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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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2008년 10월 03일 23시 14분  조회:2039  추천:56  작성자: 장정일


                    
초월

 

  장정일

 
  
세계적인 스포츠행사에 누군들 무관심하랴만 주최국에 사는 립장에서 올림픽을 경험하는 감회는 어딘가 남다르기마련이다. 오래만에 아세아주에서, 그것도 동아병부라고 불리던 나라에서 열리는 만국의 경기대회인지라 나는 이번 북경올림픽기간의 자신을 열성구경군, 또는 괜찮은 참여자라고 자평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기실
구경군도 참여자이다. 아무리 대단한 경기라 해도 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보다 무의미하고 초라한 경기는 없지 않겠는가. 비록 주경기장이 있는 수도와는 요원하고 개별경기를 치르는 지정도시와도 많이 떨어져있다고는 해도 나는 어느 올림픽때보다도 텔레비죤을 많이 시청하면서 현장감이 짙게 올림픽분위기에 흠뻑 젖어보았던것 같다. 피부색갈이 다른 각국 선수들의 신체의 경연을 통하여 생명의 극한에 도전하는 스포츠의 매력을,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념원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끼는 하나하나의 감동의 순간은 행복한 순간들이였다.


   인구
260만의 약소국 자메이까는 이번에 우사인 볼트라는 21세의 청년이 남자 100메터와 200메터 세계신기록을 만들어냈기때문에 일약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비의 나라로 승격되였다.


   단거리선수가
100메터경기기록 12초를 세운것이 1896년이다. 기록을 10초로 쇄신하는데 걸린 시간은 자그만치 64년이 걸렸다. 88서울올림픽에서 기록이 9 92 쇄신되였고 우사인 볼트가 그것을 다시 9 69 경신한것이 20년만인 이번 북경올림픽경기에서이다.


    9
92 969, 얼마나 미세한 차이인가. 허지만 모든 위대함의 시초는 미세한것이다. 사과 한알의 락하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이 나왔듯이 시초는 모두다 작은 한발자국부터 시작된다. 그만큼 세계기록이라는것은 깨기가 어려운것이고,   그렇게 어려운만큼 가치는 빛나는것이다.


   약소국의
볼트는 해내였다. 결승선을 통과하기전부터 속도를 줄이고 두팔을 뻗으며 승리를 자축한 볼트의 자신감과 저력에 9만여명 관중들은 경탄과 더불어 우뢰와 같은 환호로 화답했다. 볼트가 200메터경기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 대회본부쪽은 볼트의 이튿날 22살생일을 위해 생일축가노래를 틀어줬고 관중들은 노래를 합창하였다. 올림픽다운 경전적이고 감격적인 장면은 다름아닌 속도의 초월에 대한 인류의 열망과 공감을 보여준것이다.


   로씨야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와의 장대높이뛰기독무대도 감동적이였다. 다른 선수들이 하나하나 물러나서 새둥지 외로이 마지막선수로 남은 이신바예와는 두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결승에서 5메터 05 세계기록을 세우며 녀자장대높이뛰기에서 울림픽 2련패를 달성했다. 그는 고도의 초월에서 무적의 시대를 열어간 셈이다.


   신문의
보도를 보면 38살의 루마니아 녀자마라톤 우승자 콘스탄티나 토메스쿠는 수년간 숱한 부상을 만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해 이번에 녀자마라톤에서 2시간 26 44초로 세계최강자들을 물리치고 루마니아에 마라톤 금메달을 선사하는 주인공이 되였다. “누가 어떻게 뛰든 상관하지 않고, 페이스로 뛸뿐이라고 말한 그는 올림픽녀자마라톤에서 우승한 최년장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년령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내의 기록을 세운 경이로운 선수였다.


   신기록이
나올때마다 선수들은 열광하고 관중은 환호하였는데 사실 감격스러운 사연은 경기뿐이 아니였다. 초월은 선수들의 신기록만이 아니였다. 초월의 경지는 올림픽무대 상하좌우의 구석구석에서 연출되였다.


