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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 박승연
어머니가 보내신 택배가
1박 2일 여행을 마치고 도착했다
서둘러 박스를 열어보니
당신의 투박한 손으로 꾹꾹 눌러 담은 채소가
자식 향한 어머니 마음처럼 부풀어 오른다
더운 공기에 시든 푸성귀를 다듬어 목욕시키니
당신의 푸른 미소로 살아난다
저녁상에 상추 쑥갓 담아내니
당신의 잊고 살아온 세월이 떠오른다
인고의 세월 견뎌내며 흙처럼 사신 당신
둥지 떠나 암 수술한 자식을 위해
산수(傘壽)에도 여전하신 사랑에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이 넘쳐난다
상추 한 잎 입에 넣으니
밭 매시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아! 가까이 계시나 언제나 그리운 당신
야채처럼 싱싱한 세월을
택배로 되돌려 보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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