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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편, 최상규 역. 󰡔��현대소설의 이론󰡕��, 예림기획, 1997
2009년 05월 16일 21시 48분  조회:2050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서사물의 전통」

로버트 숄즈, 로버트 켈로그

원문: Robert Scholes & Robert Kellogg, "The Narrative Tradition," in The Nature of Narrative(New York: Oxford Univ. Press, 1971)PP.3-16

 


-지난 2세기 동안 서사문학의 지배적 형식은 소설이었다.(48)

-그러나 소설을 하나의 개량적 발전의 최종 산물로 보려는 의도는 없다.(48)

-서사물의 본성과 서구의 서사물의 전통 전체를 개관하기 위하여, 소설을 수많은 서사적 가능성 중의 하나로 봄으로써 소설을 올바른 제 위치에 갖다 놓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다.(48)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두 가지 특징으로 유별되는 모든 문학작품을 우리는 서사물이라고 부른다.(49)

-그러므로 그 글이 서사물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야기하는 사람 하나와 이야기 하나이지,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49)

-그런데 20세기 중엽의 독자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특수한 문제가 극복되어야만 서사적 전통에 대한 균형 잡힌 견해에 다다를 수 있다. 즉 우리가 소설을 문학의 한 형식으로서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무엇인가가 규명되어야 하는 것이다.(50)

-20세기의 서사문학은 모든 살아 있는 문학적 전통의 성격을 형성하는 바로 전 시대의 문학적 전통과 서서히 결렬하기 시작한다. 특히 20세기의 서사문학은 사실주의의 목표와 태도와 기법으로부터 이탈해 나갔다. 이 결렬의 함축적 의미는 유럽과 미국에서 활약하는 여러 사람의 매우 흥미 있는 서사문학 작가들에 의해서 여전히 탐구되고 발전되고 투영되고 있는 중이다.(50)

-19세기 사실주의의 표준을 모든 소설에다 적용하려는 경향이, 다른 모든 종류의 서사물을 우리가 이해하는 데에 차질을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51)

-서사물의 소설적 접근에 대한 보다 더 폭이 넓은 대안을 마련하자면 우리는 서사물의 논의에 흔히 사용되는 연대기적이고 언어적이고 편협한 장르 분류의 다수를 타파해야만 한다. 우리는 구전이나 문자화된 것, 운문이나 산문, 사실이나 허구를 막론하고, 모든 서사 형식에 공통적인 요소를 고찰해야 한다.(51-52)

-그런데 20세기 중반인 현재 우리가 서사문학을 보는 관점은 거의 어떻게 해볼 도리 없이 소설에 중심을 두고 있다. 독자들이 서사문학 작품을 대할 때 갖는 예상은 그들의 소설과의 체험에 기초를 두는 것이다. 서사문학의 당위성에 대한 그들의 가설은 그들의 소설의 이해에서 파생되는 것이다.(54)

-소설 중심적 서사문학관은 두 가지 중요한 이유로 해서 불행한 관점이다. 첫째로 그것은 과거의 서사문학 및 과거의 문화와 우리 사이를 단절시킨다. 둘째로는 미래의 문학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전위문학으로부터도 우리를 단절시킨다. 과거를 회복하고 미래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소설을 문자 그대로 올바른 위치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사실적 소설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절연할 필요가 없다.(54-55)

-소설은 5천 년을 소급해 올라갈 수 있는 서구 세계의 연면한 서사전통 중에서 겨우 두 세기를 대변한다는 사실을 상기하자.(55)

-문학의 진화는 몇 가지 점에서 생물학적 진화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그것은 생물학적 과정과 변증법적 과정 간의 일종의 교차로서, 서로 다른 종이 결합하여 잡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신구(新舊)의 형식이 결합되기도 하며, 하나의 유형이 반대유형을 낳아 그것이 다시 다른 형식과 결합하거나 그 대형(對型)으로서의 원형과 종합되기도 한다.(57)

-서사 형식의 진화에 작용하는 복잡한 과정을 순서를 정해 제시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혼돈적인 것과 도식적인 것 사이의 절충이다.(57)

-우리에게 있어서 문자화된 초기 서사물의 가장 중요한 국면은 전통이라는 사실 자체이다. 서사시의 서술자(story-teller)는 전승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를 움직여 놓은 일차적인 충동은 역사적인 충동도 아니고 창조적인 충동도 아니다. 그것은 <재(再)>창조적 충동이다. 그는 전통적 (전승된)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일차적으로 충실해야 할 것은 사실도 아니고 진실도 아니고 오락도 아니라, <미토스>(mythos)-즉 서사시의 서술자가 재창조하고 있는 전통 속에 유지되어 있는 이야기-이다.(58)

-전통적으로 서사물의 전달에 있어서 전달되어야 할 내용은 필연적으로 사건의 윤곽, 즉 플롯이다. 플롯은 모든 의미에 있어서 이야기의 뼈대의 명료화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신화는 전달될 수 있는 하나의 전통적인 플롯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롯을 (그는 이것을 mythos라고 불렀다.) 하나의 행동의 모방인 문학작품의 핵심으로 보았다.(58)

