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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우습게 보지 말자
2016년 03월 24일 09시 34분  조회:4832  추천:9  작성자: 김정룡


한국정치 우습게 보지 말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기적은 없었다

 

한국4.13총선 22일 앞두고 지난 22일 여야 양당에서 비례대표 순번을 공개하였다. 조선족출신들이 새누리당에 공개된 신청자가 5명이고 비공개 된 수까지 합치면 일여덟 명 된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추천에 의해 박옥선 CK여성위원회 회장이 홀로 이름을 올렸다. 공개에 의하면 더불어민주당은 35명을 발표했으나 20위까지 당선안정권이고 새누리당은 45명을 발표했고 25위까지 당선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순번을 보면 박옥선 회장이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순위에서 35명 안에 들었던데 비해 새누리당의 일여덟 명의 조선족출신들은 아예 45명 내에 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재한조선족사회는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혹시나 한 명쯤은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국회에서 오랫동안 재외동포를 대변한 여야의 대표적인 심윤조 의원과 김성곤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재외동포사회가 한국정치권의 중시를 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조선족 비례대표도 한 물 건너 간 것 아니냐고 짐작했었는데 결과는 예측대로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재외동포 전문가를 비례대표에 우선순위 추천한다.'는 당헌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조선족출신 비례대표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에 대해 여야 정당들을 원망하거나 나무랄 것이 아니라 우리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고 4년 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선거는 전략이다. 이번 조선족 비례대표가 배출되지 못한 것은 여야정당의 홀시가 중요하겠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조선족사회 선거 전략이 없었던 것이 가장 치명적인 실패요인이라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비례대표는 선출직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쳐 최종 35명의 순위를 확정했다. 투표를 거치든 여당처럼 선거공관위 위원들이 압축하든 눈에 들어야 한다. 새누리당에 신청한 조선족 일여덟 명이 최종 45명에 들지 못했다는 것은 눈에 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눈에 들게 만드는 것이 곧바로 선거 전략이다.

비례대표의 개념은 그 사람이 소속된 분야의 전문가를 뜻한다. 정당은 각 분의야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의정활동을 펼치게 함으로써 정치가 역동성을 갖게 만든다. 조선족후보는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재한조선족을 대변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전문가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국정치를 가볍게 보거나 우습게 여기고 나도 신청하면 되겠거니 하는 하늘에 대고 막대로 재이는 식으로는 죽었다 깨도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가 없다.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한국정치권에 향해 왜 조선족출신 국회의원이 필요한지, 의정활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집단적으로 특정 대표성적인 후보를 선발하여 여야정당에 추천해도 될까 말까인데 제각각 서로 라인이나 타서 비례대표가 되려는 이번과 같은 이런 식으로는 4년 후 아니 40년이 지나도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없다.

한국정치는 겉으로 보기에는 가볍게 보이고 우습게 보인다. 한국인들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개나 소나 다 국회의원이 된다. 정말 그럴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중국에서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고 꿈조차 꿀 수 없는 조선족들이 이런 표면적인 한국정치현상에 유혹되어 아주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정치인들이 막말 하고 다니고 주먹다짐이 아니면 삿대질하고 상욕을 해대는 등 얼핏 보면 수준이 낮고 소질이 형편없이 보인다. 그래서 조선족들이 한국국회의원이 별거 아니네라고 여기고 나도 자격이 되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

미안한 일이지만 한국국회의원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따져보면 대한민국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엘리트이며 적어도 조선족에 비하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우선 대한민국은 사농공상의 유교적인 전통에 의해 아직도 학력을 매우 중시하는 풍토가 짙다. 한국국회의원들의 보편적인 학력이 매우 높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씨의 학력이 고졸이지만 대한민국사회에서 그녀처럼 성공한 사람은 로또 1등에 당첨되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며 예수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부자가 천국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처럼 매우 드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비례대표로 공천된 사람 중에 논문표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치하려고 나선 조선족출신들이 표절이든 무엇이든 논문 근처에나 가 보았는가? 비례대표에 나서는 자가 반드시 논문 쓴 경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대학 나왔다고 큰소리 칠 수 있겠으나 한국에 와서 석·박사에 버금가는 커리어를 쌓지 않으면 어림도 없는 소리이다.

재한조선족사회 분위기는 흔히 이자스민을 들먹이며 웬만한 조선족도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제발 이와 같은 천박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자스민이 국회의원이 된 것은 찬스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시는 같은 경우가 나올 확률이 제로다. 때문에 차기 21대 총선에서 조선족 비례대표를 배출하려면 철저한 준비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실패는 각자가 제각기 논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비례대표가 되려면 학식 도덕 재원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구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재한조선족사회 엘리트들이 모여서 공약도 함께 만들고 연설문도 함께 작성하는 등 집단의 힘이 발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각자가 제 잘난 멋에 논다면 영원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3월 18일 중국동포타운신문 4층에서 진행되었던 동포사회현안 공개토론회에서 재한동포연합회 이선 이사의 제안에 우리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동포사회 단체들이 하나로 뭉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조선족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려면 지식인들로 뭉친, 마치 중국 당교와 비슷한 조선족인재양성기관이 세워져 거기서 훈련 받고 추천된 자를 여야 정당에 밀어주면 당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현재까지 재한조선족사회 분위기는 지적인 마인드나 동포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자격이 전혀 없이 곽재석 원장의 말대로 완장 찬 분들이 축제나 둬번 하고 자원봉사나 좀 나서면 국회의원이 되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4년 후에도 국회의원 배출은 역시 천방야담이 될 수밖에 없다.

4년 후 진정 조선족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되려면 이선 이사의 제안이 십분 맞는 얘기이다. 현재로서는 이 길밖에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관건은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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