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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2020년 06월 15일 19시 25분  조회:1167  추천:0  작성자: 박광성


박광성(운남민족대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페염이 돌기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조금 시끄럽다가 금방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40여년간의 고속성장으로 인한 들뜬 분위기에 처해 우리들은 이를 스치는 바람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페염은 점차 인류의 발전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력사적인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정치학자 키신져는 심지어 세계력사가 코로나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 역병이 인류에게 울려준 경종은 무엇이며 이것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류의 삶의 기반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19세기 초에 시작된 산업화로 인류는 지난 200여년간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성취를 이루었다. 사람 몇백명을 태우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가 주된 교통수단으로 되였고 수십톤에 달하는 비행체로 우주탐험에 나서기도 한다. 바다에는 수십만톤에 달하는 대형선박들이 분주히 오가고 륙지에는 수십메터 높이의 고층아파트들이 숲을 이룬다. 거리에 촘촘히 들어선 상점들에는 상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만리밖에 있는 물건도 클릭 한번 하면 며칠 내에 집앞에 도착한다. 인류는 이런 상상못할 발전속에서 더욱 거창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는 인류에게 마냥 락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경종을 울려줬다. 우리의 생활기반이 상상밖으로 취약함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게 야심차던 인류가 미세한 바이러스 공격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2차세계대전 이후로 최대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 전혀 개의치도 않았던 바이러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우선 놀랍게도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가 없음을 발견했다. 방대한 의료산업과 기구, 연구자대오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즉시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화성탐사까지 시작한 인류가 실제로는 사람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어쩌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회한의 력사적 순간이였다.  
 
그러다보니 대응책으로 바이러스를 피하는 방법을 택했고 그것을 위하여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더욱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곧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사회란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접촉이 빈번할 수록 분업과 교환이 활성화되여 발전이 더욱 촉진된다. 이 법칙을 장악한 인류는 그동안 사람들사이의 접촉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많은 기술과 제도들을 발전시켜 왔다. 대표적으로 교통과 통신수단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왔고 서비스산업이 활성화되였으며 지역간 국가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변혁들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세계는 지구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긴밀히 련결되였고 분공과 분업이 활성화되여 지난 20여년간 인류는 세계화로 불리는 가장 효률적인 경제체계로 력대의 경제호황을 누려왔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예상 밖의 복병이 나타나 세계경제시스템에 제동을 건 것이다. 
 
