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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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지각한 동장군님이시여!
2013년 11월 04일 18시 50분  조회:8621  추천:2  작성자: 최균선
                                         고맙습니다. 지각한 동장군님이시여
 
                                                               진 언

                                                          북국의 풍광
                                                              천리에 얼음 얼고
                                                                  만리에 눈날리네
   
    이 시구에서처럼 내가 사는 여기 북국땅, 장백산아래 인촌의 겨울은 엄혹한 동장군의 일언지하에 만물이 꽁꽁 얼어붙는게 정상적인 풍경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달리 동장군의 왕림이 늦는지? 이젠 황하이남처럼 가을과 겨울의 계선이 모호해지는 가? 11월 7일이 립동이고 22일이면 소설인데 전혀 겨울맛이 나지않으니 이래저래 곤혹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대문명에 계절의 순환마저 흐지부지해는가?
    썰렁한 초겨울같지 않게 한낮이면 해볕이 마치 늦가을해처럼 자비를 베풀어 주어서 드러내기로 멋을 내는 류행아가씨들은 신이날지 몰라도 실용적으로 살려는 사람들은 일면 즐기면서도 일종 불안을 보듬고있다. 전국적으로 겨울이 늦어진다고 의론 들이 분분하는차 여기 북방마저 올해들어 동장군이 유별나게 늑장부리니…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보면 하늘은 의연히 만리벽공이고 오싹한 랭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미구에 해살이 쭉 퍼지면 따스해지고 한낮이면 껴입은 옷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호듯거리는 양광이 다정한 어머니의 손길처럼 얼굴을 쓰다듬어준다. 길옆, 강기슭에 백양나무들은 마침내 락엽귀근을 마쳤는데 버드나무의 늘어진 가지들에는 아직도 록색이 아니놓지를 못하겠다고 여름철에 련련하고있다. 지각하는 동장군은 언제 위풍을 떨치려 하는지 겨울이 아니와도 이상기후라 불안이다.
    엄동설한에 파리가 얼어죽는것은 이상할것 없는데 악착한 모기네는 검질기게 살아서 낮이면 남쪽유리창문에 매달려있다가 날쌘놈은 어느결에 집안에 들어와 구석에 숨었다가 밤이면 피를 빨아대니 모기마저 지각한 동장군의 은혜에 감지덕지하지 않겠는가? 겨울은 만물이 잠속에 곯아떨어진듯 재생의 꿈을 보듬는 계절이라 혹독한 설한풍의 세례가 없어도 정상은 아니다.
    지각하는 동장군님, 당신의 엄엄한 위풍은 언제 떨치려 하나이까? 철따라 따스함과 서늘함을 좋아하는 도시민들이래도 겨울이면 등뜨신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선 관심사가 난방설비 점검과 집안 온도계의 오르내림이 되는것은 당연지사이다. 눅거리 겨울서정따위는 집어치고, 직언하고싶은 화제는 원래부터 말썽많은 취난문제에 꼴똑 담긴 걱정거리이다. 그러께 해에는 집안이 령상 15도 좌우여서 밤에 솜바지저고리를 입고 자도 꿈마저 꼬브라들었더랬다.
    그래서 마을에 할머니들을 휘동하여 가도정부도 찾아다녔고 시정부에도 찾아다니며 말썽을 일구었더랬다. 하여 해당부문에서 일정한 조치를 취해서 조금 나아지긴 하였고 온도미달로 1300여원을 운좋게 되찾았지만 그래도 옹송그린 마음으로 간신히 넘긴 그해 겨울은 참으로 돈주고도 겪어야만 했던 고난의 겨울이였다.
    이듬해인 작년에는 시열공급공사에서“원동천열공급공사”를 대신하여 열공급을 하기에 이르렀는데 최고 령상23도까지 오를 때가 있어서 더는 솜바지저고리를 입고 등걸잠을 자지않아도 되였다. 참으로 행복해서“谢天谢地”였다. 그러면서도 앞일을 두고 근심을 싹 털어버리지는 못하였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된것인가? 간판이“东晨”으로부터“荣德”으로 바뀌여 희출망외였는데 약탕관은 바꾸고 약은 바꾸지 않은격인가?
