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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정체성 찾기와 사회참여
-2008년 7월 - 2009년 6월 조글로포럼 논평
허명철 연변대학 민족연구원 교수
조글로 운영위원회의 위탁을 받고 2008년 7월-2009년 6월까지 조글로포럼 <포럼추천글>에 실린 문장에 대한 논평을 맡게 되어 영광을 느낀다. 한편 논자의 지적수준의 제한과 연구시각의 편파성으로 하여 저자들의 주옥같은 문장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가를 그려내지 못한 점을 미리 양해구한다.
1. 논평글에 대한 소개
이번 논평 대상에 속하는 문장범위는 2008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1년 동안 조글로포럼 코너인 “포럼추천글”에 실린 문장들인데 모두 150편이다. “포럼추천글”은 조글로포럼에 오른 글중에서 관리자가 추천하여 올리는 마당으로서 상기 1년동안 조글로포럼에 오른 총 1000여편의 글중에서 150편이 선정되여 올라있으며 현재 이 논평의 범위에 든 것이다. 소속별로 분류해 보면 문학인의 글이 21편, 외국인의 글이 22편, 사회인의 글이 35편, 학술계인사의 글이 31편, 언론계 인사의 글이 10편, 네티즌의 글이 31편이며 글을 자주 올리는 칼럼니스트들이 주로 활약하는 등 상대적으로 특정 소수인 칼럼니스트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주제별 소개
이번 포럼글마당에 올린 글들을 주제별로 나누어 보면 대체적으로 사회현실에 입각한 인격수양과 도덕성에 대향 지향, 조선족사회에 현존하는 문제점, 조선족사회(중국사회)와 한국관련문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1)자아인격수양과 사회도덕성문제:
시장경제체제하에서 경쟁은 날따라 치열해지고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적 공평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저자들은 나름대로 사회의 도덕기강과 인격수양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이 분야의 글들은 보면 문필가로서의 솔제니친과 김학철 두 사람의 생애에 대한 비교를 통하여 이들의 인격과 추구의 공동성을 지적하면서 현실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하였으며 (김혁: 솔제니친과 김학철) 시대적인 유행과는 달리 물질적인 향수보다도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김정룡: 나와 아버지 누가 더 행복할까?) 동시에 현재 전 사회적으로 만연되고 있는 관료기풍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날카로운 지적을 가하면서 지도간부는 선택된 봉사일군이지 특권자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장정일: 부모관)
또한 현실사회에 대한 부조리에 대한 비판은 문제폭로와 현실지적 혹은 도덕적 차원에서 벗어나 신종바이러스 산생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통해 인간중심의 발전이념에서 벗어나 생태중심의 친환경적인 발전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김혁: 신종바이러스)
그 밖에 자연의 경물에 대한 찬양에서 인격추구와 자아수양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노을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와 감탄으로부터 노을속에 비낀 먼지를 인간세상에 존재하는 비도덕적인 점을 은유적으로 지적하면서 밝은 인생에 대한 추구와 철학으로 마음속에 담겨져 있는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는 도리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최균선: 노을과 먼지) 보다 참된 인생을 살아가는데 유조하고자 4H교육(Head머리, Heart마음, Hands손, Health건강)을 강조한다. (이수산: 우리민족이 절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2)조선족사회 현실문제
조선족사회관련 문제들은 아마 조글로 독자들의 영원한 관심사항인 것 같다. 이번 평의범위에 든 글들을 보면 조선족사회의 현실문제들을 다룬 글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포럼추천글>코너가 민족정체성을 지키면서 발전한다는 민족지향의 선정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짚고넘어가야 할것은 특히 기존의 문제나열에 비해 대안제시가 더 돋보인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인구이동은 현존하는 조선족사회 제반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조선족인구이동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일가견을 내놓고 있다. 김강일교수는 조선족인구이동현상의 원인을 경제적 미발달, 특유의 문화구조로 설명하면서 문화자원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화자원보호는 조선족사회의 생존뿐만 아니라 동북노공업기지진흥전략의 실시에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문화자원보호차원에서 집거구흡인력의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조선족사회는 왜서 해체위기를 맞고 있는가>)
조선족인구이동의 주요한 향방의 하나가 한국행이 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파생하고 한국사회나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가고 있는 마당에서 중국조선족들이 삶을 위해 한국행을 선택함에 대한 이해와 한국 나름대로의 고충을 받아주는 것도 교류의 정상화에 유조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시됐다. (허동식: 조선화교와 중국조선족) 비록 인구이동이 조선족사회에 현존하는 공동체적 문제발생의 상대적 원인으로 되고 있지만 보다 긍정적 시각에서 조선족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구이동을 직시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민족이동의 현실적 불가피성과 전통에서 현대로의 적응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장경률: 민족대이동 사회발전의 필연적 추세) 또한 세계화시대 이민들이 가져다 준 긍정적인 역할을 실례로 보다 높은 차원에서 인구이동현상을 분석하면서 조선족의 사명이 무엇이며 이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가를 나름대로 설명해주기도 했다.(박광성: 세계화시대 조선족의 의미)
