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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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감개무량하여 목이 멘다(김정룡)
2008년 03월 18일 14시 09분  조회:6090  추천:84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집

제5부 제2차 동포자진출국 시 정부정책 허점과 동포들의 반응

1. 너무도 감개무량하여 목이 멘다.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지난 4월 24일부터 불법체류 동포자진출국 프로그램이 실시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동포타운센터에 전화를 걸어오고 또 직접 찾아 방문하고 있다. 처음 15일 동안에는 자진하러 센터에 찾아가면 잡아가지 않느냐는 전화가 많았었는데, 지금은 이런 질문을 하는 전화는 기본상 사라지고 출국하는데 어떤 절차를 밟아야 되느냐는 질문이 위주이다. 이는 동포들이 자진출국정책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고 믿음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변화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훨씬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자진출국 프로그램에 밀입국자, 위장결혼, 여권위변조자를 포함시킨데 대해 동포들이 대단이 기뻐하고 있음을 정리할 수 있다.

 <밀입국자들의 표정>
 본센터를 방문하는 자진출국 대상자 가운데 반 이상이 밀입국자이다. 

 이는 이번 정책에 가장 반기는 것이 밀입국자임을 말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밀입국자들이 ‘죄의식’ 때문에 귀국하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일로 생각해왔었는데, 이번 정책에 의해 정정당당하게 비행기를 타고 집에 다녀올 수 있게 되었고, 또 사랑하는 가족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연길에서 온 박모 씨는 지난 5월 10일 귀국하기 전날 KBS2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정당당하게 집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인지 자주 되묻게 된다.”면서 “이번 정책에 너무도 감개무량해서 목이 멘다.”고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흑룡강성 밀산시에서 온 김모 씨는 “세 번째로 밀입국 했었는데 드디어 정정당당하게 집에 다녀올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꿈만 같다.”고 매우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밀입국자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만약 이번 정책이 아니었다면 출국해서 가족과 상봉하고 일정기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밀입국할 타산이었는데, 참으로 좋은 기회를 만나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밀입국자는 경찰서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에 대해 상당히 기뻐하고 있으며 몸이 한결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장결혼자들의 표정>
 불법체류자 가운데 위장결혼자가 상당히 많은 수자를 차지하고 있다. 위장결혼은 브로커가 잡히거나 동행 중 한 사람이 잡혀 기타 사람들을 고발할 경우 외국인등록증과 무관하게 이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불법체류자로 취급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인 남자 측에서 체류연장수속 시에 돈을 요구하거나 잠자리를 하지 않으면 체류연장에 협조해주지 않겠다고 협박하여 결국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에서 첫째 부류는 수배자이며 그들은 숨어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두 번째 부류는 수배자는 아니지만 불법체류로 전락되었기 때문에 아예 이번 기회에 정리하고 귀국하였다가 일년 후에 다시 재입국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어 자진출국을 원하고 있다.
 요녕성 심양에서 온 신모 여인은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온지 6개월도 채 안 되어 브로커가 잡히는 바람에 수배자로 되고 말았다. 올 때 천만 원을 들여왔으니 집에 돌아가면 갚을 길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숨어 사는 것보다 어차피 귀국했다가 일 년 후에 정정당당하게 한국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자진출국을 결심했다고 한다. 

 길림성 매화구에서 온 기모 여인은 첫 번째 체류연장 때 한국남자가 4백만 원을 내라고 협박했고, 일 년 후 두 번째 연장 때는 5백만 원을 내야만 협조해주겠다고 하기에 아예 포기하고 자진출국에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진짜 결혼자도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해 이런저런 이유로 별거상태거나 아예 한국남자와 거래를 중단하여 체류연장이 되지 않아 불법체류자로 전락된 경우가 많다. 이 부류의 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자진출국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길림성 화룡시에서 시집온지 일년이 되는 성모 여인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살고 있지만 국적에 발목이 묶여 그런대로 참고 견디려고 했으나, 이번 기회에 아예 국적을 포기하고 재입국해서 자유의 몸으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여권위변조자들의 표정>
 여권위변조들은 밀입국에 비해 올 때 고생을 덜 했고 위장결혼자에 비해 가슴을 덜 조이고 있다. 허나 그들은 남의 머리를 바꿔왔다는 심리적 부담이 있고 또 이번에 경찰조사대상에 포함되어 정신적으로 홀가분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여권위변조들은 이번 기회에 남의 이름으로 살아온 비정당한 생활을 청산하고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자진출국에 나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번 정부정책은 동포들에게 비정당하게 살아온 부끄러운 생활을 청산하고 정정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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