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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이 재한조선에게 득일까, 실일까?
2007년 12월 24일 17시 09분  조회:8175  추천:71  작성자: 김정룡

이명박 당선이 재한조선족에게 득일까, 실일까?

-재한조선족 칼림니스트 김정룡

재한조선족이 비록 선거권은 없지만 한국 대선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아마 지난 제16대 대통령선거 때부터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회창이냐, 노무현이냐에 따라 재한조선족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당시 보수 대변자인 이회창 후보가 불법체류외국인을 1%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는데,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재한조선족이 무더기로 강제추방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선족들이 길거리에 나서 이회창을 반대하는 데모를 했고 동시에 직접 선거에 참여할 수 없어 간접적으로 한국인들에게 노무현을 찍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다.

제16대 대선 결과는 조선족들의 바람대로 노무현이 당선되었다. 현시점에서 노무현정부에 대해 한국국민들은 냉혹할 정도로 점수를 낮게 매기고 있으나 어찌되었든 지난 5년 동안 노무현정부가 조선족에 대해선 너그러운 정책을 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조선족은 대체로 보수적인 한나라당을 달가와 하지 않았던 반면에 진보적인 열린우리당에 우호적이었다.

그렇다면 조선족들의 이러한 ‘입장’이 제17대 대선에 그대로 반영될까? 필자는 이것이 매우 궁금했다. 그래서 제17대 대선이 다가오기 전에 귀화한 조선족들에게 누구를 찍을 것이냐? 또 중국국적을 갖고 있는 재한조선족에게 만약 당신이 선거권이 있다면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가운데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해보았다.

결과는 20%가 정동영을 지지하고 나머지 75%는 이명박의 손을 들었으며 5%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희한한 것은 이회창을 옹호하는 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판세’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온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국민들이 지역대결, 이념대결, 세대갈등 등등이 희미해진 것과 같이 조선족들의 한국 대선을 바라보는 관념도 비슷했다. 즉 20%만이 대통합민주신당이 집권해야 조선족들에게 더 폭 넚은 너그러운 정책을 펼 것이고, 거꾸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불이익이 올 것이라 생각하고, 75%는 가령 한나라당이 집권하더라도 이만큼 열렸는데 설마 조선족에 대한 정책을 졸아 붙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고, 허나 이회창이 집권하면 반드시 조선족에게 불이익이 닥칠 것이라는 관념은 변함이 없었다.

조선족이 한나라당에 너그러운 생각은 결국 당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명박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감에서 생겨난 것이라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한나라당은 이명박 때문에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가령 이회창이 한나라당 후보였다면 조선족은 이번에도 죽어라 한나라당을 반대했을 것이다. 다행히 5년 전에 이회창이 한나라당 총재를 그만두었고 이번에는 이명박이라는 실용주의적이고 실력이 있는 후보의 출마로 조선족에게는 큰 희망으로 다가왔고 한나라당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졌다.

조선족들은 왜 이명박을 좋아할까?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은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이명박은 말보다 실력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거꾸로 정동영은 실력보다 말로만 재잘거린다. 이명박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분명한데 반해 정동영은 자신의 비전이 없이 이명박을 헐뜯고 올라가려는 전략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5년 전 아니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조선족 대다수가 정동영을 좋아했었는데 선거가 막판으로 다가올수록 그에 대한 인상이 점점 나빠졌고 이명박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다.

둘째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조선족들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다못해 대운하가 실행되면 수많은 조선족들이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리고 경제가 좋아지면 조선족이 따라서 여러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

이명박의 집권이 조선족에게 하나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곧 홍콩문회보가 예측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을 가까이 하고 중국을 멀리하는 親美遠華’인데, 그렇게 되면 따라서 재한조선족에게도 ‘너그럽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는 한나라당에 대한 선입견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노무현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조선족에 대해 많은 너그러운 정책을 실시해왔는데 이를테면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의 합법화,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의 자진귀국지원정책 프로그램, 무연고동포시험제, 3년 만기 재입국자의 2년 연장 등등인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기존의 정책보다 마이너스 시킬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명박의 당선이 조선족에게 득보다 실이 더 크고 심지어 큰 악재라 볼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명박은 실리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인물이기에 한중가교역할과 미래 남북통일의 가교역할 담당자인 ‘귀한 재부인 조선족’에 대해 노무현 정부보다 더욱 너그럽고 좋은 정책을 펼 것이라 생각한다. 이명박 당선이 조선족에게 실인 것이 아니라 득일 것이다.

조선족이 한국정부에 거는 기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말할 수 있다.

첫째 2008년 봄에 제3차 자진귀국지원정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다.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거쳐 불법체류조선족이 대폭 줄어들어 현재 불법체류조선족인수를 3만 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5년에 단순불법체류자를 구제했고, 2006년에는 밀입국자, 여권위변조자, 결혼자를 구제대상에 포함시켰으나 조선족들이 정부정책에 반신반의했고, 중국 측에서 여권을 새로 내주지 않는다는 등 유언비어가 난무해 주저하고 눌러 앉은 자가 많았는데 만약 제3차 자진귀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호응하겠다는 자가 절대다수이다. 가령 2008년 봄에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불법체류조선족이 기본상 사라질 것이다.

둘째 한국정부에서 조선족에게 한국에 올 수 있는 문을 대폭 열어놓고는 조선족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는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재입국이든 처음 한국 땅을 밟든 간에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하는데 3만원, 취업교육비 10만 7천원이다. 가령 한국정부의 정책에 따르면 고용계약까지 맺고 일을 시작할 때까지 모든 절차를 마치려면 2개월이 소요되며 이 기간 일을 하면 불법취업으로 간주하고 단속에 걸리면 100만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하고 2차로 잡히면 강제추방이다. 하여튼 1년에 한국법무부와 노동부에 들어가는 돈이 천문학 수자이다. 얼핏 주먹구구로 따져보자. 재입국자와 초입국자 및 외국인등록증을 번잡하는 자를 합치면 5만이라 할 때 1인당 3만원이면 15억이고, 취업교육자가 3만이라 할 때 1인당 10만 7천이면 37억이고, 국민연금 사대보험 귀국보험 등을 합치면 얼마 될지 알 수 없다. 물론 국민연금을 돌려주고 귀국보험 40만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귀국한 자가 굉장히 많다. 또 불법취업으로 100만원의 벌금을 낸 자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지만 이것도 역시 1년에 수억 원은 족히 될 것이다.

바라건대 이명박 정부는 재한조선족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주고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필자는 여기서 거창하게 이중국적이 어쩌고저쩌고 거론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명박 당선자께 위에서 말한 ‘소박한 문제’를 해결해 주십사 하는 부탁을 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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