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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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필 A ,B,C,
2013년 02월 25일 12시 33분  조회:8000  추천:1  작성자: 최균선
                                   만필 A ,B,C,
 
                                     진 언
 
                                A.  공리공담자
 
    연변농촌에서는 실속없이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을 “말이 반찬이면 상다리 부러지겠다.”고 비꼬고 무슨 일은 잘 할줄 모르면서 혼자 다 아는체하면 “젠장, 말이사 천상이골이지”하고 타매하며 말이 다사한 동네아낙을 “말새단지”라고 심히 꺼리였다. 우리 말에는 빈말 즉 공리공담을 경계하는 속담이 여러가지이다.
    대강 례를 든다면 “말(이) 단집에 장(이) 단법 없다. 말(이 ) 단 집에 장이 곤다. 말로 온동리를 다 겪는다. 말 많은것은 과부집 종년, 말이 많으면 실언이 많다. 말이 많으면 쓸말이 적다. 말이 앞서지 일이 앞서는 사람을 본일 없다. 말하는 남생이 등등. 공리공담, 탁상공론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지상담병(紙上談兵) 이란 성구도 있는데 그 주인공 조괄이란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것이다.
    지상담병에 능한 조괄이 우쭐해서 진나라를 총공격하다가 계략에 말려들어 40만 대군이 일조일석에 전멸하고 자신도 포위를 헤치려다가 빗발치는 화살에 맞아 처절한“고슴도치”가 되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염파의 풍부한 경륜보다 조괄의 화끈함을 좋아한다. 문제는 늘 이 지점에서 생긴다. 탁상공론에는 자연히 공리공담이 많기마련이다. 맹자씨는 말한다. “편파적인 말에서는 마음을 가리고 있음을 알수 있고 늘여 놓는 말에서는 함정이 있음을 알수 있고 간사한 말에서는 리간질한다는것을 알수 있고 변명에서는 궁지에 몰려있음을 알수 있느니라.”라고.
    흔히 무슨무슨 “전문가”들은 예측하기 좋아하는데 흔히 공담에서 공리로 그치고만다. 미래의 예측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기대, 욕망이라는 관념의 습성을 바탕으로 하며 이것을 전문가의 광환을 두르고 횡설수설한다. 전문가들 역시 과거를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데 그 방법도 별다를것 없고 결과 역시 일반인의 사유파장과 특이한것이 없다. 전문가들의 예측이라는것이 그닥 신뢰성이 높지 못했다는 반증을 통해 예측이라는것들은 참고는 되지만 최종결정을 내가 내리고 내가 책임지겠다는 전제가 없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뭔가 있을줄 기대하지만 아무것도 없을때가 더 많다.
    아무리 “특정국가”의 일이라도 매사에 추측에 억측을 덧씌우고 주관욕망까지 양념처럼 버무려봐야 존재의 리유가 변형될것이 없다. 정서는 문제에 대한 반응이지 문제해결책은 못된다. 부정하고 외곡하고 축소하고 폄훼해도 객관존재의 자멸이 있을수 없다. 그리고 실체에 대한 체감적인 연구없이는 탁상우에 올려놓고 아무리 찧고 까불어도 쭉정이만 날린다. 결국 조괄의 요란한 지상담병이 되고 누구의 말마따나 얻을것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공리에서 공담에 그치고 만다.

                          
                              B. 지록위마(指鹿为马)자
 
   《사기. 진시황본기(史记.秦始皇本纪)》에 있는 “지록위마”하면 세인들이 다아는 성구인데 현대세계의 시비표준을 다시 가늠해보는것도 무익하지는 않으리라. 조고의 “지록위마”이후로 웃사람을 롱락하여 자기 마음대로 권세를 휘두르는것을 비유할 때 흔히 이 고사가 인용되였다. 요즘에 와서는 그 뜻이 확대되여 자기 리익으로부터 출발하여 시비를 전도하여 대중을 기편하려 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현대사회에 항간에나 국제사회에나 눈감고 “야옹”하는 광대들이 비일비재하는데 과시 조고의 “지록위마”의 음흉한 내속과 술법을 잘 학습하고 활용하는 표현이라 하겠다. 례컨대 세상이 다아는 기정된 사실을 두고 중구난방으로 제가끔 제리익, 자기 자존심, 자기 정치목적을 위해 멋대로 이름지어 부르는 현상이다.
    그렇게 외곡하고 조작한다해서 무지한 시골할미네는 곧이 들을지 모르나 판단력이 있는 세인들은 조작에 넘어가지 않으며 가장 현명한 재판관인 시간이 판단하기를 기다리고있다. 이것은 명지한 사고방식이다. 제손금도 다 헤아리지 못하는 판에 어찌 앉아서 남의 일을 꿰뚫어본듯이 콩이야 팥이야 공론할수 있단말인가.
    얼핏 들으면 국제사회여론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개념혼동의 기법으로 두루뭉실, 애매모호하게 자기들의 저의를 덮어감추려 한다. 가랑잎으로 똥을 가릴수는 있어도 종이로 불을 살수는 없다. 자기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억지를 쓰는 자신도 속으로는 웃음이 나오는것을 참을것이다. 내가 아니라 해서 작은것이 커지고 큰것이 작아지고 사물이 다르게 인식될것이라는 사유는 코흘리는 아이들의 생떼질이다.
    마당은 울퉁불퉁해도 북은 바로놓고 쳐야 하고 입은 비뚤어도 주라는 바로 불라고했다. “지록위마”라해서 사슴이 말이 되는가? 그래서 조고는 백골이 진토되여 넋이라도 있고 없고 천추의 웃음거리로 저주의 기둥에 매달려있는것이다. 독수리를 참새라고 부르라고 하듯 날개가 있는것으로 말하면 파리도 새가 되는지, 기자들에게 외곡할것을 강요하는 집단의 작법이 조고의 위록지마와 다를게 뭔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그런 궤변은 이미 우려서 엎어놓은 김치독처럼 시군내만 날뿐이다. 음식을 먹거나 중얼거리다가 제혀를 씹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도 누워서 남에게 침을 뱉노라면 제얼굴에 먼저 떨어질뿐이다. 검은것도 검고 흰것도 검다고 하는것은 사유이기는할세 궤변밖에 더 될게 없다.
 
