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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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화(套話)의 유래
2007년 10월 21일 10시 08분  조회:4701  추천:65  작성자: 김정룡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11

투화(套話)의 유래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수일 전 나는 친구와 함께 서울 모 대학의 00학술시상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수상자로 한국인과 조선족 학자 각각 1명씩 당선되었고, 그 분들은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그런데 한국 분은 원고 준비도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섞어가며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조선족 분은 원고를 들고 역시 중국식으로 ‘투화(套話)’만을 말했으며 좀 지나친 비유이긴 하나 얼굴에 웃음 끼가 전혀 없이 마치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비쳐져 아주 자연스럽지 못하고 딱딱하게 보였다. 

 시상식이 끝난 후 나와 친분이 있는 한국 분이 나에게 “중국에서는 수상소감을 저런 식으로 말하는가?”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글쎄요.”라는 말로 얼버무려 넘겼다. 

 그날 집에 돌아와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수상자인 조선족 분은 원고도 준비하지 말고 중국식 ‘투화’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자기 것을 지켜가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며,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 왕래(교류) 이야기 등등을 말했더라면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또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의 친화감도 생기고···이런 식으로 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국문인들은 대체로 조선족들의 작품을 재미없다고 평가한다. 진짜로 작품이 재미가 없어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나는 한국인들이 조선족들의 어색하고 딱딱한 이미지(조선족의 어투는 한국인에 비해 딱딱하고 투박하다.)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참고로 중국‘투화’의 유래에 대해 간단히 말해보려 한다. 

 중국문화는 예의를 매우 중시하는 문화이다. 예의는 일정한 형식과 격식을 필요로 한다. 100년 전 미국선교사 아더·스미스는 저서<<중국인의 소질>>에서 “낫 놓고 기윽(ㄱ) 자도 모르는 중국농부가정의 예의는 그 형식과 격식이 유럽의 궁중예의를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인은 역사적으로 비교적 실리적이지만 공중장소에선 형식과 격식을 갖춰야만 체면이 선다고 인식해왔다. 중국인이 공중장소에서 시끌벌쩍하게 떠드는 습관도 체면문화와 희극문화에서 유래되었다. 즉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체면이 서는 것이라 생각해왔다는 뜻이다. 

 아더·스미스는 “중국인의 유일한 오락인 희극이 시작되기 전에 사회자나 어떤 보스가 나타나 ‘투화’를 지나치게 늘여놓아 막을 열기도 전에 관객들을 짜증나고 지쳐 도망가게 만드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인은 사람마다 희극적인 본능을 갖고 있는데 희극은 불필요한 형식과 격식을 요구하며 따라서 중국인은 말할 때 ‘투화’를 좋아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인이 본래 역사적으로 ‘투화’에 능숙한데다가 문화대혁명 때 이념과 사상에 충성하면서 ‘투화’는 필수로 되어버렸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족속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살아온 조선족도 ‘투화’에 물들어 버렸다. 

 시대는 날마다 변화되어가고 있다. ‘투화’가 우리 실생활과 동떨어진 불필요한 것이라면 우리조선족은 이젠 과감하게 버리고 인간의 본연으로 돌아가 ‘사람 냄새얘기’를 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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