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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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식대로!
2014년 05월 04일 09시 31분  조회:507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우리는 우리식대로!
 
                                                           최 균 선
 
    우리가 쓰고있는 중국조선어는 조선민족의 언어임과 동시에 중국의 소수민족으로서의 조선족의 언어이다. 조선어는 조선민족의 언어로서의 공통성이 있음과 동시에 중국조선족의 언어로서의 특수성도 나타내고있다. 만약 자체의 특수성을 외면하거나 스스로 버린다면 언어사용의 실체를 탈리하게 되여 교제에도 불리하기도 하거니와 민족문화발전의 자주성에 소급되는 문제이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중국조선족들의 신문매체나 문필사업자, 초고중학생들속에서 한국의 맞춤범을 선호하여 중국조선어규범화를 공공연히 무시하고 있는데 아직 전체 조선민족의 통일된 맞춤법이 나오지 않은 이상 정부차원에서, 학술차원에서 규정하고 반세기넘어 사용해온 우리의 언어규범만큼은 지켜야 하지않을가 생각한다.
   문필가들의 저마끔의 표기방식을 볼때 어느것을 기준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늘 곤혹스럽다. 하긴 다 제멋대로 할수 있는 범위안에 자유문필활동이니 법적으로 규제 할수도 없는일이고 왈가왈부할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경제강국이고 문화가 발전했기에《한국서사어규범》에 기준하는것이 당연하다고 할수도 있겠고 질서재조직의 격변기에 기준문제를 거론하는것은 고루한 생각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이다. 즉 중국조선민족이지 한국인이 아니기에 민족언어 정책의 혜택아래 규정하고 부단히 완선화하여 가고있는 서사규범을 우습게 본다는것 은 자기를 부정하는것이 아닐가싶다.
    한국어와 조선어의 차이점에서 우선 눈에 띄는것은 한자어두움법칙인데 습관적으 로는 물론이거니와 한자어에서의 표의적인 일자일음의 법칙을 엄중히 위반함으로써 리해에 불리한것이다. 문맥상에 이어볼 때는 그런대로 통하지만 단독으로 여자(女子) 와 여자(余子)라든가 요소(要素)인지 요소(要所)인지 알수 없고 뇨소(尿素)같은것도 기어이《요소》로 적는다면 인위적인 장애를 설치한것이 아닐가?
    련습(练习)과 연습 (演习)엄연히 다른 개념인데 다 《연습》이라고 적으면 어떻 게 되는가? 례컨대《군사연습》이라는 말은 되지만《군사련습》이란 말은 없다. 그런 데도 그냥 그렇게 쓴다면 무지가 된다. 아닌가? 련대 (连队) ,년대(年代),연대 (演 台)련대(连带), 연대( 烟台)를 다《연대》라고 쓴다면 공연한 오해를 불러오는것이 아닌가? 조선어한자음에는 더러 2중한자음뿐 만아니라 3중한자음도 더러있다. 그때는 더구나 시끄러움을 자청한다.
   한국식맞춤법에는 소리대로 적는 원칙외에《어법에 맞도록》표기한다는 원칙이 있다. 여기서 《어법에 맞는 표기》란 의미가 잘 드러나도록 표기를 일정한 형태로 유지하는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글자 한글자가 일정한 뜻을 가지고있는 한자의 음을 표기할 때에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맞춤법 곳곳에서 엿보인다.
    례하여 고유어끼리의 결합이나 한자어와 고유어로 된 합성어에서 사이소리 현상이 나타날 때는 사이시읏을 받쳐적지만 또한 한자어와 한자어결합에서는 사이 시옷을 붙이지 않는다는 원칙도 있다. 례하여 내과(內科), 대가(代价), 시점 (时点), 이권 (利权), 초점(焦点), 마구간(馬廐間), 맥주병(麦酒甁), 차이점(差异点) 등등.
    이는 사이소리 현상이 나타나는 발음현실과 달리 한자 ‘內, 代, 时, 利, 焦, 馬廐, 麥酒, 差异’가 언어의식속에 《내, 대, 시, 이, 초, 마구, 맥주, 차이’라는 일정한 형태로 굳어져 있다고 보아 ‘냇, 댓, 싯, 잇, 촛, 마굿, 맥줏, 차잇’으로 쓰는것을 피한것이다. 결과적으로 표기가 실제발음과는 동떨어지게 된다.
    이와달리 한자의 본음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 현실에서 나타나는 발음의 변화를 충실히 드러내는 표기도있다.‘곳간(庫間, 툇간(退間,) 찻간(車間), 숫자(數字), 횟 수(回數), 셋방(貰房)’은 한자어의 결합에서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 기본원칙과 는 달리, 발음을 반영하여 사이소리를 표기하고있다.
