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또르 유고는《인간에게 세가지 싸움이 있다. 즉 인간의 삶과 자연과의 끊임없는 싸움(더위, 추위, 질병, 기아, 기술, 지식, 기계 등),인간과 인간과의 싸움(개인의 존재, 경쟁, 인종, 종교, 국가, 민족), 자기와 자기와의 싸움 (야누스(로마신화의 兩面神), 앞과 미래, 뒤와 과거, 게으름과 부지런함, 나약과 용감, 거짓과 참됨, 비렬함과 위대함과의 싸움)》이 있다고 했다.
이 세가지 싸움은 루루천년, 인간의 비애와 비극의 근원이라고 말할수 있다. 첫번째 자연과의 싸움에서 더위와 질병은 부귀한 자에게나 빈궁한 자에게나 불가피면의 고험이였으나 추위와 기아는 헐벗고 굶주린자에게만 차례진 혹독한 시련이였다. 그러나 인간은 마침내 수없이 많은 피와 땀의 대가를 지불하여 대자연의 정복자로 군림하고 고도의 문명을 창조해냈다. 그것의 결과물인 기술과 지식, 기계와의 싸움은 문명인이 기꺼이 자초한 싸움으로서 사치한 향수라고 말할수 있으리라.
두번째의 인간과 인간의 싸움은 무지경의 인간악을 창출하면서 인성을 마멸시키는 처절한 전쟁이였다. 대자연속에서 박투하였던 생존경쟁과는 성질이 다른 싸움으 로서 인종과 종교간의 싸움은 피비린 살륙을 불러왔고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의 혈투는 파괴와 건설의 사이비론리를 펼치며 문명인의 온갖 비리와 사악함을 철저히 드러냈고 자기들의 가원인 지구를 서서히 훼멸하는 장거를 서슴치않게 되였다.
세번째 자기와의 싸움은 부단한 자기개발의 연장으로서, 지와 인성의, 악과 선, 감정과 리지, 량심과 흑사심, 미와 추, 방종과 자률, 탐욕 등등 자기내부의 투쟁으 로서 개체생명의 종식과 더불어 끝날 허무한 싸움이다. 결국 인간은 자기를 철저히 알지 못하고 자신을 용납못하는 령장동물 그 이상으로 진화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인간은 드디어 자기와의 싸움에서 제2전장에 이르게 되였다. 즉 현대물질문명, 넘치는 식복이 가져다준 비만과의 싸움이 그것이다. 옛날엔 일하는 사람치고 병적이 아니고는 배가 나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배가 불룩하게 나오면 장군배라고 불러렀는데 부하고 귀함의 첫째로 되는 표징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푼 배를 부러워할 대신 오히려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하는 시대로 되였고 잘먹어서 나온 배를 가지고 장비야 내 배 다칠라하며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이 별로 없다. 거리에서 끌고다니는 애완견들을 왼눈질해보면 뚱뚱한 개들이 늘고있다는 느낌이 들군한다. 비만증이 지구촌의 대난제로 된 마당에 견공들에게도 비만증이 생겼으니 살맛이 극에 이른 좋은 세상이라 해야 하는가?
인류가 먹거리때문에 생사박투할 때는 비만의 의미를 알지 못했겠지만 진화과정 에서 기아에 대비하여 풍족한 시기에 체내에 에너지원을 축적하려는 유전적경향이 지속되였던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록에 따르면 2000년전 고대로마, 희랍인들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다이어트'(Diet)의 어원이 희랍어 '디아이타' (Diaita) 에서 유래한것도 이런 리유라고 한다.
지금처럼 날씬해지기 위한 다이어트가 시작된것은 19세기부터이다. 산업혁명이 선물한 풍요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고 다이어트를 하나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일명 “기생충다이어트” 즉 소고기에 기생하는 “촌충”을 먹어 살을 빼는 방법이다. 촌충이 장기속에서 최대 9m까지 자라는 탓에 두통이나 시력감퇴와 척수염, 간질, 치매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했지만 이 방법의 붐이 일면서 광고까지 신문에 나올정도로 기생충약은 불티나게 팔렸다.
