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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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라의 결혼식(김경후)
2011년 08월 09일 16시 22분  조회:2236  추천:0  작성자: 김철호
김경후

초대합니다

설사똥을 흘리는 비둘기 두 마리
긴 리본을 물어와 저희 둘을 묶고
통통한 심장을 파낼 겁니다 신선하다면
그 위에 장미가 가득 피겠지요
부디 와주십시오

신부단장
희 천으로 처녀의 발을 덮는다
꽃으로 손을 감싼다
내장은 이미 소다수에 담아
장독대에 두었으니
화장을 위해 눈만 감으면 되지

주례가 신랑에게
정녕 네 갈비뼈냐
뼈 하나가 남을 때까지 자르고 썩인 다음
네 몸에 넣어보면 알겠지 그런데
아니면 어떡할래
갈비탕이라도 끓여 먹도록 해라

행진
흰 구더기들이 미라의 다리로 몰려들고 있다
박수소리 같은
사람들이 한 줌 흙 던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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