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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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최대 비극은 지식의 빈곤에 있다(김정룡)
2008년 02월 04일 10시 31분  조회:4531  추천:62  작성자: 김정룡

제4부 조선족문제에 대한 논과 쟁

2.조선족의 최대 비극은 지식의 빈곤에 있다
 
김정룡 재한 조선족칼럼니스트

 

 1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조선족은 한 때 세상에서 가장 스케일이 크고 사이즈가 넓다고 할 수 있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문화가 제일이고, 위생이 제일이고, 체육이 제일이고, 등등 가장 우수한 민족이란 아름다운 렛델을 달고 자랑스럽게 살아왔다.

 이렇듯 자타로부터의 공인 속에 가슴 뿌듯이 살아오던 조선족은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시댁’과 ‘본가의 가운데 입장(정판룡 교수의 논리)에서 방황하게 되자 “우리는 누구냐?”는 정체성논란이 일어 크게 몸살을 앓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는 조선족공동체해체라는 위기의식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들어 어떤 학자 분들께서는 "조선족이 사느냐 죽느냐는 생존기로에 서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조선족사회가 이토록 크게 흔들리게 된 원인은 농경문화중심으로 살아오던 조선족이 개혁개방의 물결에 따라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민족으로 탈바꿈 하게 되어 중국 내 대도시와 연해도시 및 해외진출 수가 급증하는 단향적인 인구유동 때문이라고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조선족이 1세와 2세들이 피땀으로 가꾸어온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나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단향적인 인구유동이 인구감소, 교육위기, 이혼율상승, 자녀교육 등 일련의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는 것만은 그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엄연한 조선족사회문제를 둘러싸고 혹자는 무작정 고향을 떠나지 말라고 호소하고, 혹자는 떠나는 것이 일시적이고 또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도기 현상이므로 미래 조선족발전에 ‘폐(弊)’가 아니라 ‘이(利)’가 된다고,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좀 더 전개해서 말하면 무작정 고향을 떠나지 말라고 호소하는 분들은 물론 여러 가지 좋은 견해를 갖고 있겠으나, 주요하게 어릴 적부터 고중까지 순수 우리말, 우리문화로 교육받아야 민족정체성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거꾸로 조선족이 몸이 어디에 가 있고, 무슨 언어와 문화로 교육을 받든지 간에 선진적인 것을 배우고 장끼를 부리고 살거나, 혹은 선진적인 것을 갖고 고향에 돌아간다면 미래 조선족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필자는 이미 여러 잡지와 신문지상에 위 두 가지 주장 중 후자의 편에 서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다. 나는 조선족의 최대비극은 떠나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단향적인 인구유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빈곤에 있다는 것을 지적하려 한다.

 한 민족의 문화는 곧 그 민족을 우수하게 만드는 관건적인 요소이다. 조선족이 한 때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으로 인정받았던 이유가 바로 조선족문화가 훌륭한 문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족문화가 우수했다고 하는 것은 폐쇄되었던 중국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했던 것일 뿐, 결코 세계화시대에서도 우수한 문화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아울러 조선족문화는 폐쇄된 언저리문화로서 현시대에 뒤떨어진 문화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족문화는 그 뿌리를 한반도에 두고 있음에도 옛날 조상들의 역사문화를 알고 있는 지식인들이 적으며, 중국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중국역사문화를 잘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며, 또한 기독교나 불교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조선족문화는 일종 폐쇄된 언저리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폐쇄적인 언저리 문화를 아직도 우수한 문화라고 착각하고 고집한다면 조선족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부 조선족지식인들이 어릴 적부터 고중까지 우리말 우리문화로 교육받아야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 인정받고 있는 유태인 중 걸출한 인물인 맑스, 막스·베버, 프로이드, 아인슈타인, 챠플린 등이 히브리어를 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유태인은 자민족의 언어와 문화는 중요치 않고 종교적으로 아이텐티를 보존하고 타민족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수한 민족으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중앙 cctv8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는 <<엄마의 장국집>>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인 김인옥 씨는 조선족이 없는 통화시 광구에서 나서 자랐고 후에 장춘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조선 글, 조선말을 아예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필경 조선족이기 때문에 한반도역사에 관한 소설도 여러 편 써냈을 뿐만 아니라 오직 조선족이라야만 쓸 수 있는 조선족의 삶을 반영하는 드라마도 써냈다.