    여자(女子), 연세(年岁), 양심(良心), 역사(历史), 낙원(乐园), 내일(來日) 등, 한자음의 변화를 수용한 표기는 단어첫머리에만  한정되는것은 아니다.‘나열 (羅列), 치열(齒列), 분열(分裂), 진열(陈列), 규율(規律), 비율(比率), 선율(旋律), 전율 (战慄)’ 또 렬(列, 烈, 裂, 劣), 률(律, 率, 栗, 慄)’이 [열], [율]로 소리나는 현 실을 중시한다는가.‘연연불망(恋恋不忘), 유유상종(类类相從),누누이(屢 屢- ) 와 같이 한단어안에서 같은음절이 겹쳐나는 일부 한자어에서도 두번째 음절의 소리 변화를 그대로 표기하고있다.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외에 다음과같이 본음뿐만 아니라 널리쓰이는 관용음을 표기한 례도있다. 승낙(承諾) 수락(受諾), 쾌락(快諾), 허락(許諾) 안녕(安寧) 의령 (宜寧), 회령 (會寧)분노(忿怒) 대로(大怒), 희로애락(喜怒哀樂) 오륙십(五六十) 오 뉴월 (五六 月), 유월(六月)…이에 따라 '寧'은 본음은‘녕’이지만, 때로는‘령’으 로 표기되기도 하고 어두에서는‘영’으로 표기된다. 이렇게 한글맞춤법의 한자어 표 기에는 한자의 원래음을 유지하려는 원칙과 한자가 우리 말에서 변화한 현실을 반영하려는 원칙이 공존하고 있는것이다. 
    처녀면 다 확실한가? 젖이나오는 모든 녀자가 다 엄마일수 없고 젖이라해서 다 참젖은 아니듯이 “잘사는” 나라의것은 무조건 정확하고 무조건 따라야 할 리유는 없다. 세인이 다알다싶이 한국 어와 조선어는 동질언어인데 리념의 분기로 제각기 발전해오면서 다다소소한 차이를 낳게 되였고 갈수록 그 차이가 커지고있지만 본질 적으로 달라진것은 없으며 또 달라지자고 해도 달라질수도 없다.
    한국에서 여자라고 하는것이 좋다해도 우리식으로 녀자라써도 소통이 막힐일이 없겠고 띄여쓰기도 량자의 규칙을 아는이상 어느것이 선진적이고 어느것이 락후한것 이라고 금을 그을수 없는노릇이다. 지난세기 50년대에 우리도 지금의 한국처럼 단 어를 규준으로 띄여썼더랬다. 결국 돌고돌아서 원점으로 가는셈이다.  
    그냥 이대로 나가 조선족서사생활의 주류로 된다면 중국조선민족언어문자사업위 원회라든가 조선어사정위원회같은것은 존재의 리유를 잃고만다. 문제는 이런 기구들 의 존재여부가 아니라 중국조선어규범이 유명무실하게 되는 시점에서 백프로 한국식 표기를 하는것에서 만사가 해결된다는것일가?하는 문제이다. 물론 동족어이기에 여러 가지로《초ㅡ한계선》을 그을수 없지만 전민족이 수용하고 수용해야 하는 통일조선어 (한국어?)가 제정되기전에는 우리식으로 쓰고 말도 우리식으로 하면서 살아야 명실 공히 중국조선족이라고 할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모든 방면에서 한국화한다해도 귀 화하지 않는이상 필경 한국국민은 아니지 않는가?
    무릇 언어에는 어휘규범, 문법규범, 말소리규범, 서사규범 등이 있다. 우리 중 국조선족들에게도 분명 자기언어규범이 있는데 왜 가급적으로 한국어규범에 맹종해 야 하는가? 물론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가치취향인소가 있기에 사회적약속력 같은 것으로 규제할 상황이 아니고 뾰족한 방법은 없다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주체의식이다. 서사어규범에서 이신작칙해야 할 문인들이 더구나 한술 더 뜨고 있어서 학생들이 중국조선족언어규범화에 근거하여 편집출판한 각종 교과서를 배우면서도 서사에서는 멋대로라면 그게 바람직한것일가? 완전히 한국식 맞춤법도 아니고 한국식 띄여쓰기도 아니고 이래저래 또 잡탕이 되고있는 형편이다. 한국식 띄여쓰기가 못배워낼만큼 어려운것은 아니지만 긁어부스럼이라고 왜 공연히 이것도 저것도 아닌것에 열중하고 있는것일가? 필자가 몇년 한족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리키고나서 얻은것은 표기혼란 등 조선어서사규범의 혼란이다.
    자기의 언어규범을 지키는 문제는 결코 제쓰던 몽당비자루가 좋다는 그런식의 가 치취향이 아니라 엄연히 민족군체의 문화적주체성문제인것이다. 물론 한국식으로 표 기하고 띄여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서사생활에 주류로 된것도 아니고 또 주류로 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모래가 몇알들어가도 모래밥이 된다. 에둘러 말할것도없이 우리 식도 아니고 한국식도 아닌 잡탕서사를 만들지말자고 말하고 싶은것이다.
    한국과 조선의 맞춤법 차이는 말과 글에서의 다른 모든 차이와같이 비단 한국과 조선자체내에서만 문제거리로 되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옮겨쓰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 서도 마찬가지로 문제거리로 되는것이므로 그의 전일적인 규범화는 국제적의의를 가질수밖에 없다. 본래 허리가 동강난 국토에서 리념과 국격을 내세우는 바람에 말과 글의 규범화통일이 묘연한데다가 중국조선족이라는 제삼각점까지 생겨나서 더구나 나름대로 조선어가 우왕좌왕하고있어 안타깝다.
    맞춤법의 규정이란 인공적이여서 소수인이 규정이라면 규정이 되는것으로서 그 어떤 규정도 만사통일수 없으며 절대적으로 옳고 절대적으로 그른것이란 있을수 없듯 이 우렬이란 더구나 운운할수 없다. 문제해결의 고리는 남북학자들이 통일대사전을 만들고있는 상황에서 중국조선민족인이상 서사어마저 한국화하려고 모지름쓰고 안달 할 필요는 없다. 무릇 우주만물이 순리를 따르는데 언어발전이라고 례외랴!언어는 억지로 변화시키는게 아니라 발전하는것이다. 나무는 죽어도 서서죽는다. 우리는 가 는데까지 우리식대로 나아가자, 엎어놓고 뒤집어놓아야 조선어라는 민족어이다!
 
                                 2008 년 5 월 24 일 초고 ㅡ 2013년 5월 24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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