀고 당기면서 논다   거울같은 련못도 산산이 부시면서 장난친다   ㅡ “바람” 전문   시인의 눈에 비치는 구름과 련못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의인화된 어린이다. 밀고 당기면서 놀고있는 구름과 잔물결을 일구면서 장난치는 련못, 얼마나 재미있고 생동한가. 신인은 구름이 왜서 밀고 당기는지, 잔물결이 왜서 장난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을 하지 않았기때문에 시가 되는것이다. 사실 어린이들이 사물을 관찰할 때 망막에 안겨드는 사물 그 자체만으로 리유가 충족하므로 구태여 인과관계를 운운할 필요가 없다. 동작성과 회화성이 극치를 이루는 “구름산”인것 같다. “구름산”에서 보면 천태만상을 이룬 자연의 기기묘묘한 제 현상이 움직이는 시로, 움직이는 그림으로 나타난다. 시인은 움직이는 구름을 움직이는 산이라고 상상한다. 다시 어린이들의 눈으로보는 경상이라 하겠다. 그것도 고정된 산인것이 아니라 두둥실 흘러가는 산이다. 그 우람한 산속에서 하얀 토끼 한마리가 놀고 하얀 범 한마리가 산을 내리고 하얀 사슴 한말가 뛰고 하얀 곰 한마리가 뒹군다. “코스모스”도 한폭의 움직이는 그림으로 되기에 족하다.   키다리 코스모스 손에 손잡고 갈바람 한들한들 손에 손잡고 하얗게 빨갛게 손에 손잡고 어디로 가느냐 손에 손잡고   키다리 코스모스 손에 손잡고 먼 하늘 한들한들 손에 손잡고 당기며 밀며서 손에 손잡고 어디로 가느냐 손에 손잡고   ㅡ “코스모스” 전문   정다운 7.5조로 노래부르고있는 “코스모스”, 지금 알락달락한 꼬까옷을 떨쳐입은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의 손목을 잡고 먼 하늘로 한들한들 즐거운 려행을 떠난다. “손에 손잡고”가 여섯번 반복되는 이 시는 단결과 우애, 화목의 분위기도 다분히 안고있다. “코스모스”야말로 오늘 행복하게 자라나고있는 우리 시대의 어린이들의 모습이 아닐가. 이제 움직이는 시, 움직이는 그림으로서의 김철호의 동시들을 삽화로 그려보자.   “바람” = 떠가는 구름, 잔물결 치는 련못. “새 아침” = 창문으로 들이비추는 새 해살, 풀잎에서 구을고있는 이슬. “숲속학교” = 나무우에 오구구 모여앉은 새무리, 개암을 굴리는 다람이들. “가을산” = 울긋불긋 곱게 단풍이 든 산등성이, 그우를 밟고 지나는 어린이들. “구름산” = 하얀 토끼, 하얀 범, 하얀 사슴, 하얀 곰. “코스모스” = 줄지어 서있는 각양각색의 코스모스.   이상으로 김철호의 동시들을 간단히 훑어보았다. 대부분이 훌륭한 시들이였지만 “노래시합 간다”, “북” 등 시들은 평범무이한 시들의 계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감을 주었다. 성과가 있는 시인일수록 자기를 초월하여 새로운 차원에로 오르기가 아주 어렵다. 그만큼 많이 탐구하고 몸부림쳐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금후 김철호시인이 더 피타는 노력을 경주하여 우리 동시의 화단에 더 알차고 예쁜 꽃송이들을 선물해줄것을 기대해본다.   《아동문학》2005년 봄호
5    [단평]《동시혁명》에서 성공한 시(한석윤) 댓글:  조회:1688  추천:40  2008-09-05
 《동시혁명》에 성공한 시 한석윤 20세기 90년대 우리가 목이 터져나게 웨쳤던 《동시혁명》의 성과가 무엇인가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우리 조선족동시단의 찬란한 래일을 떠메갈 김학송, 림금산, 김현순, 김철호를 비롯한 중견시인들이 일어선것이라고 말하고싶다. 그들가운데서도 김철호시인은 자기의 작품으로 동시란 구경 어떤 시인가 하는것을 우리들에게 가장 명백하게 보여준 시인이다. 그의 동시는 상징성과 비유를 떠나지 않고있지만 그런 상징과 비유가 주독자인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추고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포함한 우리모두에게 시적련상과 시적공감을 주고있다. 이런 의미에서 말하면 그의 동시는 어린이들로부터 어른에게 이르기까지 다같이 시적감동을 줄수 있는 전민족적인 시이다. 다시말하면 《동시혁명》에서 성공한 시이다. 이런 성과로 하여 그는 백두아동문학상 등 국내의 많은 문학상을 받아안았고 지난해에는 한국 아동문예문학상을 받아안았다. 그러니까 국외에서까지 인정받은것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김철호시인의 동시집 《연필 숨쉬는 소리》는 그간 시인이 피를 태우며 창작해온 동시가운데서 70여수를 골라 묶은것이다. 나는 이 동시집이 우리의 꼬마독자들에게는 물론 우리의 동시인들한테도 새롭고 싱싱한 충격을 주리라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올해에도 어김없이 우리 조선족아동문단에 뜨거운 배려를 돌려주신 한중서로사랑협회 이종태대표이사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에게 다시다시 충심으로 되는 감사를 보낸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한석윤 2002년 7월 15일 (이 글은 김철호 동시집 《연필 숨쉬는 소리》의 《머리글》이다.)  
