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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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민족의식
2014년 05월 04일 11시 47분  조회:4401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색바랜 민족의식
 
                                             최 균 선
 
    13억 인구대국에서 200만도 안되는 중국조선족은 창해일속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족의 망망대해속에서 민족성을 지켜온 중국조선족은 내구력이 강한 군체이다. 비록 망국노의 한과 설음을 안고 거친 만주땅에 입주한 월경민족으로 청조의 온갖 기시와 민족동화정책, 그후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시달렸지만 백여년의 민족사를 기록하며 끝끝내 민족지조를 지켜온 불요불굴의 민족으로 부상한 민족이다.
    자칫 한족으로 동화될수 있는 주객관적인 환경속에서도 조선반도에 뿌리를 둔 특정된 민족으로서 부단히 모체의 민족성을 자양분으로 그 허점을 미봉할수 있었다 는것은 참으로 불행중다행이 아닐수 없다. 특히 건국후 정부의 옳바른 민족정책은 파란만장한 세기의 비탈길을 넘어오면서 민족자아의식을 보존하고 발전시킬수 있은 정신기둥으로, 옥토로 되였다.
    그런데 개혁개방의 물결따라 제2차 대인구류동이 시작되면서 조선족집거구의 인구비례에 반차가 나타기시작하여 미구에《민족위기설》이 제기될만큼 민족정체의 붕괴의 변두리에 나서면서 민족의식은 가급적으로 색바래졌다. 농민들의 도시진출, 출국열로 인한 농촌의 황페화, 농촌총각들의 결혼난과 그 련쇄반응으로 인구의 현격 한 감소, 그에 따라 농촌학교가 하나하나 페쇄되고 기초교육의 뿌리가 뽑히고 있다.
    리론적으로는 심각하게 거론되고 희망적으로 해석되고있지만 현실은 확실하게 중국조선족사회의 위기를 예시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고민하게 한다. 자연소실이냐? 새롭게 부상하느냐 하는 문제는 결코 념원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족이 처한 현실을 정시하고 랭철하게 분석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불가항력적인 민족동화의 대추세와 양으로 음으로 침투되는 타민족의 문화에 문을 닫아걸어서도 안되지만 물먹은 흙담이 되여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민족의 공동체의 영존과 더불어 민족문화를 보존,발전시킬수 있는 새길이 모색되여야 한다. 이는 리론에서 리론으로, 의론에서 의론에 매달려 아롱다롱한 환상을 수놓을 일이 아니라 초미의 문제이다. 물론 기본뿌리가 반도에 있고 7천만을 헤아리는 백의겨레가 있기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겠지만 시간은 결코 우리 켠에 서있지 않다.
    우리 선조들은 선혈과 구슬땀으로 백년민족사를 기록했다. 건국후에도 의연히 조선과 문화, 교육, 출판 등 분야에서 뉴대를 이어옴으로써 모체민족과의 동질성을 확보할수 있게 되였고 민족자아의식의 벋침목으로 되였다는 력사사실을 부인해서도 안될것이다. 한국과 수교후 민족성은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데 천재일우이다.
    그런데 경제, 문화의 발전과 반비례적으로 중국조선민족의 민족의식의 위기가 대두하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것은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물론 불가피한 개관적조건에서 기인되는것이 많은것도 주지하는바이다. 례컨대 문화, 교육방면에서 조선족은 자기의 언어, 문자를 사용할 권리가 있지만 실제로 자기 민족어의 포기를 전제로 하는 한어화현상이 엄중한것이다. 더는 말고 우리 민족의 자랑이던 연변대학 에서마저 조선말로 수업하는 학부는 조선어학부뿐이라는 사실이다.
    개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스스로 본민족의 언어, 문자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있다. 정계나 공직자들속에서 한족으로 자처하기도 하는 민족허무주의자들이 날로 늘어나고있다. 이런 경향은 관내를 비롯하여 조선족산재구에서 날로 더욱 확산 되고있다. 연변에서도 정부의 크고작은 회의용어는 일매지게 한어이다. 시행상의 인위적인 민족문화차별은 조선족의 민족의식의 퇴화를 가속화하지 않을수 없다.
