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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것은 마을의 모습뿐이 아니였다. 가을바람에 출렁이던 고향의 무연한 황금논벌은 언녕 진푸른 넓은 옥수수밭으로 변해있었다. 고향뿐이 아니라 화룡-연길행 도로 량켠에서 본 이전의 논은 적지 않게 옥수수밭으로 변해있었다. 심지어 무연한 세전이벌 논도 옥수수에 의해 한뼘한뼘 먹히우고 있었다.
조선족은 동북지역 수전농사의 “대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세기중엽부터 동북 각지로 이주해온 조선이주민들은 엄한을 두려워하지 않고 험난과 싸우면서 진펄을 갈아 번지고 물도랑을 빼고 논둑을 만들고 강물을 끌어들여 논을 풀어 우리 나라 동북의 개척사와 경제발전사에 빛나는 한페이지를 엮어놓았으며 중국 동북지역 농경문화에 새로운 력사를 기록했다.
통계에 따르면 20세기 20년대 조선인들은 길림성 연변지역, 길림지역의 수전농사의 100%, 통화지역 수전농사의 85%, 흑룡강성 수전농사의 100%, 료녕성 개원지역 수전농사의 90%, 흥경, 심양지역 벼농사의 85%, 무순지역 벼농사의 80%, 단동지역 벼농사의 70%를 차지할만큼 조선인들은 동북지역 벼농사의 개척자였으며 그후 동북지역 벼재배 기술의 발명과 보급 및 벼종자의 배육, 그리고 생산과 수리건설 등 벼농사 제반 분야에서 농업전문가 뿐만 아니라 농민들까지도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선조들이 피땀흘려 억척스레 개간한 논들이 하나 둘 옥수수밭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가슴 한곳이 덜컹거리며 짠한 느낌이 진하게 다가왔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벼농사는 조선족들의 전통농경문화이자 이러한 전통농경문화는 전반 동북지역 경제사회에 영향을 준 농경문화로 고착되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전통농경문화마저 력사의 뒤골목으로 서서히 사라질가 두렵기만 하다. 전통이 광의적으로 과거로부터 전해진 문화유산이라고 할 때 어찌보면 우리는 또 하나의 력사가 유구한 문화유산을 잃어가고있는것이 아니냐 생각된다.
대량 출국, 도시진출로 인한 젊은 인력부족, 복잡한 벼농사절차, 관개용수 부족 혹은 중단 등 조선족농민들이 벼농사를 포기하는 리유는 여러 가지다. 리유가 어떠하든 우리 민족의 하나의 전통농경문화가 점차 사라지지 않나 하는 우려는 확실히 어느 한시기동안 이어겨갈것임은 분명하다.
물론 사회의 발전에 따라 하나 또 하나의 전통 혹은 관습이 새로운 형태의 행위습관으로 변화될것임은 자연의 섭리겠지만 최소한의 주관적인 보전노력도 없이 무심히 사라진다 할 때는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을수밖에 없다.
우리의 무형문화재들에 전승인을 두어 계승, 발양해 나가듯이 우리의 벼농사라는 전통 농경문화도 보전을 위한 보전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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