                                 C. 쟁개비근성이…
 
    세계 어느 민족에게나 민족적특징이 있다. 스페인의 한 사상가는 “영국사람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프랑스사람은 생각한 뒤에 뛰고 스페인사람은 뛰고나서 생각한다.”고 하였는데 사유와 행위방식에서의 특성을 개괄한것이다. 민족성에는 장단점이 있다. 한국인의 장점이라면 우선 생활력이 강하고 도덕성을 강구하고 교육열이 높으며 가족중심적이고 개방적이며 직설적이고 충동적인 용기…등등이다.
    이에 대비해 단점은 세계적인 시각보다는 정저와(井底蛙)시각이고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상향지향이 도를 넘을 때가 많다보니 시기와 암투도 많다. 등급관념에 푹 절어서 약자앞에서 위세부리고 그만큼 약자보호정신이 부재한다. 가치관이 획일적이 여서 지극히 리기적이며 표리부동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치명의 결함도 있다.
    가장 두드러진 단점은 냄비근성이다. “조선민족”의 “쟁개비근성”이란 일본놈들이 명명한 한가지 “렬근성”의 표징인데 어찌보면 그런 근성이 없지는 않다. 세계적으로 배달민족은 가장 력동적이고, 변화다단하다는 정평도 나있다. 그것이 쟁개비근성으로 진화했는지 근대식민지로 된후 패배의식에서 형성된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분법으로 냄비근성이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곱게 생각하면 사유가 민첩하고 문제해결에 직감력이 뛰여나며 기질상 공통된 잠재력, 력동성에서 폭발력은 쟁개비에 비교되고 잠재력은 뚝배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흔히 뚝배기근성은 "한번 가진 소신과 신념"은 외부온도와 관계없이 잘 바꾸지 않는 뚝심을 의미한다. 그러나 쟁개비의 특성이 민족성에 비유되는것은 원초적인 비애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이 명제를 숙명인듯 수용하여 고유민족성인듯 자인하고있다.
    게다가 한국사람들의 무슨 콤플렉스가 그리 많은지 남의 일에 잘 간섭하다보니 자기와 직접적인 리해관계가 없는데 시야비야, 왈가왈부하고 자기보다 조금만 나은 사람을 보면 깎아내리려 안간힘을 쓴다. 녀자들은 길거리에서 생면부지의 사람의 옷차림이나 생김새가 괴이하면 이렇쿵 저렇쿵 씹어대는 근성이 난당이라고 자인한다.
    연변에서는 냄비를 습관상 쟁개비라 하는데 도대체 꾸준한 멋이란 없이 보르르 끓는듯 하다가도 곧 흐지부지해지는 사람을 두고 “쟁개비열정” 이라고 힐난하였다. 철학가는 자기가 책에서 쓴 글처럼 살고 가수들은 노래처럼 살고 무용쟁이는 춤추는 인생을 산다고 할수는 없지만 사람은 제 심신에 굳어진 근성대로 살게 된다.
    례컨대 한국의 기자들이 그렇다. “무슨 문제가 터지면 일회성의 쟁개비성 언론이 란무하다가 곧 안개가시듯 하고 그런 언론에 휘둘리다가 어리둥절해지던 국민들은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채알지도 못한채 잊어버리고 잠잠해진다. 그러다가 다시 똑 같은 사고가 재발하고…한동안 부글부글하다가 거품은 다른 이슈에 잠겨버리는 등이다.” 움직이는 세계, 부단히 생성되는 이슈…그냥 쟁개비에 끓이다가 말것인가?
    이런 사이비현상은 한국언론이 선정적,단발적인 “특종”을 쟁탈하려는 심리에서 기인되기에 지속적이여야 할 여론기능도 그만큼 단명할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기서껀 끌려고 턱없이 허구도 하고 가미하고, 과장하고…이런 현상이 일본놈들이 “조선사람”들은 “쟁개비”라고 비꼬게 된 빌미의 하나로 된것이 아닐가싶다. 습관은 제 2천성이라는데 “냄비근성”이 정말로 고유의 민족성이 되였다면 참으로 막연한 일이다.
                            
                            
                               2013년  2 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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