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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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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방거자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2784  추천:73  작성자: 김혁


. 칼럼 .

락방거자

 김 혁

 

 

이달 들어 가장 힘들게 "홍역"을 치르는이들이 아마 고등입학시험결과를 조갈들게 기다려온 입시생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도 수험생 한사람만이 아니고 온 가족들이 눈과 귀가 동시에 한군데로 쏠리면서 그야말로 바늘 방석에 앉은 심정이 되는게 상례이다.

이제 드디여 그 홍역도 끝나고 곧 새로운 출발을 맞게 될턴데 바라던 좋은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날듯이 기쁘겠지만 기대에 어긋나거나 락방한 학생은 살맛 마져 잃어져 심한 허탈감에 허덕이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합격은 행복의 시작이고 불합격은 불행의 시작인가?

옛날 과거에 응하는 자를 일컫어 거자(擧子)라 하였고 락방한 자는 말그대로 락방거자(落榜擧子)라 불렀다.

고금중외에 이름 쟁쟁한 인물들중에도 락방거자는 적지 않다.


영국수상 처칠은 12년 동안 4번이나 락제한 과거가 있다.
아인슈타인은 고교시절 수학 이외에는 모두 락제점이였고 대학입시에도 락방했다.
독일의 서정시인 하이네도  시험만 치르면 락방을 했다고 한다.
"료재지이"의 작가 포송령은 여섯번이나 락방을 했고 시성으로 불리우는 두보도 역시 락방거자출신이다.

비록 시험에서 락방의 고배를 마셨지만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한 사람은 우에 렬거한 몇 사람 외에도 부지기수로 많다.
 

나는 정말 바보이며 아무 것도 할수 없는 무능한 존재인가 하는 심한 자괴감에 함몰되여 자학하는 락방생들을 볼수 있다.

늘 회자(膾炙)되는 말이지만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인간의성공과 행복이 결코 성적순이 아니다. 시험이라는 것은 다만 주어진 시간 안에서의 승부일 뿐이다. 단 한번의 입시승부를 진정한 삶의 승패를 가르는 시금석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력발산 항우( 項羽 )도 락상할 때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기운이 센 천하의 항우라도 보잘것 없는 돌부리에 걸려서 쓰러질 경우가 있다는 말이니, 아무리 자신만만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올랐다고 기고만장 하거나 떨어졌다고 락심천만 할 리유가 없다,
이럴때일수록 짓누르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곰곰히 따져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진로를 선택함이 중요하다. 락방과 불합격이 미덕은 아니지만 패덕 또한 아니라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합격을 하고도 목표의 꽃을 피우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락방을 기폭제 역할로 삼아 끝끝내 결실을 보는 사람도 있으니 안방에 들어박혀 절치부심(切齒腐心)하지 말고 눈을 들어 보다 높이 그리고 보다 넓게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꿈이 살아있고 부단한 노력이 있는한 인생에는 결단코 두번다시 실패란 있을수 없나니...

연변일보 "종합신문"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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