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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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와 소녀' 창작에 대하여
2012년 02월 28일 12시 28분  조회:6596  추천:5  작성자: 김정룡

요즘 나의 장편역사소설 <황제와 소녀>가 조글로문학에 오르자 독자들께서 편역이냐? 창작이냐는 시비가 있는데 저자로서 어떤 방식의 논의든 모두 반갑게 생각한다.

중국고전 도교계열작품 중 <황제·소녀경>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인간의 성교행위를 타고난 본능이란 차원을 넘어 양생지도의 의미를 담은 의서이다. 중국과 일본에선 이 책이 꽤 유명세를 탔던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예로부터 전해져왔고 현재 나이 40대 이상 남자들은 이 책을 보지는 못해도 그 존재를 알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내가 이 책을 장편역사소설로 만든 계기는 이렇다.

2005년 여름 한국에서 유명한 서점인 교보문고에서 중국고전 <황제·소녀경> 한국어번역본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번역이 영 말이 아니게 오류투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국도교학회 회장 최창학 교수가 번역하였는데 이를 테면 ‘立刻’을 ‘세워서 조각하다’는 천자문식으로 직역하다보니 번역이 영 엉터리다. 출판사 사장과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내가 다시 번역하겠노라.”고 제안했다. 사장 왈, “이미 최교수한테 번역비를 600만원 지출했는데 자그마한 출판사로서 다시 번역비를 지출하기가 버거우니 험한 곳만 손을 봐 달라.” “알았다. 그럼 그렇게 하자.” 이렇게 되어 600여 곳을 손을 보아 재판에 ‘김정룡 정정’으로 시중에 발간되었다.

5년 세월이 흐른 2011년 3월경 한국 그린나래출판사 사장과 우연한 자리에서 위 이야기를 했더니 다시 번역을 하라고 제안을 해왔다. 그러나 나는 거절했다. 그 이유로서 중국고전 <황제소녀경>은 소설이 아니라 서술과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어 영 딱딱해 시장성(상품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럼 스토리를 구성하여 재미가 있는 소설로 만들어보라.”고 사장이 걸고넘어지는 것이었다. 욕심이 났지만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소설을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에게 이도 안 나고 콩밥 먹으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엔 처음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다음이란 것이 있지 않겠느냐. 엤다, 모르겠다. 한 번 시도해 보자. 이렇게 해서 나의 장편역사소설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집필을 시작해서 6개월 뒤인 2011년 10월 나의 장편역사소설 <황제와 소녀>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책 제목이 <황제와 소녀>이기 때문에 고전<황제·소녀경>의 성교지식과 내용을 바탕으로 5천 년 전 黃帝와 素女의 사랑이야기를 스토리로 구성하여 성을 위주로 다룬 것이며 그 당시 샤머니즘을 포함한 역사문화이야기를 많이 담았고 지금까지 흘러내려온 민간속설들을 스토리를 통해 다뤘다.

문학은 허구를 허용하는 만큼 스토리 구성 7할 내지 8할이 허구이며 소설의 짜임새를 위해 역사전설과 다르게 만든 것들도 있다. 예하면 소녀는 복희씨 유모의 딸로 전해져왔지만 나는 소녀를 서왕모의 딸로 취급하였다.

이렇게 해서 <황제와 소녀>는 단순한 성 가이드북을 뛰어넘어 재미있는 스토리와 함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성의 의미와 기술을 들려준다. 주인공인 황제 헌원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또 그의 파트너인 소녀(아소)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통해 원시 인류가 어떻게 성에 눈뜨고 즐기게 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아울러 농사와 의학의 발견, 결혼제도의 창시와 부족 간의 충돌, 헌원의 중원 평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듯 방대한 내용을 한 편의 소설에 담아내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나는 과거 칼럼을 많이 썼을 뿐 문학엔 까막눈이었기 때문에 소설을 펴낸다는 것이, 그것도 단편이 아니고 장편소설을 짓는다는 것이 어지간히 벅찬 일이 아니었다. 우리 속담으로 쉽게 말해서 이도 안 난 녀석이 콩밥 먹으려 드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한국출판사 사장이 눈이 멀었는지, ‘초’자인 나한테 미리 계약금까지 지불해주면서 쓰라고 했다. 거금은 아니었지만 머리에 털이 돋아 처음 써보는 장편소설인데, 그것도 현대소설이 아닌 역사소설인데 계약금을 받고 집필에 들어가게 되어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한편 미리 계약금을 받았기 때문에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속박되어 최선을 다 하는 동기가 되었다.

내가 자신 있게 달려들었던 것은 고대역사문화, 샤머니즘, 종교, 민간속설에 대한 지식을 널리 섭렵했기 때문이었고 또 한국에서 <삼국유사>등 문언문으로 된 고전을 깊이 파고들어 중국고전이해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든 조선족문학사에서 나는 중국고전을 문학이란 장르를 통해 해외에 알리는 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한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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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웃문학
날자:2012-02-28 18:00:36
김정룡이만큼 하시오. 어쩌지 못하면서 자꾸 문학에 고생하시구 많은 지식을 주는 인재를 꼬집기만 하다니,그럼 못쓰우!
1   작성자 : 문학
날자:2012-02-28 16:07:50
또 제자랑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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