4    [심사평]자신의 목소리를(문삼석) 댓글:  조회:1707  추천:45  2008-09-05
자신의 목소리를 문삼석 김철호 님의 “발자국” 외1편과 최영환 님의 “바람” 외1편을 당선작으로 올린다. 김철호 님의 작품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크다. 동심적 감수성이 뛰여날 뿐만 아니라 대상의 특징을 발견해 내는 안목도 무척 예리하다. 그리고 짧고 간결한 형태를 추구하는 시작 태도는 많은 기대를 걸게 한다. 최영환 님의 작품은 매우 맑고 깨끗하다. “바람”이 보여주는 재미와 기법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응모 작품 중에는 교육적 의도가 너무 드러난 나머니, 세련된 기법에도 불구하고 감동이 제약을 받는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동시가 윤리성을 너무 드러낼 때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는 일임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한국 제150회 아동문예문학상 심사평임. 문삼석님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이며 한국의 저명한 동시인이다.) 부록 아동문예문학상수상작품   발자국(외1수) 김철호   내가 걸어온 발자국 그대로 찍혀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뒤돌아 따라가 보면 쪼그만 아기 발자국도 예쁘게 찍혀 있겠지.   천지물   파아란 천지물 폭포 되어 쏟아질 땐 하아얀 물보라 된다.   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얀가 봐.   한국 최경환 시인님 당선작 바람(외1수)   가만히 있으면 발이 너무 간지러워. 그래서 쏘다니며 꾸러기 짓을 한 거야.   보고마 있으면 손이 너무 심심해. 그래서 이것저것 마구 들추어 본 거야.       이른 아침   해님이 눈을 뜨면 세상은 온통 한 폭의 수채화   갖가지 꽃들 예쁜 물감으로 울긋불긋 단장을 하고   이름 모를 새들 꼬로롱꼬로롱 힘찬 날개로 하늘을 여는 세상은 온통 살아 숨쉬는 한 폭의 수채화 한국《아동문예》2001년 제12호에서  
3    [인상기]동년의 시간속에 멈춰선 사람(김학송) 댓글:  조회:1848  추천:34  2008-09-04
동년의 시간속에 멈춰선 사람 김학송   ㅡ동시인 김철호인상기   어른이 되였어도 마음은 마냥 동심에 사는 사람을 간혹 보게 된다. 근간에 갑자기 동시인으로 《둔갑》하여 문단에 빛을 뿌리고있는 김철호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어느 모로 보나 김철호는 어른보다는《철부지》에 가깝다. 철호라는 이름부터 철부지 냄새를 듬뿍 풍긴다. 남달리 환상적이고 직선적이며 어딘가 천진해보이는 꺼벙한 성격이 그렇고 마냥 왼눈 한번 아니 팔고 돈도 안되는 글짓기유희에만 열중하는 바보스런 아집이 그렇고 토요일만 되면 모든 일 활라당 집어던지고 산에 올라 노루처럼 뚝뚝 뛰여다니는 어리광스런 모습이 그렇다. 등산시에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맨앞에서 겅정겅정 걷는다. 남먼저 절정에 올라서면 와ㅡ와ㅡ 소리치며 혼자서 좋아한다. 아무튼 그 마음이 철딱서니없는 아이 같다. 그래서 젖내나는 도시가 술술 잘 나오는지 모른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숨쉬는 소리   예쁜 문장 만드느라 멋진 답안 푸느라   사각사각 사각사각… 가쁜 숨 몰아쉬는 소리   ㅡ《연필 숨쉬는 소리》전문   한국의 저명한 동시인 문삼석님의 평어처럼 그의 동시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크다. 그래서 그의 동시는 책으로 태여나기 바쁘게 동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있다. 이름없던 사람이 하루아침사이에 성숙한 동시인으로 등장한것이다. 1951년 로동자의 아들로 룡정시에서 태여난 김철호는 소학교를 졸업하고 초중3년재학시에 전대미문의《문화대혁명》을 맞게 된다. 그후《지식청년》으로 집체호에 내려가 농민, 교사, 트랙터운전기사 등으로 일하며 어린 나이에 인생의 깊은 곳을 경험한다. 80년대초엔 젊은 문학영재들만 모집하는 연변대학 문학반에 편입되여 체계적으로 문학을 공부하는 행운을 지닌다. 4년간의 작가반 수업을 마치고 첫닻을 내린 곳은 연변인민방송국 문학부였다. 