   올림픽기간
로씨야와 그루지야사이에 며칠간의 전쟁이 있었지만 녀자 10메터공기권총 시상대에서 그루지아선수는 함께 시상대에 오른 로씨야선수를 가만히 안은뒤 볼에 우정의 키스를 나누었다. 녀자비치발리볼예선에서도 치렬한 대결이 끝난뒤 선수들은 량팀을 편갈랐던 네트아래로 손을 건네 맞잡았다. 량국선수들은 땅크와 총성을 비둘기와 올리브가지로 바꾸어 장내의 박수와 환호를 자아냈다. 평화와 우애와 화해의 거동은 이렇게 작은 제스처나 동작만으로도 감동을 낳는다.


   내전의
페허속을 뚫고나온 소말리아 16 소녀는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행사에서 나라를 대표하게 행복하다 말했으며 캄보디아 마라톤선수는 운동화를 마련할 돈도 없는 처지에서 올림픽에 출전했다. 총탄의 와중에서 출전을 쟁취한  이라크륙상선수는 다음 올림픽까지 살아남을지도 몰라했다. 그들에겐 경기참여자체가 초월인 셈이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상은 남자 110메터허들예선에서 기권해 아쉬움을 남기였지만 발부상으로 퇴장한 그는 집착을 거부하고 침착히 하회를 기약하는 초월의 선수이다.


    8
백년 고도의 모습을 일신시킨 북경올림픽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인 계란모양의 국가대극장이나 새둥지를 닮은 국가경기장의 설계자는 각기 프랑스와 스위스의 설계자였다. 일국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인의 지혜를 수용하며 올림픽의 집을 지은 장거는 경기신기록에 못지 않는 초월이다. 그것은 세계적인 련대의 결정(結晶)이다.  


   섞여야
살고 섞여야 진보한다. 올림픽이라는 공평한 무대와 만나면서 우리는 대동세계의 앞날을 진지하게 미리 바라본다. 국계가 없는 세계, 너속에 나가 있고 나속에 너가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올림픽에서 프랑스인감독이 중국펜싱팀을 인솔했고 중국인감독이 미국 녀자배구팀을 이끌었고 한국인감독이 중국 녀자하키팀을 통솔했다. 이번 올림픽개막식의 주제가는 영국가수 사라 브라이트만과 중국가수 류환이 열창했고 페막식의 석별의 노래는 에스빠냐의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중국가수 송조영이 함께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북경올림픽개막식의
서정적인 주제가 <나 그대> 세계적인 공모를 통해 모집된 9 8871수가운데서 수차의 무기명투표를 통해 최종확정된 노래라고 한다.


    “
중국의 전통적인 5성음계로 표현된 가곡을 처음 접해서부터 노래에 매혹되였다 말하는 사라 브라이트만은 세계를 누비는 가수인지라 주제가공연이라 해서 긴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개막식장무대에 오르면서 감동의 눈물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ㅡ


    “
거대한 지구무대가 서서히 상승하면서 저는 새둥지 웅장한 전모에 감동하면서 저도 몰래 눈물을 금치 못했어요. 흐르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겨우  노래 첫마디를 뗄수 있었어요.”


   감동을
한것은 사라 브라이트만뿐이 아니였을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모여온 선수들과 개막식장의 관중 모두가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서 환성을 올리였다. 씩씩함이나 우렁참과는 다른 감동의 노래, 조화로운 사회와 세계평화를 갈망하는 지구촌민들의 마음을 담은 부드러운 노래를 들으며 내가 베토벤의 씩씩한 <환희의 송가> 떠올렸던것은 우연이였을가? 비록 곡상은 다를지라도 지구상의 너와 나는 한형제이고 한집식구라는 주제는 일맥상통하는것이기에 설사 우연이라 해도 거기엔 필시 필연이 깃들어있다고 해야 마땅할것이다.


   무더운
여름날에 지폈던 북경올림픽주경기장 새둥지 성화는 아쉽게 꺼졌지만 가을 나는 초월의 여흥을 잠재우지 않는 삶의 올림픽 참여자로 남기를 바란다. 경기장밖 삶의 현장에서 내가 초월해야 대상은 무수하다. 초월은 우리 생활인 모두의 일상이다.

'연변녀성' / 2008년 제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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