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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초 찾아간 장백 15도구는 깊은 가을에 물들어 있었다.
3분의 2의 나무잎들이 이미 낙엽으로 지고있었고
엉성해진 숲에 가끔 아직도 붉게 타고 있는 단풍나무와 노랗게 물든 참나무
그리고 푸른 소나무가 컬러의 조화를 이루어 비여 있는 미학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장백산맥은 길고 높아서 령을 넘으면서 비도 맞고 눈도 맞았는데
15도구의 산맥도 높은 곳으로부터 잎이 져가고 가을이 물러가느라 시뿌연 모습이다.
하지만 산맥의 중턱으로부터 아직은 나무들이 제 몸속에 잠재해 있던 온갖 색상을
몸밖으로 밀어내면서 각각의 컬러로 자지러지게 타오른다.
계곡과 산길에는 가을빛을 듬뿍담은 나무잎들이 별처럼 내려앉아 그 낙엽을 즈려밟고
걸어가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복받은 자의 성스러움으로 부풀어 올랐다.
아직 나무에 달려있는 남은 잎들에 강렬한 가을빛이 막무가내로 쏟아져내려
농염한 색상으로 나무잎들을 태우느라 우리의 눈을 시리게 만든다.
오는 길이 멀고 힘들었지만 현실의 질곡속에서 끊임없이 배반당하던 인간의 꿈은
이처럼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깊은 아름다움에 의해 치유될것이다.
긴 계곡을 소리내여 흐르는 강과 폭포들
그리고 천태만상의 모습을 이루고있는 현무암들과 바위들
산맥과 협곡에 가득찬 가을빛 속에서 작은 카메라에 이 영원한 계절을 담는다는게
얼마나 어리석고 가여운 존재인가
그래도 이 기계속에 담긴 자연의 순간순간을 아직 와보지 못한 누군가에게 전하고
그 시선으로 힘든 세상과 화해하고픈 필자의 마음을 또 누군가는 흔상해 주었으면 한다.
장백산맥도 여느 산들과 마찬가지로 소멸과 생성의 거듭나는 과정으로
내년에는 또 다른 누가 찾아 오겠지만
2015년 10월 2일 같은 순간에 같은 시선으로 15도구의 늦은 가을을 감동있게 바라보았던
랑만산악회 련우산악회 룡두산산악회 19명의 동행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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