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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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수상록 47) 감정과 리성의 대결
2016년 02월 19일 09시 35분  조회:447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감정과 리성의 대결
 
                                           최 균 선
 
    감정은 모종 상황에서 팽창되다가 폭발하는 분노, 불안, 자책감, 수치심, 실망, 질투심, 안도감, 희망, 슬픔, 쾌감, 긍지감, 사랑, 감사, 동정심, 그리고 미학적경험으로 일어나는 그 모든 심리,정서적파동이라 개괄할수 있다. 감정과 리성이 적절하게 조화된 시점이 최적인데 리성만 내세운다만 로보트같은 랭혈인간이 될것이고 감정지배만 내세운다면 동물수준으로 전락할뿐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심령을 리성, 의지, 정감 세개 부분으로 나누어보고 다시 그것들의 지위의 고저로부터 완연히 구별된다고 단정하면서 일종의 등급관계를 드러낸다고 역설하였다. 이에 따르면 인생도 저급적인 부분과 고급적인 부분으로 나눌수 있다. 말하자면 생물의지, 일상정감과 과학리성이 저급에 속하고 도덕의지, 종교정감, 철학 리성은 고급적인것이라 할수 있다.
    인간은 우선 정감동물이면서 리지적동물로서 인간의 일체 사업에서 정감은 원동력이 되고 리지는 때따라 제동장치로 되고 때론 집행자가 된다. 그러나 감정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악영향의 의미는 심리학계에서 오래동안 과소평가 되여왔다. 리성 과 지능이 인간발달의 최고수준으로 여겨진 반면 감정은 불확실하고 측정할수 없는것으로 인정되였다. 드디어 감정이 인간의 본성을 확실하게 결정한다는것, 감정은 감성지능이라는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학자들이 뒤늦게 밝혀냈다.
    리성이 고귀한것이고 감정은 저급적이라던 묵은관념이 도전을 받았다. 연구결과, 인간의 의사결정정에서 감정은 무척 중요하며 세상을 지배한 합리성이란 개념조차도 객관성에 의거한 옳고그름이 아니라 감정에 기초하여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것을 극대화하고 싫어하는것을 최소화하는 지혜를 터득한것이다. 감정은 결정하고 리성은 그 결정을 합리화한다. 그러나 좋은것을 극대화하고 싫은것을 최소화하는 합리성사유는 저도모르게 뒤로 밀리는게 보통이다.
    감정과 리성은 인간생명마차의 하나의 축을 따라 굴러가는 두바퀴와 같다. 그런데 이른바 랭철한 리성적판단과 종잡을길이 없고 제어불능의 감정을 공존한다는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불행이고 비애로 지속되고있다. 디자인이 서로 다른 개체감정이라는 무모한 충동이 종횡무진하는 인간의 감정세계에서 자기 감정만이 자연스럽고 정당한듯 착각도 아닌 오만성을 내대기에 리성과 불가공존의 맹목적인 감정이 된다.
    인간의 모든 감정의 바탕은 개인적의미 내지는 리해득실이다. 이런 바탕에서 감정이 형성된다. 자고로 감정과 리성을 대립시켜왔지만 기실 량자는 불가분리적으로서 리성과 전혀 무관한 감정이란 있을수 없다. 감정은 신호이다. 그러나 감정은 리성으로는 알수 없는 감각적진실을 체현한다. 감정은 때로는 문제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특이한 기능을 고유하고있다. 하다면 결정적순간에 어느것을 따라야 할가?
    인간은 문명시대에도 원시시적감정론리의 지배를 받는다. 두려움, 환상, 착각…이런 원시감정들은 전부 진화과정에서 대부분 인간의 몸에 배인 습성이 되였다. 깊은 밤, 산속길을 혼자 걷다가 숲속에서 부시럭소리가 났을 때 도망치려고 발이 먼저 나가면 감정지배를 받은것이고“무엇일가? 무서운 맹수일가? ”잠시 랭철한 정황판단에 발목이 잡히면 리성사유의 고삐를 잡은 표징이다.
    인간의 감정세계에 끈질기게 유전된 원시적감정은 미확증적인 편향이다. 그것을 진실의 계시로 착각하게 된다. 감정분출의 화구에 리성이 서성거리고 있지만 인간은 그 원시적감정을 확인한후 대부분은 그런 확증편향에 매달려서 시행착오를 범하게 된다. 감정은 가슴에서 나오고 리성은 머리에 잠재해있기에 공존하고있지만 동상이몽도 아니고 사실 그대로 수화상극이다.  