특히 인구이동현상을 단순한 경제적 부를 창조하기 위한 경제적 동기에서 벗어나 조선족정체성문제를 비롯한 가치의식변동이라는 차원에서 다루고 있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조선족사회구성원들이 전통집거지역을 떠나 해외로, 내륙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민족정체성이 약화됨과 반면 국민정체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국민정체성의 강화는 또한 한국인의 단일정체성과 충돌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범송: 재중동포사회 아이덴티티의 변화) 이와 상관하여 조선족의 정체성은 국내진출과정에서 강화 - 약화 - 강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진출을 통하여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신철: 중국조선족 정체성)
논자들은 또한 정체성문제와 관련해 현실로부터 출발하여 민족정체성의 재정립이 급선무임을 강조한다. 조선족은 국민으로서의 국가사랑, 부모사랑, 민족사랑(중화민족사랑)이라는 정체성을 지적하면서 조선족한테는 중국이란 조국이 있고 한국(조선)이라는 고국이 있다고 하면서 민족정체성의 정립을 요구한다.(리수산: 민족정체성 재정립은 급선무) 이와 관련하여 중국 현지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을 자식에 비유하고 중국을 양부모로, 조선을 어머니로, 한국을 아버지로 비유하면서 현재 조선족이 부딪치고 있는 정체성문제와 조선족사회와 중국 조선 한국과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지적, 그러면서 자식으로서의 도리로 낳은 정, 키운 정을 잊어서는 아니됨을 지적하기도 했다. (유연산: 낳은 정, 키운 정)
조선족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또 하나 주목할 현상은 연변경제발전과 조선족문화보존과 발전을 연관시켜 녹색산업으로서의 문화관광산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 제시로서 연변사회경제발전과 관광산업의 추진을 지역문화자원 개발과 연관시켜 고찰하면서 민족문화자원의 개발문제를 언급한 문장이 돋보인다. 여기에는 문화유산의 문화적 경제적 부가치 창출이라는 시각에 입각하여 연변문화유산보호 및 개발을 통한 연변의 인문환경개발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주장한 글이 있다.(최국철:<문화유산의 보호와 관광산업>)
조선족사회 현실문제에서 또 하나 열점화제로 되고 있는 것이 조선족농촌사회문제이다.
논자들은 농촌경제파탄과 조선족귀농현상의 아픔을 토로하기도 하고 (최균선: 막연한 내일을 대비해두자) 오늘날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조선족농촌사회에서 금전의식보다도 금융의식이 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하였으며 (김산: 다가오는 농촌금융시대) 조선족들이 토지를 타민족에게 양도하고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도시로 진출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을 하기도 한다.(김범송: 토지는 농민들의 중요한 자산이다)
또한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지어서 생존하려면 규모경제가 출로이며(허동식: 중국조선족 불귀의 길을 다시 걷는다) 따라서 금융위기에 부딪친 노무행에 대한 자제를 촉구하며 창업우대정책과 재정착 권리, 빈곤가정의 한국행, 영주권제도 등을 그 해결책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여호길: 한국노무의 위기) 그러면서 농촌에서 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조선족은 국가의 유리한 정책을 이용하여 자신의 고향땅을 열심히 지켜갈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최균선: 막연한 내일을 대비해 두자)
그밖에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연룡도일체화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면서 연길시를 중심으로 하는 핵심도시 역할을 기대해보는 동시에(장연하: 연길을 크고 강하고 좋게) 이러한 핵심도시건설과 연변의 관광산업 및 외자유치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연변사회 도덕적 이미지 개선이 급선무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장정: 리룡희주장에게 보낸 편지)
조선족사회문제에 대해 민족교육차원에서 조선어교육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지적하는 글들이 또한 눈에 띈다. 중국 조선어의 역사로부터 “모든 사물의 발전이 그러하듯 언어도 발달한 것을 따라 가기 마련이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조선어의 발전방향을 한국어 기준으로 나아가야 함을 암시한 글이 있다.(유연산: 중국조선어의 방향) 또한 일각에서는 한국어를 도입하고 수용하되 조선족군체의 궤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어를 전부 그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조선어의 근본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봉: 조선어가 받는 도전과 대안)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사는 모든 정부인원들이 꼭 조선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찬동할 수 없지만 조선족으로서 조선어를 꼭 잘 배워서 조선족문화를 세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조선족의 사명이라고 지적했다.(닉네임 네티즌: 조선족은 꼭 조선어를 배워야)
또한 조선족에게 있어서 조선어와 한어가 모두 중요함을 지적하면서 언어학적인 시각에서 언어는 상호연관되어 있기에 한어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조선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이수산: 조선어와 한어)
3)조선족사회와 한국관계
오늘날 개방된 사회 속에서 조선족사회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단지 조선족사회 내부적인 요소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주변사회 특히 한국과의 교류는 조선족사회 발전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조선족사회와 한국사회간의 양호한 역동적관계의 형성은 두 사회에 윈-윈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저자들은 한국과의 교류과정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하고자 고민하고 있다.
