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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신・황제・왕이다’ 에서 느끼는 포용력[리홍매]
2017년 06월 27일 08시 09분  조회:1117  추천:0  작성자: netizin-1
‘손님은 신・황제・왕이다’ 에서 느끼는 포용력 
 
다른 사람을 아량 있고 너그럽게 감싸주고 받아들이는 힘, 때론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을 정도로 위대한 그 힘을 포용력이라 한다. 20여년을 일본에서 살면서 써비스업에서 존재하는 이곳 사람들의 ‘절대적인 포용’, ‘상호간의 포용’에 대해 가끔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중국에서는 ‘손님은 곧 황제이다’가, 한국에서는 ‘손님은 왕이다’ 가 써비스업계의 대표적인 슬로건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 이 표현은 세계적으로 경앙받는 써비스문화의 발원지인 일본의 산물(Made in Japan)이다.
 
일본에서는 보통 ‘손님은 신이다’(お客様は神様です)라고 한다. 이 말은 일본의 쇼와 (昭和) 시대(1926년12월 25일〜1989년 1월 7일)를 대표하는 엔카(演歌) 가수 미나미 하루오 (三波春夫)씨가 한 말이다. 무대에서의 잡념을 버리고 티없이 맑은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위해 청중이나 관중을 항상 신으로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렀다는 그다.
 
“경건한 마음으로 극장을 찾아주는 객석의 관중은 연기자에게 있어서 무조건적인 존재, 즉 신과 같은 존재여야 한다.”
 
이 말이 후날 어느 개그맨들에 의해 널리 일본에 전파되였고 점차 봉사업종의 써비스 원칙으로까지 되여버렸다. 물론 미나미씨 본인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손님은 신이다’, 이 캐치 프레이즈가 일본의 써비스업종에 하루 빨리 침투된 원인은 오랜 력사를 두고 내려온 일본의 상업문화를 총괄한 가장 적합한 뜻이 포함되여 있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현재의 일본 써비스문화의 발상지는 백화점이라고 한다. 일본의 유명한 백화점인 미츠코시(三越)의 전신인 에도(江戸)시대의 에츠고야(越後屋)가 그 원점으로 된다.
 
일본 전통복장용 직물인 고후쿠(呉服)가게의 주인인 미츠이 다카토시(三井高利)씨가 17세기 중반쯤에 이미 고객을 높이 모시는 것을 상업에서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내놓은 사람이다.
 
당시 미츠이씨는 천을 필의 단위로 팔았던 재래의 장사 수법이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침을 발견했다. ‘고객의 립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불편을 덜어 드리려’ 고심한 끝에 그는 선조들이 물려준 방식에서 벗어나 천을 손님이 요구하는 만큼 끊어서 파는 방식을 택했다.

다시 말하면 가게가 아닌 손님에게 선택의 권리를 주는 새로운 상법을 고안해 냈다. 그리고 손님이 값을 깎아야 하는 불투명한 가격 협상절차를 없애고 적당한 가격을 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비지니스를 시작했다.
 
몇백년의 세월과 더불어 다듬어지고 세련된 일본의 써비스문화이다.
 
요즘 일본에 오는 외국관광객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빈틈없는 일본의 상업문화, 무릇 한푼이라도 소비하는 손님에게 무조건적으로 만족을 주어야 한다는 그런 절대적인 써비스문화가 오래동안 변함없이 지켜지고 전수되여온데는 업주와 고객, 직원과 고객간의 상호포용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점에서 무릎을 꿇은 채 주문을 받는 직원, 슈퍼에서 손님 자신의 차실로 닭알을 깨버렸을 경우에도 무조건 새 것으로 바꾸어주는 경우, 아무리 과분한 요구일지라도 상대가 손님이라면 “안됩니다”, “모릅니다”라는 직설적인 대화를 피해 최대한의 노력으로 손님의 기분을 안정시키는 경우, 손님을 문밖까지 바래다 주고 뒤모습에 머리숙여 인사하는 업주들의 공손함 등등 20여년을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왕’대접을 받는 것 같은 이런 것들이 어느새 당연한 일로 습관이 되여 버리고 만다.
 