    인간감정의 변덕스러움과 무절제가 두드러지면서 리성만세가 고양되였다. 리성에는 합리성과 론리,지성과 랭정이 주요가치로 되였다. 감성축에는 감정과 직관, 격정과 탈론리가 주류이다. 감정활동이 극렬하게 되면 리성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고 리성이 랭철할수록 열기올랐던 감정도 식어버릴때가 있지만 보통 감정이란 미쳐난 토끼처럼 리성이 치는 그물따위는 냉큼 뛰여넘어 멋대로 광분한다.
    사람은 보통 생면부지의 사람과 모순충돌이 생기여 피터지게 싸우는 경우도 있지만 공연히 걸구드는것은 정신이상자만 할수 있는 맹동이다. 무지자이든 자칭 문화인이든 아무 연고없이 남을 해하려든다면 역시 정상인의 감정이라 할수 없다. 인간은 젠체할수록 감정지배의 블랙홀(黑洞)에 빠져든다. 감정폭발에는 론리적체계나 리성의 충고가 대수롭지 않기에 자신이 기꺼이 감정의 하녀로 충당된다. 그래서 감정이란 리성보다 더 무서운것으로서 비참한 결과를 기약할뿐이다. 
    리성의 힘을 입은 합리성, 론리성, 객관성 등을 선행시킨 랭철한 사유능력이 인류사회를 발전시키고 인류를 현대문명인으로 진화시키는 동력이 된것은 사실이지만 감정의 충동앞에서 리성이 무기력함으로써 수천년을 두고 인류자신이 자초한 온갖 불 행과 비극을 말려내지 못한것은 자업자득으로서 눈물겨운 아이러니이다.
    이미 력사의 락엽무지에 처박힌 이야기이지만 독일인들이 히틀러의 미친 선동에서 게르만족의 우월감에 도취되였고 그로부터 인기된 애국심이란 감정을 의심하지 않았기때문에 마침내 대도살전에서 소위“성전용사”로 자처하게 된것이 아니랴, 일본침략군들이 저지른 인간이하의 만행도 그렇다. 저그들의 날창받이가 된 약세군체들도 같은 인류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명백한 감정세계를 동정했다면 만행은 그렇게 비인간적이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야차였다.
    하긴 그런 짐승보다 못한자들에게 당시에 리성이 감정을 지배했느냐? 감정이 리성을 말아먹었느냐? 묻는것도 무의미하다. 지각이 없는 개념은 괴리이고 개념이 없는 지각은 맹목성이라 한다. 고귀하다는 인간의 감정이 광란에 걸리면 인류에 끼치 는 참화는 그처첨 형언할길 없다. 이 시각도 인류는 감정충동에 구사(驱使) 되여 곳곳에서 피비린 자멸의 참극을 연출하고 있지 않는가?
    인간의 감정이 왜 부드러움과 따스함으로 충만되지 않고 갈등과 폭력과같은 파괴적인 감정도 섞이게 되였을가? 그리고 감정과 리성사이에 괴리가 생기는것일가?  감정이란“울컥”이라는 짐승의 우리에 서식하는것인가? 증오와 분노를 비롯해 인류의 평화를 파괴하는 모든 격렬한 감정들의 원천은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 동물들과 구별되는 지능이 오히려 역작용을 놀았다면 박애정신, 동정심, 사랑, 정의감…등 다양한 감정의 뉴앙스들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물론 인간답게, 자기답게 산다는것은 자신의 고유한 감정에 충실한 삶을 사는것이지만 많은 경우, 인간의 감정은 본능적이고 원시적인 상태에서 확증편향으로 기울어지고 인간의 지능이 원시적감정에 지배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인간이 자기감정을 관리못하거나 자신의“감정유희”에 도취된 경우 인촌에 희비극은 끝날수 없을것이다. 종교에도, 전쟁에서도 원시감정론리가 작용하기때문이다.
    인류력사상 모든 전쟁은 각기 원인이 있지만 결국은 모든 욕망의 추동하에 발동되였다. 집정자의 온갖 욕망이 꿈틀거리는 한 지구촌에 진정한 평화란 깃들일 자리가 없다는 설명이 된다. 생존욕망이든, 패권욕망이든, 령토욕망이든, 자원독점욕망이든, 종교리념갈등이든 결국 욕망ㅡ리익실현을 위한 쟁탈에 귀결된다. 그 모든 욕망은 곧 인간의 감정문제이기도 한것이다.         

                                      2013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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