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새벽강 / 강정화
2018년 12월 24일 18시 35분  조회:787  추천:0  작성자: 강려
새벽강
 
 
 강정화
 
 
 
 어둠에 단잠 못 이룬 밤
 
 벅찬 삶의 무게에 짓눌려
 
 눕지 않은 그림자로 가부좌 틀고
 
 아득한 외로움에 면벽하다
 
 앉은자리 저편으로 두런 두런
 
 훌쩍거리는 물의 혼령 만났네
 
 
 
 길 찾는 머나먼 행군으로
 
 잠들지 못한 물들의 속앓이
 
 낮게 몸 낮추어도 기죽지 않고
 
 입다문 침묵으로 속내 나누면
 
 느리지만 서두르는 법 모른 채
 
 
 
 분노에도 일어서지 않는 낮은 자세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돌고 돌아
 
 꺾이어 상처 나도 혼자 이겨내며
 
 여명의 새날 기다리며
 
 차디찬 이슬로 이마 훤히 씻은
 
 의연하게 흘러온 장한 물결 맞이할 때
 
 서둘러 달려나가
 
 장한 모습 버선발로 맞이하리라.
 
 
 
<이선의 시 읽기>
 
 
 
 강정화의 「새벽강」은 시인이 시와 접신하는 과정을 거짓없이 보여준다. 1연은 <불면- 벅찬 삶의 무게- 외로움과의 면벽- 시의 혼령과의 만남>이라는 시가 자연 발아하여 터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2연 3-5행에서는 시인의 기질을 본다. ‘낮게 몸 낮추어도 기죽지 않고/ 입다문 침묵으로 속내 나누면/ 느리지만 서두르는 법 모른 채’ 지치지 않고 시에 탐닉하는 시인의 모습을 본다.
 
  3연은 1-6연을 주목하여 보자. ‘분노에도 일어서지 않는 낮은 자세/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돌고 돌아/ 꺾이어 상처 나도 혼자 이겨내며/ 여명의 새날 기다리며/ 차디찬 이슬로 이마 훤히 씻은/ 의연하게 흘러온 장한 물결’ 부분에서는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시인이 겪는 심리상태와 시작과정의 어려움이 절절하다.
 
 
 
  시인의 나라는 불면의 밤을 지나, 외로움의 새벽강을 건너, 홀로 도착하는 그리움의 숲이다. 어두운 밤바람이 스산하게 분다.
 
숲에서 여우가 금방 튀어나올 것 같은 밤. 별빛 한 줌 나뭇가지에 걸려 그림자 얼비춘다.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루는 밤에, 시가 첨벙첨벙 강물을 건너온다. 비로소 시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밥보다 외로움이 맛있어야 시인이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4 푸른 호랑이 이야기 / 이경림 2018-12-25 0 729
73 봄의 완성 / 정용화 2018-12-25 0 797
72 백치시인 / 이영식 2018-12-25 0 749
71 나와 나 / 김남조 2018-12-25 0 800
70 옛날 영화 제목 같은 / 이 승 하 2018-12-25 0 807
69 나는 물고기에게 말한다 / 정 호 승 2018-12-25 0 748
68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황 학 주 2018-12-25 0 776
67 시간은 / 김 규 화 2018-12-25 0 691
66 꽃들 / 김 명 인 2018-12-25 0 717
65 두꺼비 육아법 ​ ​​​ / 김 석 환 2018-12-25 0 730
64 번지 점프 / 김기덕 2018-12-25 0 748
63 은빛 멸치 / 우 애 자 2018-12-25 0 791
62 봄소식 / 최창순 2018-12-25 0 714
61 나무 속을 들여다보다 / 김필영 2018-12-25 0 770
60 白南準 2 / 양준호 2018-12-24 0 801
59 폐선(廢船) / 차윤옥 2018-12-24 0 799
58 곤드레 / 정연석 2018-12-24 0 831
57 일곱 겹의 입술 / 정지우鄭誌友 2018-12-24 0 756
56 물렁한 추억 / 정 연 덕 2018-12-24 0 802
55 골목 / 권혁수 2018-12-24 0 72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