    말은 번듯하게11월15일부터 보냈다는 열공급이 내가 사는 삼화가 민화사회구역 강녕골목에 낡은 아빠트들에는 오는 길이 멀어서인지 열공님이 한번도 오시는 기미가 없었다. 민심이 화해로울수 없고 골목이름처럼 강녕할수 없으니 아이러니가 아닌가? 아침저녁으로 스팀을 만져보지만 그야말로(冷冰冰)이였다. 스팀안에 공기를 빼야한다기에 몇번이고 틀었다 닫았다 하였지만 그냥 랭수만 새여나올뿐이다. 그야말로 열공급소가 아니라 랭수공급소라 해야 걸맞을게다.
    꿈에 색시를 얻듯이 한두어번 차가운 기운이 없기에 오는갑다하고 은근히 기뻐해도 잠시잠간이였다. 농촌말로 금방 맞아죽은 사람의 볼기짝의 온기만도 못하다고 해야 할것이다. 그래도 국가규정일이 20일이니 차분히 기다렸는데 이날 이때까지도 감감무속이다. 누구마따나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다던가?
    목마른 놈이 우물파기라 할가, 아니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놈 펄쩍 뛴다고할가? 할수없이 또 사회구역사무실에 찾아가 해결해달라고 징징거렸다. 책임자가 그러지않아도 주민들이 의견이 많고해서“궈루팡”에 문의하면 궈루가 고장나서 수리중이라고 하더란다. 이 몇해 그냥 내뱉는 듣기만해도 역증이 나는 구실이다. 그냥 이런 정도로 주민을 우습게 보면 정부기관에 몰려갈수도 있다고 했더니 새로온 로반인지하는 사람과 통화하는듯 싶었다. 그리고 즉시 해결하도록 답복하였다고 하였다. 그래서 해결이 되는가싶어서 기다려보기로 하였다. 웬걸, 사투리로 그 도래미 그 도래미이다.  
    마을에 한 주민이 12319에 전화하면 전문 취난상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하여서 헛일삼아 전화해보았더니 아주 성근하게 정황을 료해하며 해경방도를 찾겠다고 하였다. 그러고 또 몇며칠이 지났다. 물론 천덕꾸러기 낡은아빠트구역이니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두루 알아보니 도시화원이라는 아빠트구역에서도 띠띠부레하게 온다는 말을 듣고 나혼자 풀풀거리는게 아니라고 자위했다. 참으로 남들도 고생하니 내 고생이 덜어지는듯 여기는 고약한 심보라고나 할가,
    문제는 시내 다른데서는 너무 더워서 문을 열고지낸다는데 “太不像话인지 太不公平”라 해야 하는지 한어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튼 이놈의 열공급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간판도 바꾸고나서도 그나물에 그밥인가 하는것이다. 전국적 으로 석탄값은 내렸다는데 취난비는 껑충 오르고 취난비수금은 성화같이 하면서 열공급에는 노량이니 참으로 뚫린입을 가지고도 실어증이 생긴다.
    지금은 열(热)이 향수품이 아니라 상품이 되였다. 취난비를 냈으니 상품권이 있는것이다. 돈은 받고 상품(그게 저질이라도)을 내주지 않으면 사기도 하닌 협잡이요 불법이다. 초겨울날씨가 하도 잘해주어서 밤에 집안 온도계가(정확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20도 쯤은 가리키고있으니 어디가 무슨 말을 할수 있을것인가?
    그러나 이런 온도는 낮에 태양님이 넓은 류리창으로 볕을 들이밀어준덕이지 결코 열공급소의 자비심때문이 아니다 내가 사는 아빠트에 24 호집에서 빈집이 많고 농촌말로 로약호가 많고해서 속에 불만이 끓어도 어디가서 볼부은 소리를 할 사람도 별로 없고 지금 세월에 누구나 혼자나서서 인심잃을 말을 하려하지 않으니 더구나 참고견디며 지각한 동장군님께 고마움을 가지는것밖에 더 할일이 있으랴!
    열불이 나는대로 하면 불때는 온돌집에라도 이사가고 싶지만 그저 마음뿐이다. 그래서 매일아침 일어나면 혼자하는 말이 “오늘 날씨가 따스하겠군,”이다. 그러면서 공정한 태양님께 더 “마니마니” 볕을 줍사하고 빌고 늑장부리는 동장군님이 못내 고마워서 길가에 황들었거나 아직도 푸른빛을 잃지않은 버드나무 가지들을 쳐다보며 은근히 기뻐한다. 힘이 없는 초민백성이야 지각한 동장군을 붙안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겠는가? 절로 “아멘!” 이 나온다. 잔혹한 동장군님, 지각한바에 그냥 거기서 얼어붙어 계시고 새 봄만 날래날래 혼져 옵셔예!!!    

                                                         
                                                   2013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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