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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력사는 력사인것을
2015년 10월 10일 12시 36분  조회:440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력사는 력사인것을…
 
                                       진 언
 
   력사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다. “일체력사는 당대사”라는 이딸리아 철학가 크로체의 유명한 명제가 있는데 학자들의 해석에 의하면 여기서“당대”란 단순히 시간개념이 아니라 다분히는 하나의 사상개념이라 한다. 즉 크로체 자신이 표명한것처럼“당대”란 력사를 서술할 때 나타나는 일종 사고상태라는것이다.
   이런 사고는 의심할바없이 사상적현실화와 력사화를 의미할것인바 사상을 거친 력사화과정에 나타나는 력사학자들의 주관리념일수밖에 없다. 일설로 사상과 력사의 합일이라던가, “력사는 결코 죽은것에 관한 력사가 아니라 생활에 관한 력사”라는 제기법도 있다. 그러나 “당대사”라는 력사에 대하여 사학자들이 절대적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특히 집권자들이 마치 자기의 리상과 포부에 근거하여 력사를 기술해도 되는것처럼 인식한다면 무모함이다.
   어찌생각하면 력사는 진상과 가상을 포괄하고 있는데 량자가 모두 력사의 일부분으로서 당시의 력사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이 시점에서 과거는 모두 력사로서 력사의 진상만 비로소 력사인것이 아니라는 말이 성립된다. 력사를 기어이 두가지로 나누어야 한다면 과거에 발생했던 사실과 문자 혹은 기타 부호로 쓴것 혹은 제작해낸 력사이고 그것은 다시 영광스러운 력사와 수치러운 력사로 나뉜다.
   사실로서의 력사란, 가장 현명한 재판관인 세월님의 필기장으로서 시공속에 영원히 굳어진 존재물이다. “력사가 력사인것은…”신화도 아니고 동화도 아닌 피와 땀과 생명활동으로 찍은 인간들의 발자국으로서 철길의 침목들 사이에 자갈돌들처럼 좋도록 고루고 덜어내고 보탤수 없는 편단들로 정체를 이루고있고 세월의 갈피갈피에 새겨져서 주관욕망으로 드틸수 없는 진실로 굳어져 있기때문이다.
   “력사는 력사이기에”력사적정의감이 있는 사람들이 력사를 존중하라고 납함하는것이다. 력사는 자고로 그랬던것처럼 진실된것으로만 존재가치가 있고 그래서 후대들에게 거울로서의 효용성과 선험적인 지식가치가 있다. 원칙상에서 말하면 력사는 롱단되여서는 안되지만 권력이 롱단된 국가라면 자연히 력사도 롱단될수밖에 없다. 몇천년래 새로운 권력중심은 구권력중심의 권력롱단과 력사롱단을 타파하고 새로운 권력롱단과 력사롱단을 형성하였다. 력사가 정의라는 말은 여기서 무색해진다.
력사학가로서 사상의 미명아래 력사를 서술하는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결코 력사자체가 력사학가들에게 자기의 근본적요구를 제출하지 않는다는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근거없는 아전인수식의 서술은 불허한다. 후대들이 요구하는 력사는 력사사건에 생동한 체험이 체현되여있고 의미와 사건도 새롭게 제련해낸것이지 제구미대로 조작해낸 “력사”가 아니다. 크로체는 편년사를“가짜력사”로 간주하였다.
   특히 명기할것은 력사서술에서 주관성은 결코 개인정감의 주관성이 아니며  력사학자의 애증과 원한을 성토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사상상의 일치성을 가져오기 위한것이며 이런 일치성은 나아가서 력사내용의 일치성을 실현하기에 가치로운것이다.
“일체 력사는 모두 당대사”라는 명제에 또 다른 오해가 생길수 있는데 설사 력사가 당대사라하더라도 력사학가가 자기의 권리를 리용하거나 혹은 어용학자로 충당되여 현실수요에 따라 력사를 편찬하려들수 있다는것이다. 소위 현실수요라면 정치적인것으로서 례컨대 애국주의, 혹은 어느 개인의 목적 즉 다른 사람을 설복하기 위하여 전문 자기에게 유리한 관점을 인용하기, 이미 사실로 공인된 력사사실을 루락하거나 삭제하고 수요대로 첨가하는 작태 등을 가리킨다.
   크로체는 이런 두가지 력사를 분별하여“실용성력사”와“수사학적력사”라고 명명하였다.“실용력사(기실 력사가 아님)”조작이 일종 실제활동으로 될 때 기필코 사회적비난을 면치못하게 된다. 이른바 실용성력사에서는 취할점이 전혀없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력사에 도덕교육이라는 계관을 씌워놓고 고찰하는것은 력사에 대한 통찰력이 없다는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런 공능 혹은 목적은 모두 외재적력사이기때문이다.
