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이건만 계절은 아직도 겨울을 선뜻 놓아 보내기 아쉬운가부다.
16명- 올해 들어 최대수의 회원으로 결성된 등산팀이 오늘 왕청배초구 초모정자산에 올랐다. 우라님 목장님 바로코님 헬스님 하루님 적목님 이동님 민들레님 해님 려수님 해피님 영아지님 송이 설꽃님 완달님 그리고 청풍
와! 이렇게 방대한 대오가 아직 겨울잠에서 채 깨여나지 못한 사람의 발자취가 닿은 흔적도 없는 적막하고 고요한 산을 휘젓고 다녔으니 큰길가에서 시골뻐스를 기다리던 한족아저씨가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볼만도 하다.
눈은 아직도 발목을 빼기 힘들 정도로 깊이 쌓여 있어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였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보다 푸석푸석 가라앉기 시작하는 봄눈길이 더 미끄럽고 걷기가 힘들다는것을 오늘 처음 느꼈다.
세기를 넘어 먼 과거 북만유격대가 활동한적이 있을지도 모르는 눈덮힌 산을 내리다 산마루에서 흰눈보다 더 하얗게 빛나는 봇나무숲을 만났었다. 꿈꾸는듯이 아련하고 사무치게 머나먼 곳을 넘어 눈앞의 것들을 바라보는듯한 고혹적인 모습의 봇나무들! 그 숲 저끝에 력사의 숨결이 고여 있는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워난다.
날렵한 등산재능을 지니고있으면서도 언제나 뒤처져 약자들과 발걸음을 함께 하는 하루님 그리고 등산의 고단함도 마다하고 하남에 거주하는 팀원들을 한사람씩 집까지 바래주는 바로코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리는 바이다. 세상은 이런 아름답고 선한 마음을 가진 분들로 하여 한결 더 따뜻하고 살맛이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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