    중소학교의 교육단계에 민족의식신장의 가장 중요한 수단인 민족력사교육이 무시 당한채 지금껏 공백이다. 하여 우리 후대들은 자기의 뿌리가 어디에 있고 자기 민족 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보편적으로 모르고있고 알려하지 않는다. 민족의 정영들이 모였다는 연변대학 조선족학생의 92%정도가 단군을 모르고 있다는 한 지자의 서술을 보고 할말을 잃었다. 더 말해 어찌 될것도 없지만 통탄만은 당연할것이다.
    가장 심각한 현안은 조선족사회위기의 기제로 되고있는 인구의 대류동으로 민족의식퇴화의 주객관인소가 우심해지고 있는것이다. 현재 한국체류자가 35만을 웃돌고 산해관을 넘은 사람들도 몇십만이다. 청도에만도 조선족이 20여만이 살고 있다는데 타향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자녀들은 자연스레 한족화될수밖에 없다.
    새삶의 터전을 마련한다는 희망사항이 장차 중국조선족사회의 발전과 운명을 결정하는 사활적문제를 제기하고있다. 결국 남을것이 무엇인가? 인구감소, 민족집거 구역의 인구류실, 보금자리상실, 민족교육의 퇴화…이에 수반되는 민족의식이 소실 뿐이다. 다른 무엇을 환상할것이 없다. 뒤바뀐 가치취향의 풍조가 민족공동체를 위협하고 민족자아의식의 옥토를 갈수록 세차게 씻어내리고있다.
    나무는 뿌리로 생존하고 가지와 잎으로 그늘을 만든다. 특정된 인구량이 없이 민족의식, 민족공동체를 운운할수 있을것인가? 주지하다싶이 한 민족의 우수성은 그 민족의 경제력에서만이 아니라 문화수준, 응집력, 인구증장 등에서 복합적으로 나타 난다. 중국 56개민족의 심목속에 깊이 새겨졌던 우수민족의 이미지대신 허영심이 강하고 모래알로 된 민족이라는 평판이 나있게 되였다.
    한족들과의 불가피적인 래왕에서 민족자부감이 희석되고 민족자비감이 늘어가고 민족의식교육이 단절됨으로써 조성된 악순환은 심각하다. 현재 정부관원들중에 자기 언어문자사용을 꺼려하고 한어장악도를 유일한 능력의 척도로 보는 경향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수 없다. 언어문자는 민족복장과도 본질적으로 다른 민족의 첫째로 가는 상징이기도 하면서 동화되는 요소라는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이 시점에서 언어, 문자의 동화는 곧 민족동화의 결과라고 말할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조선민족은 모체민족의 언어문자, 민족전통을 보존해왔지만 점차 타민족의 습성과 문화를 수용하게 되여 이중성을 띠게 된것은 사실이나 조선반도내의 모체 민족과도 또 다른 문화를 창조하여 특색을 이루었는바 세월의 흐름에 색바래질것이 아니라 지켜지고 계승되여야 하므로 교육의 이중성과 지연적인 3각지대의 특성을 살리는것을 전제로 하여야 할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조선족사회위기는 피치못할 산업화시대의 진통으로 해석하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진통끝에 괴태를 낳아서도 안되고 더구나 죽은 아이를 낳아 서는 안된다. 현실을 정시하고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데 일편단심이 되여야 살길이 남는다. 더욱 성숙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민족지림속에 우뚝서는 비결은 과연 없는 것인가? 파란만장한 세기의 언덕을 넘으며 어렵게 형성된 우리 조선민족인만큼 그 어 떠한 역경과 좌절속에서도 만세유전되여야 한다.
    민족의식을 충격하는 세찬 타민족의 문화격류속에서 지탱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곧 바로 민족이 민족으로 살아남는 얼인 민족어이고 그 민족어를 핵으로 하는 민족교 육의 터전에서 민족의식고양을 종지로한 민족교육의 백년대계이다. 자기 언어문자를 잃고 민족교육의 터전을 상실한다면 우리가 오를 대안은 민족동화의 언덕일수밖에 없다. 먼 래일을 걱정하는것은 무모한 정력랑비일수 있다. 장래 어떻게 되든 시간에 맡기고 그 한계에 이르기전까지는 스스로 음으로 양으로 민족의 자멸을 손짓하는 비리한 작동만은 없어야 하겠다.    
 
                                                                   2008년 6월  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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