아무튼 총명한 인류가 고안해 낸 살까기방법이 가지가지였다. 산업혁명에 따른 대량생산으로 고무속옷까지 만들어졌는데 남녀를 불문하고 류행됐지만 과하게 몸을 조이다가 뼈가 으스러지거나 장시간 착용해 피부가 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잘먹어서 오른 살, 살과의 전쟁은 잔혹하다고 해야 하리라.
최근 비만의 발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비만은 대사성질환 뿐만아니라 신체 각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여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며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지방간 등의 발생비률을 현저하게 증가시킨다고 한다. 비만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나 막무가내하고 곤혹스러운 현상으로 되였다. 몸이 나면 복된 상징이라고 여기던 전통관념이 조롱당하고있다. 이 역시 물극상반의 원리로 해석하는지 모르겠으되 세계는 이미 “비만시대”라 지칭되고있다.
중국 인민망은 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비만인구가 현재 3억 2천 500만명 이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15년간 비만인구가 매년 1.2%씩 증가할것으로 예상하면서 20년후에는 비만인구가 지금의 두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비만인구가 급증한데 는 중국인들의 음식습관 변화에다 운동과 육체로동 기회가 줄어든것이 주요원인이란다. 중국의학과학원의 우양펑(武陽豊) 교수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날씬한 국가중의 하나였지만 이제 서방을 빠르게 따라잡고있다"면서 "걱정스러운것은 이런 현상이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는것"이라고 우려했다.
탐식과 영양과잉섭취가 비대증의 원흉인지 딱히 알수 없으되 비만치료로 보통 자기 절제를 제창하고있다. 아무튼 배와 엉덩이와 허벅지에 넘치는 살을 빼기 위해서 다종다양한 방법이 나오고 엄청난 돈을 퍼붓고있지만 그 누구도 전쟁에서 승리를 예측하지 못하고있다. 그래서 더구나 살까기가 저저의 목표로 되여 극성을 부리는 현시대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것은 전세계적인 불평등으로 하여 어떤 사람은 영양과잉으로 비만이라는 행복병에 걸려 살까기에 골치를 앓고 어떤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불철주야 악착같이 일하지만 배가 등에 가붙도록 배고픔에 허덕이고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는 국민들중 영양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10%에 불과하지만 성인 30%가 비만에 해당된다는 등 영양불균형 및 식생활문제가 심각한 수준인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국매체에서 보도한바 있다. 과잉행복의 불행인가? 물극상반의 재확은 아닌가?
국제적십자사련맹은 년례 세계재난보고서를 통해 빈부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데다 국제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량구입능력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공표했다. 베켈레 겔레타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자유로운 시장의 힘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지구촌 인구의 15%(9억2500만)가 굶주리는 한편 다른 20% (15억)는 비만과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다면 뭔가 일이 잘못돼 가고있는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극빈인구도 9000만이나 되는데 세계인구의 70명중 한사람이 빈궁속에서 허덕이고 있고 일곱명에 한사람이 기아선상에서 최대의 인간고인 기아에 시달리는 셈이다. 인류의 세가지 싸움이 끝나지 않았지만 빈곤과의 싸움이 인류사회의 지극히 불합리한 부익부빈익빈의 극한에로 치달아올랐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박애 주의는 살아있어도 대자대비하고 전지전능한 구세주는 없다. 인류자신의 첫번째 전쟁 이 지금도 진행형인데 제2전장에서 행복한 싸움을 하느라 고생하는 사람들은 잘 먹어보려고 아등바등하지만 그냥 배가죽이 등에가 붙어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가?
인류는 이러한 불평등내지 부정의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고있다. 세계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지자들이 “맑스가 옳았다” 하고 말한다. 맑스의 통찰과 분석에서 어떤 측면이 옳았는지 알수 없지만 분명한것은 이 지구촌에서 매6초에 어린애 하나씩 기아로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참혹한 현실이 평등을 설교하는 “하느님”을 조롱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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