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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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은 왜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가?
2008년 02월 26일 08시 15분  조회:5308  추천:75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자료집
제4부 조선족문제에 대한 논과 쟁

10.조선족은 왜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가?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수년 전에 한국 KBS에서 주한외국인을 모여 놓고 설맞이오락프로를 열었다. 그 때 죤슨이란 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양인이 이 말을 이해하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부자간에도 경쟁의식으로 살아가는 서양인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말은 우리민족이 남이 잘되는 것을 못 봐주는 심리를 가장 잘 반영한 속담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민족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할까?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은 몇 가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평균의식

 우리민족은 본래 평균주의의식이 강한 민족이었다. 예하면 고대조선에 두레문화가 있었다. 두레문화란 마을사람들의 노력의 다소를 막론하고 또 심지어 장애인가족의 노동참여여부를 따지지 않고 공동으로 경작해서 나온 이윤을 오락기구와 음식을 만드는데 소비하며 전체 마을사람들이 공동으로 나눠 먹고 함께 오락을 하는 활동이었다. 두레문화를 쉽게 이해하면 원시공산주의사회형태의 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민족이 서로 상부상조하는 정신이 일면 두레문화에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두레문화는 전체 마을성원들의 화목을 추구했다. 이 두레문화 속에서 생활하는 마을사람 중 가령 그 누가 사심이 있어 제 욕심을 채우려 들면 공동으로 공격하고 창피를 두었다. 바꿔 말해서 가령 그 누가 기타 사람들보다 뾰족하게 앞서거나 소총명(小聰明)하게 놀아도 안 되며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잘살아도 안 된다. 모든 것이 비슷비슷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우리민족이 남이 잘되면 깎아내리려고 애쓰는 성격이 이러한 평균주의의식에서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우리”라는 개념

 “우리”라는 말은 분명히 혼자가 아니고 두 사람이상의 복수를 뜻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공통된 개념이다. 허나 우리민족은 예외다. 이를테면 조선민족은 나 대신에 우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 처’ ‘우리 나그네(남편)’ ‘우리 아버지’ ‘우리 아들’ 등등이 그것이다. 부모나 자식 형제를 말할 경우 ‘우리’라는 말을 써도 그다지 어색하지는 않다(물론 기타 민족은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왜냐하면 부모 형제자매 자식은 복수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허나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우리 처’ ‘우리 남편’라고 말하면 마치 여럿이 공동으로 처 혹은 남편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분명히 ‘나의 처’ ‘나의 남편’이지 결코 ‘우리 처’ ‘우리 남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민족사회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허물이 아니라 그냥 너도나도 그렇게들 말하고 있다. 본래 틀린 말이 바른 말로 사용되고 있다면 분명히 그 속에는 문화적인 유래가 있다. 우리민족은 가정도 하나의 두레문화처럼 가정 내에서 평균주의를 강조했다. 옛날에는 팔촌까지 한온돌에서 살았다고 하니 가족성원이 수십 명에 달했을 것이다. 이 수십 명이나 되는 가족성원을 제대로 이끌어 나아가려면 평균주의를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매시에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다. 그리고 가정 내의 모든 것은 ‘우리’ 것일 뿐 ‘나’의 것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우리’ 것이라는 의식이 뿌리 깊게 박혔기 때문에 ‘나’란 개념이 소실되고 ‘우리’라는 개념이 강조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민족은 심지어 남편, 부인을 말할 때 나를 쓰지 않고 ‘우리’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집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다.
 ‘우리’라는 개념자체가 이미 평균주의를 내포하고 있다. 팔촌까지 이 ‘우리’ 안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똑 같아야지 그 누가 기타 가족성원보다 뾰족하면 안 된다. 가령 그 누가 뾰족하게 나오면 ‘우리’를 배반하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이런 생활환경에서 살아온 우리민족은 가령 그 누가 잘되면 있는 말 없는 말까지 보태가면서 깎아내리려고 애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바로 이 ‘우리’라는 개념에서 유래된 것이다.

 셋째 멋의 민족

 우리민족이 멋을 추구하는 것은 하나의 생활종교이자 생활철학이다. 우리민족이 진취심이 많고 상향심이 높고 똑똑한 등 원인이 곧바로 멋에 대한 추구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민족의 멋은 이러한 장점이 있는 동시에 여러 가지 단점도 있다. 이를테면 우리민족은 남이 자기보다 더 앞서거나 훌륭하면 질투하고 남이 자기보다 못하면 업신여긴다. 우리민족의 질투심과 시기심의 생성의 기본요소가 바로 멋이다. 즉 남이 나보다 멋이 있으면 용납 못하고 남이 나보다 멋이 없으면 쓰게 보지 않는다.