 연변의 일부 조선족 지식인들의 주장대로라면 김인옥 씨는 조선글, 조선말을 전혀 몰라 이미 한족으로 동화된 조선족으로서 조선족정체성을 다 잃어버렸을 것이다. 허나  정반대로 김인옥 씨는 그 누구 못지않게 조선족정체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나는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관건이 어릴 적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반드시 우리말, 우리문화로 교육받아야만 하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거나 대안은 아니라 본다.

솔직히 조선족 자치지역에서 자라 연변대학이나 민족대학을 나온 조선족 졸업생들보다 오히려 어릴 때부터 한족집거지에서 나고 자랐고 소학교는 조선족학교, 중학교부터 대학까지는 한족학교를 다녔으며 연변 밖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시야가 더 넓고 장악한 지식도 더 많으며, 또 조선족정체성에도 관심이 더 많은 현상을 우리는 보게 된다.

 다음은 조선족은 학교교육이나 사회 환경에 문제가 많으며 가정환경도 문제가 많다. 중국에서 살면서도 공자, 맹자도 제대로 모르고 있을 뿐더러 명색이 조선 사람이지만 단군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 그러니 예수, 부처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일전에 조선족문단에서 중견작가로 꼽히는 00분마저 한국에서 글을 발표하면서 ‘사서오경’을 읽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 여겼을 정도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눈이 천박하다.

 실제로 조선족 대다수는 학교 때 협소한 지식을 전수받고 어른이 된 후에는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지식에 눈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책을 읽지 않고 있기에 술상에 앉거나 모이면 한다는 얘기가 ‘돈이요, 애인이요, 출국이요 ’등등 말뿐이다. 어른들이 이 꼴이면서도 애들한테는 공부하라고 한다. 이러한 ‘천박한’ 환경에서 보고 배우고 자라는 우리 조선족 후대들의 미래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작년 겨울 연길에 갔을 때이다. 명색이 배웠다는 친구 여섯과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술상에서 오가는 말 전부가 ‘탸오펑(調風:남녀가 끼여 앉는 자리정돈)이요, 누구네는 마누라(혹은 남편)가 출국하고 없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겠다느니 마작을 놀아 돈을 얼마 잃었고 땄다느니, 어느 노래방 아가씨들이 예쁘더라는 등 잡소리  뿐이었다.

 필자가 우리민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고 있는 말의 유래에 관해 역사문화 이야기 형식으로 말했더니 모임이 끝날 무렵 좌중의 여성들은 “술 모임에 많이 참석해봤어도 오늘처럼 의미가 있는 장소는 처음이다. 연변사람들의 술 모임도 앞으로 이런 분위기로 바뀌어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고 하는 것이었다.

 조선족의 문화수준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은 이미 호랑이 담배피울 때 얘기다. 조선족 지식인들은 분발하여 세상만사 지식을 습득하고 후대들에게 전수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조선족 미래가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여류작가 경요는 6세 때 이미 당송 300수 시를 외웠다고 한다. 요즘 중앙TV <백가강단>에 “논어를 말하다”는 프로로 ‘치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우단(于丹)은 어릴 적에 부모가 <<논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한족들은 어릴 적부터 역사문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란다. 이와 반대로 우리 조선족은 역사문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고 유치원에서 구구단을 외우고 철자를 읽히면 마치 천재인양 떠들어 대고, 소학교부터는 매번의 성적표에만 ‘목숨’을 걸뿐이다. 때문에 조선족 작가들은 중국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중국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자기네끼리 쓰고 자기네끼리 읽고 자기네끼리 평론하고 자기네끼리 상을 주고 하면서 자기네끼리의 잔치로 끝나고 만다.

 김인옥 씨가 중국에서 70후작가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어쩌면 조선 글, 조선말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오히려 그녀를 성공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거꾸로 말하자면 만약 그녀가 조선족집거지에서 나고 자라고, 우리글 우리말로 교육을 받았더라면 죽었다 깨도 오늘날의 김인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모두어 말해서 조선족지성인들은 지금까지 조선족정체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얘기를 하고 있고, 또 현재까지 조선족이 문화수준이 높다고 자평할 뿐, 조선족의 최대비극이 바로 지식의 빈곤이라는 지적하는 이는 없는 것 같다.

 조선족이 중국에서도 인정받고 한국에서도 인정받고 나아가서 일본이나 구미대륙에서까지도 인정을 받으려면 세상 만방에 많이 뻗어나가야 하고, 따라서 세상 만사 지식을 많이 습득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우수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렇게 결론짓고 싶다.