물론 무릎을 꿇은 직원을 비하하는 손님은 거의 없으며 손님과의 눈높이가 같아서 편하다고 여기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경우가 많다.

아무리 최선을 다 했다 해도 고객의 심경에 불편함을 끼쳤다면 머리숙여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리유와 경과를 입밖에 내지 않는 이들의 원칙을 때때로 느낀다.
 
봉사를 받는 고객들 역시 감사의 마음을 표달하기에 여념이 없다. 돈을 소비하면서 “감사합니다”를 잊지 않을 정도로 손님과 주인은 평등한 관계인 것이다.
 
공항 세관수속중 많은 사람들 중에서 선정되여 리유 불문하고 가방을 열어야 하는 경우 “이들도 일을 해야 잖아요” 하면서 리해와 협조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몰래 탄복이 된다.
 
서투른 점원 때문에 뜨거운 국물의 세례를 받고서도 어깨를 다독여주며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라고 내심상의 짜증을 표현하지 않는 이들도 수없이 보아왔다.
 
“돈을 쓰는 사람”과 “돈을 버는 사람” 간의 평등한 위치와 동등한 권리하에서 오고 가는 포용의 따스함에 부족했던 인간이 한보한보 성장을 보이게 되는게 아닐가.
 
인간본성의 작은 구석에는 ‘리기’(利己)가 숨 쉰다. 신선했던 친절함이 오래되면 당연한 일로 돼 버리고 더 높은 욕구에 렴치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인 역시 례외가 아니다.
 
가끔 억지 쓰는 ‘神’도 있다. 작은 꼬투리를 잡고 “무릎 꿇고 빌어라”, “고발하겠다”, “전액을 돌려달라” 등등 소동을 부리는 경우, 저도 몰래 못된 황제와 힘없는 백성의 관계를 상상하게 된다. ‘손님은 신이다’에 대한 의존의식 때문에 착각을 하는 일부 사람들, ‘무조건’을 조건으로 들이대는 ‘억지’를 두고 아픔을 겪어야 하는 써비스업종이기도 하다.
 
하여 최근에는 “잘 못 전달된 ‘손님은 신이다’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도를 넘는 지나친 ‘무료써비스’, 다시 말하면 싼 돈을 주고 비싼 써비스를 요구하는 과도한 요구에 대한 여론도 끊기지 않고 있다. 심지어 ‘손님은 신이다’의 주객관계는 손님자체가 높은 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는 견해마저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오래동안 침투된 이런 착각 역시 포용을 해야 하는 일본의 써비스문화는 통증을 겪으면서도 전통을 버리지 못한다. 하다면 업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그들은 어떻게 푸는 것일가.
 
한마디로 ‘세상이 돌고 도는 것이기에 다행’이라고 개괄하고 싶다.
 
오늘은 내가 봉사를 하는 사람이지만 래일에는 내가 ‘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 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손님일 경우 나도 최상의 써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론리이다. 같은 업종, 같은 경우에 대해 더더욱 엄격한 봉사업종 종사자들,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끼리 리해와 동정심 외에도 기대와 감독, 편달이 필요하다고 자부하는 이들이다.
 
갑자기 몇해전에 중국에 관광하러 갔던 일본인 친구가 하던 말이 떠오른다.
 
환전하러 은행에 갔었는데 려권을 던져서 돌려주는 바람에 당황했었단다. 호텔을 찾아서 들어갔더니 직원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면서 눈도 마주치지 않은채 “没有”라고 짜증스레 대답하더라 했다.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친구는 그런 대접을 받고도 성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에 더욱 놀랐다고 했다. 개성이 뚜렷하고 자아표달에 능한 중국사람을 내심 부러워 했었는데 좀 실망했다는 뉴앙스였다.
 
“요즘에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흔히 듣는 고향 사람들의 말이 늘 마음에 걸린다. 역시 포용력이 아닐가.
 
현명한 황제는 백성을 길 들인다 한다. 지혜로운 백성을 키워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게 아닌가 싶다. ‘황제’대접을 받지 못하는 원인중의 하나가 잘못된 포용의 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길림신문/ 리홍매 일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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