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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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및 사주팔자란 말의 유래(김정룡)
2007년 09월 26일 14시 16분  조회:6706  추천:200  작성자: 김정룡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2. 환갑 및 사주팔자란 말의 유래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한 중 일 삼국에서는 사람의 나이가 60주세가 되면 환갑(회갑)년이라고 하는데,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백성들마저 이와 같은 풍속에 익숙해 있으나 정작 환갑이란 말이 도대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매우 드물 것이다.

환갑이라 하든 회갑이라 하든 ‘환(還)’과 ‘회(回)’는 모두 돌아온다는 뜻이다. 즉 환갑(회갑)이란 말은 ‘갑(甲)’이 돌아온다는 뜻이다. ‘갑(甲)’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갑(甲)’은 ‘갑자(甲子)’의 약칭이다. ‘갑자(甲子)’란 또 뭐냐?   전설에 의하면 5천전에 삼황오제 중 한 사람이였던 황제(黃帝)가 ‘갑자(甲子)’를 지어냈다고 한다. ‘갑자(甲子)’란 천간지지(天干地支:12가지라고도 함) 의 총칭이다. 그렇다면 왜 천간지지(12간지)를 ‘갑자(甲子)’라고 할까? 여기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먼저 천간지지(12간지)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를 천간이라 하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畜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지지라 한다.

위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를 하나 하나 씩 순서대로 짝을 지어놓으면, 즉 ‘갑자’로부터 시작하여 ‘계해’로 끝나면 모두 60개가 되는데 이를 총칭하여 ‘갑자’라 한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

갑술  을해  병자  정축  무인  기묘  경진  신사  임오  계미

갑신  을유  병술  정해  무자  기축  경인  신묘  임진  계사

갑오  을미  병신  정유  무술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

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임자  계축

갑인  을묘  병진  정사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

(참고: 1984년이 갑자년이므로 독자들은 각자가 자신이 어느

해에 태어났는지를 앞뒤를 쫏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가령 필자가 1958년 무술년에 태어났다면 60년이 지나 2018년이 되어서야 다시 무술년을 맞이하게 되며 2018년이 곧 나의 환갑년이 된다. 이와 같이 사람마다 각자가 태어나고 맞이하는 환갑년의 명칭이 꼭 갑자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환무’ ‘환신’ 등 이런 식으로 부른다면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에 전부 통털어 ‘환갑’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를 순서대로 짝지어 놓은 것을 총칭하여 ‘갑자’라 부르는 데서 60주세가 되어 자신이 태어난 해의 ‘명칭’이 사람에 따라 다르더라도 통털어 환갑이라 말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부연해서 설명한다면, 첫째 12개 지지가 12가지 띠(자:쥐, 축:소, 인:범, 묘:토끼, 진:룡, 사:뱀, 오:말, 미:양, 신:원숭이, 유:닭, 술:개, 해:돼지)의 의미가 있고, 둘째 옛날에는 하루가 24시가 아닌 12시(자시: 밤 11~1, 축시: 1~3, 인시: 3~5, 묘시: 5~7, 진시: 7~9, 사시: 9~11, 오시: 11~1, 미시: 오후 1~3시, 신시: 3~5시, 유시: 5~7시, 술시: 7~9시, 해시: 9~11시)였는데, 이것도 12가지 지지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그다음 천간지지와 관련해서 사주팔자란 말의 유래에 관해 간단히 얘기해보자.

사주를 한자로 ‘四柱’라 적는데, 그 뜻인즉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를 의미하며, 팔자를 한자로 ‘八字’라 쓰는데, 팔자는 말 그대로 여덟 글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여덟 글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위에서 말한 60개의 ‘갑자’는 해(年)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월일시와도 연관되어 있다. 즉 가령 필자가 1958년 9월 17일 묘시(아침 5~7시 사이)에 태어났다면 해는 ‘무술’이고 월은 ‘경신’이고 일은 ‘신해’이고 시는 ‘을묘’라고 가정한다면, 이와 같이 태어난 연월일시(사주)에 각각 ‘갑자’가 두 글자 씩 붙어 4×2=8 여덟 글자가 되므로 ‘팔자(八字)’라 한다.

팔자가 좋다.’ ‘팔자가 사납다.’는 말은 사람이 태어날 때 사주에 각각 붙는 ‘갑자’가 음양오행학(陰陽五行學)에 근거하여 자연의 ‘기(氣)’를 면바로 받고 나면 팔자가 좋고, 거꾸로 자연의 기를 잘못 받고 나면 팔자가 사납다. 점쟁이들은 대부분 이러한 사주팔자의 논리에 근거하여 운세점을 본다.

현시대 사람들은 사주팔자를 미신으로 보는 경향이 짙은데 반해, 우리 선조들은 수천년 동안 사주팔자를 미신으로 취급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학적인 학문으로 여겨왔다.

세상에서 우리 민족만큼 아직도 사주팔자에 집착하는 민족은 드물 것이다. 그래서 사주팔자란 말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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