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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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원더풀 데이즈』

Ⅹ. 미래를 기다리며
2008년 07월 22일 03시 24분  조회:2784  추천:121  작성자: 이승률
 
『원더풀 데이즈』

이승률 연변과학기술대학 대외부총장


Ⅹ. 미래를 기다리며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나는 장시간 아내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둘이서 함께 손을 잡으면 따뜻한 온기와 함께 사랑의 기운이 전달되는 감을 느끼는데, 이 느낌이 사람을 매우 기분 좋게 해준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나온 뒤에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10분경이었다. 항공편 안내판을 살펴 보았다. 미국 아틀렌타에서 들어오는 KAL비행기가 예정보다 50분가량 일찍 도착한다는 사인이 뜨고 있었다. 그렇다면 4시 30분경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려졌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손자를 만나본다는 기대와 감격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출국장 옆 대기석에 한참을 앉아 있는데, 둘째 아들(동헌)의 장인, 장모되시는 분들이 헐레벌떡 달려오셨다. 비행기가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전갈을 받고 서둘러서 오신 것이다. 오늘 드디어 둘째 며느리(김수현)가 세 살된 손자(준호)를 데리고 오는 날이다. 2년전에 아이가 첫 돌 되기전에 오하이오 컬럼버스에 있는 아들집을 방문했을때 잠시 안아보고는 그동안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손자다. 둘째 아들은 포항공대(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5년전에 오하이오 주립대학에 유학을 가서 나노 물리학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다. 며느리는 한국에서 의상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에 가서 패션디자인 학부를 다시 공부한 후 지금 아베크롬비(ABERCROMBIE)라는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에 비자 갱신을 하기위해 한국에 나오게 되었는데, 아들과 며느리의 휴가일정이 서로 맞지 않아 며느리가 먼저 아이를 데리고 왔다가 열흘 후에 혼자 돌아가면, 아들은 5월초에 와서 2주정도 있다가 아이를 데리고 돌아갈 계획이다.

내겐 2남 1녀의 자식들이 있다.
큰 아들(동엽)은 연세대 의대(신경외과)를 졸업했으며, 군복무를 마친 다음 금년 3월부터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펠로우로 근무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서 벌써 1남(준혁),1녀(지민)를 두고 있다. 큰 며느리(강민정)는 이전에 외국계 증권회사 여러 곳(쟈뎅 플레밍, 도이치 방크, 도쿄 미쓰비씨)에서 어널리스트로 일 하다가 지금은 셋째 아이를 가져 집에서 쉬고 있다. 막내 여식(현주)은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갔다가 코넬공대에서 토목(Civil Engineering)을, 석사과정에서 CM(Construction Management)을 전공했으며 , 지난해 연말 귀국하여 지금 SK건설에 입사하여 근무 중이다. 이 2남 1녀 자식들을 생각하면 늘 고맙게 여겨진다. 자녀들이 모두 착실하고 건전하며 밝고 명랑하게 잘 자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또 일찍부터 교회를 나가 믿음도 좋아서 나는 이들을 내 ‘믿음의 선배’로 깍듯이 섬기고 있다. 특히 둘째 아들(동헌)의 전공분야는 나노보다 한 단계 더 미시적인 마이너스 10승 단위인 엥스트롬(Angstrom)이다. 최근 그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기본성질 가운데 자기력을 일으키는 Spin과 Spin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논문(“Seeing and Manipulating Spin-Spin Interactions at the Single Atomic Level ")을 발표하여 오하이오 주립대 컴패티션에서 2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제 그의 아들이자 나의 둘째 손자인 준호가 드디어 서울에 오는 것이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스킨십을 한답시고 잠 잘때도 웃통을 벗고 아이를 안고 자는 둘째 아들이다. 자기 자식을 키워 봐야 부모의 심정을 안다고 했는데, 나는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이 내 심정을 알아주기보다 그들의 자식을 잘 키워주는게 효도라고 생각한다. 마침 우리가 중국에서 돌아온 비행기 시간과 미국에서 며느리가 들어오는 비행기의 도착시간이 거의 1시간 반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않아, 우리 내외는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둘째 며느리와 손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을 만났을 때, 눈물이 나도록 반갑고 고마운 그 심정은 이제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다만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손자는 나의 미래다. 내가 손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미래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수년전에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께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美EIA상을 탄 다음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했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메아리쳐 온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그렇다. 손자는 나에게 있어서 ‘새롭게 창조하는 미래상’을 준비하는 존재인 것이다. 나는 미래를 꿈꾸며 살아왔고, 또한 미래를 나에게로 끌어당기며 일하려고 노력해왔다. 언젠가 나의 손자들은 나의 꿈과 미래를 창조적으로 실현해 줄 것을 믿는다.

3박 4일간의 북경 여행을 돌아보며 쓴 이글의 내용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되고 실현될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설레는 마음으로 손자를 기다리듯 나의 미래를 즐거운 마음으로 꿈꾸며 기다릴 것이다. 새롭게 창조되는 미래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꿈꾸며 기다릴 것이다.

“오, 원더풀 데이”

3박 4일간 여정의 마지막 시간에 마치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양 손자를 가슴에 안고 속으로 터뜨린 일성이 바로 이 말이다. 그 외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나는 너무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되어 뜨거운 눈물을 주룩 흘렸다. 이 눈물은 오염된 공기를 씻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북경의 인공비가 아니라, 존재를 향한 나의 지극히 인간적인 사랑의 눈물이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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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소란
날자:2008-07-25 05:19:22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이였습니다. 그리고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이 말이 참 감명 깊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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