조선족문화와 한국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문화의 선진성을 열거하면서 한국문화의 접수를 긍정하는 반면 (허동식: 또 한국문화와 조선족문화에 하나 둘) 한국에 진출한 조선족동포들의 열악한 노동현장(이천화재를 비롯하여)을 지적하면서 한국행 조선족노무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문민: 위험한 코리안드림) 이러한 아픔을 극복하고자 한국재외동포정책의 허점을 지적하고 한국인들의 차별시대우를 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김범송: 중국동포인상속의 “고국이미지”)
한편 현재 한국행이 여전히 조선족사회 경제생활개선의 주요한 선택으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고령동포입국취소, 친척방문 인원수 제한 등 규제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하면서 글로벌시대 문을 활짝 열고 동포포용정책을 펼치기를 호소한 글도 보인다.(강효삼: 왜 중국동포들의 입국을 규제하려고만 할까?) 이러한 정책개선안을 둘러싸고 방문취업제의 실시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안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시험제도 취소를 비롯하여 현재 시험제도를 둘러싸고 인터넷 등록신청, 시험장소 배정, 시험내용, 년령문제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분석을 진행하였다. (허동식: 방문취업제, 한국어시험제에 대한 정시) 그러면서 고국을 찾는 동포들에게 한국어시험을 치게 하는 것은 고국의 수치이고 동포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였다.(여호길: 한국어능력시험은 폐지되어야 한다.)
서러움과 분노의 토로와 함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조선족사회와 한국사회의 교류에서 신뢰를 구축하여 서로가 어울려서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야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으며 현재 실시되고 있는 유학생 쉼터, 유학생IT단지 등을 추진함으로써 실추되고 있는 조선족사회 이미지를 재립할 것을 호소하여 주목되기도 한다.(예동근: 재한조선족유학생의 역할)
또한 같은 동포의 입장에서 중국공민의 시각에서 중한관계의 우호적인 유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한류가 중국에서 강온되어가는 원인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그 외에 중국과 한국의 정상적인 교류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지난친 민족주의정서에 일침을 가하는 글들도 보인다. (목자: 한국인 중국인 조선족의 화합; 조호길: 민족주의와 중한관계)중국인들의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를 지적하면서 한국인들의 뜨거운 온정과 포용력을 기대함과(주현남: 한국인들의 뜨거운 온정과 포용력을 기대한다)동시에 중국에서 한류가 식어가는 원인을 예술적 바탕이 옅고 내용의 변화가 적고 기법이 승겁고 중복이 많고 격정이 적은 등 방면으로 나누어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이수산: 한류는 식어만 갈 것인가?)
이번 논평글에서 주목되고 있는 점은 노무현전직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조선족사회에 많은 정책적 지원을 펼칠 수 있도록 노심초사한 노무현대통령을 추모하는 글들이 올라오면서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조선족사회의 그리움을 반영해준 글들이다.(리수산: 노무현의 죽음 - 한국문화의 액“환); 네티즌:모두의 존업을 지켜준 당신 - 노무현; 강효삼: 로무현을 그리는 마음 등 등 다수)
3. 간략한 총화
전반적으로 보면 논자들의 글은 그 주제가 뚜렷하고 관점이 선명한바 이같이 구애없이 자신의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마당을 제공해주고 있는 조글로에 감사를 드린다. 한편으로는 도시로 진출한 조선족사회에 대한 관심과 대안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도 많은 논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진정 조선족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9년 12월 연변대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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