 첫째 우리글, 우리문화만의 교육이 조선족정체성을 지켜내는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둘째 조선족문화는 폐쇄된 언저리문화로 세상을 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셋째 조선족사회가 바뀌려면 ‘우리 것’만 고집하지 말고 어릴 적부터 타민족의 역사문화를 배워야 한다.

 넷째 조선족사회 최대 비극은 단향적인 인구유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식의 빈곤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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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5 ]

5   작성자 : 우민
날자:2008-02-13 16:44:49
최균선님의 비판정신에 감복을 표시합니다. 남에게 잘 보이고 돈과 벼슬을 따기 위해 벼라별 추태가 몽땅 동원된 오늘 시비를 감히 가르는 칼 들고 있다는 자체는 더 없이 보귀합니다. 최균선님께 성원을 보냅니다.
4   작성자 : 최균선
날자:2008-02-13 15:11:48
다른 사람은 누구도 자성하지 못하고 혼자 자성하고있고 혼자 남의 글의 뜻을 알고있는듯이 그리고 누구는 글의 취지도 모르고 댓글 달고 혼자 다 알고 댓글 다는듯 하는것도 결구 사이비 자성이다. 이상 끝
3   작성자 : 자성하자
날자:2008-02-05 22:58:05
위에 댓글 쓴 분들이 김정룡선생의 글을 한번 대강 읽어보고 아무렇게나 쓴같은데 이게 참 슬프다. 마음들은 다 확실히 민족애로 넘쳐나고 좋는데 생각의 깊이는 정말 어처구니 없다.도대체 생각들을 하고 댓글을 쓰는지 모르겠다.다른 사람을 존중한다면 그가 왜 이 글을 썼겠는가 이런 문제가 작은가 아니면 심각하가 적어도 이런생각은 해보고 써야 하지 않겠나?
2   작성자 : 최균선
날자:2008-02-04 23:00:11
김선생은 이 글을 쓰면서 국외인처럼 말하고있는데 김선생은 중국에서 조선어를 배우고 조선어로 사유하지 않는지? 나무를 보고 수풀을 본듯이 조선족전체를 폄하하는것은 어붊성설을 낳을수 밖에 없다. 자기 민족문화의 핵인 언어문자를 팽겨치고 조선족의 정체성을 살리고있다는것은 하모니카를 불면서 합주를 한다고 하는식으로 맞지 않는다. 유태인은 자기 민족어를 잃었기에 총명한 민족이 되였던가? 한디리 길면 한다리가 짧은법이 아니던가? 김인옥이 성공했다쳐도 그는 민족문화인으로서는 실패한 민족인이다. 안그런가? 그래 우리 민족이 자기 민족어로 교육받지 않고 어릴때부터 모든 민족후대들이 한어로 교육받아야 한다는것은 민족허무주의가 아닌가? 연변대학을 폄하하는데 연대생은 백프로 산재지구대졸생보다 못하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아무튼 론박하자면 장편대론을 쓸수 있지만 여기서 간단히 소감을 피력한다.
1   작성자 : 온달
날자:2008-02-04 19:29:30
김정룡 씨는 늘 이색적 론리로 세인들을 놀래우고 있다. 이 글에서는 여녑ㄴ 조선족들이 조선족학교에서 조선어만 배우기에 지금 락후한 민족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론리를 펴고 있다. 김인옥처럼 조선어는 아예 집어던지고 한어로 문학창작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그렇게 선택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지만 전 민족이 그렇게 되라고 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김정룔 자신은 계산과 결산도 가려 쓰지 못하는 주제에(한어를 너무 잘 하니까 그렇겠지만) 조글로 사이트에 조선어로 부지런히 글을 쓰는 리유는 무엇인지? 미개한 연변 조선족을 암흑에서 구원하려는 구세자의 사명인지? 중국문화를 알아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사실 연변의 조선족학교들에서는 한어와 중국문화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다만 위단같은 한족 애들이 당시를 암송낼 때 우리 애들은 두가지 언어 내지 세가지 언어를 배우구 있을 뿐이다. 그 효과는 장차 커서 나타날 것인바 유치원 때 당시를 암송내는 것에 베해 절대 못하지 않다. 연변에 와서 시시한 친구들과 시시한 데만 찾아 다니며 놀다가 돌아가서는 연변을 마구 욕하는 작자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정룡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사유방식대로 나간다면 자칫 김문학과 비슷한 사람이 될까 근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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