그후 연변일보사에 전근되여 언론부, 문예부를 두루 전전하며 오늘에 이른다. 석자 얼음이 하루새에 언게 아닌듯이 그의 동시사랑도 따져보면 깊은 뿌리를 갖고있다. 김철호씨는 소학교에 다닐 때부터 동시를 무척 좋아했는데 채택룡의《병아리》거나 김례삼의《고개길》같은 동시는 공책에 베껴갖고 다니며 왕왕 외우기도 했다. 그냥 동시가 재미있어 가까이했을뿐 먼 훗날 자신이 동시인이 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햇노라고 김철호씨는 말한다. 70년대초, 애숭이 문학지망생이였던 김철호는 첫 문학사랑을 소설창작에 바친다. 주내 여러 문학강습을 쫓아다니며 열심히 갈고 닦은 보람으로 마침내 단편소설《밤중에 생긴 일》로 문단에 데뷔한다. 그러나 십여년이 지난후 소설창작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회의에 빠진채 서서히 창작의 대문을 닫기 시작한다. 조금은 허탈감을 느꼈지만 신통한 대책이 없어 그럭저럭 세월만 흘러보낸다. 1995년 늦가을, 문우들과 함께《백두산산악회》라는 연변 최초의 산악회를 발족하고 그 활동에 열을 올린다. 산악회 멤버들은 거개가 교수나 시인 작가들이였다. 김철호씨가 창작에 점차 힘을 놓는 눈치기 보이자 그에 대한 산악회친구들의 압박공세가 대단했다. 《창작을 포기하면 너랑 친구 안한다!》 롱담으로 듣기에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도발적이였다. 슬그머니 열 받은 김철호, 머리뚜껑이 활짝 열릴 지경이였다! 친구들로부터 왕따당할수도 있는 위기상황에서 소년보사의 림금산씨가 동시나 몇수 써달라는 청탁을 해왔다. 그 지청구가 하도 집요하여 장난삼아 몇수 끄적거렸는데 생각밖으로 인츰 신문에 실렸고 그에 대한 평판도 아주 좋았다. 참으로 뜻밖이였다. 분노가 시인을 낳은셈이다. 지금도 김철호씨는 가끔 그때 일을 회상하며 친구들의 핍박으로 량산에 올라 동시의 길을 찾게 되였노라고 기뻐한다. 그리고 감사해한다. 역시 아이다운 어줍고 맑은 심성의 발로라 하겠다. 밤을 지새우며 동시창작에 정진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아 2001년엔 그이 동시 몇수가 한국아동문예상에 당선되였다. 그 덕에 한국에서 첫동시집을 출간하는 행운도 함께 지닌다. 2002년엔 두번째 동시집이 출간되면서 동시인 김철호씨는 창작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흔히 사람들은 요즘 세상을《풍요의 감옥》또는《무명시대》라고 말한다. 격정과 인정은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문학마저도 위기의 벼랑가에서 헐떡이고있는 와중에 아예 마음을 텅 비우고 동년의 뜰에서 동시를 줏고있는 김철호씨, 그 철없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한것은 왜서일까?   파아란 천지물 폭포 되여 쏟아질 땐 하아얀물보라 된다   보기엔 파래도 마음은 하얀나봐   ㅡ《천지물》전문   작자의 자화상이라고 볼수도 있는 동시이다. 지천명의 나이, 귀밑에 흰서리 내린 김철호씨는 나이마저 잊은채, 동년의 시간속에 서성이고있다. 그 때묻지 않은 마음을 누비며 맑은 동시의 샘물이 퐁퐁 솟구치고있음이 분명하다. 아이 같은 마음에서 동시가 흘러나오므로 그의 동시는 자연스럽다. 재미가 있다. 그리고 감동을 준다. 기술적조탁으로는 아무래도 불가능한 일이다. 오묘한 기교를 부려 동시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사이비동시인들과는 조금은 다른 맛이다. 독자를 동심에 젖게 한다. 더할수 없는 천진함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여 특이한 빛을 발한다. 이것이 김철호씨의 동시가 오늘날 가치를 가지는 리유가 된다. 동시인 김철호씨가 인간의 원초적인 순수의 뜰에 오래오래 철부지아이로 남아 더 좋은 동시를 더 많이 쓰기를 기원하며《새는 황혼에 집을 짓는다》는 근작시로 가난한 글을 갈무리한다.   저무는 저녁강에 철도 없이 꿈을 씻고 늦깎이로 해를 굴려 속살 데쳐 웃는 소리 황이 든 밑둥구리 파릇하니 새순 피니 황혼도 아침인양 봄수심이 깊었노라   2002년 11월 15일 연길에서   《연변문학》2003년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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