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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오신 날 성교를 금지한다?
2008년 05월 08일 13시 52분  조회:6676  추천:64  작성자: 김정룡

부처님이 오신 날 성교를 금지한다?

 

 

 음력 4월 8일은 석가탄생일이다. 민간에서는 사월초파일을 부처님이 오신 날이라고 한다. 물론 이 날에 모든 절간에는 부처님을 뵈러 간 불도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일부 기특하신 불도들은 그날은 물론 전날부터 불경(佛經)에도 없는 한 가지 ‘계율’을 철석같이 지키고 있는데, 그것이 곧 사월초파일 부처님을 뵈러 가기 위해 전날부터 성교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교를 하면 불결하고 그래서 부처님이 노여움을 내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불도들이 부처님이 성교를 불결행위로 여기신다고 하면서 아들을 점지해 줄 것을 부처님에게 비는 기자(祈子)신앙행위는 웃기는 일이 아닌가? 또 평소에 보살상을 모신 방에서 성교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상기 이러한 ‘금기계율’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아무튼 불경에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 여기서 고대인들은 성교행위를 어떻게 성스럽게 보았고 보살의 본래 모습은 어떤 이미지였나에 대해 살펴보자.

 당대(唐代) <<속현괴록(續玄怪彔)>>, 송대(宋代) <<태평광기(太平廣記)>> 등 여러 문헌에 <연주부인(延州婦人)>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옛적에 연주에 한 부녀가 있었다. 그녀는 살결이 희고 자태가 매우 고왔으며 스물네댓 되는 나이에 홀로 도시를 떠돌며 살았다. 어린 소년들이 그녀와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그녀와 잠자리를 요구하면 그녀는 스스럼없이 받아주면서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수년 후에 갑자기 사망했다. 당시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에 대해 불쌍히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술잔치를 벌리고 상구(喪具)를 마련하여 장례를 치뤘다. 그녀가 집(가족)이 없었으므로 길 왼편에 묻었다. 구정 즈음에 홀연히 한 오랑캐 스님이 서역(西域)에서 와 묘지를 보더니 방석을 깔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예를 올리고 향을 피우면서 수일 동안 찬탄을 올리며 떠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의아해 스님에게 물었다. “이 여자는 음탕해서 모든 남자를 지아비로 삼았으며, 이 여자가 의지가지 할 데가 없는지라 여기에 묻었는데 왜 스님께서는 경이롭게 대하시는 겁니까?” 스님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이 여자는 대단한 성인이올시다. 자비를 베풀어 세속지욕을 마다하지 않고 잠재웠으며, 이 여자의 쇄골이 보살처럼 순연(順緣)을 다 하였기에 성인이라 부를만하지요. 믿지 못하겠으면 열어서 검증해 보시지요.” 사람들이 그 즉시로 묘를 파헤쳐보니 과연 전신의 뼈가 쇠사슬 모양으로 얽혀 있었으므로 스님의 말을 믿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녀를 경이롭게 여기어 제단(齎)을 설치하고 탑을 세웠다.

 

 당나라 시기는 유교문명이 뿌리내렸고 따라서 정조가 매우 강구되었다. 당연히 연주부인처럼 모든 남자를 지아비로 삼은 여자는 방탕하고 음탕한 여인으로 취급되기 마련이었다. 허나 오랑캐 스님은 오히려 연주부인을 성인이라 치하하고 보살에 비견했다. 현대인의 인식으로 말할 때 이는 매우 어처구니없는 일로 여길 수 있으나, 이것이 곧 불교의 본래 모습이었으며, 고대문명의 본질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편 관음보살은 본래 인도에서는 남성상이었으나 중국과 한반도에서는 여성상으로 인식되어왔는데, 이는 음양조화를 추구하는 중국문화 본질에서 유래되었었다. 즉 보살은 여와나 서왕모와 같은 인물로 인식되었으며 따라서 여와나 서왕모는 성교를 많이 하고 아이를 많이 낳는 여중 여이며 여신이자 성녀였다. 비너스도 본래 모습은 여와나 서왕모와 같은 이미지였다. <<중국신화연구>> 저자 오천명의 지적에 따르면 “보살은 본래 많은 ‘아주(阿注:성상대)’가 있는 존재였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성녀의 본질은 본래 성교를 많이 하고 아이를 많이 낳는 여인상징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금욕적인 여인의 이미지로 변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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