그 결과는 예상 외로 참혹했다. 많은 기업들이 부품수급 차질로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없었고 무역이 침체되였으며 서비스업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없었다. 세계경제체계라는 시스템이 2-3개월동안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자 실업이 줄을 잇고 기업들이 부도나기 시작했으며 국가경제들이 휘청거리가 시작하였다.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에서 의료물품 부족이 일어나 홍역을 치르고 급기야 량식과 의료물품 수출을 금지하는 나라들까지 나타났으며 식량위기론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몇개월 내에 나타난 격세지감의 변화들이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워낙 이처럼 취약한 상태였다. 현란한 불빛이 명멸하는 호황은 모래성우에 아슬아슬하게 쌓여져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력사발전의 흐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수십년간 인류력사를 지배해온 큰 흐름은 단연 세계화였다. 자원배분과 분업이 민족국가라는 틀을 넘어서 세계적 범위내에서 이루어짐으로써 더욱 효률화되였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인류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등극하였다. 세계화물결속에서 각종 이동이 권장되고 소비주의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인류는 그것이 가져다 준 혜택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사태는 불시로 터지는 재난 앞에서 세계화의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가 하는 것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재난의 류입을 막으려고 각 나라들이 서로 빗장을 닫아 걸자 그전에 형성되였던 국제적 분업체계가 흔들렸으며 그로 인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선진국과 공업국가들조차 의료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 되였다. 이런 와중에 국제시장에서 주요 전략 물자들의 가격이 요동치면서 타국과 국제시장에 단순하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력사발전 흐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으며 변화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코로나사태로 아래와 같은 몇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는 질병과 재난과 같은 위험관리가 사회생활의 주요 의제로 등극할 것이다. 지난 백여년간 인류의 주요 관심사는 경제발전이였다. 그러나 먹고 입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21세기는 안전과 위험관리가 인류의 주요 관심사로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말했 듯이 예전에 인류의 소망은 “잘살고 싶다”지만 앞으로는 “안전하고 싶다”로 변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이러한 인식을 앞당기는 계기로 되였다. 따라서 국가는 물론 모든 조직과 개인에 이르기까지 위험관리가 필수적인 고려사항으로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는 기존의 국제적 분업체계가 조정되고 새로운 분업체계가 등장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각국이 현존하는 국제분업체계의 위험을 인식하는 계기로 되였다. 따라서 앞으로 위험관리의 차원에서 더욱 안정적인 산업체계를 구축하려고 힘쓸 것이며 이로 하여 기존 체계의 변화가 불기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조치로 국내산업 활성화에 힘쓸 것이고 세계적 범위의 분업보다 위기관리 가능한 국가들간에 새로운 분업체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그동안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발전한 우리 나라와 같은 후발국가에 큰 도전이 될 것이며 우리들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는 이동보다 정착이 권장되고 많은 조직과 개인들이 류동보다 안정적인 생존환경 구축에 진력할 것이다. 지난 몇십년간 세계화가 진척되면서 세계적으로 각종 이동이 활성화되였다. 조직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과감히 흐름에 편승하여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인류력사에서 가장 이동이 활발했던 시기로 중국만 보아도 수억명의 국민이 철새처럼 이동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위기국면에서 이동이 얼마나 취약한 삶의 형태인가를 인식하게 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이 후 사람들은 류동적인 생활보다 정착에 기초한 안정적인 삶의 형태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넷째는 인류사회생활에 대한 온라인의 영향력이 더욱 크게 증대되고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량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역설적이게도 온라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되였다. 예전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을 부득이 온라인을 통하여 처리하게 됨으로써 만나지 않고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음을 피부로 체험하게 되였다. 따라서 이 후 온라인에 기반한 산업과 서비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달리 많은 온라인에 많은 업무를 빼앗긴 오프라인 공간은 소수 자본이 집적된 공간을 제외하고는 쇠퇴의 일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페염 사태 이후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력사발전은 련속적이지만은 않다. 우연히 터지는 대사건들에 의하여 그 방향과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또한 그러한 변곡점에서 새로운 세력이 흥하기도 하고 기존 세력이 쇠퇴하기도 한다. 그만큼 변곡점에서 선택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번의 력사적 변곡점 앞에서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필자의 소견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위험관리 의식이 꼭 있어야 한다. 기존의 성장시대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성장에 쏠려서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하는 것을 미덕으로 칭송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고성장시대가 지났으며 불확실성이 수시로 터지는 저성장의 위험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따라서 위기관리 의식이 없이 모험적인 방식으로 일관하다가는 언제 쪽박을 찰지 모른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가 앞으로 시대에 맞는 말이다. 
 
둘째는 류동적인 삶보다 뿌리를 깊이 박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삶의 근거지 건설이 중요하다. 지난 수십년처럼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돈을 벌고 살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리고 있다. 산업체계도 지역중심으로 재편성될 것이고 생산의 지능화로 이민을 선호하는 지역과 나라들도 줄어들 것이다. 경제의 저성장으로 취업문제가 일상화되면서 이민자들의 처지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자기의 든든한 생활기반이 없이 떠도는 이민자는 점점 주변화 될 것이고 지역사회에 뿌리를 깊게 내려 자원을 축적한 집단은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무슨 일을 하던 온라인 공간에서 생존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오프라인 공간에서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온라인이 인간 상호 작용의 주요 공간으로 부상하고 많은 활동들이 온라인을 통하여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 공간에서 생존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몰락이 불기피하다. 장사를 하든 농사를 하든 연구를 하든 심지어는 잘 놀려고 해도 온라인에 튼튼히 뿌리를 박아야 한다. 그와 달리 주변지역 오프라인 공간의 상업적 가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잘못 투자했다는 가는 랑패를 보기십상일 것이다.  
 
넷째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갈고 닦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세계경제 침체가 불가피하다. 중국의 대외경제환경도 렬악해질 것이며 고속성장도 유지하는데 상당히 큰 어려움이 존재하게 된다. 경제가 고속성장하는 상승주기에서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면 기회를 놓치지만 하강주기에서는 일단 가지고 있는 것부터 잘 지켜야 한다. 기회가 도처에 널린 시대는 지나가고 내공으로 승부해야 할 시대가 오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순발력보다 한 우물을 깊게 파는 내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력사를 보면 세기 초마다 인류의 발전방향을 개변하는 대사건들이 일어났다. 19세기 초에는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20세기 초에는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났다. 21세기 초에 일어난 코로나사태 역시 인류발전방향에 영향줄 수 있는 중대한 사건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새로운 력사적 변곡점에서 우리 모두가 난국을 이겨내고 승승장구하고 력사적 승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출처:《중국민족》조선문판  글/박광성  편집/리호남  조판/ 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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