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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생활, ”내 후손이 타민족이 된다하니..."
2014년 02월 14일 07시 50분  조회:2294  추천:0  작성자: 등에


나와  다문화가정”

등에


청도란 이 도회지에 정착한 우리집에 크게 달라진 것이라면 뭐니뭐니 하여도 ‘단일민족가정’ 형태에서 ‘다문화 가정’으로 어마어마하게 변화한 것이다.

새로 한 사람이 우리 집안에 들어 오면서 이렇게 크다란 변화를 가져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였던 일이다.

25살이 넘어도 장가갈 생각을 않고있는 아들녀석이 걱정스러워 지기 시작하였다.
그러기 시작하여 금방 30을 바라보는 외동아들의 혼사걱정이 우리 늙은 양주에게는 유일한 그리고 가장 큰 걱정거리로되였다.
낯설고 물선 이곳에서 누구에게도 혼사 일을 부탁할 수도 없고 매일 아침마다 부시시 일어나 대충 세수를 하고 출근 길에 오르는 아들이 안스럽기만 하였다. 마치 그 잘못이 부모에게 있는 것처럼 말이다.이로하여 우리 집안에는 침묵이 흐르기 일수였다.

“빨리 짝을 맞추어 주어야겠는데…” 하는 것이 일상 나와 마누라의 전부 대화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로하여 ‘니탓이니 내탓’이니 하며 다툼질이였다.
아들이 29살 나던 해, 어느 하루, 평소에 들어 보기힘든 아들의 “아버지 엄마,”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왠 일이냔 뜻 우리는 아들의 얼굴을 조용히 쳐다만 보고있있었다.
“이번 주일 날 여자친구를 집으로 대리고 올가 하는데요…”
“응?!” 너무도 반갑고도 갑작스레 다가온 소식이라 당혹스러워 말문을 못찾았다
 
이 한 주일을 우리는 분주히 보냈다.
장래며느리감이 어떻게 생겼을까? 키는 얼마나 커고 어떤 음식을 잘 먹는지?
또 고향은 어디고 부무님은 어떤 분일까… 어쨌던 궁금한일이 너무도 많았고 주일날이 빨리 다가오기만 기다렸다.
“엉큼한 녀석,그래도 제 궁량 다 한단 말이야 아무렴 누구의 아들이라구,흐흐…”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드디여 주일날이 닦쳤다. 아들이 가서 데려 오기로하고 우리는 집에서 장래며느리를 맞이할 음식준비를 하느라 바삐 설쳤다.
너무 음식에 신경을 써지 않아도 된다는 아들의 말이 있었지만 나와 아내는 있는 정성을 다 하였다.
 
정오, 아들이 여자친구를 대리고 집안에 들어섰다.
“팅팅이라 불러요” 그리곤 여자애게 말했다. “쯔쓰 워 빠바,마마”
뭐, 뭐 ‘팅팅’이라고? ‘빠바, 마마’ 라고?! 그러면? 오매불망 고대해 오던 며느리 감이 우리 민족이 아니란 말이 아닌가? 어찌 이럴 수가…
억이 막혔다. 눈앞이 캄캄해 났다.
이윽고 마음을 다잡은 마누라가 말을 땠다. “앉거라”
나는 여자애를 훓어 보았다. 훤칠한 키에 청수한 얼굴, 아주 귀엽게 생겼다.
그러나 내 마음 만은 편치 않았다.
언젠가 한번 아들애가 한족며느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그냥 무심코 요즘 세월에 흔히 보는 일이니 ‘네 마음에 들고 너희 둘만 잘살면 된다”고 한 말이 이렇게 그만 ‘화’의 근원이된 것같다.
 
우리는 아들의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한다는 원칙에 쫓아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이 혼사를 묵인하고 말았다.
이 무책임한 결단이 오늘 날까지 나의 마음을 후볐다. 그때만 말렸어도, 하는 후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랐다.
10월에 택일을하고 결혼식을 올려 주고 이렇게 소위 “다문화가정”이 되여 버렸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괜찮았다.시간이 흐름에 다라 우리집안에는 무었인가 차츰 변해가기 시작했다.
먼저 변하기 시작한 것은 언어이다.우리 말을 알아 듣지도 못하고 할줄도 모르는 며느리와 일상 대화를하기 위하여 우리내외는 잘 안 돌아가는 혀를 꼬부려가며 중국말을 하여야 했다. 알아 듣기 어려운  며느리의 산동 토베기 말은 우리들을 많이 괘롭혔다.원래 고향에서 조선족 집거지구에 살아오던 우리인지라 한어에 많이 서투렀던 것이다.

