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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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陰毛) 없는 여성은 왜 재수 없나?
2008년 03월 03일 09시 21분  조회:9425  추천:61  작성자: 김정룡

 

 음모(陰毛) 없는 여성은 왜 재수 없나?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이야기 1.

 옛날 조선에서 왕이 음모 없는 여인과 교접을 해보니 기가 막히게 좋더라. 그래서 뭇사람들이 탐낼 가봐 “음모 없는 여인과 교접하면 3년 동안 재수 없느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왕의 이 말이 민간에 퍼져 사람들이 음모 없는 여성과 교접하면 재수 없다고 믿고 음모 없는 여성을 기피하는 관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야기 2.

 조선시대에 13세에 장가갔던 아버지가 18세에 장가가는 아들보고 “계집이란 시집와서 애를 낳아야 아래에 털이 나는 법이니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말이라면 공자님의 말씀처럼 받들던 아들이 아버지의 말을 철석 같이 믿고 있다가 첫날밤 동방에 들어보니 마누라의 아래에 털이 무성해 있는 것을 보고 ‘처녀가 아니’라고 한바탕 소동을 벌렸다. 이튿날 아침 아버지는 혼사를  파하고 며느리를 친정에 돌려보내라고 고집을 부렸고, 기타 친인척들은 여자 나이 17세인데 왜 아래에 털이 없겠는가라고 하면서 털이 있는 게 오히려 정상이라고 주장하여서야 시비가 가라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 3.

 고대 유럽과 중국의 상층 계층의 여성들이 한때 음모가 미에 손상이 있다고 밀어버리는 바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남성 중심사회에서 남자들이 음모가 있거나 무성한 여성들을 꺼려 하는 데서 생겨난 ‘해프닝’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4.

 한중일 동양 삼국 사람들은 공중목욕탕에서 거시기가 큰 남자들은 활개 치고 다니고 거시기가 작은 남자들은 위축되어 있다고 한다. 또 음모가 있는 여성들은 당돌한 태도를 취하는 반면 음모가 없는 여성들은 ‘앞’을 가리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 5.

 수년 전 한국KBS9시뉴스에, 음모 없는 젊은 여성들이 병원에 가서 음모를 심는 수술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자가 “왜 음모를 심으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그녀들 왈 “음모가 없으니 남자들이 재수가 없다고 하길래······”

 

 아무튼 여성의 음모에 대해 역사적으로 또한 현시대에 이르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여성의 음모에 대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모두 남권주의 사회에서 남자들이 여성들에 대해 임의적으로 ‘잣대’를 적용해놓고 자신들의 쾌락으로 관습을 만들어 생겨난 것이다.

 어찌 되었든 과거 한때 음모 없는 여성을 선호하다가 현시대 사람들은 음모 없는 여성은 재수 없다는 관념이 지배적이다.

 현재 한국인들 대다수가 음모 없는 여성은 재수가 없다는 관념이 상기 이야기 1에 의해 생겨나고 전해 내려와 그렇다고들 믿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굳이 한국인의 이런 인식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고, 다만 중국인의 음모 없는 여성을 재수 없다고 여기는 관념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중국인은 본능적으로 도교를 숭상해왔다. 도교는 자연주의를 제창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에 속한다는 것이 도교의 관념이다. 따라서 인간의 생리구조도 역시 자연의 원리와 같다고 보는 것이 도교의 기본 원칙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인은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소출이 낮은 땅을 불모지지(不毛之地:인재가 나지 않거나, 어떤 분야에서 성적이 매우 낮은 것을 뜻함)라 하는데, 여기서 毛는 초목을 뜻한다. 풀이 자라지 않는 메마른 땅은 곡식을 심어도 소출이 나지 않는다. 메마른 땅(불모지지)을 아무리 가꾸어도 힘만 들뿐 소출이 나지 않아 헛수고로 재수가 없다. 중국인은 여자의 생산성과 땅의 생산성을 연관시켜놓고 여성을 땅과 같은 존재로 여긴다. 따라서 여성의 음부에서 아이가 생산되므로 생산부위는 반드시 대지의 풀을 상징하는 음모가 있어야 생산성이 풍부하고 또한 가꾸어도(성교) 기분이 좋다. 거꾸로 음모 없는 여성과 열심히 교접해봐야 마치 불모지지를 가꾸는 것처럼 재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인은 성교를 교미(交尾)라 하는데, 원의(原意)는 털과 털이 교접한다는 뜻이다. 만약 음모가 없으면 ‘교미(성교)’의 참뜻이 상실된다. 이런 의미에서 절대다수 사람들이 털이 있는데 비해 극소수 여성들이 음모가 없으니, 이런 여성들과 교접을 하면 진정한 성교의 즐거움이 없다는 것이다.

 허나 위와 같은 중국인의 관념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으로서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즉 음모가 없는 여성이 성교를 잘 못한다거나 아이 낳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그러므로 현시대 사람들은 마땅히 음모 없는 여성은 재수 없다는 관념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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