 세상에서 우리민족만큼 친구사이 친척사이 동창사이 등 가까운 처지에 있는 사람의 흉을 보기 좋아하고 헐뜯기 좋아하는 민족은 없다. 친구가 잘되면 축복해주는 것이 도리이건만 우리민족의 축복은 내심의 축복이 적고 뒤에서 깎아내리려고 애쓴다. 친구란 말 그대로 오래 친하다(親舊)는 뜻이다. 허나 우리민족은 흔히 오래 친하려고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라 더우면 친구가 되고 차면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과 일본인은 사람을 쉽게 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허나 일단 친하면 끝까지 믿고 지내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민족은 사람을 쉽게 친하고 쉽게 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친척 간에도 잘사는 사람끼리 친하고 못사는 사람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우리민족은 형제 중 친척 중 어느 한 사람이 출세하면 벌떼처럼 모여들어 이런저런 도움을 받다가도 일단 그 사람이 꼬꾸라지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있는 말 없는 말까지 만들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필자는 소학교는 조선학교, 중학교는 한족학교를 다녀서 조선족동창도 있고 한족동창도 있다. 중학교 때 낙후분자여서 남들이 다 드는 공천단조직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후에 대학을 나온 사람은 나 혼자 뿐이다. 한족동창들은 비록 학교 때 아무 것도 아니었지만 후에 대학을 나왔다고 모두 내심으로 축복해주고 내심으로 존중해준다. 이에 비해 조선족동창들은 그 애가 학교 때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헐뜯는 소리를 많이 하고 있다. 아마 이런 현상은 필자뿐만 아니라 ‘출세’한 모든 조선족이 다 경험해본 일일 것이다.

 동양의 정조관념은 유교에서 유래되었으나 오히려 유교의 본산지인 중국여자들은 정조관념이 희박하다. 일본에서는 마누라가 잠자는 자세가 곱지 못하다고 이혼하는 사례는 있어도 정조관념은 희박하다. 동양에서 여성들의 정조를 가장 강조한 것이 곧 조선민족이다. 옛날에 마누라가 청나라 소금장수한테 손목을 잡혔다고 청나라사람한테는 감히 덤비지도 못하고 오히려 자기 마누라를 쥐어 팬 일이 있었다. 힘이 없어 자기 마누라를 지켜주지 못한 주제에 오히려 자기 여자를 압박하고 박대한 것이 곧 조선남자들이다. 우리민족은 여자의 멋(매력)은 곧 정조에 있다고 여겨왔다. 다시 말해서 정조관념이 희박한 여자는 멋(매력)이 없는 여자라고 평가했다. 이슬람사람들은 여자들이 바람피우면 돌로 쳐 죽이는 관습이 있다. 이는 이슬람경전인 <<코란>>에 그런 대목이 있기에 종교를 지키는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민족은 강력한 종교도 없이 흔히 멋을 잣대로 사물을 판단한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강력한 종교를 갖고 있는 회족, 장족, 중국을 268년이나 통치했던 만주족, 중국을 80여 년이나 통치했던 몽골족은 한족과의 통혼이 잘되고 있다. 이에 비해 강력한 자민족의 종교도 없는 조선족이 오히려 한족과의 통혼이 잘되지 않고 있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한족은 조선족과 멋이 다르다는데 있다. 이렇게 보면 조선족의 멋은 기타 민족의 그 어떤 종교보다 더욱 종교적 색채가 농후하다. 조선족의 멋에 비록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파다’는 등 폐단이 있으나 확실히 자민족 정체성을 지키려고 하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넷째 단합심의 부족

 단합심이 부족한 것이 우리민족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조선시대에 조정에서 왜놈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내부 당파싸움에 빠져 있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평화가 회복되니 당파싸움이 더욱 심했다.

 우리민족이 단합심이 부족한 원인가운데 풍수이론으로 지역과 지역사이 사람을 갈라놓은 사례가 있었다. 고려를 세운 왕건은 죽을 때 전라도 나주지역 사람들을 등용하지 말라는 훈(訓)을 남겼다. 그 이유는 나주지역은 지세가 활모양처럼 구불게 생겼으니 그 지역사람들의 심리도 배역적이라는 것이다. 그 후 조선시대에 들어 전라도 지방 사람들이 출세 길이 막혔다. 해방 후 한국사회는 경상도사람들의 천하가 되면서 전라도사람들이 천대를 받고 살아왔다. 우리민족은 나라적으로 단합심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곳이면 거개가 단합이 되지 않는다. 한국 관광단을 접대해보면 셋이든 삼십 명이든 늘 싸움이 있다. 조선족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족은 서로 뭉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족이 뭉치지 못하는 이유는 서로 지가 잘났다고 여기고 너나없이 제멋대로 하려 하기 때문이며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 질투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문화혁명 때 조선족은 기타 민족에 비해 가장 발 벗고 혁명에 앞장섰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 과거 잘살았던 지식인, 지주, 부농을 타도하는 바람이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파’하는 심리가 폭발하게끔 기회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 나보다 잘살던 사람들을 은근히 배 아프게 생각해왔는데 그 배 아팠던 심정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에 조선족이 가장 혁명에 앞장섰던 것이다.

 이제는 혁명바람도 지나갔고 다시는 그 어떤 거대한 폭풍에 휘말릴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가만히 앉아서 배만 아파할 것이 아니라 나도 땅을 사려고 분투해야 한다. 배 아파하던 질투심리가 사려고 하는 경쟁의식으로 전환된다면 조선족의 앞날은 한결 더 밝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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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다노
날자:2008-02-26 13:06:55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소유를 당하는 것이며,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무엇인가를 가질 때 우리의 정신은 그만큼 부자유해지며 타인에게 시기심과 질투와 대립을 불러일으킨다. 적게 가질수록 더욱 사랑할 수 있다. 어느 날인가는 적게 가진 그것마저도 다 버리고 갈 우리 처지가 아닌가. 소유한 것을 버리고 모든 속박에서 그대 자신을 해방시키라. 그리고 존재하라.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소유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해 버린다. 그러므로 필요에 따라 살아야지 욕망에 따라 살지 말아야 한다.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 법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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