   한걸음 물러서서 물을진대 력사란 과연 진실한것인가? 만약 크로체의“일체력사는 당대사이다”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력사의 진실성을 보증할 방법이 없게 된다. 비록 크로체가 어떠한 실용목적으로“가위로 오려내고 풀로 붙이는식”의 력사연구를 반대하였지만“당대사”자체가 력사의 객관성을 보증할수 없게 된다. 이는 확실히 곤혹이다. 물론 불가지론자들처럼 력사의 진실성을 의심할수는 없지만도,
   크로체는 단순히 사실자체에서 력사발전의 원인과 방법을 찾는것을 부인하였을뿐만아니라 관념적인 론리로 력사의 론리를 대체하는것도 반대하였다. 력사는 흘러 갔다고 할수도 있고 앞으로 나간다고 할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력사는 순수 객관적지 식에 굳어진것은 아니다. 부동한 력사시대, 부동한 문화배경, 부동한 계급리념과 부동한 력사관에 따라 동일한 력사사건, 력사인물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분분하기 마련인데 소위 력사시각이란 곧 력사를 자기 구미에 맞게 요리하려는 욕념이다.
   그만큼 력사서란 한번 써놓으면 성경처럼 불변의 교조로 될수 없기에 력사인식은 부단히 심화되고 부단히 발전하므로 잘못된 기록, 서술을 수정할것이 수요되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력사교과서는 력사소설책이 아니다. 누가 가히 력사학가들의 결론이 맞는다고 확신할수 있는가? 무릇 어떤 민족, 어떤 국가이든 력사를 존중하는것은 자기를 존중하는것이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것이며 자기들의 선조를 존중하는것이다. 어떤 력사사실들은“존귀자”에게 불리하면 분식하거나 아예 고쳐쓰는데 력사의 실제 년대에 가까울수록 뚜렷하게 드러난다는것은 참 의미로운 일이다.
   한 민족, 한 나라의 력사기억은 해당국가의 국민의 기질을 구성한다. 따라서 력사기억의 구성은 주요하게 력사교육으로 완성된다. 하기에 력사교과서로 인기된 어떠한 쟁의이든 필연적으로 국민의 보편적인 기억의 밑뿌리를 흔들게 된다. 그러므로 력사교과서는 국가의 의식형태의 시험장이 되여서는 안될뿐더러 오히려 진상의 시금석이 되여야 바람직하다. 결국 자신에 대한 력사적기편이 되기때문이다.
   력사가 길고길든, 력사시실이 많든, 얼마나 많은 수난을 겪었든간에, 그리고 심적으로 용납할수 없든 선택성적인 망각, 선택성적인 외곡, 선택성적인 수개를 해놓고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록하려는것은 력사도피이다. 진실한 력사는 서술의 진실만이 아 니라 재료의 선택에서 력사의 추악한 면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한 나라, 한 민족의 전방위적이고 정확한 력사기술은 한 민족이 구비해야 할 리성 의 체현이다. 진정한 력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그리고 어디까지나 내재적인것으로서 사상발전을 거쳐 자연스럽게 사상가치와 목적에 도달한 력사인것이다. 이런 사상적 발전이 바로 력사의 발전으로서 어떠한 외재적인 부가물이 가첨된 사상적목적과 가치가 아니다. 권력자가 력사책은 고 칠수는 있지만 력사는 고칠수 없는 노릇이다.
  “력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속에 살아있는 과거다. (콜링우드) 그래선가? 한국 의 어떤 교수씨가 좌경화가 어쩌구 하면서 국정화교과서를 써야 나라를 살린다고 하더라면 어떤 목적하에 거짓과 아집으로 자기를 기만하는것이고 나아가서 후대들을 우롱하는것이다. 사학은 기지의 력사사실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지 력사세탁이 아니다. 자아기편만큼 우둔한 짓거리가 또 있겠는가? 지금 일본 등 나라들 에서 바로“실용성력사”에 열중하면서 그런 악순환을 자초하고있다.  소위 대화족의 행태처럼 자기 력사를 직시할줄 모르는 민족은 영원히 희망이 없다.


                                          2013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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