그래서 하루는 며느리에게(물론 선생은 내가 담당하기로하고) 우리말을 좀 익히는게 어떻냐고 조용히 물었더니 머리를 꺼득였다. 동의하는것으로 받아들인 나는 일상생활 용어를 하나 하나 가르쳐 주기로하고 서점에 달려가 한국어 교과서도 사오고 음반도 사오고 교수안도 짰다. 그러나 몇일 안지나 며느리는 일이 바빠서 천천히 배우겠다 하기에 잠시 그만두려니 여긴 것이 오늘 까지 그만 두고 말았다. 섭섭하게도 명 짧은 나의 가정교사직은 여기서 ‘해고’ 되였다.
 
‘너희들은 이미 다 자랐으니 어쩔 수없고, 이제 손자 손녀를 보면 기억코 우리말을 배워 주리라’ 나는 속으로 벼루었다.


 
며느리는 먼저 꽃같은 손녀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나는 만단의 준비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첫째, 손녀가 돌을 지나서 부터는 우리가 키울 것이다.
둘째, 앞으로 반듯이 조선족유치원에 보내고 조선족학교에 보낼 것이다.
나는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그 누구도 막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조선족유치원에 찾아가 몇살이면 유치원에서 받아주느냐? 조선족학교에 찾아가 초중반도있고 고중반도 있느냐 하고 문의를 하며 나 혼자 부산히 쫒아 다녔다.이제 금방 태여난 아이를 두고 말이다.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하여 보면 참으로 황당한고 어리석은 일이였었다.
 
그러나 예산 못하였던 결과가 나를 기다리고있었다.
손녀의 돌잔치를 치르고 나서 나는 아들에게 말을 건늬었다.
“우리말도 점차 가르켜야겠고,너희들도 사업에 바쁘니 애를 우리가 맡아 키우는게 어떠하느냐?” 말을 마친 나는 기대에 찬 눈으로 아들과 며느리를 번갈아 보았다.
한식경이 지나서 대답을한 아들의 말 “며느리한테 물어 보세요”
아, 틀렸구나 하면서도 나는 다시 한번 기대에 찬 눈길을 며느리에게 주었다.누가 그때 누가 나의 얼굴표정과 애원에 찬 눈길을 보았다면 틀림없이 열흘 굶은 사람이 밥 동냥하는 모습, 그대로이였을 것이다.
“ 쓰마…(한참 뜸을 들인 다음 하는 며느리의 말이) 만만디 칸칸바”
(그래요? … 천천히 생각 해 볼게요)
그 ‘천천이’ 가 손녀가 고중에 (중국고중)다니게 된 오늘까지로 연장되였다.
다수의 가정성원이 소수의 가정성원의 편리를 위하여 조상때 부터 물려받은 언어도 써먹지 못하게되였고 언어소통이 잘 안되니 자연 말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후대의 장래는 불보듯 뻔했다. 우리민족의 글과 말은 아예 깡그리 잊어버릴것이고 결혼을 하여도 또 타민족을 찾을 것이고 한다는 말은 그때 무슨 언어로 변하여 버릴지 귀신이 아닌 나로서는 알길이 없다.
 
이로하여 우리집안의 분위기는 언제나 흐린 날씨였다.
아들과 며느리도 우리 눈치를 보아가며 입을 땠고 우리 내외도 조심조심 안돼는 중국말로 의사를 표현하자니 민망스러웠으며 철없는 손녀는 우리가 하는 말이 우습다고 깔깔거리며 손벽을 친다.
 참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정경이 매일이고 우리집안에 반복된다.
 
지금 세계적으로 무슨  <다문화가정>이니 <다문화사회>요 하며 법석이고있다.대부분이 긍정적인 말투다.그러나 나에겐 이것이 큰 재앙으로만 생각된다.내 민족의 언어가 사라지는 것이 가슴이 아프고 내 자식이 타민족에 동화되여 가는 모습이 통곡할일이다.더욱히 나의 후대가 우리민족이 아닌 다른 어떤 민족으로 변하여 이 땅위에 살아 갈 것이라 생각하니 무서워 가슴이 떨린다.

그저 저승가서 조상들을 무슨 면목으로 뵈옵고 무엇이라 말씀드려야겠는지 매일 매일 고민으로 살아 갈 뿐이다.
후유--- 무슨 뾰족한 수 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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