-문자화된 서사물의 역사 속에 틀림없이 나타난 일대 발전적 과정은 전통적 플롯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려는 신화적 충동이 지배적인 서사물로부터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이었다.(59)

-서사시적 종합으로부터 발생하는 두 개의 상반된 서사 유형은 <경험적>(empirical)유형과 <허구적>(fictional) 유형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두 가지가 다 서사물에 있어서의 전통적 요소의 전횡(專橫)을 피하려는 방법으로 생각될 수 있다. 경험적 서사물은 mythos에 대한 충실성 대신에 현실에 대한 충실성을 모토로 한다. 경험적 서사물을 지향하는 충동은 다시 또 두 가지로, 즉 <역사적>(historical) 요소와 <모방적>(mimetic) 요소로 나눌 수 있다. 역사적 요소는 전통적인 과거의 해석보다 사실의 진실과 사실상의 과거에 충실하다. 그리고 그 발전을 위해서는 시간 공간의 정확한 계산 수단과 초자연적인 작인(作因)보다는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인과율의 개념을 필요로 한다....모방적인 요소는 사실의 진실성보다 감성과 환경의 진실에 충실하며 과거의 연구보다는 현재의 관찰에 의존한다.(59)...모방적 서사물은 무(無)플롯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화적 서사물과 반대된다. 그 궁극적인 형식은 “생(生)”의 단편이다. 전기나 자서전은 둘 다 서사물의 경험적 형식이다. 둥 중에서 먼저 발달한 전기에 있어서는 역사적 충동이 우세하고 자서전에서는 모방적 충동이 우세하다.(60)

-서사물의 허구적(fictional) 분야는 미토스(mythos)에 대해서가 아니라 이상적인 것에 충실한다. 이 허구적 서사물을 지향하는 충동을 다시 중요한 두 가지 성분으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로맨틱>(romantic)한 충동과 <교훈적>(didactic)인 충동이다. 허구의 작가는 경험주의의 기반과 아울러 전통의 속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그는 시선을 외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이나 그들에게 필요하다고 그가 생각하는 것을 줌으로써, 그가 즐겁게 하거나 교화하려고 하는 청중에게 고정시킨다. 경험적 서사물은 어떤 종류의 것이든 진실을 목표로 하지만, 허구적 서사물은 미(美)나 선(善)을 목표로 한다. 로망스의 세계는 이상의 세계이며, 그 안에서는 시적 정의(poetic justice)가 지배적이며, 언어적인 모든 기술이나 장식은 그 서사물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 모방적 서사물은 정신적 과정의 심리적 재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로맨틱한 서사물은 수사법적 형식을 통해서 사고내용을 나타낸다. 서사물의 두 가지 큰 분류의 명칭이 뜻하고 있는 바와 같이 (경험적 및 허구적) 이것들은 서사문학의 세계에서는 궁극적 진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예술적 접근과 같은 대립을 나타낸다.(60)

-허구의 교훈적 구분은 우화((fable)라고 할 수 있는데, 로망스가 심미적 충동에 지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지적 도덕적 충동의 지배를 받는다. 인간의 본성으로 보아 우화는 서사물의 면에서는 간략을 지향하고, 서사물 작자가 지속적인 정신적 비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서사적 명료화를 위해서 로망스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61)

-우리는 지금까지 서사시적 종합이 두 개의 상반된 요소로 분해되는 것을 고찰해 왔다. 그러므로 이제는 르네상스 이후의 주요한 발전이라고 볼 수 있는 서사물 속에서의 새로운 종합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아야 하겠다. 이것은 늦어도 보카치오에서부터 시작되는 점진적인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명확하게 눈에 띄게 된 것은 17세기로부터 18세기에 걸쳐서이다. 이 새로운 종합은 세르반테스와 같은 작가에게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그의 위대한 작품은 강력한 경험적 충동과 허구적 충동을 타협시키려는 것을 의도로 하고 있다. 그가 이룩해 놓은 종합으로부터 하나의 문학 형식으로서의 소설이 발생한다. 흔히 주장되는 바와 같이 소설은 로망스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요소와 허구적 요소가 서사문학에서 재결합을 한 소산이다.(62)

-20세기에 들어와서 대규모의 변증법이 시작되려는 징후가 보이고, 고대에 그랬던 것처럼 소설이 새로운 형식에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것 같은 기미도 보인다. 왜냐하면 소설은 항시 그 구성 요소로 분해되려고 하는 불안정한 복합물이기 때문이다.(62)

-그 불안정성이라는 것 때문에 소설은 서사물의 일반적 본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즉, 서정시의 직접적인 발언자나 노래 부르는 자와 연극의 직접적인 행동의 제시 사이, 그리고 현실에의 충실과 이상에의 충실 사이에 끼여 있기 때문에 소설은 다른 형식보다도 더 극단에까지 다다를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능력에 의해서 불완전의 가능성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그것은 또 가장 비형식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문학적 타협이나 속임수를 유발한다. 가장 위대한 서사물은 그 안에서 최상의 것이 시도될 수 있는 서사물일 수밖에 없다.(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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