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청란가대협곡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쉽지 않은 로정이였다.
차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데 두시간 정도는 좁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찾아갈수 밖에 없는 원인은 왕왕 절승경개는 그와 상응되는
교통과 시간의 대가를 지불해야만 우리와 만나질수 있는 심산유곡에 존재해 있기 때문이다.
뜻깊은 광복 70주년 이튿날 랑만산악회 도로찾은나산악회 련우산악회의 산행인들을 태운
두대의 대형뻐스가 왕청의 동쪽- 길이 끝나는 곳에 자리잡은 왕청란가구를 향해 떠났다.
전국 어디를 돌아다녀도 연변만큼 숲이 무성하고 풍요로워 보이는 산을 필자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특히 왕청은 골이 깊어서인지 산이 더 높아 보이고 숲도 더 농밀해 보인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나무잎들이 최고의 무성함으로 뻗어있어
달리는 앞차창으로 보이는 한가닥의 하늘은 여행의 정취와 랑만을 더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푸른 이끼가 두텁게 돋은 넓다란 바위들이 협곡을 따라 가로 세로 누워있는 사이사이를 굽이굽이 돌아
때로는 잔잔히 흐르다가도 때로는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흰갈기를 날리는 가장 원시적인 물의 흐름1
이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물의 흐름을 본것이 얼마만인가?!
현대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구비치며 흐르던 강의 물길이 직선으로 곧아졌고
갇혀서 댐이 되여가는 현상이 도시의 일상에서 우리가 늘 보게되는 물의 모습이다
두대의 뻐스가 토해 놓은 수십명의 사람들은 우리에 갇혀있다 놓여진 야생마들과 흡사하다.
조용하던 원시협곡이 떠나갈듯이 웃고 떠들고 물에서 뒹구는 저 유쾌한 모습들을 보라.
가장 원시적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글귀가 얼마나 적중하지를 보여준다.
이 곳에서는 값비싸고 귀중한 보석이나 복장들이 아무런 가치나 빛도 발휘할수 없다.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는 나무들과 푸른이끼 돋아있는 청석바위들과
협곡을 따라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해 여러가지 형태로 흘러내리는 물길과
그 물속에서 자신의 감수를 자유로운 퍼포먼스로 토해내는 저 사람들이
더 눈부시게 빛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있어 이번 란가구행은 두번째 걸음이다.
비록 참담한 사고로 몇달 동안 아픔을 감내해야 했지만 자연속에서 가슴시린 가르침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산을 오르거나 바위를 타거나 지어는 낮게 흐르는 냇물이라 할지라도 자연에서 비롯된 모든 사물들은
절대 소홀히 대하면 안된다는것이다.
긴 세월 산행인으로 살아왔지만 란가구의 사고는 나에게 자연앞에서의 겸허라는 크나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언제나 겸손한 자태로 자연의 생태환경들을 대할때만이 산과 물은 비로소 인간을 평화롭게 품어 준다는 점이다.
이 교훈이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공감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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